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푼이라도 아끼자’ 돈 빌려주는 아파트

분양시장 열기가 예전에 비해 주춤하다. 그 배경에는 수요자의 자금경색이 있다. 분양업체들은 수요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계약금 비중 축소,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을 앞세운 단지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이어 인상하면서 마침내 기준금리가 2%대를 돌파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13일 기준금리를 종전 1.75%에서 2.25%로 0.5%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 지난 4월과 5월 각각 0.25%p 인상한 데 이어 3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올 연말까지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 조치가 예견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대출 규모가 큰 부동산 시장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2%대
‘빅스텝’파장

이에 따라 중도금 무이자, 준공 후 이자 지원 등 각종 금융혜택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먼저 분양대금의 중도금(통상적으로 50~60%)은 일반적으로 대출 액수가 많아 납입해야 하는 이자 금액도 큰 편이다. 반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제공되는 단지는 건설사나 시행사 측에서 이자를 부담하게 돼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출 수 있다.

다음으로 준공 후 이자를 지원해주는 단지도 금리 인상기에 인기를 끌고 있다. 준공 이후 발생하는 이자를 일정기간 전액이나 일부를 지원해준다. 실제 금융혜택을 부여하는 단지의 경우 분양시장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7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분양한 ‘칸타빌 제주에듀’ 오피스텔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는 점이 입소문을 타며, 14실 모집에 97명이 청약을 접수, 평균 6.93대1로 청약을 마쳤다. 한 달 앞서 지난 6월 서울 동대문구에 공급된 ‘신설동역 자이르네’ 오피스텔 역시 95실 모집에 3988건이 접수됐다.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 및 시스템 에어컨 무상 제공 등의 혜택을 제공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고금리 시대’각종 금융혜택 제공 단지 인기
계약금 축소, 중도금 무이자 등 부담 줄이기

한 부동산 전문가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발표와 정부의 6·21 부동산 대책에 따른 분양가 상승 기조가 맞물리면서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라며 “중도금 무이자 대출, 준공 후 이자 지원 등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단지가 인기를 끄는 이유 역시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을 낮춘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금 분할 납부나 정액제는 일정 금액만 납부해 초기 현금 부담이 적으며 중도금 무이자 혜택도 사실상 계약금 정도만 마련하면 잔금 납부 전까지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데다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증가 우려도 없어 소비자에게 유리한 혜택”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분양 단지.

 

 

▲인시그니아 반포= 현대엔지니어링이 서초구 반포 생활권에 조성하는 고급 오피스텔 ‘인시그니아 반포’를 분양한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750-20, 22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20층 2개동 규모로 공급된다. 오피스텔 전용 59~144㎡ 총 148실 및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된다. 전용면적별로는 59㎡ 36실, 84㎡ 108실, 펜트하우스 타입(119㎡ 2실·144㎡ 2실) 4실 등이다. 인시그니아 반포는 단지명에 걸맞은 럭셔리 주거공간으로 구현된다. 우선 3~4인 가구를 겨냥,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84㎡ 타입의 경우 스리룸 구조와 무상 옵션인 커스터마이징 설계를 적용해 입주민들의 취향이나 가구 구성원에 맞게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남권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물게 호실당 1.34대의 차량 수용이 가능한 넉넉한 주차공간이 마련된다. 100% 자주식 주차가 가능하다. 원활한 차량 통행과 입주민들의 승하차가 용이한 호텔식 드롭오프존도 조성된다. 이밖에 골프연습장·피트니스·GX룸·세탁실·멀티룸·프라이빗 스튜디오 등 고급 커뮤니티가 들어선다.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며, 회차별로 중도금 1~2회차는 이자후불제·중도금 3~5회차는 무이자 대출이 가능하다. 

소비자에게 
유리한 혜택

인시그니아 반포는 서울 강남의 대표 부촌 중 하나인 반포생활권에 들어선다. 도보 거리에 서울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이 위치한 역세권 입지다. 반포대로·사평대로·신반포로 등을 통해 강남 전역으로의 이동이 수월하며, 올림픽대로·강변북로 등 주요 간선도로 이용도 편리하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이 인근에 있고, 반포IC를 통한 경부고속도로 진출입도 용이하다.


