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운전' 아워홈 후계자의 일탈 나비효과

하나 보면 열 안다고…다 된 밥에 코 빠뜨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구본성 아워홈 부회장이 보복운전으로 인해 뭇매를 맞고 있다. 보복운전으로 차량을 파손하고, 상대 운전자를 다치게 한 혐의가 뒤늦게 알려지면서 도덕성에 큰 흠집이 생겨버렸다. 결과적으로 구 부회장의 일탈 행동은 엄청난 나비효과로 되돌아왔다. 동생에게 경영권을 빼앗기게 된 배경이 된 것이다.

구본성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복운전 행각이 뒤늦게 알려졌다. 서울중앙지법은 특수재물손괴와 특수상해 혐의로 기소된 구 부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구 부회장은 지난 3월 재판에 넘겨졌고, 변론은 지난 5월13일 마무리된 상태였다.

욱하는 성격
민망한 추태

구 부회장은 지난해 9월5일 서울시 강남구 학동사거리 인근에서 보복 운전을 감행했다. 압구정로데오역 방향으로 자신의 BMW X5 차량을 몰던 중 40대 남성의 벤츠 차량이 차선을 바꿔 자신의 차 앞에 끼어들자 홧김에 저지른 일이었다.

구 부회장은 순간적으로 격분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A씨의 차를 앞지른 뒤 급정거했고, 이 과정에서 A씨 차의 전면이 구 부회장 차의 후면과 충돌했다. A씨는 추돌사고로 인해 400만원에 가까운 차량 수리비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놀랍게도 구 부회장은 사고 직후 도주를 감행했다. 구 부회장의 차를 뒤쫓은 A씨는 차에서 내려 “경찰에 신고했으니 도망가지 마라"고 소리쳤다. 그러자 구 부회장은 차를 몰고 A씨에게 돌진했다.


놀란 A씨가 손으로 막았지만, 구 부회장은 계속해서 차를 움직였고, 결국 A씨는 허리·어깨 등을 다쳤다.

추월했다고 홧김에 상해까지
반성문 내고 솜방망이 처벌

검찰은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구 부회장에 징역 10개월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기존 판례에 비춰보면 재판부가 구 부회장에 징역형을 선고해도 큰 무리는 없었다. 차량 손괴 이후 상대 운전자에게 가해한 정황이 드러났고, 보복할 의도를 갖고 자동차를 이용해 피해자의 신체를 상해한 혐의가 분명했기 때문이다.

특수상해죄는 벌금형이 규정돼있지 않고 법정형 자체가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정해져 있다. 또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피해자와 합의를 한다고 형사 책임을 피할 수도 없다. 특수손괴죄의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된다.

다만 법원은 우발적인 범행이라는 점을 감안해 구 부회장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해 정도가 크지 않고 구 부회장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은 점 등을 양형 참작 사유로 삼았다. 구 부회장 변호인은 재판부에 지난달 25일 반성문을 제출한 바 있다.

또다시
남매의 난?

공교롭게도 구 부회장의 일탈 행동은 아워홈 경영권의 향방을 완전히 뒤바꿨다. 앙숙인 막냇동생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아워홈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양상이다.


구 부회장과 구 전 대표는 2015년부터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갈등을 겪었다.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아워홈 회장은 슬하에 구 부회장, 구명진씨, 구미현씨, 구 전 대표 등 1남3녀를 뒀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이들 가운데 아워홈 경영에 참여한 것은 구 부회장과 구 전 대표 뿐이었다.

특히 구 전 대표는 일찌감치 아워홈의 후계자 1순위로 꼽혀왔다. 구 전 대표는 2004년 아워홈 외식사업부 상무로 경영 일선에 모습을 드러냈고,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만 해도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의 가풍을 깨고 첫 여성 후계자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구 전 대표가 자신에게 적대적인 임원들을 좌천, 업무배제, 해고했다는 논란에 휘말리면서 구 전 대표의 입지는 흔들렸다. 결국 구 전 대표는 2015년 7월 승진 5개월 만에 부사장을 내려놨다.

