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권이냐 몰세권이냐

쇼핑·문화·여가 등을 한 곳에서 이용이 가능한 주거환경을 갖춘 대형 유통시설 인근 단지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유명 백화점, 스타필드, 이케아 등은 대게 쇼핑·문화·여가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 이를 도보권에서 이용할 수 있는 주거단지는 ‘원스톱’입지 조건을 한 번에 갖추게 한다. 

분양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는 키워드는 주거부터 여가생활까지 한 곳에서 누릴 수 있는 ‘00권’이다. 민간이 주도하는 개발사업의 경우 상업시설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단지가 형성된다. 이른바 ‘한국형 콤팩트시티(Compact city)’의 모습을 그려나가고 있는데, 이를 통칭하는 핵심 용어가 ‘백(백화점)세권’ 또는 ‘몰(쇼핑몰)세권’이다.

상업시설
더 가깝게

서울의 대표적인 백세권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은 서울에서 가장 크다는 ‘여의도 더 현대 백화점’이 입지한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이 백화점 인근에는 공작·서울·목화·삼부·수정·장미·화랑·한양·대교 등 대표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몰려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02년 양천구 목동점 이후 19년 만에 처음 문을 여는 서울 유통시설로, 아파트 단지 주민들 외에도 주변 오피스텔 입주민과 오피스 직장인 수요까지 흡수하고 있다.

주거용 분양시장에서 백화점 주변은 ‘흥행 보증수표’로 인식된다. 지난해 8월 SRT가 지나가는 동탄역 바로 앞에 문을 연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1기 동탄신도시와 2기 동탄신도시 사이에 있어 이 일대 수요를 노리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도 ‘백세권 대전’에 참여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은 오는 2027년까지 서울 강남구 SRT와 수인분당·3호선이 지나가는 수서역에 영업면적 약 8만3000㎡의 대규모 신규 점포를 개점하기로 했다. 수서역은 약 1조2400억원을 투입해 복합환승센터로 개발될 예정이다. 서울 강남권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으로 불리는 이 일대는 환승터미널과 오피스와 숙박시설, 의료·교육시설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지난해 6월 한화건설은 신세계, KT에스테이트, 이지스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주관사 후보자로 선정됐다. 이 일대에는 한화건설의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인 ‘포레나’와 KT에스테이트가 운영하는 ‘리마크빌’브랜드를 적용한 주거시설이 조성될 전망이다. 

사업자들은 신도시가 조성 중인 경기 남부권에 대형 백화점이 건립되면 신도시 교통망과 백화점이 어우러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이 위치한 동탄역에서 수서역까지는 SRT를 이용하면 15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오는 2024년 개통을 앞둔 GTX-A노선을 통하면 동탄역에서 서울 강남권까지 2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몰세권 효과도 백세권 못지않다. 대표적 사례로 안성시 스타필드가 꼽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안성시 공도읍은 2020년 10월 ‘스타필드 안성’개장 이후 3.3㎡당 아파트값이 1년간 38.12% 상승했다. 개장 이전 시점에서 1년간 에 3.97% 오른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확연하다. 

쇼핑·문화·여가 원스톱 생활환경
주거지 선택 새로운 기준으로 부상

대형 유통시설 입점만으로 일대 주택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향상된 주거 편의성에서 찾을 수 있다. 코스트코, 스타필드 등 대형 유통업체 입점은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대형 유통업체가 들어서는 곳은 풍부한 유동인구로 주변 일대가 활성화 돼 지역 경제에 활기를 주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부동산 가치까지 상승시키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트코, 스타필드가 들어서는 지역은 집값 상승이 크게 일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시의 경우 지난 2018년 8월 ‘코스트코 세종점’오픈 이후 인근 아파트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해들마을 2단지 세종 베아채’는 코스트코 세종점을 도보 10분 정도로 이용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큰 인기를 끌었다. 전용 84㎡는 오픈 전인 3월 3억7797만원에 거래됐지만, 오픈 직후인 9월 5억원까지 올랐다. 개장 1년 뒤에는 약 7000만원 웃돈이 추가로 붙었다.

스타필드 개장도 부동산 시세를 좌우하고 있다. KB부동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0월 오픈한 ‘스타필드 시티 명지’바로 앞에 위치한 ‘명지대방노블랜드오션뷰2차’전용 84㎡는 오픈 시점에 4억250만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1억원 가까이 오른 4억9500만원의 시세를 형성했다.


집값 상승효과가 나타나면서 이들 지역 인근에 분양한 단지들도 높은 청약경쟁률을 보였다. 지난 4월 경기도 의정부시에서 분양한 ‘더샵 리듬시티’는 코스트코 의정부점과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2.0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4년 오픈 예정인 ‘스타필드 창원’으로 기대감이 높은 경남 창원시에선 지난해 7월 공급된 ‘창원 롯데캐슬 센텀골드’가 평균 70.58대 1의 청약 경쟁률로 마감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백세권과 몰세권 인근 주거단지는 쇼핑, 문화, 여가, 엔터테인먼트 시설이 잘 갖춰진 원스톱 생활환경으로 실생활의 주거 만족도가 크다”면서 “특히 교통, 수요, 개발호재 등 대기업의 면밀한 선택 기준을 통과해 장기적 발전 가능성도 높은 입지라 주택시장에서 인기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백세권과 몰세권 인근 신규 분양단지.

향상된 
편의성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롯데건설은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일원에 인창C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을 통해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한다. 단지는 지하 6층~지상 최고 42층, 11개동, 아파트 1180세대, 오피스텔 251실로 조성된다. 이번 공급에선 아파트 일반분양 679세대를 선보일 예정. 

