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역사적 의의는 국면을 대전환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서 산업화에서 정보화 사회로 변하는 것과 비슷한 대변혁을 가져올 것이다. 이러한 때 프랜차이즈 산업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가맹본부와 가맹점은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최근 40여년간 지속돼 온 프랜차이즈 산업 발전의 황금기를 이어갈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가맹본부는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하고 신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며, 위기에 빠르게 대처하면서 몸을 낮춰야 생존할 수 있다고 본다.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시기의 프랜차이즈 전략을 살펴 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제 면에서는 다중 이용시설을 기피하고, 유통업에서는 핵심 경쟁력이 부동산에서 물류로 넘어고 있다. 방역과 경제 성장은 반비례하지만 방역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시대가 되고 있다. 배달 전문 창업에 필요한 공동 주방, 공유 사무실 등 공유 경제는 성장 중이고, 위생 중시 풍조와 경기 저하로 인한 비용 절감 운영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중이다.
변화
국가 간 이동이 급격히 저하되면서 기존의 세계화 물결은 주춤하고 있고, 더 큰 정부로의 대대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부는 매사에 관여하는 ‘전능한 정부’로 바뀌고, 양극화가 심해지는 경제 현상에서 힘이 센 정부는 승자의 초과이익을 빈자에게 나눠 줘 빈부격차 해소를 시도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보다 공공의 안정성을 중시하고 그로 인해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사건도 발생할 수 있다.
절차적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과감함과 추진력으로 평등을 중시하는 정책들이 득세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헤게모니 싸움과 한일관계의 악화는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여갈 것이다.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는 혐오와 경계가 증가할 것이다. 중국인에 대한 혐오와 동양인에 대한 혐오가 만연하면서 한국인 또한 피해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정 국가나 특정 지역, 또는 특정 기업을 희생양으로 공격하는 성향도 나타나고 있고 남녀 간의 젠더 갈등도 그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양극화는 더욱 강화돼 상위 10% 귀족사회에서 상위 1%가 독식하는 초귀족사회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실업자·우울한 외톨이·이혼의 증가 등으로 1~2인 가구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
언택트·재택근무 증가
외식 지고 식품업 뜨고
언택트와 재택근무의 증가로 외식업이 죽고, 식품기업이 뜨고 있다.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인기 있는 외식 점포의 매출은 치솟는 반면 도심의 중대형 점포는 썰렁한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하다못해 도심 대형 점포나 유명 맛집도 이제는 배달 메뉴를 다양하게 개발해 움츠러든 소비심리를 공략하기 시작했다.
반면 가정대용식(HMR), 밀키트 등 가정 간편식품은 그 수요가 크게 증가해 식품 대기업들이 온갖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도시락 등 냉동 간편식 상품들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플랫폼 업체도 다수 등장해 공격적으로 시장 지배력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식품 제조 기술의 발달은 비록 냉동식품이라고 할지라도 맛과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조만간 가격 경쟁력을 갖춘 냉동 간편식품들은 1~2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함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축으로 올라설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브랜드력이 있는 오프라인 점포도 다양한 식품 상품군들을 비치하고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매출을 끌어올리는 옴니채널 점포로 변신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HMR, 밀키트 등 가정 간편식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소형 점포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전 세계 경기는 실물경제가 덜 회복된 상태에서 통화량의 양적완화로 위기를 넘기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렇게 살 수는 없다. 머지않아 실물경제 위축으로 극심한 불황이 몰려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향후 초저가 상품들이 인기를 끌 가능성이 농후하다. 현재 치킨 피자 보쌈 족발 등 배달 인기 메뉴들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격 파괴 메뉴로 시장을 공략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 특히 피자의 경우 치킨보다 더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가격을 낮추고 양을 줄인 메뉴를 출시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것이다. 메뉴를 쪼개고 가격을 낮추는 전략으로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승승장구하는 브랜드가 증가해나갈 것이다.
국가 간의 이동 제한은 1980년대 이후 지속돼 온 세계화 물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제 글로벌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국내에 집중하는 브랜드 전략을 구사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도심의 대형 점포보다 지역상권의 중소형 점포 위주로 입점전략을 세워나가는 것이 리스크 요인을 줄이는 방법이다. 언제, 어디서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위기가 터질지 모른다. 위기관리 기능을 상시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이후 세상은 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단순히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차원을 넘어서 이제 필수로 인식돼 기업의 의무로 전가되고 있고, 지구환경보호에 대해서도 기업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나아가서 이제 기업은 윤리경영 차원을 넘어서는 지배구조로 투명한 외부 감시감독을 요구받으면서 ESG 경영, 즉 환경보호(Environment)·사회공헌(Social)·윤리경영(Governance)이 점차 요구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진화
이에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들은 가맹점과 상생발전은 기본으로 꾀해야 하고, 가맹본부와 가맹점 등 브랜드 공동체가 사회적 책임을 더욱 많이 분담해야 하는 의무를 요구받고 있다. 브랜드 공동체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구성요소라는 것을 소비자에게 심어줄 때 그 브랜드는 지속적인 성장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사회공헌활동이 면피용이나 마케팅 수단으로 단순히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지속성, 진정성, 실질적 효과성이 점점 더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