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개수 따라 가치 달라진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신안산선, 4호선 연장, 신분당선 연장, 서울 경전철 2호인 신림선 등 굵직한 교통망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더블, 트리플, 쿼드러플로 거듭나는 수도권 역세권 단지들이 조명되고 있다. ‘도보 1분’‘단지 바로 앞’ 등 전철역과 얼마나 가까운지 강조하던 기존 역세권의 의미에 더해 노선 개수가 역세권의 가치를 결정짓는 또 다른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멀티 역세권 단지에 수요자가 몰리고 있다. 두 개 이상의 노선을 이용해 어느 지역으로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데다, 유동인구가 많아 상권 형성이 잘 돼 생활환경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찾는 수요도 많아 환금성이 뛰어나고 가격대 유지도 안정적이다.

유동인구 많고
생활환경 우수

지하철 5·6호선과 공항철도, 경의중앙선이 지나는 공덕역이 바로 앞에 위치한 쿼드러플 역세권 단지인 ‘공덕3삼성래미안’의 경우 전용면적 59.97㎡가 지난 5월 14억8000만원(3층)에 거래돼 2020년 1월(12억원, 16층) 대비 2억8000만원 올랐다. 반면 지하철 6호선 단일노선인 상수역 역세권 단지인 ‘래미안밤섬래비뉴1차’ 전용면적 59.99㎡는 2020년 1월 12억2000만원(11층)에서 지난 1월 13억9000만원(21층)에 거래돼 1억7000만원 상승하는 데 그쳤다.

향후 멀티 역세권이 기대되는 지역도 기대감으로 집값 상승세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시흥시 장현동에 위치한 ‘새재마을청구’ 전용면적 59.91㎡는 지난해 1월 3억4500만원(19층)에서 지난 4월 5억원(11층)으로 1년 새 1억5500만원 상승했다. 해당 단지는 서해선 시흥시청역과 가깝게 위치해 있으며, 시흥시청역에는 월곶판교선과 신안산선 운행도 예정돼 있어 향후 3개 노선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전철역 거리 강조하다 변화
멀티 역세권 주거단지 인기


청약 시장에서도 멀티 역세권의 인기가 높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월 현대건설이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에 분양한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96실 모집에 1만2174명이 몰려 평균 126.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인근 청량리역에 GTX-B, C 노선, 강북횡단선 등 향후 10개 노선이 예정돼 관심이 높았다.

지난 3월 현대엔지니어링이 인덕원역 인근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인덕원’(장기민간임대)도 평균 경쟁률 231.8대1의 청약 성적을 거뒀다. 인덕원역에는 현재 4호선 외 GTX-C노선과 월곶-판교선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여러 노선이 지나는 지하철역 인근 주거단지는 편리한 출퇴근 환경과 잘 갖춰진 인프라 시설로 수요가 꾸준해 인기가 높다”면서 “멀티 역세권 입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희소성이 부각되며 가격 상승폭도 높은 만큼 연내 분양을 앞둔 주요 주거단지들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멀티 역세권 단지.

 

 

▲힐스테이트 삼성= 현대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삼성’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7층, 전용면적 50~84㎡ 총 165실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강남업무지구(GBD) 직주근접 단지로 반경 1㎞ 내에 포스코센터,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이 위치해 있다. 각종 기업이 입주해 있는 테헤란로가 도보권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2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 9호선 삼성중앙역 등 트리플 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이 노선을 통해 서울 전역으로 출퇴근하기 편리하다. 특히 삼성역의 경우 GTX A와 C노선이 정차할 예정이어서 일대의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표방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우수한 상품성도 기대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 디자인이 적용돼 삼성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수준 높은 컨시어지 운영을 통해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꾸준한 수요
희소성 부각


전 호실이 주거용 평면으로 구성되며, 100% 자주식 주차 설계가 적용돼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프라이빗 다이닝룸, 미팅룸, 스터디룸, 게스트룸, 오픈 라이브러리, 헬시 바, 프라이빗 짐, 피트니스센터, 골프룸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된다. 

주거용 오피스텔로 공급되는 만큼 아파트 대비 청약, 대출 등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없이도 청약 접수가 가능하다. 오피스텔 분양권의 경우 취득세 계산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으며, 아파트 청약 시에도 주택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차별화된 
주거 경험

분양 관계자는 “강남 중심 생활권을 누릴 수 있는 ‘힐스테이트’ 브랜드 단지로 일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브랜드 가치에 걸맞은 고급 상품들을 적용시킨 만큼 수요자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더 그로우 서초= 신개념 고급 오피스텔인 ‘더 그로우 서초’가 분양 중이다.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서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의 주거용 오피스텔로 조성된다.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 200실 넘는 규모로 서초구 내 중소형 공급 부족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피스텔은 투룸 구조 중심으로 구성된다.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공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 공간 자체의 기능성 자체를 향상할 전망이다. 소형 주거 공간에서는 보기 힘든 3Bay 설계(일부세대)도 적용된다. 이를 통해 거실과 주방, 안방은 물론 알파룸에서도 채광과 통풍을 극대화했다.

