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전문]
1980년대 초부터 2000대 초 출생.
곧 회사의 주축이 될 MZ세대가 노동조합에 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Q. 조합원 평균나이대가 어떻게 되는지.
김미영('ㄱ'대학병원 전국보건의료노조 소속): 일단 기존의 기성세대들이 있고 (최근에는)20~30대 신규 조합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번 달 6일 진행된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은 MZ세대의 노조 인식에 대한 통계자료를 제시했습니다.
권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MZ세대는 같은 MZ세대의 노조 조직화에 대해 대체로 ‘지지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귀족 노조’와 ‘기성 노조’에는 거부감이 컸습니다.
Q. 기성세대 노조원들과 신규 회원 간에 의견 마찰은 없는지.
김미영('ㄱ'대학병원 전국보건의료노조 소속): 우리와 같은 사회 초년생들도 좀 이해해줬으면 좋겠는데 안건 하나 올리기가 되게 힘듭니다.
안건 하나당 많은 회의와 심사를 거치는데 기성세대들이 저희를 위해 같이 싸워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신규 조합원들은 미혼이거나 이제 막 자취를 시작했기 때문에 대출에 대한 부담이 많이 커요.
그래서 회사 측에 대한 처우 개선을 원하는 문제점이 있었는데, 기성세대들은 이미 가지고 있고…
따라서 최근 MZ세대는 ‘40대’ ‘남성’ ‘제조업 중심’의 기성 노조를 거부하고 과반이 2030으로 이루어진 새로운 노조를 설립하는 추세입니다.
지난 4월 설립된 LG 사무직 노조(LG전자 사람중심 노동조합)도 한 예입니다.
기존 생산직 위주의 노조와 다르게 사무직 중심인 해당 노조는 MZ세대 집행부의 주도로 설립되었습니다.
귀족 노조를 거부할지언정, 노조의 필요성 자체는 인식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Q. MZ세대가 노조를 만드는 이유는?
이주환(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사무직 핵심 인재 같은 경우는 내가 만들어낸 성과, 프로젝트, 퍼포먼스 등 그런 것들은 (자신의)가치 증명이잖아요.
그거에 대해서 제대로 평가를 안 해주면, 성과급을 제대로 안 주면 이거는 이제 화가 나는 거예요.
한편, 오히려 노조 자체를 거부하는 신(新) 경향도 생겨났습니다.
일례로 최근 스타벅스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트럭 시위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노총 측에서 논평과 함께 접촉을 시도했으나, 시위를 주도한 ‘2021 스타벅스코리아 트럭 시위 총대 총괄’은 이를 단호히 거절하며 “트럭 시위는 노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새로운 노조를 만들겠다는 MZ세대와 노조 자체를 거부하는 MZ세대.
대체 어떤 이유 때문에, 이들은 두 가지 성향으로 나뉘는 것일까요?
Q. 노동조합에 대한 두가지 성향을 지닌 MZ세대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는지?
이주환(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 핵심 직무는 조직 내부에 두고 비핵심 업무 조직은 외부화시켜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아웃소싱'이 굉장히 활성화됐잖아요.
그러면서 지금 20~30대들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내가 거대한 이 외부 노동시장에 일원이 될 것이냐’ 아니면 ‘조직과 교섭할 수 있는 막강한 책임권한을 가진 핵심 노동자가 될 것이냐’인 것 같습니다.
노조에서 안건이 상정되려면 보통 1년 이상의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MZ세대는 이런 조건 때문에 ‘한 발짝 늦게 따라가는 복지’를 지적했습니다.
Q. 현 노조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김미영('ㄱ'대학병원 전국보건의료노조 소속): 새로 밀려들어오는 (MZ세대)조합원들도 계속 생겨나고 있고, 그들의 의견에도 발 맞춰야 되지 않나.
요즘 사회문제도 잘 맞춰야 되는데… 안건 하나 넣으면 1년이 걸려서 개선이 되다 보니까, 현실 문제는 이렇게 올라가는데 복지는 천천히 따라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방식과 성향은 다를지라도 기성세대와 MZ세대가 요구하는 것은 결국 ‘공정’과 ‘근로환경개선’이었습니다.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촬영/구성/편집: 권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