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재명 결별 시나리오

대표 버려야 당이 산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버려야 살 수 있을까.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나오는 몇몇 의심의 눈초리는 ‘이 대표를 버리자’는 쪽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가 리스크에서 끝나지 않고 점점 구체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나와 있는 건에 대한 방어에도 버거웠던 민주당은 이 대표의 ‘쌍방울 사건’까지 재조명되자 지쳐가는 모양새다.

당에서 버려지는 대표도 있을까. 국민의힘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전 대표를 징계하며 그것이 ‘가능’하다는 것은 보여준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국민의힘은 내홍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지난 8월 이 대표가 낸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며 ‘주호영 비대위’가 해산한 바 있고, 해산 뒤 다시 출범한 ‘정진석 비대위’에 대해서 이 대표가 또 다시 가처분 신청을 내며 국민의힘은 다시 재판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준석 
오버랩?

이 대표가 ‘끝까지’ 가처분 신청할 것을 예고한 터라, 여의도 전문가들은 이번 가처분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민의힘 내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사상 초유의 일들이 연이어 터지며 여당은 현재 정당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 전당대회로 정당하게 뽑은 당 대표를 당 내부에서 징계한 사태는 이 대표의 사례가 처음이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경우도 매한가지다.

지난달 말, 민주당은 정기 전당대회를 열고 초선의 이재명 의원을 대표로 선출한 바 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전당대회에서 양 계파의 집안싸움은 계속 벌어졌다. 이 대표의 출마를 반대하는 ‘비명(비 이재명)계’는 갖가지 방법으로 이 대표의 당선을 저지하려 노력했고 ‘세대교체론’을 주장한 젊은 의원들이 하나 둘 전대에 뛰어들며 이 대표의 힘을 빼려 애썼다.

그러나 결과는 이 대표의 압승이었다. 이 대표는 세간의 견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선거운동에 뛰어들어 당원들의 마음을 샀고 ‘강한 리더’를 열망하던 민주당 지지자들의 한을 풀어줬다.

이 대표 본인이 압도적인 표 차이로 당선됐을 뿐 아니라 최고위원들까지 그의 측근들로 채워지며 ‘힘 있는’ 야당 대표가 될 듯이 보였다.

치열했던 계파 싸움도 전당대회 후 잦아드는 분위기다. 치열하게 싸우더라도, 일단 선거가 끝나고 나면 후보나 대표를 밀어주는 민주당 특유의 분위기가 작용한 탓이다. 비명계 의원들은 그동안 이 대표를 향해했던 모진 쓴소리를 ‘일단 멈춘’ 상태다. 

그러나 이 대표의 리더십을 흔드는 ‘적’은 당 밖에 있었다. 그의 적은 다름 아닌 대한민국 검찰이다. 갖가지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는 측근들이 잇따라 구속되며 궁지에 몰려있는 상태다. 

지난달 말, 뇌물죄 관련으로 구속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현 킨텍스 대표이사)가 가장 최근 사례다.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그동안 말이 많았던 쌍방울 그룹과 이 대표 간의 ‘연결고리’로 인식된 인물이다. 

재판을 맡은 김영록 수원지법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 전 지사의 범죄 혐의가 소명됐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부지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사법 리스크 방어 포화 상태
급물살 타는 쌍방울 스모킹건

그는 부지사를 지내던 2018부터 2020년까지 쌍방울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3대를 제공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2억5000여만원이다. 또 이 전 부지사의 측근이 실제 근무하지 않았음에도 쌍방울로부터 9000여만원 상당의 급여를 부정 취득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와 쌍방울의 관계에는 그의 아들도 엮여있다. 아들 이모씨는 졸업 예정자 신분으로 그룹 계열사 중 하나인 연예기획사에 입사해 약 1년간 임금을 받았다. 검찰은 이를 재계와 정계가 유착한 ‘취업 특혜’의 전형이라고 보고 이씨를 수사선상에 일찌감치 올려놓은 바 있다.

이외에도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 법인카드로 병원비와 휴대폰 통신비, 가전제품 구매, 자동차 수리, 여행경비, 배달음식 결제 등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고, 법원은 관련 자료들을 주요 증거로 채택했다.

쌍방울이 이렇게 이 전 부지사의 각종 지출을 책임진 이유는 그가 ‘북한 관련 사업의 키맨’로 통했기 때문이다.

