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흔들 철도 호재 ‘다섯’

여러 개발 호재 중에서 ‘철도 호재’는 단연 핵심으로 통한다. 주로 광화문, 여의도, 강남 등 서울 중심권에 직장을 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지역으로 연결되는 철도 사업이 예정되면 그 여파가 크게 작용한다.

 

수도권 내 파급력이 컸던 대표적인 노선으로 지하철 ‘9호선’과 ‘신분당선’을 들 수 있다. 먼저 9호선은 서울시 도시철도 최초의 민간투자사업으로 교통 시설이 낙후되었던 서울 강서지역에서 중심권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열차다. 특히 급행열차 이용 시 강서에서 강남까지 30분대(김포공항~신논현 기준)로 도달이 가능해졌다.

9호선 철도 개통으로 편리해진 출퇴근 여건 덕에 인근 집값은 훌쩍 뛰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 일원에 위치한 ‘마곡 힐스테이트’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1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2014년 4월 전용면적 84㎡ 분양가가 5억3460만원이었음을 감안하면 6억원 이상 올랐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 신방화역이 가까운 역세권이며 2차(신논현~종합운동장), 3차(종합운동장~중앙보훈병원) 노선 연장 사업의 수혜를 입어 높은 프리미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신분당선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강남역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에 있는 광교역을 잇는 광역철도 노선이다. 2011 년 10월 개통됐다.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내 아파트 집값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자연앤자이2단지’전용면적 101㎡는 2010년 1월 분양가가 4억8965만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11억6800만원에 실거래 되면서 약 7억원의 프리미엄(웃돈)이 붙었다. 단지 역시 신분당선 광교중앙역이 인접해 있어 강남까지 30분대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렇게 수도권에서 철도 호재를 품은 지역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수도권 지도에 한 획을 그을 철도 호재와 인근 분양 단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북횡단선

강북횡단선은 다음 해 착공, 2028년 개통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총 25.72㎞의 장거리 노선으로 목동에서 청량리까지 완 ·급행 열차 운행이 가능하다. 향후 ‘강북의 지하철 9호선’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지하철 1·3·5·6·9호선, 면목선 등 서울 주요 노선과 직장 수요가 풍부한 상암DMC까지 이동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등촌역 디앤써밋=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도시형 생활주택 26가구, 오피스텔 42호실, 근린생활시설 등으로 구성되는 ‘등촌역 디앤써밋’이 분양 중이다. 우수한 입지와 굵직한 호재, 고급 특화 설계 적용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차원이 다른 하이엔드 콤팩트하우스로 원룸·1.5룸·투룸 전 세대에 복층형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

단지가 조성되는 강서구는 서울 내에서도 인구 밀도가 2위인만큼 배후 수요가 탄탄하다. 주변으로 지식산업센터가 밀집돼 약 16만명의 풍부한 임대 수요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DMC 및 강서구 직장인 수요에 마곡지구 근로자 수요까지 확보가 가능하다.

7호선 연장

지하철 7호선 연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먼저 지하철 7호선 경기도 북부 양주 연장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며 도봉산역~의정부 장암역~탑석역~양주시계~옥정·고읍지구 총 15.3㎞에 1~3공구로 나뉘어 건설된다. 2023년 착공에 들어가 20 28년 개통을 목표로 포천시청까지 19.3㎞ 추가 연장된다. 포천 구간은 지난해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되면 양주에서 강남구청, 학동, 논현역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로의 접근이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하나는 청라국제도시로의 연장이다. 최근 개통된 서울도시철도 7호선 석남역에서 공항철도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연결하는 사업이다. 연장 10.7㎞에 7개 역이 들어서게 되며, 6개 공구로 나눠 공사를 진행해 2022년 2~3월 착공에 들어가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업비 1조5700억원이 투입되는 7호선 청라 연장선 7개 정류장이 완공되면 공항철도, 인천지하철 2호선과도 연결돼 인천 서북부 지역의 교통 편의가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청라 한양수자인 디에스틴= 인천 서구 청라국제금융단지(청라동 94-1) 내 주거형 오피스텔 ‘청라 한양수자인 디에스틴’이 분양한다. 지하 4층에서 지상 47층 총 702실 규모, 전 세대 84㎡로 3가지 타입으로 공급된다.

청라 국제금융단지는 청라국제신도시 랜드마크 호수공원 인근에 있다. 주거·업무·문화시설이 함께 있는 신개념 복합 타운이다. 부동산 가격도 크게 뛰고 있다. ‘청라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전용 84㎡는 지난 6월 ‘10억 클럽’에 입성한 후 두 달 만에 2억8500만원이 올라 최근 12억9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16일 청약을 받은 인천 서구 오피스텔 ‘경서 북청라 푸르지오 트레시엘’오피스텔(전용 83㎡)에는 4만3000여건의 청약이 몰려 평균 28.4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GTX

수도권 외곽에서 서울 도심의 주요 거점을 연결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사업도 있다. 현재 GTX는 A, B, C, D 등 4개 노선으로 진행 중으로, GTX-A노선(파주 운정~화성 동탄)은 2019년 6월 착공에 들어가 2024년 말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B노선(인천 송도~남양주 마석)과 C노선(양주 덕정~수원)은 예비타당성조사가 통과돼 조기 착공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지난 7월 정부의 4차 철도망구축 계획에 포함된 D노선은 김포 장기~부천 구간에서 최근 서울 용산으로 연장돼 추진 중이다. GTX 공사가 마무리되면 서울과 수도권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탈바꿈된다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GTX역이 들어서는 경기도 과천, 안양, 의왕, 수원, 부천, 남양주, 의정부 등지와 인천 송도 등지의 집값이 급등했다.

