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같은 감염병 확산으로 매장 임차인이나 대리점이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매출이 현저히 감소해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출이 급감하여 폐업을 하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비협조나 위약금 부담 때문에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지 못하는 고충이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달 27일 감염병 확산 등의 외부 여건으로 인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하거나 폐업하는 대형유통업체 매장 임차인과 대리점을 보호하는 내용으로 8종의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고 밝혔다.
표준계약서는 법 위반을 최소화하고 거래 당사자 사이의 분쟁을 예방할 목적으로 공정위가 보급하는 계약 서식이다. 이번에 개정된 표준계약서는 백화정·대형마트, 아웃렛·복합쇼핑몰 업종 매장의 임대차 표준계약서와 식음료, 의류, 통신, 제약, 자동차판매, 자동차부품 업종 등의 표준계약서를 손본 것이다.
먼저 유통 분야 매장 임대차 표준계약서는 집합 제한 조치를 받는 등 임차인의 귀책사유 없이 중대한 경제사정 변동으로 폐업하는 경우, 매장 임대차 계약을 중도 해지할 수 있도록 사유를 구체화하고, 중도 해지 위약금의 경감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대리점 보호 8종 개정
중도 해지 위약금의 경감 요청
매장 임차인은 중도 해지 1개월 전까지 유통업체에 천재지변, 집합 제한 조치 등을 계약의 중도 해지 사유로 명시해 서면으로 통지하면 해지가 가능하다. 또, 이 같은 사유로 중도 해지할 경우나 유통업자의 사유로 매장 위치 등이 변경돼 매출 급감으로 폐업할 경우 중도 해지 위약금 경감을 요청할 수 있고, 유통업체는 해지 전까지 요청에 응해야 한다.
대리점 분야 표준계약서는 감염병 확산 등 대리점의 귀책사유가 없이 정상적인 영업활동이 불가능할 때 공급업자에게 상품·용역 대금을 지연 지급하더라도 협의를 통해 이자를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도록 규정했다.
폐업할 때도 대리점 계약을 중도해지할 수 있도록 사유를 구체화하고, 중도 해지 손해배상액의 감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경우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해지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계약 해지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했다. 중도 해지 사유에 따라 계약이 해지되는 경우 대리점에 손해배상액의 감경 또는 면제에 관한 협의 요청권을 부여했다.
공정위는 “감염병 확산 등의 상황으로 사업을 계속하기 어려운 매장 임차인·대리점이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협약이행평가에 표준계약서 채택·활용 여부를 반영하고, 관련 단체들과 협력해 개정 내용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관련 사업자들에게 개정 표준계약서 도입을 유도·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