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막걸리 스캔들 휩싸인 가수 영탁

‘탁걸리’ 몸값 두고 설왕설래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최근 트로트 가수 영탁이 몸값 과요구 논란에 휩싸였다. 모델료로 150억원이라는 거액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광고모델로서 인지도가 높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요구 액수가 너무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07년 ‘사랑한다’를 발매하며 데뷔한 트로트 가수 영탁은 어느덧 15년 차 가수가 됐다. 긴 무명시절 끝에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하며 인생역전을 이뤘다.

늦게 뜨니 
본전 생각?

영탁은 트로트 가수로 전향하기 전까지 가이드 보컬, 애니메이션 주제가 가창 등 순탄치 않은 세월을 보냈다. 그러다 2016년 3월 발매한 ‘누나가 딱이야’라는 곡과 2018년 10월 발매한 본인의 경험이 담긴 ‘니가 왜 거기서 나와’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방송된 <미스터트롯> 현역부로 참가한 영탁은 예선에서 올하트를 받으며 본선에 올랐다. 본선 2차에서는 ‘막걸리 한 잔’을 부르며 주목받았다. 영탁은 도입부에서 막걸리 한 잔 가사를 무반주로 불렀는데, 심사위원들과 참가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준우승으로 대회를 마친 그는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그러던 영탁이 논란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영탁 소속사가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발매 당시 음원 사재기를 의뢰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영탁 소속사로부터 의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업체 대표 A씨가 마케팅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는 “이후 결과가 좋지 않아 환불 과정에서 영탁 소속사와 갈등을 빚었다”고 주장했다.

당시 소속사는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다.

이후 영탁은 때아닌 광고모델료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최근 영탁이 광고모델로 나섰는데 과한 몸값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미스터트롯>이 한창 진행 중이던 때 막걸리 제조업체 예천양조는 곧 출시할 막걸리 이름을 고민하고 있었다. 백구영 회장이 구상한 이름 후보군에는 예천탁주를 줄인 ‘예탁’, 진짜탁주를 줄인 ‘진탁’, 백구영탁주를 줄인 ‘영탁’ 등이 올랐다.

백 회장은 지난해 가수 영탁이 ‘막걸리 한 잔’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영탁으로 제품명을 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지난해 1월 특허청에 ‘영탁’으로 상표출원했다. 

예천양조, 모델료 3년 150억 요구 주장
소속사 “사실무근” 법적으로 강력 대응

예천양조는 광고모델로 영탁을 선정했는데 당시 1년 계약에 1억6000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전통주 모델 중 가장 높은 금액이었다. 


전통주 업계는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라 보통 계약금은 많아야 5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영탁과 계약을 체결한 예천양조는 지난해 1월28일 제품을 출시했다. 

영탁막걸리는 영탁 팬덤의 힘이 더해져 연일 완판 행진을 이어나갔다. 하루 최대 생산량은 6만병 정도인데 쏟아지는 구매 요청에 수요를 채우기도 부족할 정도였다. 

2019년 당시 예천양조 매출액은 불과 1억1543만원 수준이었으며 영업이익은 3억6371만원의 적자였다. 하지만, 영탁이 광고모델로 나선 후 매출액은 지난해 50억1492만원으로 무려 4244.7%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10억9298만원으로 늘었다.

예천양조는 ‘영탁 효과’로 공장 증축 계획까지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 7월 특허청으로부터 상표출원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영탁이라는 상표를 등록하려면 가수 영탁의 승낙서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예천양조는 “상표등록을 원하지 않았다면 굳이 영탁과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특허청은 “상표 사용에 대해 모델이 승낙하더라도 상표등록 권리에 대해서 서명 혹은 승낙서가 필요하다”고 재차 통보했다. 

상표법에 따르면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등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는 등록할 수 없다. 예외적으로 당사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만 등록이 가능하다. 

예천양조는 즉각 영탁 부모에게 승낙서를 요청했으나 받지 못했다. 상표등록 승낙서 제출 기간을 두 차례 연장도 했지만 결국 지난 4월 상표등록이 무산됐다. 