이 전 부지사는 17대 총선에서 서울 중랑구갑에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가깝게 지내며 참여정부 시절 ‘실세 의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국회의원 시절 북한을 방문하며 ‘대북통’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방북 이후 각종 남북 교류 협력 업무를 도맡아했던 그는 이후 북한과의 사업에서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쌍방울은 북한 관련 사업에 매우 적극적인 기업 중 하나다. 실제로 2019년 중국 선양에서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및 민족경제협력연합회를 주최했고, 희토류 등 지하자원 개발사업에 대한 경제 합의서를 작성했다. 

해당 합의서가 작성됐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당시 쌍방울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검찰은 쌍방울의 북한 관련 사업에 도움을 준 것이 이 전 지사가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 

부지사
도지사

검찰이 그를 강하게 의심한 이유는 쌍방울이 북한으로부터 이권을 챙기던 시기가 하필 이 전 지사가 경기도 부지사를 하던 시기와 겹치기 때문이다. 경기도 평화부지사는 남북화해와 교류 시대에 발맞춰 경기도의 역할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이 대표가 도지사 시절 신설한 새로운 직책이다.

평화부지사는 각종 남북교류 협력사업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특별한 권한을 갖는다.


쌍방울이 북한과 관련해서 특혜를 챙긴 점과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금품 등의 대가를 받은 점은 아직 사실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사법부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는 분위기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이 대표와 이 전 지사, 그리고 쌍방울 그룹 간의 상관관계다. 이번 이 전 부지사의 구속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이 대표를 향하고 있는 검찰의 수사가 꽤 많이 진척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기 때문이다. 

쌍방울이 북한 관련 각종 이권을 챙겼다고 의심받는 시기는 이 전 지사의 부임 시기 겹칠 뿐만 아니라 이 대표의 도지사 부임 시기와도 겹친다. 이 전 부지사를 부지사와 킨텍스 대표이사 자리에 임명한 사람도 이 대표 본인이다. 

이 전 부지사와 쌍방울그룹 간의 유착관계가 주목받자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 간의 유착관계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미 논란이 됐던 ‘변호사비 대납 사건’이다.

이 대표는 제7회 지방선거 직후인 2018년 허위사실 유포죄로 인한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은 바 있다. 이 대표를 고발한 깨어있는시민연대당은 지난해 10월 이 대표를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들이 고소한 사건은 1·2·3심을 거쳐 약 2년간 이어졌고 끝내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시 무죄를 받기 위해 이 대표는 대규모 변호인단을 선임했다. 일각에서는 당시 사용한 변호사비만 20억원이 넘을 것이라고 추산하기도 한다.


한 시민단체는 해당 변호사비를 쌍방울그룹이 내줬다고 주장하는 중이다. 쌍방울그룹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 23억원을 내줬다는 내용이 제기되자 언론은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 간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바 있다. 

쌍방울과
북한 사업

잇따른 측근들의 구속과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기소에 민주당은 일관되게 ‘야당 탄압 기소’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허위사실 공포 혐의’로 기소당한 직후인 지난달 8일 브리핑에서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는 처음일 것”이라며 “군사정권보다 더한 검사정권의 정치탄압”이라고 밝혔다.

다음 주인 14일에는 이 대표 본인이 직접 “정쟁, 야당 탄압, 정적 제거 이런 데 국가 역량을 소모하지 말고,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민생 개선에 주력해주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본인의 사건 수사에 과한 몰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아직까지’는 민주당도, 이 대표 본인도 한마음 한뜻으로 ‘야당 탄압’이라 주장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이 전 지사의 구속 이후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대표를 의심하는 눈초리도 생겨나고 있다. 검찰이 사건을 수사하며 새로운 사실이 끊임없이 나오자 하나 둘 “이쯤되면 뭔가 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이미 기소가 완료된 ‘허위사실 공표죄’에 더해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인 ‘김혜경씨 법카 의혹’ ‘두산 제3자 뇌물공여 의혹’ 등만으로도 민주당은 검찰의 공세를 방어하기 벅찬 상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당대회 후 민주당은 사실 ‘억지로’ 하나가 된 상황이다. 비명계의 불만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을 뿐 언제든지 다시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민주당 내부에서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현재 민주당의 공식 입장은 ‘야당 탄압’이지만, 이게(이 대표에 대한 혐의가) 계속 나오면 달라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즉, 지금까지는 민주당이 하나가 돼 이 대표를 보호하고 나서는 중이지만, 이 전 부지사까지 구속되며 쌍방울 문제가 터지는 것을 보고 몇몇 의원들이 ‘반신반의’하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를 감지한 몇몇 민주당 전문가는 내년 총선을 비명계가 중심이 돼 ‘민주당이 이 대표를 버리는’ 시나리오도 그리고 있다. 어차피 공천받는 것이 불투명한 의원들이 전격적으로 대표를 버리고 비상 체제로 다시 돌아가길 원한다는 분석 아래서다.

