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도 좋은데 겹호재 펑펑

교통, 대기업 투자,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내 다양한 개발호재 몰린 단지가 주목받고 있다. 인프라 확충과 인구 유입, 상권 발달, 지역 가치가 상승할 뿐만 아니라 집값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에게 매우 매력적이다.

다양한 개발호재가 몰려 주목을 받는 지역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와 구로구 구일역 일대, 인천 청라국제도시, 경기 평택시,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 등이다. 먼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일대는 멀티 대형 개발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강서, 구로
청라, 운정

국내 최대 규모의 마이스 시설이 들어서는 마곡 마이스 복합단지 개발을 앞두고 있는 데다 마곡지구 인근에 자리한 가양동 옛 CJ제일제당 부지 개발 사업과 김포공항 복합개발 사업 등이 계획됐기 때문이다.

구로구 구일역 일대도 호재가 몰리고 있다. 구일역 일대는 지난해 9월 서부간선지하도로 개통하면서 과거 상습 교통 정체 구간이란 오명을 벗었다. ‘새길 효과’가 기대되는 데다 서부간선지하도로 상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등 일대 환경이 개선되면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또 신안산선 신독산역이 신설될 예정이며, 구로 주공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일대 주거환경 개선이 기대된다. CJ공장부지 노후화에 따른 지구단위 복합개발이 결정됐고, 구로차량기지 이전으로 그린스마트밸리 개발도 추진될 예정이다.


청라국제도시 일대 역시 매머드급 개발 호재가 다양하다. 윤석열 당선인 공약에 9호선~공항철도 직결과 서울지하철 7호선의 청라국제도시 연장이 담기면서 인천 서구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20여년 전부터 ‘서울도시철도 9호선 기본계획’에 직결 방안이 포함돼 있었고, 7호선 청라 연장은 지난달 착공한 상태다.

또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도 있다. 총 사업비만 약 3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개발 사업으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인천 서구 일원 26만여㎡ 부지에 8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클러스터 및 업무시설·판매시설 등이 2027년 조성될 예정. 서울아산병원의 첫 분원이다. 이외 청라시티타워, 청라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도 예정돼 있다.

다양한 개발호재 몰린 단지 주목
집값 상승에 높은 프리미엄 형성

경기도에선 평택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SRT 지제역 개통으로 서울 강남 및 전국 전역으로의 이동 편의성이 크게 강화됐다.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수원발 KTX 직결 사업도 추진 중이다.

여기에 한동안 교통 불모지로 불렸던 서평택 역시 교통환경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2023년 서해선 복선전철(89.2㎞) 안중역이 개통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235만㎡(약 71만평) 규모의 안중역세권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안중역은 최근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평택 서부지역에서 서울까지 연결하는 서해선-경부고속선(KTX) 직결이 반영되면서 서울 접근성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교통 또한 크게 개선될 예정이다. 서남부권에서 수도권으로 진입하기 위한 주요 간선축인 서해안고속도로 서평택JCT~안산JCT 구간(약 34㎞)을 10차로까지 확장하는 사업이 지난해 11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더불어 미래를 이끌 핵심 산업으로 손꼽히고 있는 반도체, 수소산업, 관광개발 등이 꾸준히 진행되면서 지역 가치를 높이고 있다. 고덕국제신도시 인근에서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가 P1, P2공장 가동에 이어 P3공장 신축 공사를 이어가며 꾸준하게 확장 개발 중이다. 이를 중심으로 LG디지털파크, 4차 산업전진기지인 브레인 복합단지 등도 진행 중이다.


서평택 일대도 미래 산업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경제자유구역인 포승BIX지구와 현덕지구에서 핵심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친환경 미래자동차 클러스터와 수소복합지구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평택호 관광단지의 개발도 오랜 기다림 끝에 본궤도에 올랐다. 곳곳에선 주거 개발사업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대형 복합단지 개발
교통환경 크게 개선

파주 운정신도시 일대도 다양한 개발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GTX-A 노선 운정역이 2024년 개통시 이를 통해 삼성역까지 약 30분 이내 접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자유로, 제2자유로, 서울~문산 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로 빠른 이동이 가능하다. 2024년 말에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김포~파주~포천 구간이 완공될 예정이다.

일대에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 운정 테크노밸리 등이 개발된다. 파주 메디컬 클러스터는 파주시 서패동 운정 3지구 서남쪽 45만㎡ 부지에 사업비 1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개발 사업이다.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국립암센터, 미래 혁신 센터, 의료·바이오 R&D센터, 바이오 융복합 단지 등도 순차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전철 신설
연장 포함

운정신도시 서북쪽 파주시 연다산동 일원에는 약 47만㎡ 규모의 운정 테크노밸리가 2026년까지 들어선다. 테크노밸리 내 첨단 산업, 지식기반산업, 문화·정보통신 사업 등도 조성할 계획이다. 풍부한 고용창출 효과와 경제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다음은 수도권 겹호재 지역에 들어서는 분양(예정) 단지.

 

▲르웨스트 웍스(오피스)= 서울 마곡 마이스(MICE) 복합단지 첫 번째 오피스시설인 ‘르웨스트 웍스’가 분양한다. 강서구 마곡 MICE 복합단지 CP2블록 내 위치한 르웨스트 웍스는 1개동(101동), 지상 3~8층 6개 층, 14개 타입, 총 144실 규모다. 롯데건설이 시공을 맡은 르웨스트 웍스는 마곡 MICE 복합단지 내 첫 번째 오피스다.

