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최근 표절 논란에 휩싸였던 가수 겸 방송인 유희열이 13년 만에 KBS 예능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하차하기로 했다.
유희열은 지난 18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매니지먼트사 안테나를 통해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한다. 13년3개월이라는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고 밝혔다.
유희열의 하차 결정에 따라 오는 19일 녹화분이 마지막 방송으로 22일에 전파를 타게 된다.
표절 논란과 관련해서는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라고 호소했다.
이어 “저는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다”고 반성하기도 했다.
유희열은 “제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저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며 외면하지 않겠다. 음악을 아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아울러 “마지막으로 긴 시간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방송활동 중단 결정에 대해선 “함께하고 있는 제작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던 부분인 만큼 늦어진 점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프로그램 제작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려 한다.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남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유희열은 협업 프로젝트 <생활음악> 중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영화음악계의 거장으로 불리는 사카모토 류이치 피아니스트의 ‘아쿠아(Aqua)’와 비슷하다며 표절 의혹을 받았다. 의혹이 일자 유희열은 곡의 메인 테마가 충분히 유사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사과 입장을 밝혔다.
당사자인 류이치도 같은 달, 안테나에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을 보호하기 위한 어떤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 나의 악곡에 대한 그의 큰 존경심을 알 수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전달했다.
입장문으로 유희열은 국내서 제기됐던 표절 의혹에 대한 짐을 덜 수 있었으나 선후배 뮤지션들이 의혹에 대한 평가를 내놓으면서 논란은 다시 재점화됐다.
지난 15일에는 피아노 작곡가 준조가 유희열의 ‘내가 켜지는 시간’과 사카모토의 ‘1900’을 비교하는 영상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준조는 “유희열 작곡가의 ‘생활음악’ 중 4번 ‘내가 켜지는 시간’도 사카모토 류이치의 연주와 유사성이 있어 보여 문제를 제기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희열은 같은 멜로디를 메인 테마로 가져오면서 원작자인 모리꼬네나 편곡자인 사카모토에 대한 언급없이 본인의 곡인 것처럼 작품을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5일에도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이 MBC <100분토론>에 출연해 “유희열씨의 곡과 사카모토 류이치씨의 곡을 들어봤다. 유희열씨 같은 경우는 작가로서 보통 표절을 한다면 멜로디를 한두 개 변형한다. 하지만 제가 들었을 때는 8마디가 똑같았다. 그 점이 아이러니하다”고 표절에 힘을 싣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그분이 스타덤에 오래 있었고 히트쳤을 때 작가한테 곡 의뢰가 많이 들어와 쉬지 않고 작업을 했을 때 그런 유혹에 빠질 확률이 많다”며 “가슴이 아파하는 이야기다. 옛날 곡들도 이야기가 나오던데 (표절이)병이라면 치료되기 전에 방관해서 이렇게 된 게 아닌가”라고 직격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