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투자금 몰리는 투톱은?

부동산 투자자들의 관심이 아파트에서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형)숙박시설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 매매 시 규제가 많은 아파트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인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에 청약이 몰리자 건설·시행사들이 올해 들어 다양한 수익형 부동산을 내놓고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 등이 아파트 대체 주거시설로 인기를 끌고 있다. 아파트에 대한 강도 높은 규제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대체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수요자가 많아지고 있다. 정부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보유세 과세 기준인 주택 수 산정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직주근접(직장과 집이 가까움)을 선호하는 신혼부부, 젊은 직장인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다.

주택 수 산정
제외 방안 검토 

특히 역세권 오피스텔이 분양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하철역을 반경 500m 이내로 두고 있는 역세권인지 여부가 승패를 가르고 있다. 주 수요층이 젊은 직장인인 만큼 출퇴근이 용이하고 역 주변에 들어선 풍부한 편의시설을 쉽게 누릴 수 있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토대로 전국에서 분양한 오피스텔의 청약경쟁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된 역세권 오피스텔 1만5433실에 64만4719명이 청약해 평균 41.7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비역세권은 13.97대1(2만2314실 공급, 31만1875명 청약)로 역세권 오피스텔이 3배가량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역세권 오피스텔의 청약 열기는 올해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 2월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메트로블’은 96실 모집에 1만2174명이 청약해 평균 126.81대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 단지는 반경 500m 이내에 지하철 청량리역(1호선·경의중앙선·경춘선)과 제기동역(1호선), 용두역(2호선)이 있다.


실거래가도 인근 지하철역 유무에 따라 격차가 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보면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을 바로 앞에 두고 있는 ‘하남미사 롯데캐슬 스타’의 전용면적 48.89㎡는 지난 2월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반면 ‘미사강변 유림 노르웨이의숲’ 전용 43.8㎡는 3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비슷한 면적이지만 1억5000만원의 차이가 나는 것이다.

경기 성남시에서는 신분당선 판교역 근처 ‘판교역 푸르지오 시티’전용면적 23.95㎡가 지난 2월 2억8000만원에 팔렸다. 비역세권인 ‘판교 테크노밸리 브릿지타워’전용면적 24.76㎡는 비슷한 기간 2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오피스텔, 아파트 대체 주거시설로 인기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 낮아 수요자 몰려 

생활숙박시설 역시 인기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4월 한화건설이 분양한 생활숙박시설 ‘한화 포레나 천안아산역’은 1162실 모집에 10만1045건이 접수돼 평균 청약 경쟁률이 86.9대1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경기 안산시 시화 멀티테크노밸리(시화MTV) 일대에 공급된 생활숙박시설 ‘힐스테이트 라군 인 테라스 2차’도 1164실 모집에 5만2590건이 접수, 평균 45.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생활숙박시설이 큰 인기를 끄는 것은 각종 부동산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기 때문이다. 생활숙박시설은 주택으로 분류가 되지 않아 보유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렇다 보니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고, 취득세 중과나 보유세 부담도 덜하다. 분양권 전매 제한을 받는 대부분의 주택과 달리 전매도 가능하다.

진입장벽이 낮은 점도 생활숙박시설의 흥행에 힘을 보태고 있다.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통장 없이 청약할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 규제도 빗겨가 비교적 낮은 초기 자금으로 매매와 투자가 가능하다.

여기에 코로나 종식의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되면서 취사, 세탁 시설 등을 갖춘 호텔이나 콘도처럼 숙박업 영업이 가능한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금리 인상이 지속되면서 고급화를 내세운 대규모 단지까지 청약 미달과 미계약이 나오고 있고, 수익률을 허위 과장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상권 및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돼 상가와 생활숙박시설 투자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며 “오피스텔의 경우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주택 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 중인 수익형 부동산.

생활숙박시설 
역시 인기몰이

 

 

▲힐스테이트 삼성= 현대건설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일원에 ‘힐스테이트 삼성’을 분양한다. 지하 7층~지상 17층, 전용면적 50~84㎡, 총 165실 규모로 조성된다. 서울 3대 업무지구인 강남업무지구(GBD) 직주근접 단지로 반경 1㎞ 내에 포스코센터,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등이 위치해 있다. 각종 기업이 입주해 있는 테헤란로가 도보권에 위치해 풍부한 배후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아울러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2호선·수인분당선 환승역인 선릉역, 9호선 삼성중앙역 등 트리플 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삼성역의 경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와 C노선이 정차할 예정이어 일대의 교통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관리비 적은
대단지 조성

‘라이프스타일 리더’를 표방하는 힐스테이트 브랜드의 우수한 상품성도 기대할 수 있다. 세련된 외관 디자인이 적용돼 삼성동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에 맞춰 수준 높은 컨시어지 운영을 통해 입주민들의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전 호실이 주거용 평면으로 구성되며, 100% 자주식 주차 설계가 적용돼 입주민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했다. 커뮤니티 시설로는 프라이빗 다이닝룸, 미팅룸, 스터디룸, 게스트룸, 오픈 라이브러리, 헬시 바, 프라이빗 짐, 피트니스센터, 골프룸 등 다양한 공간이 조성된다. 

 

 

▲더 그로우 서초=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일원에 조성되는 ‘더 그로우 서초’는 지하 7층~지상 19층 규모에 전용면적 49~100㎡의 주거용 오피스텔 221실로 구성된다. 하이엔드 오피스텔에서는 보기 드문 200실 이상의 대단지로 조성돼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 전체 호실의 절반 이상이 정남향으로 배치돼 우면산 조망이 가능하다.

