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일본계 대부업체 산와대부가 3년 넘게 신규대출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금융업계서는 국내 시장 철수를 예견하는 수순이다. 다만 챙길 건 급하게 챙기는 모양새다. 신규대출을 중단한 시점부터 본격화된 현금 빼가기가 예사롭지 않다.
최근 일본계 대형 대부업체들이 연이어 신규 영업중단을 결정했다. 특히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영업중단 카드를 꺼낸 양상이다. ‘산와대부’가 대표적이다.
뻔한 수순
산와대부는 ‘산와머니’라는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인 일본계 대부업체다. 2002년 일본 산와그룹의 국내 법인으로 출범했고, 일본에서 저금리에 돈을 빌려와 국내에서 고금리로 대출하는 영업방식으로 수익을 내며 사업을 확장했다. 2017~2018년에는 대부업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산와대부는 2019년 3월 이래 3년 넘게 공식적인 신규대출을 중단한 채 채권회수만 진행 중인 상태다. 이무렵 산와대부 측은 대출 중단 배경을 놓고 ‘건전성 관리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연이은 법정 최고금리 인하 수순을 감안하면 신규대출을 재개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실제로 2010년 연 44%였던 법정 최고금리는 이듬해 39%, 2017년 27.9%, 2018년 24%로 변경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연 20%로 낮아졌다. 금융권에서는 산와대부의 국내 시장 철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금배당 늘리는 속내
남는 것 없는 한해 농사
수년 전부터 지속되고 있는 천문학적인 현금배당 규모는 철수설에 힘을 싣는 배경으로 작용한다. 산와대부는 2016년 국내 영업 개시 이래 처음으로 현금배당 결정했다. 당시 배당금총액은 995억원이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산와대부는 ▲2017년 1170억원 ▲2018년 1200억원 ▲2019년 2600억원 ▲2020년 6300억원 ▲지난해 4200억원을 대주주에게 지급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주주들에게 지급한 배당금의 총합은 1조6465억원.
눈여겨볼 부분은 최근 들어 배당성향이 급격히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6년 64.31%였던 산와대부의 배당성향은 3년 뒤 99.78%로 확대되더니, 2020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772.30%, 413.11%를 나타냈다. 2020년에는 순이익의 7배 이상, 지난해에는 순이익의 4배가량을 현금배당 명목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배당 규모가 급격히 커진 시기와 산와대부가 신규대출 영업을 중단한 시기가 맞아떨어진다. 산와머니는 2018년부터 지점을 대거 통폐합한 뒤, 이듬해인 2019년 3월부터 신규대출을 중단한 바 있다.
남는 게 없다
산와대부의 통 큰 배당정책은 일본에 거점을 둔 대주주에게 엄청난 현금이 전달됐음을 의미했다. 지난해 말 기준 산와머니의 지분 95%는 일본 산와그룹이 100% 출자한 유나이티드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5%는 일본인 야마다 요시미씨가 보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