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신개념 수익형

규제가 이어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상가나 오피스텔 등처럼 일반적인 수익형 부동산이 아닌 틈새 부동산으로 부상한 신개념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개념 수익형 부동산은 라이브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 수익형 미니별장 등이 있다. 이들 상품은 공급 물량이 적은데다 소액으로 투자도 가능하고 세금이나 규제 부담을 덜 수 있다.

라이브 오피스

업무와 주거를 한 공간에서 해결할 수 있는 ‘라이브 오피스’가 수도권에서 잇달아 분양되고 있다. 라이브 오피스는 말 그대로 거주(live)가 가능한 사무실(office)이라는 뜻이다. 사무실 안에 화장실과 다락 등을 설치해 업무와 휴식은 물론 주거도 가능하다는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8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서 ‘하이엔드 라이프 오피스’를 표방하며 공급된 ‘고덕 아이파크 디어반’은 590실 모집에 1만8576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3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상가, 오피스텔 등 일반 수익형과 달라
소액으로 투자 가능…세금·규제서 유리


공공택지지구 내 상업·업무용지에 지어지는 이 시설은 면적별로 1~4군으로 나눠 청약을 받았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펜트하우스인 4군(전용면적 204~296㎡)은 분양 가격이 39억7200만~67억6200만원이지만, 경쟁률이 410.5대1에 달했다.

휴식과 업무를 함께할 수 있다는 라이브 오피스를 표방한 이 상품은 내부에 침실과 주방, 화장실과 샤워실을 모두 갖춰 구조상 주거용 오피스텔과 차이가 없다.

라이브오피스는 주택과 달리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조건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도 감면받을 수 있다. 오피스텔과 오피스의 장점을 모두 갖춘 신개념 상품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사람 등에게 최적화된 투자 상품이다.

라이브 오피스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집값 상승이 본격화한 2017년께다. 섹션오피스 내에 별도로 화장실을 지을 수 있도록 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오피스라도 공용 화장실이 아닌 개인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오피스텔처럼 활용하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당초 지식산업센터 중심이었지만 수분양자에게 호응을 얻자 일반 업무시설에까지 라이브 오피스가 등장하는 추세다.

▲병점역 골든스퀘어= 경기도 화성시 병점역 인근 ‘골든스퀘어’가 분양한다. 두 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506실의 오피스와 1층 판매시설 및 편의시설, 2층 식당가 및 학원, 3층 병·의원과 대형 사무실 및 학원 등을 공급할 예정이다.

라이브섹션 오피스의 경우 소규모 사업자에게 산업단지의 사무실 등으로 인기가 높아 풍부한 임차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 섹션오피스는 원하는 만큼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초기 투자비용이 적어 합리적이며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우수하다.


그뿐만 아니라 건물에 입주하는 상가 또한 풍부한 고정 고객 수요를 기본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병점역 부동산 관계자는 “16만여 배후세대와 연이은 개발호재로 수도권 남부 최고의 투자처로 각광받는 병점역 주변에 들어서는 골든스퀘어는 병점역과 아파트를 연결하는 보행자로 중앙광장에 위치하고 있다”며 “투자 프리미엄과 함께 인근 오피스의 희소성으로 한 번 입주하면 장기간 임대가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전했다.

▲고산지구 센텀 리브워크= 경기도 의정부 고산지구 ‘센텀 리브워크’가 현재 분양 중이다. 주거형 하우스와 업무형 오피스텔의 장점을 융합한 라이브 오피스다. 이곳은 기숙사, 아파트 등처럼 다양한 타입의 공간 인테리어를 업종 콘셉트에 맞게 적용했다.

개별 화장실, 샤워부스를 기본 생활형 옵션으로 설치했다. 공공시설인 화장실을 전용면적 안으로 유입했다. 개방감 높은 노출형 천장과 포인트 조명을 적용하고 넓은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3m 층고로 설계했다.

지식센터 기숙사

풍부한 임대수요를 갖춘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도 뜨고 있다. 주택과 비교해 규제가 덜 하고, 동일 면적 아파트·주거용 오피스텔보다 저렴해서 합리적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8월부터 시행된 개정 지방세법으로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거용 오피스텔까지 주택 수에 포함돼 세금 부담이 커졌다. 반면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는 분양받아도 1가구 2주택 규제가 적용되지 않으며, 이로 인해 세금 부담이 적다. 대출과 청약조건도 아파트, 오피스텔 대비 까다롭지 않아서 진입 장벽이 낮다.

일례로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현대지식산업센터 가산 퍼블릭’지식산업센터의 기숙사 ‘퍼블릭 하우스’는 1가구 2주택을 피해가는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작년 10월 기숙사 총 567실에 대한 청약을 진행한 결과 평균 7.7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계약도 일주일 만에 마무리됐다.