단지 인근에 서래초를 비롯, 세화여중·세화고·세화여고 등 명문 학군이 위치해 있고, 국립중앙도서관·반포도서관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다수의 학원이 밀집한 반포 학원가도 인근에 자리하고 있다.

 

 

▲미사 아넬로 스위첸= KCC건설이 경기도 하남시 망월동 일대에 공급하는 주거형 오피스텔 ‘미사 아넬로 스위첸’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내세우며 청약에 나선다. 분양 중인 이 단지는 5호선 미사역 초역세권 위치에 지하 7층~지상 22층 규모로 계획돼 있다.

중도금 60% 
이자 후불제

전용면적 21~44㎡ 오피스텔 449실과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품격 높은 디자인과 고급 마감재 등 KCC건설만의 특화 설계가 적용된다. 그간 오피스텔에서 경험하기 어렵던 풀퍼니시드 시스템을 제공해 차별화된 일상을 기대할 수 있다.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미사 아넬로 스위첸은 A타입 전용 21㎡(20실), B타입 전용 36㎡(19실), C~E 타입 전용 41~44㎡(410실)로 총 449실 총 5개 타입으로 구성된다. 하남시에서 희소가치가 높은 전용 40㎡ 이상 중심으로 구성된다. 먼저 풀퍼니시드 시스템으로 수요자의 부담을 덜었다. 기존 오피스텔에서 볼 수 없던 4도어 비스포크 냉장고, 빌트인 식기세척기, 벽체 매립형 샤워 수전 등으로 그동안 오피스텔에서 느끼지 못한 차별화된 일상을 누릴 수 있다. 

전실 모두 와이드 다락 구조를 적용해 공간 활용성을 높였다. KCC건설만의 특화 설계와 안티 바이러스 도배지, 안티 박테리아 도어 레버 등이 적용된 클린(clean) 특화로 생활 방역을 강화해 보다 청결한 생활이 가능하다. 

정액제는 일정 금액만 납부
사실상 추가 비용 들지 않아

하남시 망월동은 대부분 아파트 입주가 완료 단계에 접어들어 지역 활성화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고덕비즈밸리가 차량 10분 거리에 위치해 직주근접 수요 흡수와 인근 3기 신도시로 추진 중인 교산신도시(3.3만 가구), 하남 감일지구(1.3만 가구)도 연계돼 주변 지역과의 개발 확장이 기대된다. 

지하철 5호선 미사역 6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하고 있고 상업시설 주변으로는 다수의 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대규모 유동인구가 발생하는 버스정류장 및 보행로도 인접하고 있어 유동인구가 풍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만큼 배후수요가 풍부해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에 9호선 연장(강동-하남-남양주선)이 예정돼 이에 따른 수혜도 예고된다.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접근이 용이한 쾌속 교통망을 품어 차량 이용 역시 편리하다. 6만여평 규모의 미사호수공원을 비롯해 미사 경정공원, 미사 한강공원, 34㎞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 등이 자리해 여가생활도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원스톱 생활권도 누릴 수 있다. 인근 미사역에서 이어지는 차 없는 거리와 이마트, 스타필드 하남, 이케아 등 대형복합쇼핑몰이 가까이 들어서 있다.

 

 

▲용문역 리체스트= 지산종합건설은 대전 서구 용문동 일원에서 ‘용문역 리체스트’를 분양 중이다. 아파트 전용 54~81㎡ 총 88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된 데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제공된다. 


서구 용문동 일원에 위치하며 지하 5층~지상 최고 17층으로 2개 동 88세대 규모다 전용 54㎡, 77㎡, 81㎡의 세 가지 타입으로 구성된다. 이 중 81㎡타입은 대전 서구 최초 5베이 혁신 평면이다. 

발코니 확장 계약 시 삼성 비스포크 가전 등을 제공한다.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비스포크 5대 가전은 물론 삼성 인덕션, 현관 중문, 안방 드레스룸 가구, 파우더룸, 자녀방 붙박이장 등을 제공해 새 집에 맞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가구로 내부가 채워질 예정이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도 제공된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단지는 대출 이자를 사업주체측에서 부담해 계약금 납부 후 입주 때 까지 추가 납부 부담이 없어 계약자들이 지는 자금 마련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또 정당계약 후 부적격 등으로 나온 일부 세대들을 대상으로 선착순 동호지정 계약을 진행한다.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마음에 드는 잔여세대의 동호수를 홍보관에서 계약할 수 있다. 

