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프랜차이즈 태권도 추가 피해담

미국서 온 편지 “나도 당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일요시사>에서 태권도 사기 피해 보도가 나간 후 같은 피해를 당했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모두 프랜차이즈 태권도 이사 이모씨를 원흉으로 지목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피해자 김모씨는 M 프랜차이즈 태권도가 처음 설립될 당시부터 이사 이모씨와 인연을 맺어 2013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부산에서, 2015년 6월부터 2019년까지는 울산에서 가맹점을 운영했다.

믿었지만…

이씨는 2019년 김씨에게 미국진출에 대해 설명하며 “미화 10만달러를 투자하면 회사의 인프라를 이용해 E2비자1의 취득, 캘리포니아주에 M 태권도 도장 위탁운영, 월 4000달러 급여 지급 및 위탁운영에 따른 순이익 40%를 지급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김씨는 평소 미국 진출을 갈망했고 이씨와 M 태권도에 대한 깊은 신뢰, 이씨가 이미 미국에서 M 태권도 브랜드로 지사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없다고 판단해 이씨의 제안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김씨는 울산에서 5년간 운영하고 있던 M 태권도를 정리하고 2019년 7월 이씨를 만나 M 태권도 위탁운영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이씨의 계좌로 10만달러를 송금했다. 


이씨는 김씨에게 2019년 체결한 계약 외에 추가적인 제안을 했다. 제안의 내용은 이씨가 기획하고 있는 미국 내에서의 사업(미국 내 태권도도장의 새로운 운영방식, 어학연수 결합 방식 등)을 설명하며 김씨가 1억원을 투자하면 미국 내 사업수익의 10%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김씨는 융통할 자금이 없다고 거절했지만 이씨는 계속해서 김씨를 설득했고 결국 이씨에게 7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을 조건으로 미국 내 사업수익 30%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으로 구두약정을 진행했다.

이러한 약정 후 이씨는 김씨에게 “미국 M 태권도장의 렌트비가 너무 비싸니 도장을 정리하고 250명의 관원들과 각종 수련도구 및 장비 등을 가지고 너의 도장에서 운영하고 발생하는 수익금은 5:5로 배분하자”며 약속과는 다른 추가 제안을 했다.

김씨는 연고도 없는 미국에서 아무것도 없이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것보다는 기존 관원들을 데리고 운영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고 이씨를 깊이 신뢰했기 때문에 제안을 승낙했다. 

이후 이씨는 “시청에 도면 신청이 들어갔고 허가절차를 기다리는 단계이니 곧 공사가 진행될 것이다” “내부 공사가 마무리됐다” “2월말 오픈 예정이다”라며 일이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처럼 김씨를 안심시켰다.

김씨는 지난해 2월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입국했다. 하지만 김씨가 운영하기로 한 M 태권도장은 내부 인테리어 공사가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은 채 공실로 남아 있었다. 김씨가 이씨에게 따져 묻자 이씨는 그때마다 갖은 핑계를 대며 차일피일 일의 진행을 미뤘다.

이후에도 이씨는 김씨가 운영할 M 태권도장의 공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4월 이씨에게 김씨가 지급한 금액에 대한 지출내역을 요구하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이씨는 김씨와의 만남에서 “지급한 돈을 개인적으로 모두 사용해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출을 받아서라도 갚겠다며 기회를 달라고 했지만 김씨는 피해자가 본인 뿐만아니라 윤씨 등 다수의 피해자가 존재하고, 이씨에게 처음부터 철저히 기망당했다는 사실을 참을 수 없어 결국 형사고소를 진행하게 됐다.

위에 언급된 또 다른 피해자 윤씨는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영주권자로 2019년 3월부터 태권도장을 오픈하기 위해 건물 및 태권도장에서 근무할 사범을 물색 중이었다. 당시 박씨가 사범을 지원하기 위해 윤씨에게 이력서를 보냈고 면접을 보게 됐다.

