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개수 따라 가치 달라진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안산선, 4호선 연장, 신분당선 연장, 서울 경전철 2호인 신림선 등 굵직한 교통망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더블, 트리플, 쿼드러플로 거듭나는 수도권 역세권 단지들이 조명되고 있다. ‘도보 1분’‘단지 바로 앞’ 등 전철역과 얼마나 가까운지 강조하던 기존 역세권의 의미에 더해 노선 개수가 역세권의 가치를 결정짓는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멀티 역세권 단지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노선을 이용해 어느 지역으로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 형성이 잘 돼 생활환경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찾는 수요도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고 가격대 유지도 안정적이다.

유동인구 많고
생활환경 우수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이 바로 앞에 위치한 쿼드러플 역세권 단지인 ‘공덕3삼성래미안’의 경우 전용면적 59.97㎡가 지난 5월 14억8000만원(3층)에 거래돼 2020년 1월(12억원, 16층) 대비 2억8000만원 올랐다. 반면 지하철 6호선 단일노선인 상수역 역세권 단지인 ‘래미안밤섬래비뉴1차’ 전용면적 59.99㎡는 2020년 1월 12억2000만원(11층)에서 지난 1월 13억9000만원(21층)에 거래돼 1억7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향후 멀티 역세권이 기대되는 지역도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에 위치한 ‘새재마을청구’ 전용면적 59.91㎡는 지난해 1월 3억4500만원(19층)에서 지난 4월 5억원(11층)으로 1년 새 1억5500만원 상승했다. 해당 단지는 서해선 시흥시청역과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시흥시청역에는 월곶판교선과 신안산선 운행도 예정돼 있어 향후 3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철역 거리 강조하다 변화
멀티 역세권 주거단지 인기


청약 시장에서도 멀티 역세권의 인기가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현대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96실 모집에 1만2174명이 몰려 평균 12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청량리역에 GTX-B, C 노선, 강북횡단선 등 향후 10개 노선이 예정돼 관심이 높았다.

지난 3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덕원역 인근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인덕원’(장기민간임대)도 평균 경쟁률 231.8대1의 청약 성적을 거뒀다. 인덕원역에는 현재 4호선 외 GTX-C노선과 월곶-판교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하철역 인근 주거단지는 편리한 출퇴근 환경과 잘 갖춰진 인프라 시설로 수요가 꾸준해 인기가 높다”면서 “멀티 역세권 입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희소성이 부각되며 가격 상승폭도 높은 만큼 연내 분양을 앞둔 주요 주거단지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멀티 역세권 단지.

 

 

▲힐스테이트 삼성= 현대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삼성’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 전용면적 50~84㎡ 총 165실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강남업무지구(GBD) 직주근접 단지로 반경 1㎞ 내에 포스코센터,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이 위치해 있다. 각종 기업이 입주해 있는 테헤란로가 도보권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2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 9호선 삼성중앙역 등 트리플 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노선을 통해 서울 전역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다. 특히 삼성역의 경우 GTX A와 C노선이 정차할 예정이어서 일대의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표방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우수한 상품성도 기대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 디자인이 적용돼 삼성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수준 높은 컨시어지 운영을 통해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꾸준한 수요
희소성 부각


전 호실이 주거용 평면으로 구성되며, 100% 자주식 주차 설계가 적용돼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프라이빗 다이닝룸, 미팅룸, 스터디룸, 게스트룸, 오픈 라이브러리, 헬시 바, 프라이빗 짐, 피트니스센터, 골프룸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된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만큼 아파트 대비 청약, 대출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오피스텔 분양권의 경우 취득세 계산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아파트 청약 시에도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차별화된 
주거 경험