각 유닛의 창문들은 규칙적인 파사드를 구성해 주변 건물들과 균형 잡힌 입면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설계했다. 주방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겐폴(Poggenpohl)이 적용된다. 독일 브랜드 특유의 기능과 품질은 자랑하면서 고급스러움까지 국내 하이엔드 아파트에 많이 적용되는 브랜드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바랄디(Baraldi) 인덕션, 이탈리아 하이엔드 수전 제시(Gessi) 등 유럽의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를 곳곳에 사용해 차별화된 주거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지하층에 조성되던 커뮤니티 시설을 최상층에 배치했다. 입주민은 탁 트인 우면산 조망을 즐기며 운동도 하고 식사도 즐길 수 있다. 루프톱에는 25m 길이의 초대형 인피니티풀과 1개의 프라이빗풀이 조성된다. 여기에 스카이 라운지와 스카이 가든까지 배치해 자유로운 휴식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단지 주변으로 우면산과 서리풀 공원이 있어 주거 환경이 쾌적하다는 평가다. 예술의전당, 국립중앙도서관, 한전아트센터, 국립국악원 등 문화예술 시설도 다수 위치해 있다. 여기에 서초 법조타운, 외교센터, 서초구청 등 행정기관과 서울교육대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 등이 자리해 교육시설도 풍부하다. 

두 개 이상 역으로 편리하게 이동
수요 많아 환금성 좋고 가격 안정적

강남권 전역으로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는 교통 환경도 갖췄다. 서울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예술의전당)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으며 2호선·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도 인접해있다. 남부순환로, 서초중앙로, 서초대로, 경부고속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 주요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하다. 

주변에 개발호재도 있다. 서초구의 ‘서초로 지구단위계획 재정비안’에 따르면 서초대로 일대 롯데칠성 부지·코오롱 부지·라이온미싱 부지 등을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 국제 업무/상업 복합 중심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특별계획구역에 속한 4개 부지를 합치면 면적만 6만3006㎡에 달하며, 삼성타운(2만4000㎡)과 합하면 면적만 8만여㎡의 대규모 오피스 타운이 조성되는 것이다. 

 

 


▲과천청사역 한양수자인= ㈜한양은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역세권 입지를 갖추는 오피스텔 ‘과천청사역 한양수자인’을 분양한다. 경기도 과천시 별양동 일원에 지하 7층~지상 22층(오피스텔 지상 7층~지상 22층), 1개동 전용면적 23~55㎡, 전체 288실(일반분양 254실) 규모로 들어선다. 

정부과천청사역은 현재 운행 중인 4호선뿐만 아니라 향후 GTX-C노선과 과천위례선이 예정돼 트리플 역세권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과천대로, 우면산로 등의 도로망도 인접한다. 정부과천청사역에는 GTX-C노선(양주~수원)과 과천위례선(정부과천청사~복정)이 예정됐다. 

인근 생활인프라는 이마트 과천점, 과천시청, 과천시민회관 등이 자리하며 문원초, 문원중, 과천외고, 과천고, 과천중앙고, 과천여고 등 교육시설이 가깝다. 단지가 들어설 과천과 인접한 안양에선 ‘안양 한양수자인 리버뷰’(전용 55㎡ 4개 타입, 169실)가 분양 중으로, 한양은 경기 남부를 대표하는 두 지역에 ‘한양수자인’을 공급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분양 관계자는 “과천은 대기업 본사가 몰려 있는 강남권 직주근접이 가능하고 대형 쇼핑몰 등의 이용이 편리해 꾸준히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 인천 부평구에서 DL건설과 DL이앤씨가 ‘e편한세상 부평역 센트럴파크’를 분양한다. 수도권지하철 1호선, 인천지하철 1호선 부평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단지로 부평역은 향후 GTX-B 노선도 계획됐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30층, 13개동, 전용면적 39~84㎡, 전체 1500세대로 조성된다. DL건설과 DL이앤씨에 따르면 이 사업장은 부평공원과 희망공원·희망체육공원 등 지역 대표 대형공원 사이에 들어서는 ‘더블 공세권’ 입지 여건을 갖췄다. 향후 해당 사업장의 입주민들은 단지와 인접한 육교를 통해 부평공원에 바로 접근할 수 있을 예정이다. 인천시청 자료를 보면, 부평공원의 면적은 약 11만3000㎡로 이곳에는 족구장과 농구장, 게이트볼장, 중앙광장, 어린이놀이터, 분수대, 산책로, 주차장 등 각종 시설들이 조성돼 있다. 


강남권 
직주근접

또 도심 속 공원 중에서는 보기 드물게 지정된 구역에서 그늘막 텐트 설치가 가능하고, 부평예술제 등 각종 문화행사도 열린다. 희망공원과 희망체육공원도 가깝다. 이곳에도 등산로와 운동기구, 족구장, 농구장, 게이트볼장 등이 갖춰져 있다. 단지 인근에서 추진 중인 ‘캠프마켓 이전부지 반환 및 활용사업’에도 대규모 공원 조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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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