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도 좋은데 겹호재 펑펑

교통, 대기업 투자,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내 다양한 개발호재 몰린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인프라 확충과 인구 유입, 상권 발달, 지역 가치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다양한 개발호재가 몰려 주목을 받는 지역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와 구로구 구일역 일대, 인천 청라국제도시, 경기 평택시,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등이다. 먼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는 멀티 대형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강서, 구로
청라, 운정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이스 시설이 들어서는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을 앞두고 있는 데다 마곡지구 인근에 자리한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부지 개발 사업과 김포공항 복합개발 사업 등이 계획됐기 때문이다.

구로구 구일역 일대도 호재가 몰리고 있다. 구일역 일대는 지난해 9월 서부간선지하도로 개통하면서 과거 상습 교통 정체 구간이란 오명을 벗었다. ‘새길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서부간선지하도로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일대 환경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 신안산선 신독산역이 신설될 예정이며, 구로 주공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일대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CJ공장부지 노후화에 따른 지구단위 복합개발이 결정됐고, 구로차량기지 이전으로 그린스마트밸리 개발도 추진될 예정이다.


청라국제도시 일대 역시 매머드급 개발 호재가 다양하다.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9호선~공항철도 직결과 서울지하철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이 담기면서 인천 서구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서울도시철도 9호선 기본계획’에 직결 방안이 포함돼 있었고, 7호선 청라 연장은 지난달 착공한 상태다.

또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도 있다. 총 사업비만 약 3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 사업으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천 서구 일원 26만여㎡ 부지에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클러스터 및 업무시설·판매시설 등이 2027년 조성될 예정. 서울아산병원의 첫 분원이다. 이외 청라시티타워, 청라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다양한 개발호재 몰린 단지 주목
집값 상승에 높은 프리미엄 형성

경기도에선 평택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SRT 지제역 개통으로 서울 강남 및 전국 전역으로의 이동 편의성이 크게 강화됐다.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수원발 KTX 직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한동안 교통 불모지로 불렸던 서평택 역시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23년 서해선 복선전철(89.2㎞) 안중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35만㎡(약 71만평) 규모의 안중역세권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안중역은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평택 서부지역에서 서울까지 연결하는 서해선-경부고속선(KTX) 직결이 반영되면서 서울 접근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교통 또한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서남부권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하기 위한 주요 간선축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JCT~안산JCT 구간(약 34㎞)을 10차로까지 확장하는 사업이 지난해 1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더불어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반도체, 수소산업, 관광개발 등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지역 가치를 높이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 인근에서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가 P1, P2공장 가동에 이어 P3공장 신축 공사를 이어가며 꾸준하게 확장 개발 중이다. 이를 중심으로 LG디지털파크, 4차 산업전진기지인 브레인 복합단지 등도 진행 중이다.


서평택 일대도 미래 산업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경제자유구역인 포승BIX지구와 현덕지구에서 핵심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친환경 미래자동차 클러스터와 수소복합지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평택호 관광단지의 개발도 오랜 기다림 끝에 본궤도에 올랐다. 곳곳에선 주거 개발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대형 복합단지 개발
교통환경 크게 개선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도 다양한 개발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GTX-A 노선 운정역이 2024년 개통시 이를 통해 삼성역까지 약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자유로,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2024년 말에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포천 구간이 완공될 예정이다.

일대에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 운정 테크노밸리 등이 개발된다.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는 파주시 서패동 운정 3지구 서남쪽 45만㎡ 부지에 사업비 1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 사업이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국립암센터, 미래 혁신 센터, 의료·바이오 R&D센터, 바이오 융복합 단지 등도 순차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전철 신설
연장 포함

운정신도시 서북쪽 파주시 연다산동 일원에는 약 47만㎡ 규모의 운정 테크노밸리가 2026년까지 들어선다. 테크노밸리 내 첨단 산업, 지식기반산업, 문화·정보통신 사업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풍부한 고용창출 효과와 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다음은 수도권 겹호재 지역에 들어서는 분양(예정) 단지.