재계약 불발
이후 폭로전

영탁 측과 예천양조가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지난 6월의 재계약마저 불발됐다. 재계약이 불발되자 팬들은 예천양조가 영탁을 이용하고 버렸다며 불매운동을 선언했다. 결국 예천양조는 지난달 22일, 불매운동을 멈춰달라며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예천양조 측은 악덕 기업이라는 오해를 받아 피해가 상당하다며 억울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탁 팬을 중심으로 전국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영탁막걸리에 대한 불매운동을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재계약이 불발된 이유가 영탁 측의 무리한 요구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영탁 측이 모델 비용과는 별도로 상표 사용을 이유로 현금, 자사 지분 등을 원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영탁 측이 상표 사용료로 3년간 총 15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협상 당시 예천양조는 지난해 재무제표를 근거로 영탁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종안으로 7억원을 제시했으나 입장 차이로 재계약이 불발됐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안을 검토한 정영훈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박영탁(가수 영탁)은 상표 영탁의 상표권자나 전용사용권자가 아니고 상품 표지 영탁의 보유자도 아니다”라며 “예천양조는 상표 영탁을 앞으로도 적법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상표 사용의 적법성은 상표를 등록받을 수 있는지 여부와는 별개”라며 “예천양조가 상표 영탁의 출원을 등록받지 못했더라도 상표 영탁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예천양조는 영탁 상표를 출원한 지난해 가수 영탁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만큼의 인지도가 있던 상황이 아니었다며 출원 시점을 기준으로 영탁의 퍼블리시티권(유명인이 자신의 성명 등 요소에서 비롯된 재산적 가치를 허락하는 권리)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지난해 8월 예천양조는 영탁과 영탁 부모가 영탁 상표를 출원한 사실을 알았고 영탁 측에 대한 신뢰가 깨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의 근원은 영탁의 모친이라며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백 회장은 지난 3월 양조공장에서 돼지머리를 4개 묻고 제를 지냈다. 제를 지내지 않으면 망한다는 영탁 모친의 조언 때문이었다.

대리인 협의
왜 틀어졌나


예천양조 관계자는 “막걸리에 보면 주천(작은 기와 암자)이 그려져 있다. 영탁 모친이 왜 허락도 없이 그걸 막걸리에 넣었느냐. 빨리 가서 제를 지내라고 했다”며 “제를 2~3번 지냈다”고 말했다. 

영탁 모친까지 등장하는 등 폭로전이 심화되자 영탁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영탁 측은 예천양조가 상표에 대한 협상을 지속적으로 요청했고, 3월부터 협의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쌍방 협상을 통해 4월경 일정 금액의 계약금과 판매 수량에 따른 로열티를 받는 형식으로 협의해왔다”며 “150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도리어 예천양조가 계약하겠다고 한 기간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지 않는 것으로 인지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예천양조가 협상을 하자고 다시 연락이 왔다는 것.

영탁 측은 “영탁이 출원하는 상표를 예천양조가 로열티를 내고 사용하는 방안으로 협의했다”며 “예천양조가 영탁 상표 사용에 적절한 조건을 제안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대리인들끼리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예천양조 측 대리인이 예천양조가 상표출원하는 것을 전제로 조건을 제안했고, 영탁 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맞섰다.

지난 6월 예천양조가 대리인을 대형 법무법인으로 교체한 뒤 상표 ‘영탁의 라이센싱에 대한 입장 통보’라는 문건을 영탁 측에 보냈다. 해당 문건에는 예천양조가 영탁의 동의 없이도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영탁 측은 예천양조의 주장이 법리적으로 타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영탁 표지를 사용할 권한이 영탁 측에게 있다며 예천양조에 협상을 종료하겠다는 답신을 전달했다. 

현재 영탁막걸리 상표권 분쟁은 영탁의 <미스터트롯> 출연과 예천양조의 상표출원, 광고계약 체결 등 시점이 얽힌 상태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탁’ 상표권 출원 논란
모친 돼지머리 공방전도

분쟁은 영탁과 임영웅의 생일날짜를 명시해 상표출원을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새 국면을 맞기도 했다. B씨는 예천양조와 관련 있는 인물로 전해진다.

특허정보 검색 사이트에는 지난해 10월 ‘안동소주 0513’이라는 상표를 개인적으로 출원 시도했던 기록이 나와 있다. 해당 논란은 B씨가 올린 게시물에서 촉발됐다. 5월13일은 영탁의 생일로 같은 해 11월에는 ‘0616 우리곁애’라는 상표도 출원된 상태인데 해당 날짜는 임영웅의 생일이다. 

