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거운 이야기하고 넘어가자. 사실 금주에는 정치판의 막장 드라마,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천박한 행위와 그 본질, 이 지사가 왜 그런 지경에 처하게 되었는지 필자 세대의 상황을 곁들여가며 재미있게 글을 이끌어 가려 했다.
그런데 그와 관련해 조족지혈에 불과한 일이 터져 버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자신의 아내가 과거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접대부로 근무했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한 발언, 그리고 자신과 장모의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결론 내린 대목이다.
먼저 자신의 아내에 대한 해명이다. 그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아내는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언급했다.
지난 주에 윤 전 총장의 의식 세계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었는데 이 정도면 의식 여부 문제가 아니라 속된 표현으로 정신나간 사람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아내와 흥청(興淸)을 연결시켰기 때문이다.
흥청에 대해서다. 연산군 시절 역사에서 간신으로 취급받고 있는 장악원 제조 이계동과 임숭재 등이 팔도에서 미인들을 뽑아 이원(梨園, 당 나라 현종이 젊은 남녀 수백명을 모아 음악을 교습시킨 장소를 빗대 궁궐에 설치한 곳)으로 올리고 그들을 운평(運平)이라 칭했다.
그리고 운평 중에서 연산군의 사랑을 받으면, 연산군과 정분을 나누면 흥청이라 지칭했다. 말인즉 흥청은 후궁 반열에도 들지 못하는 연산군의 성 노리개를 의미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윤 전 총장이 언급한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란 대목을 살펴보자. ‘흥청거리는’에서 ‘거리다’는 접미사로 ‘동작이 지속되다’는 의미를 지닌다. 결국 동 표현은 자신의 아내는 ‘지속해서 성의 노리개가 되는 일을 싫어한다‘는 의미로 연결된다.
참으로 가당치 않다. 사실혼 관계에 있는 아내는 물론 모든 여성에게 절대 해서는 안 되는 표현이다. 왜냐? 동 발언을 액면 그대로 살피면 비록 한때 성노리개로 활동했지만 좋아서 한 일은 아니라는 뉘앙스를 주기 때문이다.
이제 이 대목은 잠시 접고 그가 언급한 장모와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자. 그는 동 인터뷰에서 자신의 장모가 요양급여 부정수급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대목에 대해 “가족이라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장모 일은 장모 일이고, 제가 걸어가는 길에 대해선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말인즉 장모는 장모고 나는 나라는 식이다. 아울러 장모고 나발이고 자신의 앞길을 막는 사람은 친부모는 물론 그 누구라도 가차없이 내치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 마디로 권력의 허상에 동화된 인간처럼 보인다.
이제 이를 염두에 두고 앞서 언급했던 대목, 자신의 아내에 대한 해명에 대해 살펴본다. 필자가 법률에는 문외한이지만 자신의 아내를 흥청과 연계시킨 윤 전 총장의 발언은 얼핏 살펴보아도 명예훼손죄에 해당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일어난다.
이쯤 되면 윤 전 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는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처신해야 옳을까. 자신의 어머니를 남으로 단정한 윤 전 총장에게 법대로 대응해야 어머니에 대한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아내를 신뢰한다면 그냥 코웃음치고 말 일인데, 가만히 있어도 될 일로 화를 자초하고 있다. 아울러 이 일로 김건희씨의 과거 전력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리라 전망된다. 그래서 자초지화라 한 게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