분양 관계자는 “강남 중심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고급 상품들을 적용시킨 만큼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그로우 서초= 신개념 고급 오피스텔인 ‘더 그로우 서초’가 분양 중이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서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조성된다.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 200실 넘는 규모로 서초구 내 중소형 공급 부족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은 투룸 구조 중심으로 구성된다.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공간 자체의 기능성 자체를 향상할 전망이다. 소형 주거 공간에서는 보기 힘든 3Bay 설계(일부세대)도 적용된다. 이를 통해 거실과 주방, 안방은 물론 알파룸에서도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각 유닛의 창문들은 규칙적인 파사드를 구성해 주변 건물들과 균형 잡힌 입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했다. 주방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겐폴(Poggenpohl)이 적용된다. 독일 브랜드 특유의 기능과 품질은 자랑하면서 고급스러움까지 국내 하이엔드 아파트에 많이 적용되는 브랜드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바랄디(Baraldi) 인덕션, 이탈리아 하이엔드 수전 제시(Gessi) 등 유럽의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를 곳곳에 사용해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지하층에 조성되던 커뮤니티 시설을 최상층에 배치했다. 입주민은 탁 트인 우면산 조망을 즐기며 운동도 하고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루프톱에는 25m 길이의 초대형 인피니티풀과 1개의 프라이빗풀이 조성된다. 여기에 스카이 라운지와 스카이 가든까지 배치해 자유로운 휴식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단지 주변으로 우면산과 서리풀 공원이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다.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 한전아트센터, 국립국악원 등 문화예술 시설도 다수 위치해 있다. 여기에 서초 법조타운, 외교센터, 서초구청 등 행정기관과 서울교육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자리해 교육시설도 풍부하다. 

두 개 이상 역으로 편리하게 이동
수요 많아 환금성 좋고 가격 안정적

강남권 전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환경도 갖췄다. 서울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예술의전당)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2호선·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도 인접해있다. 남부순환로, 서초중앙로, 서초대로, 경부고속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 주요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주변에 개발호재도 있다. 서초구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 롯데칠성 부지·코오롱 부지·라이온미싱 부지 등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국제 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별계획구역에 속한 4개 부지를 합치면 면적만 6만3006㎡에 달하며, 삼성타운(2만4000㎡)과 합하면 면적만 8만여㎡의 대규모 오피스 타운이 조성되는 것이다. 

 

 


▲과천청사역 한양수자인= ㈜한양은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입지를 갖추는 오피스텔 ‘과천청사역 한양수자인’을 분양한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일원에 지하 7층~지상 22층(오피스텔 지상 7층~지상 22층), 1개동 전용면적 23~55㎡, 전체 288실(일반분양 254실) 규모로 들어선다. 

정부과천청사역은 현재 운행 중인 4호선뿐만 아니라 향후 GTX-C노선과 과천위례선이 예정돼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과천대로, 우면산로 등의 도로망도 인접한다. 정부과천청사역에는 GTX-C노선(양주~수원)과 과천위례선(정부과천청사~복정)이 예정됐다. 

인근 생활인프라는 이마트 과천점, 과천시청, 과천시민회관 등이 자리하며 문원초, 문원중, 과천외고, 과천고, 과천중앙고, 과천여고 등 교육시설이 가깝다. 단지가 들어설 과천과 인접한 안양에선 ‘안양 한양수자인 리버뷰’(전용 55㎡ 4개 타입, 169실)가 분양 중으로, 한양은 경기 남부를 대표하는 두 지역에 ‘한양수자인’을 공급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는 “과천은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강남권 직주근접이 가능하고 대형 쇼핑몰 등의 이용이 편리해 꾸준히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인천 부평구에서 DL건설과 DL이앤씨가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수도권지하철 1호선,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로 부평역은 향후 GTX-B 노선도 계획됐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0층, 13개동, 전용면적 39~84㎡, 전체 1500세대로 조성된다. DL건설과 DL이앤씨에 따르면 이 사업장은 부평공원과 희망공원·희망체육공원 등 지역 대표 대형공원 사이에 들어서는 ‘더블 공세권’ 입지 여건을 갖췄다. 향후 해당 사업장의 입주민들은 단지와 인접한 육교를 통해 부평공원에 바로 접근할 수 있을 예정이다. 인천시청 자료를 보면, 부평공원의 면적은 약 11만3000㎡로 이곳에는 족구장과 농구장, 게이트볼장, 중앙광장, 어린이놀이터, 분수대, 산책로, 주차장 등 각종 시설들이 조성돼 있다. 


강남권 
직주근접

또 도심 속 공원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정된 구역에서 그늘막 텐트 설치가 가능하고, 부평예술제 등 각종 문화행사도 열린다. 희망공원과 희망체육공원도 가깝다. 이곳에도 등산로와 운동기구, 족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이 갖춰져 있다. 단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캠프마켓 이전부지 반환 및 활용사업’에도 대규모 공원 조성이 예정돼 있다. 

 

<webmast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