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아끼자’ 돈 빌려주는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예전에 비해 주춤하다. 그 배경에는 수요자의 자금경색이 있다. 분양업체들은 수요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 비중 축소,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앞세운 단지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면서 마침내 기준금리가 2%대를 돌파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2.25%로 0.5%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 4월과 5월 각각 0.25%p 인상한 데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예견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2%대
‘빅스텝’파장

이에 따라 중도금 무이자, 준공 후 이자 지원 등 각종 금융혜택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먼저 분양대금의 중도금(통상적으로 50~60%)은 일반적으로 대출 액수가 많아 납입해야 하는 이자 금액도 큰 편이다. 반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되는 단지는 건설사나 시행사 측에서 이자를 부담하게 돼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음으로 준공 후 이자를 지원해주는 단지도 금리 인상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 준공 이후 발생하는 이자를 일정기간 전액이나 일부를 지원해준다. 실제 금융혜택을 부여하는 단지의 경우 분양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분양한 ‘칸타빌 제주에듀’ 오피스텔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14실 모집에 97명이 청약을 접수, 평균 6.93대1로 청약을 마쳤다. 한 달 앞서 지난 6월 서울 동대문구에 공급된 ‘신설동역 자이르네’ 오피스텔 역시 95실 모집에 3988건이 접수됐다.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 및 시스템 에어컨 무상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시대’각종 금융혜택 제공 단지 인기
계약금 축소, 중도금 무이자 등 부담 줄이기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와 정부의 6·21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분양가 상승 기조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도금 무이자 대출, 준공 후 이자 지원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춘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금 분할 납부나 정액제는 일정 금액만 납부해 초기 현금 부담이 적으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사실상 계약금 정도만 마련하면 잔금 납부 전까지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증가 우려도 없어 소비자에게 유리한 혜택”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단지.

 

 

▲인시그니아 반포=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초구 반포 생활권에 조성하는 고급 오피스텔 ‘인시그니아 반포’를 분양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0-20, 22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20층 2개동 규모로 공급된다. 오피스텔 전용 59~144㎡ 총 148실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59㎡ 36실, 84㎡ 108실, 펜트하우스 타입(119㎡ 2실·144㎡ 2실) 4실 등이다. 인시그니아 반포는 단지명에 걸맞은 럭셔리 주거공간으로 구현된다. 우선 3~4인 가구를 겨냥,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84㎡ 타입의 경우 스리룸 구조와 무상 옵션인 커스터마이징 설계를 적용해 입주민들의 취향이나 가구 구성원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권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물게 호실당 1.34대의 차량 수용이 가능한 넉넉한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100% 자주식 주차가 가능하다. 원활한 차량 통행과 입주민들의 승하차가 용이한 호텔식 드롭오프존도 조성된다. 이밖에 골프연습장·피트니스·GX룸·세탁실·멀티룸·프라이빗 스튜디오 등 고급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며, 회차별로 중도금 1~2회차는 이자후불제·중도금 3~5회차는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혜택

인시그니아 반포는 서울 강남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반포생활권에 들어선다. 도보 거리에 서울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이 위치한 역세권 입지다. 반포대로·사평대로·신반포로 등을 통해 강남 전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며,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인근에 있고, 반포IC를 통한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도 용이하다.


단지 인근에 서래초를 비롯, 세화여중·세화고·세화여고 등 명문 학군이 위치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반포도서관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수의 학원이 밀집한 반포 학원가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미사 아넬로 스위첸= KCC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일대에 공급하는 주거형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우며 청약에 나선다. 분양 중인 이 단지는 5호선 미사역 초역세권 위치에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로 계획돼 있다.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

전용면적 21~44㎡ 오피스텔 449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품격 높은 디자인과 고급 마감재 등 KCC건설만의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그간 오피스텔에서 경험하기 어렵던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제공해 차별화된 일상을 기대할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A타입 전용 21㎡(20실), B타입 전용 36㎡(19실), C~E 타입 전용 41~44㎡(410실)로 총 449실 총 5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하남시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전용 40㎡ 이상 중심으로 구성된다. 먼저 풀퍼니시드 시스템으로 수요자의 부담을 덜었다. 기존 오피스텔에서 볼 수 없던 4도어 비스포크 냉장고, 빌트인 식기세척기, 벽체 매립형 샤워 수전 등으로 그동안 오피스텔에서 느끼지 못한 차별화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전실 모두 와이드 다락 구조를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KCC건설만의 특화 설계와 안티 바이러스 도배지, 안티 박테리아 도어 레버 등이 적용된 클린(clean) 특화로 생활 방역을 강화해 보다 청결한 생활이 가능하다. 

정액제는 일정 금액만 납부
사실상 추가 비용 들지 않아

하남시 망월동은 대부분 아파트 입주가 완료 단계에 접어들어 지역 활성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덕비즈밸리가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해 직주근접 수요 흡수와 인근 3기 신도시로 추진 중인 교산신도시(3.3만 가구), 하남 감일지구(1.3만 가구)도 연계돼 주변 지역과의 개발 확장이 기대된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상업시설 주변으로는 다수의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대규모 유동인구가 발생하는 버스정류장 및 보행로도 인접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만큼 배후수요가 풍부해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에 9호선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이 예정돼 이에 따른 수혜도 예고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접근이 용이한 쾌속 교통망을 품어 차량 이용 역시 편리하다. 6만여평 규모의 미사호수공원을 비롯해 미사 경정공원, 미사 한강공원, 34㎞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 등이 자리해 여가생활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원스톱 생활권도 누릴 수 있다. 인근 미사역에서 이어지는 차 없는 거리와 이마트, 스타필드 하남, 이케아 등 대형복합쇼핑몰이 가까이 들어서 있다.

 

 

▲용문역 리체스트= 지산종합건설은 대전 서구 용문동 일원에서 ‘용문역 리체스트’를 분양 중이다. 아파트 전용 54~81㎡ 총 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된 데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서구 용문동 일원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최고 17층으로 2개 동 88세대 규모다 전용 54㎡, 77㎡, 81㎡의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이 중 81㎡타입은 대전 서구 최초 5베이 혁신 평면이다. 

발코니 확장 계약 시 삼성 비스포크 가전 등을 제공한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비스포크 5대 가전은 물론 삼성 인덕션, 현관 중문, 안방 드레스룸 가구, 파우더룸, 자녀방 붙박이장 등을 제공해 새 집에 맞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가구로 내부가 채워질 예정이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공된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단지는 대출 이자를 사업주체측에서 부담해 계약금 납부 후 입주 때 까지 추가 납부 부담이 없어 계약자들이 지는 자금 마련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정당계약 후 부적격 등으로 나온 일부 세대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한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마음에 드는 잔여세대의 동호수를 홍보관에서 계약할 수 있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 분양가

원스톱 라이프도 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쇼핑시설과 을지대학병원, 메디컬타운 등 의료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 밖에 유등천 산책로, 중촌시민공원, 남선공원 등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도 구현된다. 


교통망도 뛰어나다. 대전 지하철 1호선 용문역과 도보 1분 거리이며, 사업지 가까이 버스정류장도 있어 대중교통 출퇴근이 편리하다. 계룡로, 도산로, 유성IC 등을 이용하여 대전 전 지역 이동뿐만 아니라 시외로도 이동이 편리하다. 2024년에는 충청권 광역철도 환승역 용두역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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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