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중심 사대문으로 들어가 볼까

서울의 핵심 입지인 ‘사대문’안에서 아파트 등 주거상품에 이어 희소성 높은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이나 생활(형)숙박시설 등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고소득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대기업 본사와 정부·기관들이 밀집된 데다 교통 등 각종 기반시설이 완비돼 생활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사대문 내 위치한 부동산은 녹지공간을 비롯해 의료, 교육 등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북한산, 북악산, 서대문국립공원, 정동공원 등의 녹지공간이 풍부해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서울적십자병원,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등 대형병원이 인근에 있어 고품질의 의료 서비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교육시설도 우수하며 세종문화회관, 대림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이 주변에 있어 문화생활을 누리기 좋다.

촘촘한 교통
편하게 이동

서울시 통계시스템(2018년 기준)에 따르면 종로구와 중구 두 개 자치구에 등록된 대기업 계열사는 전체 서울 소재 대기업(1662개사)의 약 23%인 380개다. 대기업 종사자 수는 14만6960명에 달한다.

여기에 유명 외국계 지사와 정부부처, 한국은행 등 금융공기업까지 감안하면, 해당 지역 내 고소득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의 2019년 근로소득 연말정산 현황을 보면 종로구와 중구의 1인당 근로소득(급여 총계)은 각각 5098만원, 4623만원으로 서울시 자치구 중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촘촘한 교통망도 장점이다. 지하철 1~5호선이 사대문 안을 관통하고 다양한 시내외·광역버스를 이용해 서울 전역은 물론, 경기·인천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서울역과 용산역에서는 KTX를 수월하게 탈 수 있다.


최근 활발하게 추진 중인 개발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현재 서울 사대문 도심 내 노후지역은 재개발을 통해 주상복합단지와 오피스가 융화된 신흥 주거·업무지구로 탈바꿈하고 있다. 세운지구가 대표적으로 개발은 시세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거 상품의 매매가도 상승세다. 종로구 홍파동 ‘경희궁자이 3단지’전용 84㎡B는 지난해 8월 18억원에 매매됐다. 이는 1년 전보다 3억원가량 오른 가격이다. 같은 단지 전용 72㎡ 역시 2015년 12월 4억5000만원에서 2017년 7월 5억3889만원, 2020년 7월 6억1000만원으로 가격이 크게 올라 매매되고 있다.

서울 도심 지역에 공급되는 주거 상품은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고 있다. 지난해 7월경 분양에 나선 세운지구 첫 분양 사업장인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 (도시형 생활주택)는 평균 10.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해 3월경 분양한 복층 오피스텔 ‘쌍용 더 플래티넘 서울역’은 4.2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3일 만에 100% 계약률을 기록했다.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관심↑
각종 기반시설 완비 생활여건 좋아

분양 시장에서 생활숙박시설이 인기를 끌면서 전문 운영 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필동1가 43-1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0층, 총 455실 규모로 건설 중인 ‘빌리브 아카이브 남산’ 생활숙박시설은 분양 계약이 분양 개시 3개월 만인 최근 100% 완료됐다.

생활숙박시설은 호텔과 오피스텔의 중간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시설물로 취사와 세탁 등 주거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충무로PFV가 시행,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이 건물은 약 1만4000건의 청약 접수 이후 전실 계약을 마무리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조망·문화·편의 4박자 갖춘 서울 사대문 안인 충무로, 명동, 광화문, 종로, 을지로 등지에선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등이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며 “하지만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등의 공급량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지을 땅도 마땅치 않아 역세권 등 입지가 좋은 상품은 향후에도 높은 인기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양을 앞두고 있거나 분양 중인 사대문 내 오피스텔·생활(형)숙박시설.

 


▲을지로 엘루이 일루프(오피스텔)= 서울시 중구 을지로 5가 272-17, 18번지에 ‘엘루이 일루프’주거용 투룸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단지 규모는 지하 2층~지상 11층, 전용 35~45㎡, 오피스텔 96실과 근린생활시설이 함께 공급된다.

교통·조망
문화·편의

투룸 오피스텔인 아파텔로 공급되는 ‘엘루이 일루프’는 국내 최대의 업무지구인 CBD(도심 업무지구)와 동대문패션타운이 좌우 단 한정거장으로 빠른 출퇴근이 가능하다. 1~2인 가구에 대응해 모든 호실을 1.5룸~2.5룸의 분리형 평면으로 구성했다. 고급 특화설계도 갖춘다. 모든 세대에 고급 호텔에서 만나볼 수 있었던 건식 세면대와 에어드레서 공간을 갖춘 클린케어 스루 구조를 적용해 쾌적한 생활공간을 제공할 계획이다.