아파트나 주거용 오피스텔 등을 두 채 가지고 있으면 취득세율이 8%나 되기 때문에 세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세금 부담이 적은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로 수요자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식산업센터 내 기숙사는 해당 지식산업센터에 얼마나 많은 기업이 입주하는가에 따라서 수익의 안정성이 결정되기 때문에 임대수요가 풍부한 곳이 인기일 수밖에 없다.

▲가산 모비우스 타워 기숙사= 피데스개발이 분양 중인 ‘가산 모비우스 타워’기숙사가 분양 중이다.

가산 모비우스 타워는 서울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에 지하 4층~지상 20층 연면적 약 4만3400㎡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이 단지는 전문 관리 시스템이 적용돼며, 소유주에게 운영수익률로 연 5%를 최대 8년간 확정 보장한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입주 고객에게 최적의 비즈니스와 휴식·주거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다양한 특화 설계도 선보일 계획이다. 호텔식 드롭존, 퍼스널 모빌리티존, 휴게정원과 스카이라운지, 관리비 절감을 위한 태양광발전 시스템도 설치할 예정이다. 스마트게이트, 엘리베이터 제균 시스템 등 방역 관리 및 안심 시스템도 적용된다.

 

▲신안산 비즈스타=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일원에 들어서는 ‘신안산 비즈스타’가 분양 중이다. 지하 1층~지상 12층 연면적 7만1984.70㎡ 규모다. 타입별로 제조형 115실, 벤처형 97실, 업무시설 48실로 구성된다. 이와 함께 기숙사 전용면적 19~31㎡ 318실과 근린생활시설 44실, 창고 14실도 조성된다.

직주일체를 실현할 수 있는 기숙사는 공급면적 대비 넓은 실사용 면적이 제공되는 만큼 다인용 생활공간으로도 활용 가능할 정도로 넉넉한 공간을 갖췄다. 지식산업센터 내에 있어 관리비는 물론 저렴한 분양가까지 갖춰 합리적인 주거 생활이 가능하다.

대부분이 입주 기업 직원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는 만큼 공실 걱정이 적고, 입주민은 지하 1층~지상 1층에 들어서는 근린생활시설도 이용할 수 있어 원스톱 라이프를 누릴 수 있다.

수익형 미니별장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언택트, 온택트 등 사회 전반으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컨드 하우스가 재조명 받고 있다.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이용 가능한 데다 대인 간 접촉을 최소화한 안전한 휴식공간으로 인식되며 수요자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과 인접한 경기도 양평, 가평 등지에 대한 도시인들의 로망을 충족시키면서 안정적인 임대수익까지 누릴 수 있는 ‘일석이조’수익형 상품이다. 평소에는 개인 별장처럼 사용하다가, 사용하지 않을 땐 전문 운영업체에 위탁해 관리 부담을 덜고 안정적으로 수익까지 창출할 수 있다.

다양한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우선 1가구 2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주택수와 무관하고 종합부동산세가 없으며 대출규제도 없다. 콘도와는 달리 개별 등기를 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이다.

▲가평 네이쳐캠프= 경기도 가평군에 유럽형 스마트 미니별장 ‘가평 네이쳐캠프’가 70동을 공급한다. 약 4000평 부지에 S타입 33개실, L타입 37개실 등 개별 독채형이다. 약 250평 규모의 워터풀과 관리동 및 레스토랑, 카페, 편의점 등 공용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개별 독채형인 객실은 가족과 함께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야외 파고라 덱이 설치돼 있어 자연과 함께 파티의 즐거움을 더하며 편의점, 카페, 전문 식당 등의 입점으로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대형 워터풀장을 갖추어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야외무대 공연장도 있어 서머페스티벌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동시에 단지 내 중앙을 통과하는 자연 계곡과 십이탄천에서 물놀이도 할 수 있다.

공급 물량 적어 높은 경쟁률 기록
안정적 수익으로 투자 트렌드 부상

비대면 시대에 딱 맞는 별장형 콘셉트를 갖추고 있다. 개인 별장으로 사용 가능하며 관리 위탁 시 임대수익까지 누릴 수 있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분양 관계자에 따르면 분양주는 준공 후 개별 사용 선택 또는 위탁 운영 관리 선택이 가능하다.

위탁 운영 관리를 선택한 분양주에게는 주말 및 공휴일, 휴가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유숙박 운영을 통해 운영 실적과는 관계없이 확정 임대료를 지급하며 연간 30박을 무기명으로 무료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또 적은 소자본으로 투자할 수 있고, 분양·준공 후 토지·건물은 개별 등기 소유다.

분양 관계자는 “요즘 사회적 부동산 규제로 1가구 2주택 보유가 힘든데 이와 무관해 세컨드형 별장으로 인기가 높은 편”이라며 “금융권 분양대금 안전관리 보장제도를 도입해 계약자의 분양대금을 납부한 금융사가 관리해 보다 안전하게 보장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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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