B씨가 SNS에 올린 게시물은 논란을 증폭시켰다. 해당 게시물엔 안동소주 0513의 디자인이 공개됐고, 상표에 영탁의 생일을 의미하는 케이크와 촛불 등이 디자인돼있다. 논란이 일자 B씨는 게시물을 삭제하고 “상표출원이 예천양조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안동소주 0513 역시 영탁 모친의 항의로 제작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임영웅 관련 상표에 대해서도 “나중에 사용할 수도 있어 출원을 신청한 것”이라며 “당장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예천양조 측은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해당 논란에 대해 영탁 소속사는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하고 있는지 법원을 통해 따질 예정”이라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예천양조가 영탁막걸리의 판매를 강행한다면 영탁 측으로부터 퍼블리시티권 침해로 피소당할 수 있는 만큼 영탁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허정보 검색 사이트에 따르면 영탁이라는 상표는 예천양조와 영탁 부모, 영탁이 출원한 상태다. 예천양조는 영탁 측의 사용 승낙이 있어야 상표 등록이 가능하다. 

협상이 결렬돼 양측의 문제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예천양조가 상표 승낙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영탁 측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광고 계약이 이뤄져 상표가 이미 사용되고 있음을 영탁 측이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상표법에 따르면 업무상 거래관계 혹은 타인이 사용하고 있는 상표임을 알면서 유사상표를 등록 출원한 경우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 국내 상표권 분쟁은 선출원(주의) 여부를 따진다. 선출원 주의란 합당한 요건을 갖춘 동일 발명에 대해 가장 먼저 출원한 사람이 상표 소유를 갖는 것을 뜻한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양측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예천양조의 영탁막걸리 매출 하락이 영탁에게도 이로울 게 없는 데다 이미 사재기 논란을 겪은 영탁의 이미지에도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치고 박고
과연 진실은? 

일각에서는 “인간미 넘치는 소박함에 좋아하게 됐는데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중소상인들에게 이런 짓을 하다니 실망스럽다”며 영탁을 향한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논란이 생길 때마다 정면돌파를 선택했던 영탁이 이번 논란을 어떻게 잠재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ckcjfdo@ils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 퍼블리시티권 보장법 없는 이유는?
유명인 보호해야 하지만…피해 인정 시 줄소송

연예인 등 유명인들은 이름이나 초상에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 계약 없이 유명인의 이름과 초상 등을 이용하면 유명인의 경제적 이익을 박탈하는 것이므로 이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퍼블리시티권이라는 별도의 권리가 인정된다.

그러나 퍼블리시티권을 명문으로 보장한 법률은 없으며 이를 판단한 대법원 판결도 없다.

이 때문에 퍼블리시티권에 대해서는 하급심 판결(1심, 항소심)만이 있는데, 2000년대까지 하급심 판결은 대체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는 기조를 유지했다. 