5호선 마곡역, 9호선·공항철도 마곡나루역이 가까운 트리플 역세권에 위치한다. 지하철 이용 시 여의도, 서울역, 강남 등 서울 주요 중심지까지 30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다. 마곡역 이용시 김포공항역까지 2정거장이면 이동 가능하고, 인천공항역도 마곡나루역을 통해 약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오래된 시설
저평가 지역

인근에 쇼핑, 문화 등을 위한 편의시설도 다양하다. MICE 복합단지 내 상업시설 ‘르웨스트 에비뉴 767’이 위치해 있어 쇼핑, 여가 등을 즐길 수 있고 호텔, 컨벤션 등도 복합단지 내 있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오피스텔)= 서울 구로구 구로동에서 단지형 투룸 오피스텔인 ‘구일 투웨니퍼스트 하이앤드’가 분양 중이다. 투룸 오피스텔 216실이 지하 1층~지상 19층, 3개동에 단지형으로 조성된다. 지상 2층부터 19층까지 층별로 4개 호실의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주변으로 풍부한 개발 호재도 예정된 상태라 투자가치를 높혀주고 있다. 신안산선 신독산역 신설이 예정돼 있고, 구로 주공 아파트 재개발이 추진됨에 따라 일대 주거환경 개선도 기대된다. CJ공장부지 노후화에 따른 지구단위 복합개발이 결정됐고, 구로차량기지 이전으로 그린스마트밸리 개발 추진도 예정돼 있다.


서울 구로구에 단지가 들어서는 것도 눈길을 끈다. 구로구 일원은 구로디지털단지, 가산디지털단지 등이 있어 직장인 수요가 풍부하다. 이에 신축 주거시설이 인기몰이 중이다. 또한 오래된 주거시설이 모여 있는 구로동은 서울에서도 저평가된 지역이다.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오피스텔)= 신한빛주택건설이 인천 서구 청라동 167-23번지 일대 오피스텔 ‘청라 월드메르디앙 커낼웨이’를 공급한다. 지하 4층~지상 16층에 오피스텔 112실(전용면적 64~74㎡)과 근린생활시설로 이뤄진 이 단지는 전 타입 선호도가 가장 높은 쓰리룸으로 구성된다. 2022년 4월 입주예정인 후분양 주거용 오피스텔. 전용면적은 64㎡, 68㎡, 69㎡, 74㎡ 타입 등이다.

청라시티타워, 의료복합타운(아산병원), 스타필드, 로봇랜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다. 2025년 완공 예정인 청라시티타워는 청라호수공원 일대 토지면적 3만3058㎡에 높이 448m 규모(지상 30층, 지하 2층)로, 세계에서 6번째 높은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단지에서 도보로 이용 가능한 봉수대로역이 포함된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선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해 2022년 2월 착공,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서울 7호선 청라 연장선이 개통되면 봉수대로역에서 서울 고속터미널까지 이동시간이 20~30분 단축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에도 탄력받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와 서울 2호선 홍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사업으로,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에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은 대장홍대선 사업이 민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면 추진하는 것으로 반영돼 있다. 올해 착공하는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에 이어 서울지하철 2호선까지 연장될 경우 청라국제도시의 도심 접근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고덕 G1(지식산업센터)= 평택시 ‘고덕 G1 지식산업센터’가 분양을 진행하고 있다. 대지면적 8793.10㎡, 연면적 5만4458.74㎡, 지하 1층부터 지상 10층까지 규모의 공장(지식산업센터)과 지원시설(제1, 2종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다.


K-반도체의 핵심인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와 인접한 이른바 ‘삼(삼성)+세권’입지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반도체 평택캠퍼스는 축구장 400개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및 설비투자에 약 180조원의 투자가 계획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해당 지식산업센터가 위치할 고덕국제신도시는 개발 비전과 더불어 고덕면 일대를 약 5만9000여가구, 인구 14만명 규모의 개발이 예정돼 있다. 삼성고덕산업단지와 행정타운, 국제교류단지 개발과 브레인시티, 포승국가산단과도 가까워 고용창출 효과와 충분한 미래 가치가 예상된다.

 

▲신영지웰 운정신도시(아파트)= ㈜신영은 경기 파주에 ‘신영지웰 운정신도시’를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0층의 7개 동 규모다. 전용면적 84~100㎡로 총 606가구다.

클러스터
테크노밸리

단지 1.3㎞ 거리에 GTX(수도권 광역 급행철도)-A가 예정돼 있고,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도 2024년 말 완공 예정이다. 인근 500m 거리에 파주 메디컬클러스터가 2028년 완공을 목표로 개발될 계획이고, 서북쪽 연다산동 일원에는 2026년까지 첨단지식기반산업 중심 산업단지인 운정 테크노밸리도 조성된다.

단지 바로 남측에 근린공원도 조성된다. 반경 약 600m 거리에 심학산 산림공원도 위치해 있다. ㈜신영은 모든 동을 남향(남서·남동)으로 배치했다. 입주 예정일은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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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