기사 나간 이후…피해자 속출
“이사가 원흉” 한목소리 지목

박씨는 윤씨에게 M 태권도 이야기를 하며 “미국에 M 태권도가 들어와서 큰 규모로 성공을 했으니 태권도장을 차릴 거면 M 태권도 브랜드로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권유했다.

윤씨는 한국에서 M 태권도 경북 구미 오태점에서 사범으로 일한 경력도 있고 한국이나 미국 태권도 사범들 사이에서는 M 태권도가 동네에 들어오면 긴장하고 경계할 정도의 가치가 있는 태권도 브랜드임을 익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윤씨는 2019년 4월 이씨와 연락이 닿았고 이씨와의 만남은 미국 M 태권도장에서 이뤄졌다. 이씨는 윤씨에게 “현재 미국이나 한국에서 많은 관장들이 도장으로 찾아오거나 전화로 가맹점 문의가 많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며 “아무나 기회를 줄 수 없으나 윤씨는 이미 M 태권도 사범 경력도 있고 미국에서 거주할 수 있는 신분도 있으니 같이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씨는 윤씨에게 “미국에서 M 태권도 첫 가맹점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맹비 3만달러를 면제하는 혜택을 주겠다”고도 했다.

윤씨는 이씨에게 M 태권도의 해외 실적 및 인지도에 대해 물어봤고 이씨는 현재 중국에 M 태권도장이 2개가 있고 중국 내 베이징 도장 관원이 200명이 넘고 모두 본인이 직접 지도했다고 했다.

또 중국 M 태권도 투자자들은 중국 내에서도 손꼽히는 거물급 부자라고 여러 차례 언급하며 M 태권도의 투자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윤씨는 2019년 7월 이씨와 10만달러를 투자하면 이씨는 회사의 브랜드와 인프라를 활용해 M 태권도장의 운영을 위탁하는 대신 수익금의 40%를 매월 윤씨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5년 뒤 윤씨의 명의로 M 태권도 브랜드를 이용한 가맹계약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이에 따라 윤씨는 2019년 8월 계약금 명목으로 3만달러를 이씨에게 송금했고 2019년 10월 위탁운영할 M 태권도장을 계약하는 것을 확인한 후 나머지 7만달러를 추가 이체했다. 

윤씨가 10만달러를 모두 지급하자 이씨는 잠적했다. 돈을 받았다는 연락마저 없었다. 위탁운영하기로 한 M 태권도장은 계약만 돼있을 뿐 도장을 운영하기 위한 내부 인테리어 공사조차도 진행되지 않았다.


이씨는 2019년 12월 태권도장에 사용될 매트 등의 시안 및 인테리어 상담 과정을 보내며 일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거짓말을 했고, 지난해 2월 태권도장을 오픈하겠다는 약속과 달리 “시에서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 “인테리어 건축 도면 문제로 건축 허가도 미뤄지고 있다”는 확인되지 않는 말로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위 M 태권도장은 지난해 5월까지 아무런 진전 없이 비어있는 상태를 유지했다. 윤씨는 더 이상 이씨를 믿지 못하고 이씨에게 지속적인 상황보고와 지출 내역, 통장 사용내역서 및 잔고 확인을 요청했다. 하지만 이씨는 들어간 돈이 거의 없기 때문에 돈은 그대로 있다며 윤씨를 안심시키려고 했다.

“죄송하다”

윤씨가 이씨에게 지출 내역을 지속적으로 독촉하자 이씨는 윤씨에게 만남을 요청해 지난해 7월이 돼서야 만났다. 이씨는 윤씨를 만나자마자 “도장 오픈 전에 이미 투자금 10만달러를 임의적으로 사용했다”고 계약위반에 대해 인정하며 “현재 도장을 운영할 돈이 남아있지 않다”고 털어놨다. 윤씨는 돈을 어디에 사용했는지 물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죄송하다”는 말 뿐이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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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