주변 시세 대비 
합리적 분양가

원스톱 라이프도 누릴 수 있다.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 쇼핑시설과 을지대학병원, 메디컬타운 등 의료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이 밖에 유등천 산책로, 중촌시민공원, 남선공원 등이 가까워 쾌적한 주거환경도 구현된다. 


교통망도 뛰어나다. 대전 지하철 1호선 용문역과 도보 1분 거리이며, 사업지 가까이 버스정류장도 있어 대중교통 출퇴근이 편리하다. 계룡로, 도산로, 유성IC 등을 이용하여 대전 전 지역 이동뿐만 아니라 시외로도 이동이 편리하다. 2024년에는 충청권 광역철도 환승역 용두역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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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고 씹히는’ 한동훈·이준석 먹이사슬

‘씹고 씹히는’ 한동훈·이준석 먹이사슬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사이의 입씨름이 다시 시작됐다. 두 사람은 3년 넘게 ‘보수의 젊은 적자’ 입지를 놓고, 상호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쟁탈전은 꽤 길게 이어질지도 모른다. 지난달 21대 대선에서 낙선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최근 다시 활발한 방송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이 의원은 각종 방송에서 정국의 흐름을 짚는 등 평론 활동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이 의원이 특히 평론 대상으로 자주 거론하는 사람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다. 지난달 24일엔 <TV조선> 유튜브 채널 ‘류병수의 강펀치’에 출연해 한 전 대표에 대한 평론을 제시했다. 평론 대상 자주 거론 한 전 대표의 정치적 행보와 관련해 그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공석이 된 인천 계양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공석이 된 충남 아산 ▲재산 축소 신고 혐의로 1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상식 의원의 지역구 경기 용인갑 등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 의원은 “선거 중 가장 어려운 게 보궐”이라며 “내년 4월이면 이재명정부 지지율이 꺾이기 전”이라며 “개인 능력 하나로 돌파하는 게 쉽겠느냐”며 “그걸 해낼 수 있다면 영웅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셋 다 어려운 지역구들이기 때문에, 돌파하면 굉장한 정치적 동력을 얻게 되니, 한 전 대표가 욕심을 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낙선하면,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혜정부 마지막 총리로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던 황 전 대표는 미래통합당 대표로서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이 의원은 이 상황을 거론하면서 “한 전 대표가 황 전 대표처럼 낙선하면 ‘수도권에서 안 먹힌다’고 판명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 전 대표도 ▲법무부 장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대표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의원은 특유의 독설도 아끼지 않았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 스스로 무슨 서울시장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서 보궐선거가 아닌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려고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8월로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한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과 당선 가능성을 크게 진단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안철수 의원이 대표로 당선되면 좋겠지만, 한 전 대표가 승리할 확률이 100%”라고 점쳤다. 그러자 친한계(친 한동훈) 일원인 새누리당 신지호 전 의원은 이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신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 출연해 “이준석 의원은 국민의힘을 떠난 지 한참 됐는데도, 한동훈 스토커를 하는 것 같다”며 “이 의원의 한 전 대표 논평엔 한 전 대표에 대한 미래 보수 정치의 리더 자리와 관련된 라이벌 의식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전 대표를 언급한 이 의원의 논평에 대해서도 “걱정해 주는 건지, 그렇게 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같은 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 의원의 말이 너무 앞서가는 것”이라며 “이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도 말을 잘못해서 굉장한 타격을 입지 않았느냐”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한 전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걱정해서 전당대회 및 보궐선거 출마 가능성을 거론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아 보인다. 국민의힘엔 친윤(친 윤석열)계를 형성했던 의원들이 여전히 다수 그룹을 구성하고 있다. 그들은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을 좌초시켰고, 송언석 의원을 원내대표로 당선시켰다. 