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제가 살고 있는 아파트 옆에 고층 아파트가 들어섰습니다. 이곳으로 이사할 당시 햇빛이 잘 들어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지금은 신축 아파트로 인해 햇빛이 전혀 들어오지 않게 됐습니다. 일조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A] 최근 지어지는 대다수 신축 아파트가 고층이라는 점 때문에 기존 아파트 주민들의 일조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추세입니다. 만약 신축 아파트로 인해 일조권 침해가 발생하면 기존 아파트 주민은 이 손해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이 경우의 손해배상청구는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신축 아파트로 인해 기존 아파트의 주민들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침해가 있어야만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수인한도에 대한 판단 기준은 대법원은 “토지의 소유자 등이 종전부터 향유하던 일조이익이 객관적인 생활이익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되면 법적인 보호의 대상이 될 수 있고, 그 인근에서 건물이나 구조물 등이 신축됨으로 인해 햇빛이 차단돼 생기는 그늘이 증가함으로써 해당 토지에서 종래 향유하던 일조량이 감소하는 일조방해가 발생한 경우, 그 신축 행위가 정당한 권리행사로서의 범위를 벗어나 사법상 위법한 가해행위로 평가되기 위해서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해당 토지 소유자의 수인한도를 넘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일조방해 행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었는지 여부는 그 일조방해의 정도, 피해이익의 법적 성질, 가해건물의 용도, 지역성, 토지 이용의 선후 관계, 가해 방지 및 피해 회피의 가능성, 공법적 규제의 위반 여부, 교섭 경과 등 모든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법원은 수인한도에 대해 “동짓날을 기준으로 8시부터 16시까지 사이의 8시간 중 일조 시간이 통틀어(이하 ‘총 일조 시간’이라 한다) 4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 또는 9시부터 15시까지 사이의 6시간 중 일조 시간이 연속해(이하 ‘연속 일조시간’이라 한다) 2시간 이상 확보되는 경우에는 일단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 것으로, 위 두 가지 중 어느 것에도 속하지 않는 일조방해의 경우에는 일단 수인한도를 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구체적인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할까요?
위 판례에서 이에 대해서도 판단한 바 있습니다. “일조권 침해로 인한 재산상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건물의 시가 하락분 상당액이라고 할 것”이라고 판시한 후 시가 하락분의 70%를 손해배상액으로 인정했습니다.
추가로 “쾌적한 주거환경을 영위하는 데 일조가 갖는 중요성에 비춰볼 때, 일조권의 침해가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상태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재산상 손해와 별도로 생활환경의 악화 등으로 인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부동산 시가 하락으로 인한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 전보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 중 원고 아파트에 거주하면서 수인한도를 초과하는 일조권 침해를 입은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해 정신적 손해에 대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까지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일조권을 침해당했다면 위 수인한도의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 판단을 한 뒤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일조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청구를 진행하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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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형사전문변호사(대한변호사협회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