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씁쓸한 퇴장' 박영수 국정농단 특검

태블릿PC로 흥하고 포르쉐로 망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국정 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산업자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결국 사의를 표명해 지난 4년7개월 동안의 특검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를 두고 특검 출신 내에서는 일부의 모럴 해저드로 ‘공든 탑’이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기소하는 등 국정 농단 수사를 지휘했던 박영수 특별검사가 수산업자 김모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무상 제공받았다는 의혹으로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새롭게 부임하는 특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파기환송심과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상고심을 담당하게 된다.

“책임 통감”
결국 사의

박 특검은 지난 7일 ‘사직의 변’이라는 입장문을 통해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한다”며 “직무 수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박 특검은 지난 5일 가짜 수산업자 관련 의혹에 대해 “아내의 차 구매을 위해 여러 차종을 검토하던 중 김씨가 이모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터카 회사 차량의 시승을 권유했다”며 “며칠간 렌트하고 차량은 반납했고, 렌트비 250만원은 이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입장문을 통해 밝힌 바 있다.

박 특검은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이모 부장검사를 김씨에게 소개해줬다는 부분은 사실”이라며 “포항지청으로 전보된 이 부장검사와의 식사 자리에서 지역 사정 파악에 도움을 받을 인물로 김씨를 소개하며 전화번호를 주고, 김씨에게는 이 부장검사가 그 지역에 생소한 사람이니 지역에 대한 조언을 해주라는 취지로 소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특검은 “수많은 난관에도 지난 4년7개월간 혼신의 힘을 다해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게 노력했다”며 “이 같은 일로 중도 퇴직하게 돼 아쉬운 마음 금할 길이 없고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차 무상 제공 의혹에 무너진 공든 탑
수산업자 리스트 거론되자 사의 표명

국정 농단 특검팀은 지난 2016년 12월21일 출범했다. 박영수 특검과 양재식·박충근·이용복·이규철 특검보,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을 비롯해 파견검사 20명, 수사관 40명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구성된 특검이었다.

이들은 국정 농단 사건을 파헤쳐 수사 선상에 있던 인물 50여명을 재판에 넘겼다.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총 징역 22년,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는 징역 18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징역 2년6개월이라는 유죄 판결을 이끌어냈다.

박 특검과 함께 특검 추천으로 임명된 특검보 2명도 같은날 사의를 표명했다. 특검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검 궐위 시 특검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특검팀이 사법정의를 내세우며 박 전 대통령을 비롯해 30명을 뇌물죄 등으로 기소하고, 주요 피고인에 대해 약 80년을 구형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뇌물 소지가 있는 금품을 받은 것에 대해 “특검의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특검 출신 내에서도 4년7개월간 쌓은 공이 일부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내로남불’
추락한 특검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경찰 수사와 별개로 이번 사건에 연루된 특검 근무 경력의 현직 검사에 대한 감찰을 지시해, 특검의 잘못된 처신이 검찰 조직 전체로 불똥이 튀는 모양새가 됐다.

경찰은 김씨가 박 특검을 연결고리로 이들과 관계를 맺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박 특검의 전날 사의 표명에 경찰 수사 확대가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게 법조계 분석이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박 특검이 젊은 후배 검사들에게 사기꾼을 소개해줬다는 데 가장 무겁게 책임을 느꼈을 것”이라며 “4년7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특검 기간에 쌓은 공이 도로아미타불이 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국정 농단 특검팀 출신의 한 변호사도 “고급 수입차와 시계, 선물 등 가치와 대가성 여부를 떠나 특검이 잘못된 처신을 한 건 사실”이라며 “더욱이 뇌물죄 등으로 국정 농단 사건을 단죄했던 특검에서 이런 일이 벌어져 국민적 상실감은 더 클 것”이라고 했다.

박 특검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야권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구두논평에서 “부적절한 로비 의혹의 당사자가, 법 정의를 이야기하며 또 다른 의혹을 조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박영수 특별검사의 사의 표명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박 특검이 ‘도의적 책임’을 운운했지만 고가의 수입 차량을 제공받은 것이 드러난 만큼 차제에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의 여부도 분명히 가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속하라”
강력 비판

홍경희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해온 박영수 특검의 이중적 행태가 드러났다”며 “상황에 따라서는 박 특검에 대한 구속 수사도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수석부대변인은 “박 특검이 김모씨에게 받은 선물의 대가성 여부에 집중해야 한다”며 “만약 김모씨가 청탁을 빌미로 박 특검에게 대가성 선물을 제공하고 박 특검이 이를 수수했다면 뇌물 혐의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특검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자진사퇴가 아닌 파면이 마땅하다”며 “국민적 공분을 자아냈던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특별검사가 어떻게 이렇게도 몰지각한 작태와 오염된 공직윤리를 가지고 있었는지 개탄스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 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검법) 제14조 제2항에 따르면 대통령은 특검이 사망하거나 사퇴서를 제출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이를 국회에 통보하고 임명 절차에 따라 후임 특별검사를 임명해야 한다.

따라서 문재인 대통령은 박 특검의 사퇴서가 수리되면 현재까지 마무리되지 않은 박근혜정부 국정 농단 사건 관련 재판들의 공소 유지를 위한 후임 특검 임명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4년7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
내로남불·모럴해저드 지적도

결국 새로 부임하는 특검은 ‘국정 농단 사건’에서 남은 재판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현재 남아있는 ‘국정 농단 사건’ 재판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파기환송심과 문형표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의 상고심 총 2건이다.

박근혜정부 시절 특정 문화예술인 등에 대한 지원을 배제한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파기환송심은 서울고법에서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국민연금공단을 압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문 전 이사장과 홍 전 본부장 사건은 2017년 11월 대법원에 접수된 뒤 현재까지 계류 중이다.


이 외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국정 농단 방조 및 불법사찰 혐의 사건은 특검법 기한을 지나 기소돼 현재 검찰에서 공소 유지를 담당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불복해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향후 특검은 이들 재판이 계속되는 기간까지는 공판에 출석하는 등 공소 유지를 담당하고, 재판 결과가 확정되면 10일 이내에 이를 대통령과 국회에 서면으로 보고한 뒤 특검법에 따라 당연 퇴직하게 된다.

남은 재판
후임 누구?

박 특검과 함께 2명의 특검보도 사퇴함에 따라 이른바 특검 ‘순장조’에는 1명의 특검과 2명의 특검보가 새로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 활동기간은 남아있는 재판의 ‘확정판결 시’까지여서 길어도 1년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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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