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 틈새 상품 보니…

부동산 불황기에도 100실 미만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가 틈새 투자처로 관심을 끌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주거용 오피스텔에 청약 신청이 몰리고 있는데, 특히 100실 미만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까지 모여 청약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오피스텔 신규 분양에서 청약 미달 단지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매 제한 규정을 피한 99실 이하 오피스텔 청약은 높은 경쟁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총 9개 오피스텔 중 99실 이하인 6개 오피스텔이 전부 1순위 청약에서 모집인원을 채웠다. 

386대1
256대1

최고 경쟁률은 지난 3월 분양한 서울 용산구 ‘용산 투웨니퍼스트99’에서 나왔다. 전용면적 49.52㎡인 C타입의 거주자우선전형 경쟁률이 386대1에 달했다. 지난 4월 분양한 95실 규모의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역자이르네’ 오피스텔 역시 평균 41.98대1, 최고 256.5대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 등 일부 서울 아파트의 경우 무순위 청약, 이른바 ‘줍줍’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한 것과 대조적인 분위기다.

올 하반기에도 99실 이하 오피스텔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서울 강동구 길동에 들어서는 ‘디유니크 강동 투웨니퍼스트’는 오피스텔 및 라이브 오피스 청약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청약 접수 결과 3개 군 총 70실 모집에 384건이 접수돼 평균 5.49대1의 우수한 경쟁률로 마감됐다. 최고 경쟁률은 3군에서 나온 16.86대1로 집계됐다.

경기도에선 나란히 붙어있는 단지의 청약 성적이 99실 이하 여부로 갈린 사례도 있다. 지난 4월 청약 접수를 받은 ‘덕은 DMC 에일린의뜰 센트럴(8·9·10블록)’은 총 210실 모집에 9117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43대1을 기록했다. 최고경쟁률은 227대1을 기록한 10블록 전용면적 84㎡(고양시 거주자 우선)형이다. 


66실 규모로 조성되는 10블록은 전매 제한 규정을 피했다. 반면 100실 이상인 8·9블록의 경쟁률은 다소 낮았다. ‘덕은 DMC 에일린의뜰 센트럴’ 8·9블록의 공급 규모는 총 144실이다. 이 단지의 최고 경쟁률은 14.22대1로, 전용 84㎡형 거주자 우선전형에서 나왔다. 10블록과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붙어있지만, 최고 경쟁률은 10블록의 16분의 1 수준이었다. 

100실 미만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주목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 덜해 인기

오피스텔이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배경 중 하나는 공급 물량이 100실 미만으로, 분양권 전매 제한 규제를 피했기 때문이다.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건축물분양법 시행령)에 따르면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하는 100실 이상 오피스텔은 소유권 이전 등기일까지 전매할 수 없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앞다퉈 99실 이하로 오피스텔을 분양하고 있다. 

또 청약에 대한 제약이 없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100%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기 때문에 청약 가점에 대한 부담도 없다. 청약 시 주택 소유 여부도 따지지 않고, 분양권 상태에서는 주택으로 분류되지 않아 취득세 중과 대상도 아니다. 지식산업센터 역시 틈새 상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과 지식산업 등의 사업장을 비롯해 관련 지원시설이 복합적으로 입주하는 3층 이상의 집합 건축물을 말한다.

최근 지식산업센터가 오피스 대체 수단으로 부각되면서 많은 기업의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공급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수익형 부동산 시장 중에서도 지식산업센터가 특히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다는 점 때문이다. 각종 세금이나 대출규제, 전매 제한 등에서 아파트보다 자유로운 편이다.

예컨대,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의 70~8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소액으로도 분양이 가능하다. 매입뿐만 아니라 전세 대출도 까다로운 주택 시장과 확연히 대조되는 부분이다. 게다가 양도세 중과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으며, 입주 기업들은 취득세 50%, 재산세 37.5%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보유세나 양도세 등에서도 제외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분양시장이 불황기에 있으나 틈새시장은 여전히 주목을 받고 있다”며 “대표적인 상품으로 100실 미만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가 있는데 향후에도 이들 상품은 꾸준한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서 분양 중인 100실 미만 오피스텔과 지식산업센터.

