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김성수 기자] 삼표그룹 오너 일가가 강원도 인제 땅을 대거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개발이 쉽지 않은 지역이라 용도에 시선이 쏠린다.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따르면 정도원 삼표그룹 회장과 그의 자녀(1남2녀)들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방동리 일대 총 13필지 28960㎡(약 8775평)를 매입했다.
정 회장은 6필지 5557㎡(약 1683평)를, 그의 외아들 대현씨는 5필지 5426㎡(약 1644평)를 소유하고 있다. 두 딸인 지선·지윤씨는 2필지 17977㎡(약 5447평) 규모의 부지를 각각 지분 50%씩 나눠 보유 중이다.
현지 부동산 업계는 해당 부지에 정 회장 일가의 초호화 별장이 들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현씨가 매입한 부지엔 냇가(하천)까지 포함돼 있어 이른바 ‘아방궁’ 조성 가능성을 높인다.
삼표그룹은 지난 6월 한 취업사이트에 오너일가의 인제 땅과 향후 별장을 관리할 ‘별장관리인’ 채용공고를 내기도 했다. 만약 별장이 조성될 경우 국내 재벌들이 소유한 별장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정 회장과 그의 자녀들은 현재 인근 땅의 추가 매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장·자녀들 인제 첩첩산중 땅 대거 매입
‘아방궁’ 조성 추진…특혜·훼손 논란 일듯
다만 별장 등으로 개발시 특혜 의혹과 자연훼손 논란 부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이 일대는 방태산(자연휴양림) 자락 진동계곡이 있는 1급 자연지로, 특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원시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아침가리골(조경동)이 자리 잡고 있다.
인제군은 이 지역의 자연생태계 보존을 위해 ‘자연휴식년제’ 구간으로 지정해 일체 건축 불허는 물론 지난해 7월부터 2014년 6월말까지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더구나 정 회장 일가가 매입한 땅은 대부분 전(밭)과 잡종지인 탓에 부지 용도변경시 적잖은 뒷말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삼표그룹 관계자는 “오너일가가 인제 땅을 매입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 일이라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며 “별장 조성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땅의 용도에 대해선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형 정문원 전 강원산업 회장을 대신해 부친 고 정인욱 창업주가 별세한 1999년부터 삼표그룹 경영을 맡고 있다. 대현씨는 2005년 과장으로 ㈜삼표에 입사해 2009년 부장으로 승진한데 이어 이듬해 상무가 됐다. 그의 부인은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녀 윤희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