이들의 명분은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더 나아가 정당으로서의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이준석 대표의 가처분 신청과 더불어 잇따른 윤핵관들(윤석열 핵심 관계자)의 논란은 당 내부를 어지럽게 하고 있다.

게다가 윤 대통령의 계속되는 헛발질에 지지율은 계속 추락하는 중이다. 가뜩이나 사상 최소 차이로 당선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해서 빠지는 추세고, 이는 정당지지율에도 반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 ‘빠진’ 지지율을 민주당은 그대로 가져오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음 총선 생각하면 가능성 충분”
국민의힘 사례 보니…가능하다?

심지어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앞서는 결과도 나온다. 지난달 29일 보수 매체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공정에 의뢰해 실시한 정례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40.9%의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은 38.6%의 지지를 받았다.

정상적인 절차로 지도부를 구성한 민주당이 비상 체제마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국민의힘에 근소하게 뒤진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난무하지만, 많은 사람은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크게 발목을 잡는 중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홍 문제가 연이어 터짐에도 민주당 대표의 비리 문제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 대선 기간에 나타난 양상과 매우 흡사하다.

당시 국민의힘의 대선후보였던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허위 이력서’ 문제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지지율 추락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이는 지지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 대표 또한 아들과 배우자 문제가 터지며 같은 비리 문제에 시달렸기 떄문이다. 많은 의혹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은 끝내 당선됐다.

민주당은 이때의 악몽이 다음 총선에서도 반복되기를 바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지지율 부진’과 ‘대표 사법 리스크’ 등의 이유로 이 대표를 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은 상태다. 그렇다면 민주당이 전당대회로 뽑힌 대표를 무슨 수로 버릴 수 있을까.

‘검찰 수사 방관’과 ‘체포 동의안 찬성’ ‘윤리위 징계’ 등의 방법이 있다. 현재 검찰에 당 차원에서 압박을 넣고 있는 민주당은 매주 두세 개 가량의 검찰 관련 논평을 내놓고 있다. 이에 지지자들은 크게 동요하는 중이며 의회 권력과 사법 권력 간의 대치로까지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수사 당국에 큰 부담이다.

또 이 대표에 대한 면책특권을 발동시키지 않는 방법도 있다. 현행법에 따라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 동의 없이 체포 또는 구금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회기가 아니거나 회기 중이라도 동료 의원들이 체포 동의안에 찬성한다면 구속이 가능하다. 체포 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참석에 과반 동의로 가결될 수 있다.

지난해 있었던 이상직 전 의원에 대한 체포 동의안 가결이 그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해 9월 국회는 체포 동의안을 무기명 투표에 부쳐 출석 의원 251명 중 찬성 139표로 통과시켰다. 이 전 의원은 결국 영장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검수완박 사건으로 민심을 잃어 지방선거에서 대패한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구속을 필사적으로 막는 모습을 보여주면 똑같은 패배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표 본인 역시 지난달 28일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 자리에서 “국회의원 면책특권을 폐지해 거짓 선동을 못하게 하자”고 발언해 주의를 끈 바 있다.

당 차원의 ‘윤리위 징계’ 카드도 남아있다. 친명 지도부로 채워진 현재 민주당에서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만,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의 사례를 볼 때 물리적으로 대표 징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안고 가면
총선 패배?

따라서 민주당이 본격적으로 이 대표를 버릴 결정을 내린다면 그에 대한 ‘당원권 정지’나 더 나아가 ‘제명’이 가능한 상태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약 1600만표를 받은 이 대표를 버린다는 것은 당 차원에서 큰 손실인 게 분명하다. 그러나 총선 패배의 그림자가 계속해서 짙어진다면, 민주당은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큰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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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