 

▲르웨스트 웍스(오피스)= 서울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첫 번째 오피스시설인 ‘르웨스트 웍스’가 분양한다. 강서구 마곡 MICE 복합단지 CP2블록 내 위치한 르웨스트 웍스는 1개동(101동), 지상 3~8층 6개 층, 14개 타입, 총 144실 규모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르웨스트 웍스는 마곡 MICE 복합단지 내 첫 번째 오피스다.

5호선 마곡역,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한다. 지하철 이용 시 여의도, 서울역, 강남 등 서울 주요 중심지까지 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마곡역 이용시 김포공항역까지 2정거장이면 이동 가능하고, 인천공항역도 마곡나루역을 통해 약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오래된 시설
저평가 지역

인근에 쇼핑, 문화 등을 위한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MICE 복합단지 내 상업시설 ‘르웨스트 에비뉴 767’이 위치해 있어 쇼핑, 여가 등을 즐길 수 있고 호텔, 컨벤션 등도 복합단지 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오피스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단지형 투룸 오피스텔인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가 분양 중이다. 투룸 오피스텔 216실이 지하 1층~지상 19층, 3개동에 단지형으로 조성된다. 지상 2층부터 19층까지 층별로 4개 호실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주변으로 풍부한 개발 호재도 예정된 상태라 투자가치를 높혀주고 있다. 신안산선 신독산역 신설이 예정돼 있고, 구로 주공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일대 주거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CJ공장부지 노후화에 따른 지구단위 복합개발이 결정됐고, 구로차량기지 이전으로 그린스마트밸리 개발 추진도 예정돼 있다.


서울 구로구에 단지가 들어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구로구 일원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등이 있어 직장인 수요가 풍부하다. 이에 신축 주거시설이 인기몰이 중이다. 또한 오래된 주거시설이 모여 있는 구로동은 서울에서도 저평가된 지역이다.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오피스텔)= 신한빛주택건설이 인천 서구 청라동 167-23번지 일대 오피스텔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를 공급한다. 지하 4층~지상 16층에 오피스텔 112실(전용면적 64~74㎡)과 근린생활시설로 이뤄진 이 단지는 전 타입 선호도가 가장 높은 쓰리룸으로 구성된다. 2022년 4월 입주예정인 후분양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면적은 64㎡, 68㎡, 69㎡, 74㎡ 타입 등이다.

청라시티타워, 의료복합타운(아산병원),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일대 토지면적 3만3058㎡에 높이 448m 규모(지상 30층, 지하 2층)로, 세계에서 6번째 높은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단지에서 도보로 이용 가능한 봉수대로역이 포함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해 2022년 2월 착공,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개통되면 봉수대로역에서 서울 고속터미널까지 이동시간이 20~30분 단축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에도 탄력받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은 대장홍대선 사업이 민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추진하는 것으로 반영돼 있다. 올해 착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에 이어 서울지하철 2호선까지 연장될 경우 청라국제도시의 도심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고덕 G1(지식산업센터)= 평택시 ‘고덕 G1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대지면적 8793.10㎡, 연면적 5만4458.74㎡,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규모의 공장(지식산업센터)과 지원시설(제1, 2종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K-반도체의 핵심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이른바 ‘삼(삼성)+세권’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및 설비투자에 약 180조원의 투자가 계획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지식산업센터가 위치할 고덕국제신도시는 개발 비전과 더불어 고덕면 일대를 약 5만9000여가구, 인구 14만명 규모의 개발이 예정돼 있다. 삼성고덕산업단지와 행정타운, 국제교류단지 개발과 브레인시티, 포승국가산단과도 가까워 고용창출 효과와 충분한 미래 가치가 예상된다.

 

▲신영지웰 운정신도시(아파트)= ㈜신영은 경기 파주에 ‘신영지웰 운정신도시’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0층의 7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84~100㎡로 총 606가구다.

