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순간의 부주의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동량이 많은 개나 고양이는 놓친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찾기 어려운데요.
따라서 실종된 반려동물을 찾아주는 ‘반려동물 탐정’이 부상하는 추세입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채널 ‘고양이탐정TV'는 잃어버린 반려묘를 찾아주는 콘텐츠로 많은 성원을 얻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빛이 생기면 그림자가 따르는 법, 미담으로만 가득할 것 같은 반려동물 탐정 업계에도 어두운 일면이 있는데요.
바로 반려인의 절박한 마음을 이용한 사기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지난해 5월, 3년 동안 애지중지 기르던 반려견 ‘설기’를 잃어버렸습니다.
실종된 장소와 주변 지역을 샅샅이 뒤졌지만 설기는 나오지 않았고, 애가 탄 김씨는 인터넷에 실종 전단을 올렸습니다.
그런데도 아무런 연락이 없어 눈물로 날을 지새우던 중 전씨라는 사람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전씨는 본인을 ‘실종된 강아지를 찾는 전문가’라고 밝혔고, 자신의 블로그까지 소개해가며 적극적으로 김씨에게 접근했습니다.
그는 강아지를 찾아주는 대가로 사례비로 100만원을 요구했습니다.
이어 ‘만약 못 찾게 되면 전액 환불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는데요.
김씨는 설기를 찾으면 바로 입금하겠다고 말했으나 전씨는 “강아지를 찾은 후 잠적하는 사람이 많다”며 선결제를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마음이 급했던 김씨는 결국 전씨에게 100만원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전씨가 ‘설기’를 찾는 방법은 어딘가 석연치 않았으니, 실종 장소에 가보긴커녕 주변 보호소에 전화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김씨는 전씨에게 “이쪽으로 직접 와줄 수 있느냐”고 요청했지만 전씨는 “무조건 간다고 해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회피했고, 이후 계속해서 ‘조사 중’이라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김씨는 혼자서 여러 보호소를 찾아다녔지만 아무런 소득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설기를 찾지 못한 채 3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김씨는 “이제 그만하고 싶다”며 전씨에게 환불을 요구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습니다.
전씨가 ‘병원이다’ ‘폰이 깨졌다’ 등 여러 핑계를 대며 환불을 미루기 시작한 것입니다.
뒤늦게 수상함을 느낀 김씨는 다시 한번 전씨의 블로그를 방문했고, 댓글을 통해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씨는 또 설기가 사라졌던 작년 5월, 전씨가 자신에게뿐만 아니라 다른 사이트에도 홍보글을 올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망연자실했습니다.
전씨는 애초에 반려견을 찾을 마음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 현재 모든 연락을 무시하고 잠적한 상황입니다.
결국 김씨는 가족인 설기도, 100만원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속았다’는 분노와 ‘설기를 찾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김씨의 속은 오늘도 타들어갑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구성&편집: 김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