구 전 대표가 물러난 자리는 구 부회장이 채웠다. 구 부회장은 삼성경제연구소 등 외부에서 일하다 뒤늦게 아워홈 경영에 참여했고 대신 구 전 대표는 2016년에 캘리스코 대표로 부임했다. 

이후 남매는 수차례에 걸쳐 다툼을 벌였다. 구 전 대표는 2017년 서울중앙지법에 아워홈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하고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지만, 언니 구미현씨가 오빠의 손을 들어주면서 무산됐다.

반대 기류
깨진 독주

2019년 아워홈 정기주총에서는 구 부회장이 이사 보수 한도 증액과 아들 구재모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으나 이를 구 전 대표와 구명진씨가 반대했다. 이후 아워홈은 구 전 대표의 캘리스코에 식자재 공급 중단을 선언했고, 이로 인해 양사는 법정 다툼까지 벌였다.

지난해부터 양측의 갈등이 소강상태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구 전 대표의 아워홈 복귀 가능성은 열려 있었다. 자매가 합심할 경우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워홈의 주주구성을 살펴보면 지난해 6월 기준 구 부회장(38.56%), 구미현씨(19.28%), 구명진씨(19.60%), 구 전 대표(20.67%) 등 오너 일가 남매가 98.11%의 지분을 보유 중이었다. 남매 간 합종연횡에 따라 경영진 교체가 충분히 가능했던 셈이다.

이런 가운데 구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진 시점과 구 전 대표의 대표이사 사임이 맞물리자 구 전 대표가 아워홈으로 복귀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구 전 대표는 구 부회장이 재판에 넘겨지기 직전인 지난 2월 캘리스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예상은 머지않아 현실이 됐다.

지난 6월4일 아워홈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구지은 전 캘리스코 대표가 제안했던 신규이사 선임안, 보수총액 한도 제한안 등을 통과시켰다. 이번 주총은 아워홈 측과 구 전 대표 측이 개최 시기를 놓고 이견을 빚다 결국 법원 판단에 의해 소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참에 오빠에게 칼 겨눈 막내
동생들 합세…경영권 잃은 장남

세 자매는 이날 주주제안을 통해 선임된 신규 이사들을 앞세워 이사회를 장악했고, 구 부회장을 대표이사 자리에서 해임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구 부회장을 대신해 구 전 대표가 아워홈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경영권 다툼이 세 자매의 승리로 끝난 것이다.

구명진씨가 구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준 건 예정된 행보였다. 구명진씨의 경우 구 전 대표의 확실한 우호세력으로 분류돼왔다. 구명진씨는 구 전 대표가 캘리스코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직후인 지난 2월15일자로 신임 캘리스코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구명진씨는 그간 아워홈 관련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던 인물이다. 캘리스코의 2대주주이자 등기이사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긴 했지만, 대외적인 경영 일선에서 활동한 건 아니었다.

지분 19.28%를 가지고 있던 장녀 구미현씨가 구 전 대표 손을 잡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구미현씨와 구명진씨가 구 전 대표의 손을 들어주면서 세 자매의 지분은 60%에 근접했고, 큰 무리 없이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구 부회장의 보복운전이 구미현씨가 구 전 대표에게 힘을 실어준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구미현씨는 2017년 구 부회장과 구 전 대표 사이에서 경영권 다툼이 불거졌을 당시에는 구 부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구 부회장의 이번 보복운전 행위는 그냥 눈감아주기 힘든 사안이었다.

순식간에
날아간 왕관

재계에서는 향후 구 부회장이 어떤 방식으로 반격에 나설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단 구 부회장이 아워홈 사내이사에서 당장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내이사의 해임은 주총 특별결의 사항으로 3분의2 이상의 지분이 필요한데, 구 부회장의 지분이 38.56%로 3분의 1을 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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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