여전히 당내서 막강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셈이다. 3년 전부터 ‘으르렁’…또 시작된 갈등 출마 권유 빙자해 서로 차도살인 시도 차기 총선은 약 3년 후 진행된다. 한 전 대표가 다시 대표로 당선되면 이들과의 처절한 싸움을 치러야 한다. 이 때문에 친한계 내부서도 한 전 대표의 출마 여부를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의원이 평소 좋아하는 <삼국지연의> 비유대로라면, “이 의원이 한 전 대표를 화로 위에 올려놓으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성립할 수 있다. 오나라 손권은 위나라 조조의 신하를 자처하면서 “한나라를 무너트리고 황제 자리에 오르라”고 권한 적이 있다. 이를 접한 조조는 “이 어린 놈이 나를 추켜세워 화로 위에 앉게 하려고 한다”면서 껄껄 웃었다. 당시 한나라는 오행의 화(火)를 표방했다. 따라서 한나라를 무너트린다는 것은 불 위에 앉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 아울러 유비와 손권이 건재한 상황에서 황제가 된다는 것은 스스로 표적이 되는 불구덩이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한 의미가 될 수도 있다. 즉, 이 의원이 한 전 대표에게 전당대회 출마 및 당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당 대표가 돼 친윤계와 난투극을 하면서, 지방선거 책임을 뒤집어쓰고 죽으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 전 대표와 이 의원이 딱히 갈등할 만한 이유가 보이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극단적으로 대립했던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였을 당시 한 전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다. 따라서 당내에서 다툼을 했던 적도 없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함께 반대했고, 강경 보수와 사이가 좋지 않단 공통점도 있다. ▲친서방 외교관 ▲비교적 강경한 대북관 ▲공정성 강조 등 정책관도 큰 틀에선 충돌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따지고 드는 것을 매우 좋아해 적이 많다는 것도 비슷하다. 두 사람의 갈등은 지난 2022년 9월부터 시작했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및 친윤계 의원들과 갈등을 이어가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는 이 의원을 한 전 대표로 대체하려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신동아>와의 인터뷰서 “윤 대통령이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한 장관을 키워서 내 자리에 앉히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한동훈과 이준석의 지지층은 완전히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을 좋아하는 층은 주부들이 많고, 이준석은 2030 인터넷 커뮤니티 세대”라며 “보완재라면 모를까, 대체재는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체재? 보완재? 당시 이 의원의 주장은 자신을 한 전 대표로 대체하려는 시도에 대한 거부감과 견제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후엔 윤 전 대통령과 친윤계에 대한 거부감이 더 컸기 때문에, “최소한의 견제” 차원에서 한 전 대표에 대한 높은 평가를 한동안 이어나갔다. 지난 2023년 10월엔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한 전 대표를 일컬어 “제 입장에서 봤을 땐 국민의힘의 다른 의원들에 비하면 천사 같은 존재”라며 “스타성·엘리트성·매너 등의 측면에서 군계일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취임한 후엔 평가가 달라졌다. 지난해 1월엔 “한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차원에서 “한 위원장이 세계 최고의 꽁치구이를 한다는 홍보를 토대로 횟집에 손님을 모으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 전 대표가 부산을 방문하면서 연고 프로야구팀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 연도인 1992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은 것과 관련해서도 “일부 부산시민들에겐 조롱의 의미”라며 “부산은 부산의 지도자를 원하겠지만, 한 위원장이 부산 다선 의원들을 다 자를 것”이라면서 내부 투쟁을 부추겼다. 또 국회의원 정수 축소 공약을 제시하는 한 전 대표에 대해 “국회의원을 100명만 유지하자던 사람도 있었다”면서 한 전 대표를 국가혁명당 허경영 명예대표에 빗대는 발언을 했다. 자신이 출마하는 경기 화성을 지역구에 함께 출마해 맞붙어보자는 권유도 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집권여당의 촉망받는 차세대 리더이자 당권을 손에 넣고 있던 비상대책위원장이었기 때문에 이 의원의 비난에 일일이 대응하진 않았다. 하지만 한 전 대표에 대한 이 의원의 인식은 이후로도 여전했던 것으로 보인다. <뉴스토마토>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이 의원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이 의원은 지난해 3월 명씨와 통화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김영선 의원 공천 요구를 한 대표가 받지 않으면, 한 대표의 국민의힘 내 입지가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 공격수 친한 4인방 한 전 대표는 지난해 2월 이 의원의 개혁신당 창당을 비판한 이후 틈틈이 이 의원을 비판하고 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당시엔 제3지대 세력이 모여 구성됐던 개혁신당을 일컬어 “정체성이란 게 있느냐”며 “선거에서 배지를 달기 위해 모였고, 영주권을 얻기 위한 위장 결혼과 비슷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5월 대선 정국 당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영부인 토론회’를 제안한 것에 대해 “김 비대위원장이 내 앞에 있었으면 혼냈을 것”이라고 비판한 것을 놓고, 한 전 대표는 “구태와 꼰대 짓은 나이와 무관하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고 꼬집었다. 