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KBS 1TV 대하 드라마 <태종 이방원>으로부터 촉발된 ‘동물학대 논란’이 결국 청와대 국민청원 폐지론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일 방영된 <태종 이방원> 7회에는 이성계(김영철)가 말을 타고 가던 중 말 등위에서 떨어지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자유연대 주장에 따르면, 촬영 당시 제작진은 말 다리에 와이어를 묶어 강제로 넘어뜨렸고 말은 몸에 큰 무리가 갈 정도로 심하게 고꾸라졌다.
방영 후 논란이 일자 KBS는 “<태종 이방원> 촬영 중 벌어진 사고에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사과드린다”며 “지난해 11월2일 태종 이방원 7회에서 방영된 이성계 낙마 장면을 촬영하던 중 배우가 말에서 멀리 떨어지고 말 상체가 땅에 크게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깝게도 촬영 후 1주일쯤 뒤 말이 사망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다른 방식의 촬영과 표현 방법을 찾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촬영장에서 동물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 조언·협조를 통해 찾겠다. 다시 한 번 시청자들과 동물을 사랑하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해당 사실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되며서 누리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던 가운데 최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태종 이방원> 폐지를 요구하는 국민청원 글까지 등장했다.
지난 20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동물자유연대가 작성한 ‘방송 촬영을 위해 안전과 생존을 위협당하는 동물의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이 청원에는 5만3000여명이 동의를 표시했다.(21일 오전 8시 기준)
해당 청원 외에도 ‘방송 촬영을 위해 동물을 소품 취급하는 K** 드라마 연재를 중지하고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원글의 동의도 3만5000명을 넘어섰다.
이날 배우 고소영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너무해요. 불쌍해”라고 밝혔고 배우 김효진도 “정말 끔찍하다. 배우도 다쳤고, 말은 결국 죽었다고 한다. 스턴트 배우도 하루빨리 완쾌하길... 촬영장에서의 동물들은 소품이 아닌 생명”이라고 지적했다.
21일 KBS에 따르면, 오는 22~23일 편성돼있는 <태종 이방원> 13·14회는 결방될 예정이다.
KBS 측은 “향후 방송 일정은 논의 중”이라고 밝혔으며 KBS 홈페이지에서 <태종 이방원> 7회 다시보기 서비스도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