클러스터
테크노밸리

단지 1.3㎞ 거리에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A가 예정돼 있고,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도 2024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인근 500m 거리에 파주 메디컬클러스터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개발될 계획이고, 서북쪽 연다산동 일원에는 2026년까지 첨단지식기반산업 중심 산업단지인 운정 테크노밸리도 조성된다.

단지 바로 남측에 근린공원도 조성된다. 반경 약 600m 거리에 심학산 산림공원도 위치해 있다. ㈜신영은 모든 동을 남향(남서·남동)으로 배치했다. 입주 예정일은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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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벼랑 끝 국민의힘 뒤집기와 자충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비상계엄 1주년을 맞아 페이스북에 사과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도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를 숙였다. 사과는 짧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비난은 길었다. 사과 의견을 통해 확인되는 국면 전환 노림수는 ‘한동훈을 제외한 빅텐트’인 걸까? 국민의힘 공보실은 지난 2일 오후 10시54분 출입기자들에게 지난 3일 지도부 일정을 공지했다. 공보실에 따르면, 지도부의 일정은 ‘통상 일정’이었다.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의미다. 지난 3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1주년이었다. 통상의 의미는? 지도부의 공개 외부 일정이 없단 것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공개 사과 및 기자회견 일정이 없었단 의미로 해석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지난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 의견을 밝혔다.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었다”는 등 “정당화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소지가 있는 주장부터 제시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대해서도 “한국 정치의 연속된 비극을 낳았고, 국민과 당원들께 실망과 혼란을 드렸다”는 등 ‘탄핵 반대’ 의견을 유지했다. 장 대표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잘못은 하나로 뭉쳐 제대로 싸우지 못했다는 부분이었다. 자신에 대해서도 “당 대표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가 사과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같은 날 오전 4시50분경 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확실시됐다. 장 대표는 페이스북 게시글에서도 “추 의원 구속영장 기각은 어둠의 1년이 지나고 두터운 장막이 걷히고, 새로운 희망의 길이 열리는 신호탄”이라면서 대정부 투쟁에 의미를 부여했다. 장 대표는 “이재명정권의 대한민국 해체 시도를 국민과 함께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사과 불가는 지난달 28일 대구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장외집회에서 어느 정도 예고된 것이었다. 당시 그는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우리가 흩어지고 분열한 결과, 이재명정권이 탄생했단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책임을 무겁게 통감한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비난하는 내용으로 연설 대부분을 채웠다. 5일 간격으로 같은 얘기를 반복한 것이었다. 당시 장 대표가 주장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의 핵심 내용은 ▲의회 폭거·국정 방해 ▲무모한 적폐 몰이에 따른 공무원 사찰 위협 ▲폭거로 인한 민생 파탄·국가 시스템 붕괴 ▲내란 몰이 등이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국민의힘의 비상계엄 관련 사과는 ▲송언석 원내대표 ▲유상범·김은혜 원내부대표 ▲최수진·최은석 원내대변인 등 원내 지도부 차원에서 나왔다. 송 원내대표 등은 지난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께 큰 충격을 드린 비상계엄 발생을 막지 못한 데 대해 국민의힘 국회의원 모두는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공직자·의료인·자영업자 등 비상계엄 선포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하지만 이후의 메시지는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 등 장 대표의 주장과 크게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송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들은 패배의 아픔을 딛고 분열과 혼란의 과거를 넘어서 다시 거듭나겠다”며 “소수당이지만 처절하게 다수 여당과 정권에 맞서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 국민의힘에서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정치인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용태·김재섭·권영진·엄태영·이성권·조은희 의원 등이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지난달 29일 대전에서 진행된 장외집회 중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방치했으니,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일부 지지자들의 강한 항의를 받았다. 김재섭 의원은 지난달 28일 YTN 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당 지도부의 사과가 없으면 제 나름의 사과를 해야 할 것 같다”며 “같이 메시지를 낼 국민의힘 의원들이 약 20명은 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곧 “연판장을 돌리거나 기자회견을 할 수도 있다”는 압박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었다. 