[일요시사 취재2팀] 강운지 기자 =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 폭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회사 내부 직원들의 살얼음판 위를 걷는 분위기라는 게시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카카오뱅크 현직 근무자의 사연이 게재됐다.
작성자 A씨는 “지금 카카오뱅크는 심각하다. 우리사주에서 대출받아 8억 중반대의 금액을 투자했는데, 원금만 4억을 손해봤다. 이자까지 하면 더할 텐데 계산하기 싫어진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리기사 투잡하는 사람, 이혼 준비 중인 사람, 파혼한 사람 등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다. 많은 사람이 신용불량자가 될 위험에 처했다”며 “누구 하나 극단적 선택을 해도 놀랍지 않은 상황”이라고 절망했다.
아울러 “임원들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최소한의 위로와 공감도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6일 코스피 상장 당시 공모가인 3만9000원에서 37.7% 오른 5만3700원으로 시작했다.
그로부터 11일 후인 8월17일 최고가인 9만4400원을 기록했으나 이후 꾸준히 주가가 하락해 하루하루 신저점을 갱신했고, 현재 전일 대비 4.21% 하락한 장중 1만7050원을 찍고 있다(12일 기준). 공모가인 3만9000원에서 무려 2만1950원 떨어진 금액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입장문을 통해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자사주 매입, 소각 등 주주환원 정책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임원 11명은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4685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장기 침체로 인해 재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데다, 윤 대표이사의 입장문에서 공매도 문제를 명확히 언급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주주들의 여론이 좋지 않다. 카카오뱅크 주요 임원진 일부는 지난해 상장 직후 29만5182주를 매각하면서 수십억원대의 차익을 얻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내 친구가 카카오뱅크에 근무하는데, 직원들 표정이 다 망가졌다고 한다’는 제목의 게시글도 이목을 끌었다.
작성자 B씨는 “(직원들이)웃음기 하나 없이 다들 넋이 나가고 우울한 표정이라고 한다”면서 “카카오뱅크 직원들의 1인 최대 주식 구매 가능 금액이 6억6000만원이었는데, 돈 없는 저경력자들도 지인들 돈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서 이를 모두 채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대부분의 직원은 주식이 2배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의 분위기는 ‘이대로 가면 다 죽을 판이니 회사에서 책임지고 손실보상해달라’는 눈치라고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주식, 코인으로 빚투(빚내서 투자)한 사람들은 안타깝지도 않다” “욕심부릴 땐 내 선견지명이고, 손해 보면 국가나 회사가 책임져야 하나” “그래도 나보다는 잘 살겠네” 등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