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월드컵 특집 - ‘잉글랜드 vs 미국’ 기다려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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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5.24 14:31:14
  • 호수 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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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A뉴스] 2022 카타르월드컵 본선 B조에서 잉글랜드(영국)와 미국이 한 조가 됐다. 이들이 속한 B조에는 또한 아시아 지역예선을 통과한 이란과 아직 남아있는 유럽지역 플레이오프 승자가 함께 배속됐다. 이 같은 조 추첨의 결과는 오는 11월 개최될 2022 카타르월드컵에 앞서 지난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처음 맞붙었던 양국의 승부를 떠올리게 한다.

1950년의 브라질월드컵 당시 미국은 식기세척기사, 자동차 운전사, 아이티 태생 학생 등 선수로 이뤄진 팀으로 잉글랜드를 놀라게 했다. 당시 영국 언론은 영국이 10-1로 미국을 이겼다는 오보를 내기도 했다.

두 번째 대결

잉글랜드는 1950년 브라질월드컵에 축구 종주국으로는 처음으로 FIFA 월드컵에 참가했다. 많은 이는 제2차 세계 대전 종전 후 첫 월드컵대회에서 당시 스타플레이어였던 스탠리 매튜스의 눈부신 윙 플레이를 통해 잉글랜드가 우승할 것을 예언했다.

한편 미국은 브라질 남부로의 긴 선박 여행을 통해 브라질에 도착했다. 선수 구성의 면면을 살펴보건데, 대회 참가 그 이상의 업적은 이룰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1950년 6월29일 일어난 일은 아직도 FIFA 월드컵 역사상 가장 큰 이변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당시 무명의 아이티 출신 학생, 식기세척기사, 자동차 운전사 등의 직업을 가진 선수들이 엄청난 행운으로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결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


본선 B조 승부…50년 브라질월드컵 악연
식기세척사, 영구차 운전기사 등 선수로

잉글랜드는 스탠리 매튜스, 윌프 매니언, 톰 피에니와 같은 당시의 세계적인 스타들로 선수단을 구성한 후 브라질에 도착했다. 그들은 이 대회에서 무난하게 우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초대 감독이자 최장수 감독이었던 월터 윈터보텀의 지도하에 잉글랜드는 칠레와의 첫 경기에서 손쉬운 2-0 승리를 거뒀고, 미국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는 아마추어와 세미프로 선수를 대거 투입했다.

미국은 대부분의 선수가 유학생과 파트타임 잡(Part time job)을 가진 이민자 출신들로 이뤄져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축구 경기 자체가 신기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로 퇴근 후와 주말에 축구 경기를 해오고 있었다. 실제로 잉글랜드전을 앞두고 미국은 개막전에서 스페인에 3-1로 패한 후 500대1의 확률로 잉글랜드전에 대한 승산이 주어졌을 뿐이었다.

예상대로 미국은 경기 시작을 알리는 휘슬 소리가 울린 직후부터 위기에 몰렸다. 경기 시작 1분30초가 지난 후 잉글랜드의 로이 벤틀리는 매서운 크로스로 미국의 뛰어난 골키퍼이자 영구차 운전기사였던 프랭크 보르기를 다이빙 세이브로 몰아넣었다.

윈터보텀 감독이 ‘쉬어가기로 결정했던 미국과의 경기’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한 스타플레이어 스탠리 매튜스가 빠진 잉글랜드는 경기 시작 후 12분 만에 6번의 확실한 득점 기회를 얻었다. 그 중 2번의 슈팅은 골대에 맞았다.

“나는 그들(잉글랜드)이 단지 5∼6골만 넣도록 유지하기를 바라고 있었다”고 미국의 골키퍼 보르기는 경기 시작 당시를 회상했다.

전반 37분에는 잉글랜드 골키퍼 버트 윌리엄스가 미국이 때린 단 한 번의 슛을 무난하게 막으며 사실 미국은 공을 잡는 데에도 심각한 어려움을 겪었다. 골키퍼인 보르기의 선방과 부정확한 잉글랜드의 마무리만이 미국을 경기에 계속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미국은 전반 종료 8분을 남겨두고 필라델피아의 학교 교사인 월터 바르가 미드필드로부터 4명의 미국인 공격수 중 어느 누구도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궤적의 공을 크로스로 올렸다. 잉글랜드 골키퍼 윌리엄스가 이 공을 쳐냈고, 이를 미국의 공격수 조 게첸스가 머리로 받아 넣어 골을 성공시켰다. 

미국의 포워드였던 아이티 출신의 조 게첸스는 브루클린의 한 식당에서 식기 세척 일을 하며 컬럼비아대학교에서 회계학을 공부하고 있었는데 브라질에서 열린 대회 전날 미국 코치 윌리엄 제프리에게 발탁됐다.

FIFA 역사상 가장 큰 이변
충격 패배서 회복하지 못해

미국의 득점 후, 1만여명의 팬은 잉글랜드 팀이 살아나 미국의 축구 초보자들에게 교훈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조 게첸스의 골에 고무된 미국은 자신감을 키웠고, 골키퍼인 보르기와 함께 그들은 용감하고 도전적인 모습을 보이며 서로를 의지할 수 있었다.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미국의 위상이 높아지는 듯했고, 관중들도 마침내 그들의 용기 있는 모습을 응원했다. 잉글랜드는 8분을 남겨두고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미국의 수비수인 찰리 콜롬보가 럭비에 더 적합한 태클로 잉글랜드의 모텐슨을 막았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마지막 휘슬이 울렸을 때, 미국 선수들은 브라질 팬들의 어깨에 올라 경기장 주변을 행진했다. 그들은 미국이 잉글랜드를 길들이기 위해 포효했던 그 습한 6월의 날을 결코 잊지 못할 것임이 분명했다.

이 경기가 끝난 후 잉글랜드는 충격의 패배에서 회복하지 못했다. 이어진 스페인과의 세 번째 경기에서 1-0으로 뒤졌고, 언론과 팬들의 눈에 비친 실패로 집으로 향했다. 

모두 집으로

미국은 잉글랜드에 이겼던 모습을 제대로 되찾지 못하고 다음 경기인 칠레전에서 5-2로 진 후 물러났다. 영웅들이 고향으로 돌아온 것도 환영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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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