오 시장도 같은 날 채널A <김진의 돌직구 쇼>에 출연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라도 당 차원의 사과가 필요하다”며 “공당이라면 반성문을 쓰는 게 도리”라고 주장했다. 결국 이들은 당과 무관하게 대국민 사과를 했다. 오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중진 정치인이자, 서울시민의 일상을 책임지는 시장으로서 그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그날의 충격과 실망을 기억하는 모든 국민께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의원 25명은 지난 3일 국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당시 집권여당의 일원으로서 비상계엄을 미리 막지 못하고 국민께 커다란 고통과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거듭 국민 앞에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면서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존중 ▲윤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단절 ▲국민의힘 체질 개선·재창당 수준의 혁신 등을 약속했다. 이어지는 각자 플레이 장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 후 자체적으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한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대체로 수도권에 기반을 둔 소장파다. 이들 중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면 가장 큰 손해를 볼 정치인으로는 오 시장과 김재섭·김용태 의원이 거론된다. 오 시장은 높은 개인 인기를 바탕으로 민주당의 서울시장 탈환 공세에 맞서고 있다. 김재섭 의원의 지역구 서울 도봉갑은 원래 민주당 텃밭이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을 1094표 앞서 어렵게 이겼다. 지난해 12월7일 국민의힘의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집단 이탈에 동참했을 때도 지역구에서 규탄 집회가 개최되는 등 홍역을 치렀다. 김용태 의원도 경기 가평·포천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박윤국 한국도자재단 이사장에 2774표 앞서 어렵게 금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강경 보수화가 진행된다”는 지적이 각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 우려는 장 대표가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자유통일당 ▲우리공화당 ▲자유민주당 ▲자유와혁신 등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깊어졌다.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은 연대를 논의할 때가 아니”라면서 선을 그었다. 최근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전 대표를 축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만한 밑그림을 계속 그리고 있다. 국민의힘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여 위원장은 “당에서 ‘물러나면 좋겠다’는 연락이 왔다”며 “굳이 능욕당하면서 자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돼 원하는 대로 하겠다고 답했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윤리위원회가 ‘계파 갈등 조장’을 이유로 윤리위에 넘겨진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주의 조치만 내린 것 때문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국민의힘 우재준 청년 최고위원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하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고 윤리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게 정당한 일이냐”며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드는 민주당과 뭐가 다르냐”고 정면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8일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당원 게시판 의혹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윤 전 대통령 부부 비방글 작성에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장 대표는 취임 직후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밝혀 당원에게 알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던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정치적으로 몰락해 서울구치소에 갇혔고,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이 당원 게시판 의혹을 밝혀낸 후 거둘 수 있는 실익으로는 “한 전 대표를 국민의힘에서 쫓아내고, 친한(친 한동훈)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거론된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가 거둘 수 있는 이익이다.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보수 성향 유권자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뉜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갈등하면서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던 이력이 있다. 