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이 키운 양궁-현대차 ‘세 가지 DNA’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대한민국 양궁과 현대차그룹은 37년간의 동행을 통해 세계 최고를 향한 DNA를 공유하고 있다.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고 상대방의 강점을 배우며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세계무대에서 변방에 머물던 한국 양궁은 세계 최강이 됐다. 아시아의 존재감이 없던 자동차 기업은 세계 5위권의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했다.

JD파워 등 유수의 품질평가기관에서 신차품질과 내구품질 1등을 차지하고, 주요 차종이 미국 및 세계 올해의 차에 오르는 등 품질과 상품성에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번 도쿄에서 신화를 쓴 한국 양궁은 다음 대회를 위한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경계를 초월하는 혁신으로 초일류 모빌리티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끊임없는 혁신]

양궁협회는 팬을 위해, 현대차그룹은 고객을 위해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먼저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국 양궁은 1984년 첫 금메달, 1988년 첫 여자 단체 금메달 이후 세계 최강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바로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 개발과 훈련법을 도입하며 혁신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6년 애틀랜타에서 토너먼트 형태의 새로운 경기 방식이 도입되자 양궁협회는 선수들이 흔들림 없이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물놀이, 야구장에서의 소음 극복 훈련을 시작했고, 2010년 세트제 시행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다이빙, 번지점프 훈련을 시행했다.

리우와 도쿄를 앞두고는 현대차그룹의 지원을 받아 활 비파괴 검사, 고정밀 슈팅머신, 비전 기반 심박수 측정 장비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장비의 품질과 성능을 더욱 완벽히 하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의 훈련을 했다.

현대차그룹도 최근 일하는 방식에서의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사업 영역에서도 투자와 제휴를 통해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혁신의 지향점은 고객과 인류로, 고객에게 최고로 인정받는 모빌리티 기업이 되기 위해 기존의 틀을 과감히 탈피하고, ‘인류를 위한 진보’를 목표로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 경쟁력 갖춘 자동차를 계속 선보이는 한편 수소전기차, 도심 항공 모빌리티, 로봇 등 첨단 영역에서 새로운 기술 개발과 사업 추진 등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신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수소 분야에서 현대차그룹은 명실상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누구보다 먼저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다른 메이커들이 포기하는 순간에도 개발을 이어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에 성공했다.

남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승용과 상용에서 수소전기차의 전 세계 판매 확대는 물론 연료전지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수소 분야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인 UAM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 CES에서 처음으로 하늘을 통로로 활용해 이동시간을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신개념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했으며,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인수를 완료한 세계 최고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손잡고 현대차그룹은 로봇사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UAM 및 스마트 팩토리 분야는 물론 제조, 물류, 건설 분야에서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역량을 접목해 로봇분야에서 선도적 위상을 확보한다는 목표다. 

[팀워크가 힘이다]

대한민국 양궁은 도쿄대회에서 금메달 4개를 획득하며, 또 하나의 신화를 썼다. 전 종목 석권은 놓쳤지만, 양궁에 걸린 5개의 금메달 중 4개를 쓸어 담았을 뿐 아니라 여자 단체전 9연패, 남자 단체전 2연패를 거두며 한국 양궁이 세계 최강임을 입증했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양궁은 대한민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대표적인 스포츠로서의 위상도 재확인했다.

여자 양궁 단체전. 첫 화살을 쏜 안산 선수가 두 번째 순서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는 강채영 선수에게 이야기하고 있는 장면이 중계에 노출됐다. 두 번째 선수가 그 순간의 환경을 파악할 수 있도록 자신이 경험한 풍향, 조준점 등을 얘기하는 것으로, 두 번째 선수는 첫 번째 선수의 조언과 자신의 스타일을 비교 분석해 화살을 쏠 수 있다. 팀원들 간의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한국 선수들은 이 같은 끈끈한 팀워크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경험을 공유하며 서로가 더 좋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해 혼성 단체, 여자 단체, 남자 단체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도 전 세계 디자인센터간의 팀워크로 탄생한 결과물이다.

현대차·기아는 한국,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에 디자인센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한 차종에 대한 상품 발의가 되면 고객들에게 최고의 디자인을 선보이기 위한 디자이너들의 창조적 고민이 시작된다. 각 디자인센터의 디자이너들은 센터 안에서, 또한 지역을 넘나들며 아이디어를 주고받고 서로 협의하며 차량의 디자인을 완성한다. 

2019년부터는 가상현실(VR) 기술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자동차 디자인을 평가하고 수정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VR 디자인 품평장을 마련했다. 최대 20명이 동시에 가상공간에 접속해 디자인을 평가할 수 있고, 공간과 시간 등 물리적인 제약을 뛰어 넘기 때문에 보다 활발하게 각 지역 디자인센터간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 디자인을 실시간으로 함께 보며 의견을 교환하는 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더 높아지게 됐다. 

이렇게 탄생한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의 디자인은 IF 디자인상, 레드닷 어워드 등 세계적 디자인 평가기관의 상을 연이어 받으며 고객뿐 아니라 업계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미래 인재 양성]

양궁협회는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선수 육성 체계를 구축하는 등 양궁 꿈나무의 체계적인 육성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특별지원으로 일선 초등학교 양궁장비와 중학교 장비 일부를 무상 지원하고 있으며, 2013년에는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중)-후보선수(고)-대표상비군-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다.

선수뿐만 아니라 코치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양궁협회는 ‘양궁 지도자 연수’과정을 마련해 일선 코치들에게 선수의 각 성장단계별 필수 훈련 요소들을 교육하고 있다. 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실업팀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일관성 있는 지도를 하기 위해서다. 국제대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국가대표, 상비군, 지도자, 심판 대상으로 무료 영어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자동차 분야 미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방면으로 펼치고 있다. 산학협력기업인 현대엔지비를 설립해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통해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외 대학 및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연구장학생 제도도 마련해 학사, 석사, 박사과정 중인 우수한 인재를 조기에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또한 서울대에 ‘차세대 자동차 연구센터’, 한양대에 ‘정몽구 미래 자동차 연구센터’를 건립해 차세대 자동차 핵심기술개발과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부품 품질을 확보하고, 경쟁력 있는 부품사를 육성하기 위해 부품사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자동차를 구성하는 부품 품질이 자동차의 최종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회사들만을 위한 공익재단인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해 부품회사들의 품질, 기술, 경영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부품사들의 기술 개발력 향상을 위해 부품사들의 엔지니어가 남양연구소에서 설계에 공동 참여하도록 하는 ‘게스트엔지니어 제도’를 운영 중이다.

부품사들의 부품 품질과 기술력들을 종합평가하고 부품사들의 동기부여를 위한 ‘5스타 평가제도’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가 해외시장 진출시 국내 부품사들이 동반 진출하도록 하고, 해외시장에서 공동 수주 활동을 하는 등 부품사들이 글로벌 부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 산업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중소 부품사들의 경영 안정을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부품사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도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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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