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

아파트 대체제로 주목받는 오피스텔과 수익형 부동산의 대명사로 떠오르고 있는 지식산업센터에 ‘거거익선(巨巨益善)’ 바람이 불고 있다. 

중대형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공급업체들도 주거용 아파텔을 속속 내놓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했거나 분양 예정인 전용 60㎡ 이하 아파트는 총 1만7758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일 면적 물량이 9만5422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81.39% 감소한 수치다. 올해 분양 물량은 지역별로 경기(1만2188가구), 서울(4725가구), 인천(845가구) 순이다.

높아진 
선호도

분양 업계는 수요 대비 소형 아파트 공급이 크게 부족해졌다고 분석한다. 소형 아파트의 주 수요층은 2~3인 가구인데, 통계청 인구총조사 자료에 따르면 수도권 2~3인 가구는 2020년 기준 전체 가구의 48%에 달했다. 수도권 2가구 중 1가구는 2~3인 가구인 셈이다.

이렇다 보니 면적과 평면이 유사해 소형 아파트의 대체 상품으로 통하는 중대형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은 날로 치솟고 있다.  지난 4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덕은DMC 에일린의 뜰 센트럴’은 210실 모집에 총 9117건이 접수돼 평균 43.4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달 경기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순위 최고 경쟁률(47.99대1)과 비슷한 결과다. 해당 단지는 전 호실이 모두 전용 78~112㎡의 중대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서울 영등포구 일원에 분양한 오피스텔 ‘여의도 현대마에스트로’ 전용 73~77㎡의 거주자 우선 경쟁률도 89대1에 달했다. 동일 모집군에서 소형 면적인 전용 25~27㎡는 31.71대1, 전용 47~51㎡는 22.41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중대형 평형의 높은 선호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수도권 오피스텔 매매 가격도 중대형 위주로 강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서 지난 1년간(지난해 3월~지난 3월) 면적별 평균 매매가 상승률을 살펴본 결과 전용 61~85㎡ 이하가 10.44%로 가장 높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85㎡ 초과(9.98%), 40㎡ 초과 60㎡ 이하(5.31%), 40㎡ 이하(1.62%) 순이었다.

오피스텔·지식산업센터
‘중대형’ ‘대규모’ 바람

개별 단지 역시 오름세가 뚜렷하다. KB부동산 시세 자료를 보면 서울 용산구 ‘래미안 용산 더센트럴’ 전용 77㎡의 지난 5월 매매가 시세는 13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월 10억8000만원 대비 2억7000만원 올랐다. 같은 기간 인천 연수구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 전용 84㎡도 5억2000만원에서 7억4000만원으로 2억2000만원 올랐다.

수익형 부동산을 이끌고 있는 지식산업센터 시장에도 최근 대규모 바람이 불고 있다. 크면 클수록 경제적인 효과는 물론 입주 기업 간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고, 다채로운 공간이 함께 조성돼 임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서다. 

대규모로 지어지는 지식산업센터는 내부에 입주하는 기업의 수가 많아 업종 간에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기 좋다. 예컨대 제조업 기업들은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고 첨단 업종 간 기술, 정보 교류 활성화를 통해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좋다. 경제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어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일반 소규모 오피스텔에 비해 공용 관리비를 부담하는 기업이 많아 유지비를 비롯해 주차비, 창고 임대비 등 운영비 부담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부 시설에서도 차이가 두드러진다. 입주기업과 임직원 수에 걸맞게 다채로운 커뮤니티 시설과 부대시설·휴게공간·문화공간 등이 잘 마련돼 업무 만족도와 효율성을 모두 잡을 수 있다. 규모적 이점을 살려 가시성이 뛰어나고 지역민 이용률이 높아질 경우 지역 랜드마크로도 자리매김해 몸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랜드마크
자리매김


한 부동산 전문가는 “매년 주택시장에 중대형 오피스텔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에서 올해는 소형 아파트 공급마저 부족해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이는데 특히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만큼 청약 가점이 낮은 젊은 세대를 비롯해 유주택자 투자 수요도 다수 몰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시장 전반에 걸쳐 부는 규모의 경제 바람이 지식산업센터에도 적용되면서 큰 규모로 공급되는 상품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데 각종 업무, 인프라 장점과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해 입주 수요가 풍부한 만큼 이를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공급 중인 중대형 오피스텔과 대규모 지식산업센터.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대우건설이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일대에 공급하는 ‘부산시민공원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35층, 전용면적 84㎡ 총 468호실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및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된다. 단지 내에 약 1500㎡ 대규모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스위밍 풀과 골프연습장, 피트니스&GX클럽, 사우나(건식)가 함께 조성돼 다채로운 운동 시설을 즐길 수 있다. 