엘루이 일루프만의 시그니처 설계도 갖춘다. 빛을 활용해 공간을 디자인하는 디자인 컨셉을 기반으로 옥상정원 등 입주민을 위한 다양한 특화설계와 외관 디자인을 선보일 전망이다. 청약통장이 필요없고 100실 미만으로 공급돼 계약 직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 중도금 전액 무이자, 주택 수 미포함 등의 이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상품 공급량
턱없이 부족

 

▲종로5가역 하이뷰 더광장(오피스텔)= JTK글로벌이 시행하고 정우개발이 시공하는 ‘종로5가역 하이뷰 the 광장’ 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대지면적 1387㎡, 연면적 1만1424㎡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 2층~지상 16층의 주동에 오피스텔 294실(전용면적 18.97㎡), 상업시설 40실로 구성된다. 총 154대 주차가 가능하다.

종로구는 1인 가구 비율이 서울 25개 구 중 관악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지역이다. 1인 주거에 적합한 오피스텔 수요가 아파트 대비 더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중심부에 위치하는 만큼 동쪽으로는 동대문 상권과 왕십리 상권, 서쪽으로는 종로3가 상권과 광화문 상권, 남쪽으로는 을지로와 충무로 상권, 북쪽으로는 대학로 상권 접근이 용이하다.

 

신흥 주거·업무지구로 탈바꿈
분양 족족 높은 경쟁률로 마감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생활숙박시설)= 대우건설이 전매제한과 대출규제를 피할 수 있는 생활숙박시설 ‘세운 푸르지오 그래비티’ 분양에 나선다. 이달 청약을 마감한 ‘세운 푸르지오 헤리시티’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이하 세운지구) 공급 물량이다.

전용면적 21~50㎡로 3-6구역 396실과 3-7구역 360실의 총 756실로 구성된다. 두 단지 모두 지하 6층~지상 20층으로 규모다. 소형 공급 물량에 고소득 직장인들의 선호를 공략함과 동시에 향후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다시 활성화될 인근 상권의 관광 수요도 노렸다는 설명이다.

단지가 조성되는 세운지구는 재개발촉진지역으로 서울 중심인 사대문 안에 있다. 금융, 교통 인프라를 갖췄다는 장점 때문에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광화문중심업무지구(CBD)의 직주근접 배후지는 물론, 청계천과 접해 서울 한가운데서 수변 조망을 누릴 수 있다. CBD입지를 자랑하는 만큼 배후수요도 풍부하다.

 

▲더 솔라고 세운(생활숙박시설)= 서울 중구 충무로 역세권에서 공급하는 생활형 숙박시설 ‘더 솔라고 세운’이 세운재정비 촉진지구 개발에 따른 미래가치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 중구 충무로 일원에 지하 5층~지상 14층, 전체 559실 규모로 들어서는 이 단지는 생활형 숙박시설 외에도 지하 2층 12실 규모의 스크린골프장(근생시설), 지하 1층 12레인의 볼링장(근생시설)과 피트니스센터, 지상 1·2층 상가로 구성된다. 생활형 숙박시설은 전용 21.01㎡ 원룸부터 57.48㎡ 투룸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단지가 들어설 세운재정비 촉진지구는 서울 사대문 안 최대 재정비 사업으로, 현재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재개발 사업이 세운지구에서 추진 중이다. 재개발이 완료될 경우 대규모 주거단지를 이루게 된다.

시행 위탁사인 솔라고 개발이 직영으로 운영예정인 볼링장(근생시설)과, 스크린골프(근생시설), 피트니스센터 이용도 가능하다. 단지 계약자에게는 시행 위탁사가 운영하고 있는 솔라고CC(36홀 골프장) 60만원 그린피 상품권 지급과 3년간 그린피 10% 할인권 혜택, 2021년 7월 준공예정인 솔라고 콘도(가칭) 3년간 20% 숙박료 할인, 더 솔라고 세운 3년간 년 1회 무료 숙박권 지급, 임대차 서비스, 세무대행, 시설관리 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특화 설계
각종 혜택

숙박객에겐 볼링장과 스크린골프 운영요금의 20% 할인, 조식 서비스(단기 숙박 시 무료제공, 장기 렌털 시 할인 제공)와 피트니스 무료 이용, 레스토랑 10  % 식·음료 할인과 발레파킹 서비스, 객실 클리닝 서비스, 세탁 서비스 등이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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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