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고 치열한 아파트 포기해?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 가능한 분양단지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로 수도권 아파트 청약경쟁이 치열하고 가격 또한 매섭게 오르면서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등 규제가 적은 주거용 상품으로 수요자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분양시장에서 청약통장 없이 분양이 가능한 주거용 상품은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민간임대 아파트, 타운하우스, 도심형 전원주택·전원형 빌라 등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쟁이 치열하고 구입 비용이 많이 드는 아파트에 비해 청약통장이 필요 없는 주거용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이들 상품에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평면이나 주차장, 커뮤니티 시설, 조망권 등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수도권 지역 내 아파트 공급 부족 현상으로 청약 당첨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대체 주거상품으로 공급되는 주거용 오피스텔에 수요자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청약 제한 및 부동산 규제와 관련해서 비교적 자유로운 데다 아파트 못지않은 상품성을 갖춰 주거용 오피스텔로 시선이 향하고 있다.

아파트와 달리 청약 통장 및 가점 등과 무관하며 주택 보유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공급되는 주거형 오피스텔들은 투룸 이상인 경우가 많고 붙박이장, 드레스룸 등 수납공간과 복층, 테라스, 다락 등 특화설계도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어 주거 대체상품으로 떠올랐다.


청약통장 필요 없는 주거용 상품 각광
규제 적고 시설 좋아 수요자들에 인기

주거용 오피스텔은 청약 시장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의하면, 올해 청약 접수를 진행한 오피스텔 중 주거 대체가 가능한 전용 40㎡ 이상 세대는 총 8479실 모집에 18만2683건이 접수(9월1일 기준)돼 평균 21.5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9월 경기 광명시에서 분양에 나선 ‘광명 퍼스트 스위첸’은 평균 36.7대1, 최고 150.8대1이라는 높은 경쟁률로 전 호실 마감에 성공했다.

높은 수준의 프리미엄(웃돈)도 형성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수원시의 ‘힐스테이트 광교’전용 53㎡은 지난 9월 8억3700만원에 거래됐다. 약 한달 만에 1억7700만원이나 올랐다.

 

▲평택 고덕 2차 아이파크= HD C현대산업개발이 경기 평택시 장당동 153-1번지 일원에 ‘평택 고덕 2차 아이파크’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29층, 2개 동으로 ▲A타입 전용면적 24.92㎡ 756실 ▲B타입 전용면적 31.09㎡ 588실 ▲C타입 전용면적 52.15㎡ ▲D타입 전용면적 52.43㎡ ▲E타입 55.03㎡ ▲F타입 전용면적 62.21㎡ 등 총 1480실 규모로 이뤄진다.

생활주택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민과 소형 가구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시 지역에 공급되는 주택을 말한다. 만 19세 이상이면 청약통장 유무와 관계없이 청약이 가능하고 당첨자도 무작위 추첨으로 가린다. 청약가점이 낮은 2030세대는 일반 매매나 아파트 청약보다 내 집 마련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게다가 당첨이 돼도 당첨자 자격에 따른 청약 제한을 적용받지 않는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청약 당첨 당사자와 세대원은 5년간 투기과열지구에서 1순위 자격이 제한되고 주택 유형에 따라 재당첨이 막히는 등 청약 참여 기회가 줄어든다. 하지만 도시형 생활주택은 서민의 주거 안정 목적으로 도입돼 이 같은 제약으로부터 자유롭다.


청약시장 완판 행진
높은 수준 프리미엄

거주 환경도 준수하다. 오피스텔과 달리 주택법이 적용돼 전용률이 아파트와 비슷한 수준이며 발코니 등도 설치할 수 있다. 일반 연립주택에 비하면 가구 수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 공동 편의시설이 갖춰지는 경우도 있다. 도심 내에 지어지기 때문에 대부분 대중교통 접근성도 좋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도시형 생활주택 1074가구 분양에 총 2만1309명이 신청했다. 평균 경쟁률은 19.84대1로, 지난해 연간 경쟁률(9.97대1)의 2배에 육박한다.

수도권에서는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상반기 807가구 분양에 2만여명 넘게 몰리며 25.32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 6월 입주자를 모집한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힐스테이트 수원 테라스’전용면적 55㎡ 타입은 경쟁률이 274.82대1까지 치솟기도 했다.

 

▲등촌 디앤써밋=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도시형 생활주택 26가구, 오피스텔 42호실,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되는 ‘등촌 디앤써밋’이 분양 중이다. 우수한 입지와 굵직한 호재, 고급 특화설계 적용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춘 등촌디앤써밋은 차원이 다른 하이엔드 콤팩트하우스로 원룸·1.5룸·투룸 등 전 세대에 복층형 특화설계를 도입했다.

민간임대

민간임대 아파트는 임대주택 확대 보급과 집값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도입됐다. 10년간 시세 대비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하고 10년 후 분양받을 수 있는 아파트로, 분양아파트와 임대아파트의 장점만을 담았다.

분양아파트에 비해 목돈이 들지 않고 적은 자금으로도 안정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내 집처럼 살지만 임대아파트라 취득세와 재산세 등 각종 세금이 없고 분양 전환 시 감정평가금액 80% 정도의 합리적 가격으로 취득 가능해 시세와 비교할 때 투자성도 뛰어나다.