 

▲신도림 비바힐스= ‘신도림 비바힐스’오피스텔이 분양을 시작했다.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일원에 들어서며 지하 2층~지상 16층 규모로 오피스텔 106실, 근린생활시설 16실, 400여석 규모의 문화집회시설, 주차대수 총 99대로 건립된다.

실용적 공간 설계에 중점을 뒀다. 복층 오피스텔로 실사용 면적을 확대했으며,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투룸 2거실 복층형 특화 설계를 했다.

신안산선

2019년 착공에 들어가 순항 중인 신안산선은 GTX와 함께 수도권 부동산을 재편할 광역 철도망이다. 경기도 안산·시흥과 서울 여의도를 잇는 44.7㎞ 복선전철로, 1단계 구간은 2024년 개통을 앞두고 있다. 급행열차 이용 시 한양대(에리카 캠퍼스)에서 여의도까지 20분대에 닿을 수 있다. 여기에 향후 월곶-판교선·소사-원시선·KTX 등과도 이어질 예정으로, 수도권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며 일대 광역교통망의 새로운 한 축이 될 전망이다.

광화문, 여의도, 강남으로…
직장 몰린 서울 중심권 연결

1단계 사업의 경우 총 15개소 정거장을 지날 예정으로,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안산, 시흥, 광명 등 경기도 서남부 지역에서 서울 주요 업무지역인 구로디지털단지, 영등포, 여의도 등지로 이동 시간이 대폭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료되면 여의도역을 넘어서 마포 공덕, 서울역까지 노선을 연장하는 2단계 방안이 추진 중인 만큼 서울 중심부까지 이동하는 여건도 더욱 개선될 예정이다.

▲트윈시티 남산= 서울의 중심지 서울역에 직접 연결되는 초역세권 오피스텔 ‘트윈시티 남산’이 화제다. 6년 동안의 임대운영을 안정적으로 마치고 매각으로 전환, 현재 선착순으로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지하 6층~지상 29층, 전용 21~29㎡ 13개 타입, 총 567실 규모다. 단지 내에는 오피스와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자리해 있다.


오피스텔 분양가는 5년 전 가격 그대로다. 전용 3.3㎡당 3700만원에서 4000만원 수준으로, 한 채에 2억5000만~4억원이다. 주변 분양가와 비교해 상당히 저렴한 수준인 것. 실제 지난해 2월 공급된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의 경우 3.3㎡당 5300만원 이상의 분양가가 책정된 바 있다.

노선 주변 집값에 큰 영향
가격 뛰고 높은 청약 경쟁

주변에서 거래되는 오피스텔과 비교해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지난해 입주한 만리동1가 ‘하람뷰’의 전용 28㎡ B타입은 지난해 12월 5억5000만원에 거래된 가운데 유사한 평형 분양가를 3억5000만~4억원대에 제시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높은 임차율도 이 단지를 주목하게 한다. 임차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평균 임차율은 95% 내외로 검증된 임차수요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준공된 상태로 오피스텔 내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계약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월곶판교선

월곶~판교 복선전철(월판선)도 지난 4월 착공에 들어가 본격 추진 중이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월곶~판교 복선전철은 수도권 서남부 지역인 시흥, 광명, 안양, 성남 판교를 동서로 연결하는 대규모 사업으로 경기 시흥시 월곶에서 성남시 판교까지 40.3㎞ 구간을 총사업비 2조6604억원으로 경기도 지역을 동서로 잇는다. 월판선은 인천 송도역에서 시흥시청역, 광명역, 인덕원역, 판교역이 연결돼 수인선, 소사~원시선, 경부선, 4호선, 신분당선 등으로 환승할 수 있다. 월판선이 개통되면 수도권 철도 노선과 환승이 연결되고 서남부지역의 교통이 개선될 전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이들 노선은 서울이나 경기도 지역 주요 핵심 지역을 빠르게 연결해 부동산에 미치는 파괴력이 큰 만큼 실거주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단일역보다는 환승역으로 재탄생되는 지역을 눈여겨보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석수동 엘림하우스= 관악구와 금천구 등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안양 석수동에 대단지 단지형 연립주택인 엘림하우스가 1단지, 2단지를 후분양 방식으로 분양에 나선다.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석수동 123번지, 126번지에 1단지 48세대(6개동), 2단지 49세대(7개동) 총 12개동, 96세대를 공급한다. 주차는 세대당 1주차가 가능하다.

1단지의 경우 전용면적 기준 52.94~77.88㎡이며 2단지의 경우 62.54~82.05㎡. 실사용면적이 약 72.73㎡(22평) 내외로 방 3개, 거실, 욕실 2개 구조라 신혼부부나 어린 자녀를 둔 초혼부부에게 적합하다. 실입주금(대출 가능 금액은 개인 신용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음)은 1억600만원부터 시작해 최대 2억1800만원선까지 다양하다.

즉시 입주가 가능하며 현재 도시형 생활주택의 최대 취약점으로 작용했던 주차장 기준을 넘어선 1세대 1차를 실현했다. 또한 만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 통장이나 주택 소유, 거주지 등 자격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 청약 통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당첨 제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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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