아파트 주택형은 34㎡(68세대), 46㎡(56세대), 59㎡A·B ·C(264세대), 82㎡A·B(205세대), 101㎡(86세대) 등 총 8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 공급 물량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분양 물량이 총 세대 물량의 절반 이상으로 일반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치 상승
원동력으로

도보권 내에 교문초, 인창유치원 및 인창초가 있으며, 건원초, 구지초, 인창중·고교 등 다수의 학교시설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또 롯데백화점, 롯데하이마트, 하나로마트, 구리전통시장, CGV 등의 쇼핑 및 문화 편의시설이 가깝다.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구리보건소, 구리우체국, 인창도서관, 구리국민체육센터 등의 의료시설 및 공공기관·시설 등도 있어 편리한 주거 생활이 가능하다.

단지 출입로에는 체육공원이 맞닿아 있어 녹지 공간을 가까이 누릴 수 있다. 인창중앙공원을 비롯해 구리역공원, 돌다리공원, 구리중앙공원, 늘푸른공원 등 공원들이 다양해 언제든 여가 및 휴식 생활을 즐길 수 있다. 입주는 2025년 예정.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 효성중공업이 경기 안성시 공도읍에서 ‘해링턴 플레이스 진사’를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2개블록, 12개동, 전용면적 74~100㎡, 전체 992가구(1블록 355가구, 2블록 637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1블록은 전용면적 74㎡ 92가구, 84㎡A 105가구, 84㎡B 121가구, 100㎡ 37가구다. 2블록은 전용면적 74㎡ 161가구, 84㎡A 293가구, 84㎡B 148가구, 100㎡ 35가구로 구성된다.

단지가 들어설 공도읍은 안성과 평택을 잇는 입지를 갖춰 두 지역의 생활권을 공유할 전망이다. 단지 인근 평택 소사·용죽·현촌·용이지구 등의 주거지 조성에 따른 인프라 확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까운 교육시설로는 양진초, 양진중, 용죽지구 학원가, 진사시립도서관 등이 있다. 스타필드 안성, 이마트 트레이더스, 마트킹 등이 주변 생활인프라를 구성한다. 진사지구 내 약 5700㎡ 규모의 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소사지구 문화공원, 역사유적공원 등의 녹지가 가깝다. 

백화점 주변 흥행 보증수표
‘한국형 콤팩트시티’모습은?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 DL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주촌면 선지리 213-2번지 일원에서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9층, 9개동, 전용면적 84~115㎡ 총 992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전 가구가 희소성이 높은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교육시설로는 김해서중, 제일고, 임호고 등이 인근에 위치해 있다. 인접한 주촌선천지구 개발에 따른 초등학교 1곳의 개교 계획도 있다. 차량을 통해 내동 학원가도 이용이 수월하다. 코스트코 김해점을 비롯해 김해사랑병원, 경희의료원교육협력중앙병원, 김해문화의전당, 하나로마트, 홈플러스 등 다양한 생활인프라 이용도 편리하다. 

여기에 조만강, 경운산 등 쾌적함을 더하는 자연환경이 단지 앞뒤로 위치한 배산임수 입지를 갖췄다. 대규모 수변공원인 무지개공원이 인접해 있어 집 앞마당처럼 가깝게 이용할 수 있어 높은 주거쾌적성이 기대된다. 이 밖에 이지일반산업단지, 골든루트일반산업단지, 서김해일반산업단지(개발 예정) 등이 가깝다. 

 

 

▲힐스테이트 센텀 더퍼스트= 현대엔지니어링은 부산시 수영구 센텀권역 수영구 망미동에서 ‘힐스테이트 센텀 더퍼스트’를 분양한다. 지하 3층~지상 37층, 전용면적 61~84㎡, 총 447실 규모로 아파트처럼 4개 동으로 구성된다. 커뮤니티, 조경 등이 다양하게 꾸며지는 단지형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이 단지는 수영강변에 인접한 입지특성을 고려한 랜드마크 지붕 구조물과 경관조명을 도입하고, 커튼월룩 파사드 설계를 적용해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더한 외관을 구현할 예정이다. 또한 상징적인 오브제로 차별화된 디자인을 적용한 문주를 도입해 단지의 품격을 더할 계획이다.

우선 남향 위주의 단지 배치에 통경축 확보로 개방감과 일조량, 통풍을 극대화했다. 전 실이 수영강변에서 희소성이 높은 중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세대 내부는 일반 아파트와 동일한 구조설계와 4베이 판상형 위주의 설계(일부타입 제외)를 적용해 주거 편의성도 높였다. 


여기에 타입별로는 드레스룸, 다용도실 등을 도입해 수납공간과 공간활용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밖에도 옥상정원을 구성해 여유로운 일상을 선사할 예정이다. 힐스테이트 측은 입주자의 건강과 생활편의를 위한 휘트니스 및 단지별 세대 창고 등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 발전
가능성 높아

수영강을 바로 앞에서 누리는 입지에 조성돼 쾌적한 주거환경이 돋보인다. 일부 호실에서는 단지 바로 앞을 지나는 수영강 영구 조망과 함께 바다 조망도 가능해 특급 조망권을 갖춘 쾌적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센텀권역에 위치하는 만큼, 신세계백화점, 벡스코, 롯데백화점, 영화의전당 등 센텀시티 생활권을 공유할 수 있고 인근에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있어 편리하다.

 

 

<webmast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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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