임대료 상승률도 2년간 5% 이내로 제한된다. 청약자격 제한이 없다는 것도 특별한 혜택이다. 공공임대아파트는 당해 지역의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하고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통한 정식 청약절차에 따라야 해 자격조건이 까다롭다. 단위 세대의 면적도 소형이 대다수라 가족 규모에 따라 선택에 제약도 크다.

하지만 민간임대아파트는 청약제도와 무관해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주택 소유 유무와도 상관없어 유주택자도 청약할 수 있다. 거주지역 제한도 없어 19세 이상인 국민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 제한도 없어 전월세 형태의 재임대도 가능해 투자상품으로서도 인기를 누린다. 임대보증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게 돼 안전하며 분양 전환 후에는 양도소득세 면제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안성 금호어울림 더프라임= 민간임대아파트인 ‘안성 금호어울림 더프라임’이 공급된다. 안성시 당왕동에 지하 2층~지상 29층, 12개동, 전용면적 59~84㎡, 총 1240세대의 대단지로 구성된다.

최대 임대 보장기간은 10년으로 임대료 상승률이 5% 이내로 제한된다. 임차기간 내에는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세금 부담이 없다. 입주는 2024년 1월 예정.


타운하우스

타운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도 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여유로운 공간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쾌적성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숲세권·공세권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이를 갖춘 타운하우스에 대한 인기가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타운하우스는 여유로운 공간과 주거 쾌적성에서 상당한 강점을 지닌 상품으로 분류된다. 타운하우스는 테라스나 복층, 정원 등 넉넉한 서비스 공간을 갖추고 있으며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주변에는 산, 숲, 공원 등이 둘러싸 프라이빗한 경우가 많다.

이 상품들은 테라스나 정원 공간에 수영장이나 텐트를 설치해 야외활동을 즐길 수 있다. 추가로 구성되는 다락방, 알파공간에는 영화관이나 재택근무를 위한 오피스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 선보이는 타운하우스의 경우 실용성까지 높인 곳이 많아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주요 수요층은 대형·고급화로 인해 은퇴자들이나 자산가들이었다. 전용 84㎡ 위주의 평형에 아파트 같은 편리한 시스템으로 쾌적함도 갖춘 주거상품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테라스하우스는 분양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공급된 타운하우스인 ‘쌍용 더 플래티넘 종로 구기동’은 최고 24.9대1로 청약을 마감했다. 이어 10월 경기도 파주시 운정신도시에서 공급된 ‘운정 아이파크 더 테라스’도 1순위 청약에서 평균 6.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도 타운하우스 인기는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올 상반기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에서 공급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은 평균 8.3대1, 최고 55.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높은 인기에 시세 상승도 가파른 편이다. 그동안 타운하우스는 시세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품이란 인식이 컸는데, 최근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런 과거 인식을 바꾸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에 위치한 ‘자이더빌리지어반 5단지’전용 84㎡는 2017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5억70 00만원대였다. 지난해 11월 8억8000만원에 실거래가로 진행돼 약 3억원이 올랐다. 네이버부동산 기준으로 현재 매물은 9억~10억원대까지 나오고 있다.

 

▲김포 힐스테이션=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 석모리 운유산 자락에 조성돼 본격 분양에 들어간 기흥종합건설의 김포 전원주택 ‘김포 힐스테이션’타운하우스가 구조가 다른 세 가지 타입으로 조성된다. 전 세대 한강 조망권을 가지고 선착순 분양 중이다. 60세대의 전원주택 대단지로 들어서게 되는데, 주택 전문가를 통해 설계 완성된 A, B, C 타입 구조 중 한 가지를 선택해 건축을 할 수 있다.

전원형 빌라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면서 아파트를 대신할 도심형 전원주택이나 전원형 빌라 단지도 주목을 받고 있다. 과거 전원주택이나 전원형 빌라는 높은 분양가와 대형 평형 위주로 공급해 3040세대에겐 막연한 꿈이었다. 또 자녀 교육, 출퇴근 및 생활기반시설 부족 등의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도심에 자리 잡은 3억~5억원대 ‘실속형’전원주택과 전원형 빌라가 공급되면서 꿈이 아닌 현실이 되고 있다. 도심형 전원주택이나 전원형 빌라는 편안한 주거생활과 향후 지가 상승 측면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에 젊은 세대일수록 공동시설과 편의시설이 인접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석수동 엘림하우스=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과 인접한 안양 석수동에 대단지 단지형 연립주택인 ‘엘림하우스’가 1단지, 2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23번지, 126번지에 1단지 48세대(6개동), 2단지 49세대(7개동) 총 12개동, 96세대를 공급한다. 주차는 세대당 1주차가 가능하다.

1단지는 전용면적 기준 52.94  ~77.88㎡이며 2단지의 경우 62.54~82.05㎡ 실입주금(대출가능금액은 개인 신용에 따라 변동가능성은 있음)은 1억600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2억1800만원 선까지 다양하다. 실사용 면적이 약 72.73㎡(22평) 내외로 방 3개, 거실, 욕실 2개 구조라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초혼부부에게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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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