차이 나는
내부 시설

오피스텔에서 보기 힘들었던 호텔식 서비스도 제공한다. 조식 제공이 가능한 다이닝 라운지와 카페가 조성되며, 일상의 편리함을 높여줄 코인세탁실 및 세대창고(일부 제공) 등도 조성된다. 이 밖에도 프라이빗 독서실, 공유오피스, 미팅룸을 비롯해 휴식과 취미를 동시에 누리는 북카페, 안심하고 자녀 케어가 가능한 키즈라운지도 있어 다채로운 일상도 누릴 수 있다. 

단지 인근에는 축구장 면적의 65배(47만1518㎡) 규모인 ‘부산시민공원’이 위치해 있어 우리집 정원처럼 에코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 부산시민공원은 향후 공원 내에 자연숲 길, 향기의 숲, 미로정원 등 다양한 테마도 조성될 예정으로 더욱 풍요로운 여가 및 휴식생활을 즐길 수 있다. 

10개 노선에 달하는 버스 정류소와 지하철 부전역(동해선) 이용이 가능하다. 또한 부산을 동서로 빠르게 잇는 동서고가로 및 시민공원로가 있어 시내외로의 이동이 수월하다. 추가로 ‘부전~마산 복선전철’(2023년 예정)과 ‘부전역 복합환승센터’가 개발 예정돼 있다. 

생활 인프라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롯데마트, LG베스트샵, 삼성디지털프라자, 부산진구청 등의 생활편의시설 및 관공서가 위치해 있다. 롯데백화점, 롯데시네마 등이 있다. 더불어 서면 상권이 가까이 있어 더욱 다양하고 풍부한 인프라도 경험할 수 있다.

 

 

▲청라 SK V1= 인천 청라국제도시 내 최대 규모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청라 SK V1’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인천광역시 서구 청라동에 들어서며, SK에코플랜트가 시공한다. 지하 2층~지상 10층, 연면적 약 12만6022.25㎡ 규모에 지식산업센터 493호실, 분양창고 26실, 근린생활시설 46호실로 구성된다. 

우선 탄탄한 교통 호재가 청라 SK V1의 가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 개통될 예정(2027년)이다. 가산디지털단지까지 30분대, 서울 강남지역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이동 가능하다. 오는 2025년에는 영종과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가 개통된다.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가 인접해 수도권 이동과 인천국제공항 접근이 편리하다. 

소형 아파트 부족해 경쟁 치열
지역 대표하는 상징성까지 확보

청라국제도시가 4차 산업 비즈니스 선도 지역으로 발돋움 하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현재 청라에는 GM테크니컬센터, 청라 하나드림타운 등의 주요 업무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청라의료복합타운,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 스타필드 청라, 코스트코 청라점, 로봇랜드 등도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 IHP도시첨단산업단지의 경우 117만531㎡ 부지에 사업비 3910억원을 투입해 자동차 첨단 부품과 소재 관련 R&D 중심의 투자 유치를 통해 다음 해까지 조성되는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이런 입지적 장점과 함께 특화설계도 눈길을 끈다. 우선 직선형 드라이브인 시스템 설계로 화물차가 3번 회전으로 7층까지 쾌속 도달이 가능하다. 각 사업장 안으로 차량이 들어가 물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어투도어 시스템이 적용된다. 여기에 라이브오피스 테라스 설계로 채광과 환기를 극대화했으며 타 호실 대비 서비스 면적 추가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전 호실에 발코니를 배치해 공간 활용도와 쾌적성을 높였다. 또한 입주자 회의실, 지상 1층 로비라운지(2개소), 지상 2~7층 포켓 휴게덱(4개소) 등 다양한 업무지원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DMC 시티워크= 향동지구 내 마지막 지식산업센터인 ‘DMC 시티워크’도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고양시 향동지구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로 지하 3층~지상 7층, 연면적 9만4797㎡ 규모로 들어선다. 업무형 공장과 제조형 공장으로 설계되며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마련된다. 주차 공간은 총 750대로 계획돼 법정 대비 250%로 넓은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향동지구 초입에 위치해 경의중앙선 향동역 역세권 지식산업센터로 입지가 뛰어나다.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서울문산고속도로, 내부순환로가 인접해 있어 차량 교통망이 편리해 타 지역으로 이동이 자유롭다. 

안정적인 
임대수익

임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회의실과 휴게실이 마련돼 있으며, 옥상공원과 봉산과 망월산 등이 인접해 있어 쾌적한 근무환경도 누릴 수 있다. 여기에 층고가 최대 6m로 설계해 개방감도 높였다. 제조동 전 층에는 드라이브인 설계를 도입해 제조형 공장의 편의를 높였고, 일부 호실에는 발코니 설계와 중소형 평면의 섹션 오피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  

폭넓은 배후수요를 갖춰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메이저 방송사와 미디어 기업이 들어선 상암 DMC의 대기업들을 모두 흡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향동지구는 은평구 수색동과 상암동이 인접해 서울생활권을 누릴 수 있고, 수색증산뉴타운과 고양 덕은지구, 창릉신도시 개발 등의 주변 개발호재도 누릴 수 있어 향후 미래가치는 갈수록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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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