대부분의 나라가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다. 만약 우리나라만 퍼블리시티권을 법으로 인정한다면, 우리나라는 유명인과 상표권자들이 제기하는 소송의 천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010년대 이후 법원의 판결은 법에서 정하지 않는 한 퍼블리시티권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귀결됐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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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판세 뒤집기’ 총선 막판 변수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여길 봐도, 저길 봐도 상대 당을 헐뜯는 내용뿐이다. 우리 당이 네 당보다 낫다는 말만 한다. 그러나 여야 모두 판도가 뒤집힐 이슈가 상당하다. 제 아무리 공천을 잘했다고 서로 외쳐도 결국에는 조금이라도 리스크를 줄이는 쪽이 승리를 가져가게 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내 편 지키기 싸움판이 된 총선이다. 변수가 너무나도 많다. 여야의 모든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은 4·10 총선을 안정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안으로 경력직, 원조 친윤(친 윤석열)으로 공천을 마무리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친명(친 이재명)을 전면에 내세우며, 비명(비 이재명)을 대거 공천서 배제해 버렸다. 시작부터 당내 잡음이 상당하다. 이런 탓에 더 큰 변수가 발생하는 측에서는 총선 패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연장전 전초전 국민의힘은 공천을 “조용히 마쳤다”고 자평했지만, 뒤늦게 곳곳에서 잡음이 터져 나왔다. 반면 민주당은 스스로 ‘혁신’이 있었던 공천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역시 여전히 분란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천을 두고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서로를 향해 ‘패륜 공천’이라고 명명하며 네거티브전이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서로를 공격하는 모습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지율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오차범위 내 다소 앞서는 형국이지만 곳곳에 여러 변수가 자리잡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 ▲다시 돌아온 탄핵의 강 ▲정권심판론 ▲부동층 확장 ▲서울 후보의 경쟁력이 넘어야 할 산이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 으로 지지율 상승을 꿈꿨으나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의 상승을 이뤄내진 못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의 효과가 한계를 맞이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반윤(반 윤석열)’을 노리는 세력이 포위망을 좁히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에 따라 상승과 하락을 반복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지지율의 흐름이 엇비슷해졌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 틈에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 수사 외압 의혹·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를 언급하며 앞으로 띄울 국민의힘 리스크의 기틀을 마련했다. 한 비대위원장이 다가올 변수들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상황이 어려워진다. 우선 ‘김 여사 리스크’라는 변수다. 김 여사의 리스크는 크게 3가지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김 여사 일가의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논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선거에 앞서 지난 5일, 더 센 특검법을 발의했다. 총선을 노린 행보인 셈이다. 최근 재발의 된 김 여사 특검법은 지난달 본회의 재표결이 이뤄진 뒤 폐기된 기존 특검법에 더해 민간인 대통령 순방 동행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 등이 추가된 법안이다. 국힘, 김건희·심판론 극복 관건 다시 ‘탄핵의 강’ 역행 자제해야 민주당은 이번 총선서 한 비대위원장을 직접적으로 공격하기 보다는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향해 맹공을 퍼부어 자신들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을 대표적인 선거 전략으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의 공식 행보가 멈춘지도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해당 의혹에 관한 윤 대통령의 제대로 된 사과는 없었다. 사과를 할 경우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돼 민주당서 더욱 강한 공격이 들어올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민주당은 여전히 김 여사 리스크를 부각시킨다. 민주당 공격이 거세지만 국민의힘으로서는 달리 막을 방법이 없다. 이미 명품백 수수 의혹으로 당과 대통령실이 충돌을 빚었었다. 이는 국민의힘서 현역 의원이 대거 생존한 이유와도 같다. 내부적으로도 쌍특검 재표결로 인한 이탈표가 발생해 현역 의원의 대거 이탈을 우려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김 여사는 민주당의 공격거리다. 어떻게든 민주당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 부부를 심판해야 할 대상으로 분류해 선거전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여사와 더불어 국민의힘은 과거로 회귀하는 움직임이 엿보인다. 바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아른거리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보수층의 지지율이 하락할 때마다 박 전 대통령에게 빚져왔다. 그 빚을 갚기 위해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유영하 변호사를 공천했고, 변호인을 맡았던 도태우 변호사도 이름을 올렸다. 유 변호사의 경우 공천을 받는 데 큰 이견이 없었다. 다만 문제는 도 변호사에게서 생겼다. 도 변호사는 과거 자신의 유튜브 방송서 “5·18이 북한과 무관하면 검증에 당당해야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북한 개입설을 주장해 왔다.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다급하게 재검토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결국 공천을 취소했다. 서로 향해 “패륜 공천” 조지연 전 행정관도 친윤 대신 ‘친박(친 박근혜)’을 주로 띄운다. 조 전 행정관은 박 전 대통령의 후보시절 청년보좌역을 맡았고, 이후 박근혜정부 청와대서 4년을 보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다. 여전히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대구·경북(TK)에서는 박 전 대통령 마케팅이 유리할지 모르나,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순간 국민의힘에게는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탓이다. 보수가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다시 현 보수 세력과 과거의 보수 세력이 갈라질 우려에서다. 박 전 대통령 역시 특별한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잠잠한 상태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권심판론을 극대화하는 추세다. 