내부는 선호도 높은 2룸 중심으로 구성됐으며,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하이엔드 리빙 브랜드도 적용된다. 주방에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포겐폴이 적용되며,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바랄디 인덕션, 이탈리아 하이엔드 수전 제시 등을 집안 곳곳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건물의 최상층에는 파노라마 조망을 갖춘 스카이 커뮤니티를 배치해, 입주민들은 우면산을 바라보며 조식과 피트니스를 즐길 수 있다. 또 루프톱에는 길이 25m에 달하는 인피니티풀과 다이닝 테이블을 갖춘 프라이빗풀이 조성된다.

 

 

▲신림역 헤센 더 스타= 신한종합건설이 시공하는 ‘신림역 헤센 더 스타’가 분양한다. 지하 6층~지상 18층, 주거형 오피스텔 전용 48~68㎡ 99실(100실 미만 전매가능), 공동주택 공급 52~75㎡ 29세대 등 총 128세대와 상가로 구성된다. 2호선·신림선 신림역이 도보 1분 거리에 위치한 더블 초역세권 입지를 갖췄다. 남부순환로와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등도 가까이 있어 차량을 통한 이동도 편리하다. 

롯데백화점(관악점), 롯데시네마(신림점), 타임스트림, 르네상스 쇼핑몰, 신림동 별빛거리 먹자골목 등 각종 쇼핑문화시설이 가까이 자리한다. 단지 인근에 상도근린공원과 보라매공원, 도림천 산책로 등 풍부한 자연녹지도 확보하고 있다. 보라매(서울대)병원, 양지병원과 관공서 등도 가깝다.

관악구는 지난해 ‘신림지구중심 지구단위계획 재정비’ 용역에 착수하며 본격적인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신림지구중심 재정비 사업에는 약 50만㎡ 부지 신림역 일대의 상업·문화 기능을 강화하고, 경전철 신설 역세권 주변을 근린상업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이 담겼다.

 

 

▲안양 센트럴 헤센 3차= 1, 2차의 성공으로 지역 내에서 검증을 완료한 ‘안양 센트럴헤센 3차’는 만안구 안양동 42-4번지 일대에 지하 2층, 지상 23층 규모에 64~75㎡의 중소형 평면 84실 오피스텔과 24세대 아파트로 구성된 주상복합건물이다. 3Bay 아파트형 설계가 적용된 오피스텔은 공간이 실속 있게 설계돼 탁월한 주거감각을 경험할 수 있다. 가전제품 일체를(냉장고, 김치냉장고, 드럼세탁기, 건조대, 전실 에어컨 설치) 무상으로 빌트인 제공하는 등 프리미엄 아파텔을 지향하고 있다. 실거주에 최적화된 주거공간을 완성하고자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올해도 역세권 청약 열기
허위·과장 광고 주의도


사물인터넷으로 연동되는 각종 가전기기를 비롯해 공간의 활용성과 개방감을 더해주는 빌트인 시스템 그리고 청결하고 위생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클린 시스템과 에너지 절약으로 가정의 경제성까지 책임지는 이코노미 시스템이 계획돼 있다. 서울 진입 관문으로 통하는 1호선 관악역 역세권 단지다. 제2경인고속도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강남권까지 30분대에 빠르게 연결된다. 단지 주변으로 관악산과 삼성산을 비롯해 안양예술공원, 안양천 등 풍부한 녹지와 수변경관이 자리해 도심 속 쾌적한 힐링 라이프도 영위할 수 있다.

월곶판교선의 만안역(예정)과 인접해 있다. 신안산선의 석수역, 덕정과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의 금정역과도 가까워 교통망 확충으로 인한 지가의 동반 상승이 예상된다. 또한, 박달동 일원의 스마트밸리 사업과 지역 내 노후주택을 재건축하는 주택정비사업이 추진돼 도시미관 개선 및 대규모 인프라 확충이 기대된다.

삼성초, 호암초, 만안초, 안양중, 양명고 등 각종 초·중·고교가 단지와 인접해 자녀들이 안전하게 통학할 수 있다. 평촌 학원가도 가까워 학습 능률 향상이 기대된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부동산 개발업체 한호건설그룹이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지구에서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를 공급한다. 2개 블록에 지하 6층~지상 20층 756실(전용 21~50㎡)로 이뤄진다. 블록별로 세운지구 3-6구역이 396실이고, 3-7구역은 360실이다.

반경 1㎞ 내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을지로3가역뿐 아니라 종로3가역, 충무로역 등이 있다. 남산 1·3호 터널과 연결되는 삼일대로, 소공로도 이용하기 편하다. 인근에 남산, 종묘공원, 남산골공원, 경복궁, 창경궁 등이 있다. 청계천 수변공원이 가깝다. 서울대병원과 쇼핑 명소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등도 인근에 있다.

풍부한 녹지
힐링 라이프


단지 안에 특급 호텔에 들어서는 다양한 어메니티(편의시설)가 갖춰질 예정이다. 버틀러(집사) 및 하우스키핑 서비스, 메일서비스 등에 제공된다. 코워킹 스튜디오, 웰컴라운지, 와인 라이브러리, 게임룸, 골프스튜디오, 록커룸 등도 마련된다. 준공 후 에어비앤비 파트너사인 홈즈컴퍼니가 직접 관리·운영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서울 도심 중심업무지구에 위치하고 청계천에 접해 있는 등 지금까지 공급된 생활형숙박시설 중 최고의 입지에 공급되는 만큼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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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