이 때문에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이 강경 보수 일색이 되는 걸 막는 방파제·상징”이란 분석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친한계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의원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지역구를 둔 소장파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리위원장 쫓아낸 이유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정치에서 폭력을 동원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몰랐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정치의 본질은 대화·토론·협상이다. 영국 하원에선 20세기 초까지 의원이 총칼을 이용해 결투·난투를 했다. 물리적 폭력이 아닌 ‘언어폭력’ 선에서 공방을 이어가는 정치 문화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정착됐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전 세계에 줬던 충격은 민주주의가 충분히 성숙했다고 믿었던 대한민국에서 군을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려던 사태가 발생했다는 것이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는 사과 메시지를 먼저 짧게 발표하면서 이재명정부·민주당 비판은 길게 이어가는 형식의 사과 의견을 밝혔다. 사과엔 ▲직접적인 반성 ▲분명한 잘못 인정 ▲재발 방지 약속 ▲보상 약속 등 4개의 원칙이 제기됐는데 “상대방 비판에 더 중점을 둔 사과는 역설적으로 ‘반성을 하는 게 맞느냐’는 비판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대국민 사과를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진 후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국민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후속 조치 중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 미흡했고, 우려를 덜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을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은 당시 크게 불거졌던 각종 우려를 ‘괴담’으로 규정지었다. 이 때문에 촛불 시위 세력이 제시한 재협상 시한과 맞물린 시점에서 사과가 나온 점을 감안할 때 국면 전환을 위한 명분 쌓기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이미 각종 의혹이 광범위하게 제기돼 근거 자료들까지 제시되는 시점에서 “취임 후 일정 기간 일부 자료들에 대해 최순실씨의 의견을 들은 적은 있지만, 청와대 보좌 체계가 완비된 이후에는 그만뒀다”고 주장했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의 해명은 신뢰를 잃었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두 전직 대통령의 사과처럼 자신의 주장을 뒤에 배치한 후 더 큰 비중을 부여하는 형식을 유지했다. 비상계엄 1주년에 강조된 “민주당 폭거” 국면 전환·결집 노리는 선 사과·후 비난? 이런 사과 형식은 국면 전환·지지층 결집 목적을 가진 이들이 활용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예로, 고대 로마에서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후 있었던 마르쿠스 브루투스·마르쿠스 안토니우스의 연설이 꼽힌다. 카이사르 살해를 주동한 브루투스는 “카이사르에 대한 내 사랑은 카이사르를 사랑하는 다른 분보다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고 선언한 후 “로마를 더 사랑해서 카이사르를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사랑하는 친구를 죽였다”고 강조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에 가담한 사람들은 모두 존경할 만한 분들”이라고 선언한 후 카이사르를 찬양하면서 그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유언의 핵심 내용은 “내 재산을 로마 시민에게 기증한다”는 것이었다. 또 카이사르가 살해당할 당시 입었던 칼자국과 피로 얼룩진 옷도 공개했다. 흥분한 로마 시민은 암살자들의 집을 습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안토니우스·아우구스투스는 로마 정국을 장악했다. 불리한 내용을 먼저 짧게 거론한 후 유리한 내용을 장황하게 거론하는 형식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즐겨 이용된다. 장 대표·송 원내대표가 짧은 사과 의견을 밝힌 후 이재명정부·민주당을 비중 있게 비판한 것도 강경 보수 세력에겐 강한 인상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장 대표는 비상계엄의 원인을 ‘의회 폭거’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카이사르가 된다. 비상계엄 해제에 찬성해 사실상 윤 전 대통령 몰락에 가담한 한 전 대표와 친한계는 브루투스 일당이 되는 구도가 그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강경 보수 세력은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해 어떤 의견을 제시할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공나형 전남대 학술연구교수는 지난 2022년 발표한 논문 <대통령의 공적 사과 담화에서 드러나는 ‘개입’ 양상>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지난 1993년 쌀 시장 개방을 수용하면서 밝힌 대국민 사과와 박 전 대통령의 최순실 게이트 관련 대국민 사과를 분석했다. 공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선의로 행한 행위가 어쩔 수 없는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하면서 결과의 부정성에 관여하는 자신의 의도의 비중을 제거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대통령의 사과문에 대해선 “자기 고백이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그 고백의 원인이 되는 행위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12월3일 조용히 장 대표·송 원내대표의 사과도 “어쩔 수 없었다”는 항변과 상대방 비판을 내용으로 채웠다. 그러면서 민주당 심판·보수 재건·대여 투쟁을 강조했다. 결국 두 사람의 답은 ‘한 전 대표를 제외한 빅텐트’ 방침 재확인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의 12월3일은 이렇게 조용히 지나갔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