한 전 대표는 가급적 이 의원을 직접 언급하진 않는다. 친한계 내 이 의원 공격수는 ▲신 전 의원 ▲김 전 최고위원 ▲윤희석 전 대변인 ▲김근식 송파구 병 당협위원장을 거론할 수 있다. 이들은 각종 시사 프로그램에 다수 출연해 친한계의 입장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들이 방송에서 이 의원에 관한 긍정적인 이야기를 할 가능성은 작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전 대표 측과 이 의원이 갈등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1985년생인 이 의원은 스스로 보수의 젊은 적자로 자리를 잡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1973년생인 한 전 대표가 정치 전면에 등장했고, 친윤 등 기존 보수와 결이 다른 이미지와 정치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이 의원이 한 전 대표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보수의 젊은 적자 입지를 한 전 대표에게 빼앗길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하자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이란 취지였다. 이 의원은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제 정치의 원칙은 저를 먼저 때리지 않으면, 그 상대에 대해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당협위원장이 ‘한 전 대표는 카카오 택시를 타고 다니니까 신선한 정치인’이란 정신 나간 얘기를 하면서, ‘이준석은 이런 걸 못한다’고 말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카카오 택시를 타고 다니는 대단한 정치인인 양 띄우는 것을 보면, 바보 중에 이런 바보가 있나 싶을 정도”라며 “저는 법인 택시기사를 두 달 동안 하면서 기사용 앱도 써본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을 먼저 시작한 사람은 이 의원이기 때문에,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이 의원은 한 전 대표의 가장 취약한 점도 건드렸다.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승리한 경험이 없다. 이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당선 당시 국민의힘 대표로서 선거를 지휘했고, 곧바로 진행된 지방선거도 승리로 이끌었다. “보수의 젊은 적자는 누구?” 이기면 대표 지면 황교안? 이를 놓고, 이 의원은 한 전 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중진들을 모두 비판했다. 이 의원은 “장수에게 중요한 것은 승리 경험”이라며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사람들은 우세 지역구 당선 경험 외 지휘·승리 경험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당에선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만 승리 경험이 있다”고 자부했다. 한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지난해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불과 108석만을 얻는 참패를 당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과 당내 혼란을 이겨낼 만한 승부수를 던지지 못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이조심판론’이란 이름으로 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당시 대표를 총선 심판 대상으로 올렸다. 이는 여당 비대위원장으로서 윤 전 대통령을 두둔할 수밖에 없어서 제시했던 궁여지책이었다. 하지만 여당의 수장이 야당 대표들에 대한 심판론을 총선 구호로 제시한단 것은 어색하기 그지없는 일이었다. 그렇다고 윤 전 대통령과 건강한 관계를 형성했던 것도 아니었다. 당시 국민의힘은 최소한의 견제조차 소화하지 못했고, 이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진행됐던 혼란으로까지 직결됐다. 친한계 내부에서 한 전 대표의 전당대회 출마를 말리는 일부 기류도 한 전 대표의 당시 총선 참패 경험으로부터 비롯됐을 개연성이 있다. 지난해 총선 이후 보수층을 제외한 유권자들이 보이는 기류는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이다. 지금은 2년 전보다 상황이 더 안 좋다. 비상계엄 사태 관련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도 대선 직전서야 형식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전 비대위원장이 물러난 이후 새로 구성된 비대위도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친윤계 일색이다. 당내 다수를 점하고 있는 친윤계가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와 체질 개선을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새 보수 공통점 국민의힘 친윤계는 자체 대권주자를 배출하지 못할 공산이 큰데, 이는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한 전 대표와 이 의원은 ‘보수의 적자’로서 새로운 보수를 지향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지향점과 개인적 성향이 국민의힘에서 오랫동안 주류를 구성한 강성 보수층에게 비호감으로 작용한단 공통점이 있다. 하나뿐인 보수의 적자를 자처하는 두 사람의 경쟁이 과연 보수에 어떤 미래를 안겨줄까? 각각 50대 초반과 40대 초반 나이인 두 사람의 경쟁은 꽤 길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