 

 


▲월드메르디앙 용산= 서울 용산구 원효로3가 277-1번지에 ‘월드메르디앙 용산’이 분양 중이다. 지하 3층~지상 13층, 총 48실 규모 오피스텔로 전용 29㎡·39㎡의 중소형 특화 면적대로 구성돼 1인 가구가 많은 용산구 특성에 걸맞은 상품이라는 평가다. 

투룸 복층타입의 와이드&트윈 구조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이고 쾌적한 주거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포겐폴과 엘리카 등 유럽 명품 브랜드로 내부 공간을 구성해 고급스러움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커뮤니티 동을 따로 배치 설계해 쾌적한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커뮤니티동에는 피트니스 센터, 공유오피스, 루프톱 등이 조성돼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공급 업체들 
앞다퉈 분양

도로교통망도 눈에 띈다. 원효대교와 강변북로까지 1분 만에 진입할 수 있어 서울은 물론 수도권 각 지역으로의 접근이 편리하다. 도로 인프라를 이용하면 여의도 약 7분, 신사동 약 17분, 디지털미디어시티 약 19분 만에 진입할 수 있다.

대중교통 인프라도 뛰어나다.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고속철도가 지나는 용산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사업지가 용산역과 효창공원역, 마포역의 중간 지점에 조성돼 다양한 노선을 도보로 접근 가능하다. 사업지 인근에 용문전통시장, 이마트 용산아이파크몰점, 롯데시네마 등 다수 상업시설이 위치해 있다. 성촌근린공원, 한강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등 정주성도 호평된다.

쾌적한 환경
시원한 교통

 

▲독산역 더라파엘= 더블 역세권 주거용 오피스텔인 ‘독산역 더라파엘’이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1층 규모의 전용면적 43.17~44.11㎡, A~C타입, 3가지 타입으로 총 29실(A타입 10실, B타입 10실, C타입 9실)이 공급된다. 

독산역 1번 출구에서 도보로 270m 거리에 위치한 역세권 대로변 주거시설이다. 오는 2024년 신안산선 신독산역이 개통되면 더블 역세권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신안산선은 서울역에서 여의도역과 광명역을 지나 안산 한양대역까지 연결하는 광역 철도 노선이다. 3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으로, 이를 통해 수도권 이동시간이 감소하여 광역 교통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초등학교(병설 유치원 포함)가 도보로 30초면 닿는 학세권으로, 어린 자녀를 둔 신혼부부나 초혼부부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역세권과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추고 수요 대비 공급이 한정적인 입지에 들어서며 높은 선호도를 얻고 있다.

 

 

▲청라 SK V1=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최대 규모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청라 SK V1’이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2만6022.25㎡ 규모에 지식산업센터 493호실, 분양창고 26실, 근린생활시설 46호실로 구성된다.

상반기 서울서 분양 물량 
6개 전부 1순위 청약 마감

직선형 드라이브인 시스템 설계로 화물차가 3번 회전으로 7층까지 쾌속 도달이 가능하다. 각 사업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어투도어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에 라이브오피스 테라스 설계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다. 타 호실 대비 서비스 면적 추가 효과도 누릴 수 있고, 전 호실에 발코니를 배치해 공간 활용도와 쾌적성을 높였다. 입주자 회의실, 지상 1층 로비라운지(2개소), 지상 2~7층 포켓 휴게덱(4개소) 등 다양한 업무지원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우선 탄탄한 교통 호재가 청라 SK V1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2027년)이며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서울 강남지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 가능하다. 오는 2025년에는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 예정이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이동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이 편리하다.

 

 

▲DMC 시티워크= 향동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DMC 시티워크’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를 들어선다. 업무형 공장과 제조형 공장으로 설계되며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주차 공간은 총 750대로 계획돼 법정 대비 250%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해 경의중앙선 향동역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입지가 뛰어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타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임직원들의 근무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마련돼 있다. 

넉넉한 주차
폭넓은 배후

옥상공원과 봉산과 망월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근무환경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층고가 최대 6m로 설계해 개방감도 높였다. 제조동 전 층에는 드라이브인 설계를 도입해 제조형 공장의 편의를 높였고, 일부 호실에는 발코니 설계와 중소형 평면의 섹션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넓은 배후수요를 갖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이 들어선 상암 DMC의 대기업들을 모두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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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