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1세대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로 국내외 커피전문점 경쟁 과열을 꼽는다. 여기에 오너 리스크도 한몫했다. 탐앤탐스는 거듭된 악재에 사업 다각화 전략을 내걸며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 내에서는 단기간 내에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1999년 설립한 탐앤탐스커피는 2004년 법인을 설립, 커피전문점 최초 해썹(HACCP) 인증을 받는 등 프랜차이즈로 자리 잡았고 창업 10년 만에 100호점을 돌파했다. 이어 같은 해 첫 해외매장인 호주 시드니점을 내고 3년 만인 2011년 300호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후 미국, 중국, 카타르, 몽골 등 해외에서 사업을 벌이기도 했다.
잘나가다가…
1세대 토종 커피전문점으로 자존심을 지켜온 탐앤탐스지만 최근 실적이 눈에 띄게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탐앤탐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 3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54억원으로 전년(693억원) 대비 20% 감소했다.
탐앤탐스의 이번 적자 전환의 주된 원인은 상품매출 감소로 보인다. 탐앤탐스의 지난해 상품매출은 266억원으로 480억원이었던 전년보다 44.5% 급감했다.
탐앤탐스의 실적 부진은 몇 해째 계속되고 있다. 2016년 매출액 870억원을 기록한 이후 2017년 832억원, 2018년 745억원, 2019년 693억원으로 지속적으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9년 기록했던 당기순손실은 지난해까지 이어졌다. 2017년 352개였던 매장 수 또한 지난해 349개로 정체돼있다.
탐앤탐스의 글로벌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생겼다. 탐앤탐스의 해외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는 것. 탐앤탐스의 해외매장 수는 지난해 기준 82개로, 2018년(88개)보다 6.8% 줄어들었다.
부채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그나마 희망적인 부분이다. 탐앤탐스의 지난해 기준 총자산은 714억원이다. 전년(1221억원) 대비 41.5% 감소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855억원에 달했던 총부채가 413억원으로 줄어든 데서 나타난 현상이다.
계속되는 실적 악화
시장 이미 포화상태
이에 반해 총자본은 65억원 감소했다. 총부채의 감소는 지난해 233.7%였던 부채비율을 137.3%로 낮췄다. 부채비율은 통상 300% 이하를 적정수준으로 인식 한다.
같은 기간 총차입금은 634억원에서 296억원으로 53.3% 감소했다. 이를 통해 차입금의존도는 51.9%에서 41.4%로 20.2% 감소했지만 통상 적정수준으로 인식하는 20% 이하와는 많은 차이를 보였다.
탐앤탐스는 국내 커피 전문점이 과포화 상태에 이를 정도로 경쟁이 과열되면서 서서히 추락하기 시작했다. 조금씩 실적 상승을 노리던 중이었지만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의 구속 기소 악재가 겹치며 다시 주저앉았다.
김 대표는 지난 2009~2015년 우유 공급업체가 회사에 제공하는 판매 장려금 중 12억원을 사적으로 챙긴 혐의를 받았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의 비서에게 300만원을 건네기도 했고, 허위 세금계산서로 형사처벌을 받게 된 임원들의 벌금을 자회사 계좌에서 대납하기도 했다.
탐앤탐스는 계속해서 사업 다각화 전략을 내놓으며 실적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디저트 카페 '에그탐탐', 스터디 카페 '라운지 탐탐'을 내놓으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탐앤탐스가 내놓은 전략인 '디저트 카페' 역시 포화상태인만큼 차별화에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디저트 카페도 경쟁이 너무 치열한 상황"이라며 "트렌드를 선도하지 않고 따라가는 정도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는 분야여서 실적 상승에 절실한 탐앤탐스 입장에서는 매장 테스트와 소비자 반응 검토가 상당히 중요한 단계일 것"이라고 전했다.
실적 반등 꾀해도…
발목 잡는 '과거'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 대표가 창업한 또 다른 커피전문점 할리스 커피와의 온도 차도 관심을 끈다.
김 대표는 1998년 카페베네와 망고식스 창업자인 고 강훈 대표와 할리스커피를 공동창업했다. 김 대표는 할리스커피 창업 1년 만에 탐앤탐스 상표를 등록하고 홀로서기에 나섰다. 할리스커피 경영진과 추구하는 다르다는 판단에서였다.
김 대표가 창업해 1년 만에 떠나온 할리스커피는 우여곡절 끝에 안정을 찾고 상승세다. 할리스커피는 2003년 CJ플래너스에 매각됐고 2013년 IMM PE에 넘어가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상승했다. IMM PE는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자해 점유율을 높였다.
매장 수는 2013년 약 384개에서 지난해 580여개까지 늘었다. 7년 새 200개 가까이 매장이 늘어난 것이다.
매출은 IMM PE 인수 당시인 2013년 680억원에서 2015년 처음으로 1000억원대로 뛰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50억원, 155억원이었다. 2017년에는 할리스 인수부터 관리를 맡았던 김유진 당시 IMM PE 상무를 할리스 대표이사로 선임해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할리스커피는 KG그룹이 인수하면서 펀드 소유에서 KG그룹 가족사로 합류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이 가능하게 된 만큼 지속적인 신메뉴 개발을 포함해 광고, 판촉 등의 마케팅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집중 필요
업계 관계자는 "대표 이미지나 신뢰도도 회사의 신뢰도만큼 중요한데 이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리기보다는 본업인 커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고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