총선을 목전에 두고 정권심판론이 확대되면 불리한 쪽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는 정권심판론이 약화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뇌관이 됐다. 그러자 다시금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는 모양새다. 현재 이 전 장관은 출국금지돼있으나, 호주대사로 임명받은 뒤 법무부로부터 출국금지 해제를 받고 호주로 떠났다. 현재 민주당은 이종섭 특검법까지 발의하면서 윤정부와 여당을 옥죄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대한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민주당이 특검을 남발하고, 해당 특검법이 총선용 악법이라는 지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의 호주 출국이 정당하다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중이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다양한 정권심판론 키워드를 꺼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민주당 이 대표는 전국을 순회하며 일찌감치 정권심판론에 열을 올리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여론이 악화되자, 국민의힘은 결국 귀국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정권심판론을 되치기하려면 정부와 여당이 어떤 일을 도모하고 있는지, 성과는 무엇인지를 보여줘야 한다. 단순히 민주당의 네거티브에 휩쓸려 상대 당을 똑같이 비방하는 일에만 혈안이 되면 불리하다. 일을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그래야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김 여사 가려야 한 비대위원장의 인기와 몸값은 많이 올랐다. 다만 보수층에 국한된 지지라는 게 국민의힘이 극복해야할 과제다. 지난 대선 역시 부동층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결과가 갈렸다. 적은 표차라도 부동층의 마음을 움직여야만 승산이 있는 선거다. 서울 후보의 경쟁력도 걱정거리다. 서울은 민주당이 21대 총선서 41석을 차지했던 반면, 국민의힘은 본래 보수 텃밭인 지역을 지켜 내기에 급급했다. 몇몇 중진급 의원이 서울로 넘어와 선거를 치르지만, 이는 대부분 국민의힘 험지다. 또 서울권에 공천이 된 인물들 역시 대부분 과거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후보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서울권에서 선거 활동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국민의힘의 변수만 큰 게 아니다. 민주당에게도 여러 리스크가 산적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민주당 이 대표의 리스크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부터 시작해 지금껏 수많은 위기를 겪어왔다. 헌정 사상 최초로 체포동의안이 가결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대장동·백현동 리스크 ▲계파 갈등 ▲야당심판론 ▲배우자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논란 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끝까지 파고들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백현동 개발비리 로비스트인 김인섭 한국아우징기술 전 대표가 1심서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된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이 연루된 정황이 인정됐다는 게 컸다. 더욱이 백현동 의혹에 관한 첫 판결이 내려진 상황이라 이목이 쏠린다. 현재 이 대표 역시 기소된 상황이다.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질 상황서 이 대표는 공교롭게 선대위 출범식 날에 재판 날짜가 잡혔다. 이달에도 이 대표에게는 여러 재판이 줄서서 대기 중이다. 민주, 당 대표 리스크에 계파 갈등 제3지대 총선서 판도 흔들 존재로 이달 19일에는 서울 중앙지법서 대장동·위례·백현동 사건·성남FC 재판에 출석해야 하고, 18일에는 위증교사 사건, 22일에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이런 상황을 두고, 선거 지휘가 제대로 이뤄지겠냐는 반응이 나온다. 사법 리스크는 민주당을 갈라지게 했다. 본래 친명과 비명 간의 계파 갈등이 심했지만, 이 대표의 리스크를 극복하지 못하고 민주당은 고통의 시간을 겪었다. 여기에 더해 계파 간 갈등은 민주당을 더욱 갈라놓았다. 공천에 있어서 ‘비명횡사’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민주당은 공천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친문 세력이었던 이들은 하나 둘 민주당을 탈당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하나의 민주당으로 선거를 치르기는 어렵게 됐다. 쪼개짐으로써 인해 정권심판론의 의미를 퇴색시킨 꼴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국민의힘은 야당심판론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보통 총선은 현 정부가 못했기 때문에 야당서 정권 심판을 자주 띄운다. 그러나 민주당의 상황도 이에 못지않게 엉망이다. 다수당인데도 불구하고, 당 대표의 리스크와 계파 간 갈등으로 회기 동안 리스크 방어에만 치중한 측면이 있다. 야당심판론은 부동층의 표심을 호소할 수 있는 지점이다. 민주당은 현재 의석수를 지키지 못한다면 이긴 선거라고 볼 수 없다.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서 밀렸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부분이다. 여기에 더해 친문 세력이 과연 이 대표를 도울지가 관건이다. 국민의힘에게 박 전 대통령이 있다면, 민주당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다. 문 전 대통령이 지지를 표하는 방향에 따라, 선거구도가 요동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탈당파들은 이 대표를 향해 적극적인 공격성을 띤다. 새로운미래 소속 인물들은 ‘가짜 민주당’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에 씌우기 시작했다. 이 밖에 제3지대의 부상은 여야 모두에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제3지대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을 모두 타격하면서 존재감을 높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신당인 조국개혁당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조국개혁당은 비례대표 입성을 목표로 결성됐는데, ‘검찰정권 심판’이라는 키워드를 내걸고 총선 판도에 불을 지폈다. 당초 정치권이 예상했던 것보다 파급력이 더욱 커진 셈이다. 결국 앞으로의 선거전은 양당이 ‘네거티브’ 위주로 선거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인다. 리스크가 조금이라도 더 부각되는 측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리스크 이와 관련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양당 모두 리스크가 적지 않다. 여야 모두 중도층을 노리는 선거전략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겠지만, 결국 조직의 결집도 중요하다”며 “변수가 들쑥날쑥한 상황서 조금이라도 리스크가 부각된다면 조직 결집도 역시 낮아질 수 있다. 이는 총선 패배로 이어질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향후 총선 일정은? 여야의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이제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된다. 이달 21일부터 22일까지는 후보자 등록 신청이 이뤄진다. 이후 이달 27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총 6일 간 재외투표가 진행된다. 27일에는 후보들이 선거 벽보를 제출해야 하고, 다음 날인 28일부터 선거 하루 전인 다음 달 9일까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다음 달 5일부터 6일까지는 사전투표가 이뤄진다. <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