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적자' 세븐일레븐의 민낯

무너진 ‘원조 삼각김밥’ 신화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삼각김밥의 원조’라 불리던 세븐일레븐의 추락이 계속되고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이자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이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여기에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가 발목을 잡고 있어 실적난 해소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리아세븐은 지난해 8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42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507억원의 영업이익이 증발했다. 금융서비스 부문 이익을 뺀 편의점 사업만 놓고 보면 영업적자 규모는 141억4100만원으로 더 늘어난다. 

‘빅2’와 격차
다방면서 후퇴

코리아세븐이 연간 적자를 낸 것은 2006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같은 실적 흐름은 편의점 업계 ‘빅2’인 GS리테일과 BGF리테일과는 딴판이다.

상대적으로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거둔 편의점 업계 빅2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맹추격으로 업계 3위 자리마저 위협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GS리테일의 영업이익은 2526억원으로 전년 대비 5.7% 신장했고 BGF리테일은 1622억원으로 17.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코리아세븐과 비교하면 양호한 실적이다.


외형 성장세도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코리아세븐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4조577억원)과 비슷한 4조683억원으로 집계됐다.

BGF리테일은 매출(6조1813억원)은 전년 대비 4% 늘어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6조 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GS리테일은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8조8623억원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대에 정체돼있던 코리아세븐의 영업이익률은 더욱 후퇴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 2011년 3.36%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 줄곧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1·2위와 벌어지고 
후발주자 쫓아오고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째 1%대의 저조한 이익률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이마저도 마이너스대로 주저앉았다. 해가 갈수록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코리아세븐이 실적난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코리아세븐이 미국 세븐일레븐에 지급하는 로열티 액수가 지나치게 크다는 점이다. 코리아세븐은 1988년 설립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국 법인 ‘7-ELEVEN,inc.’과 계약을 맺고 로열티를 지급하고 있다. 순 매출의 0.6%가 로열티로 나간다.


지난해 지급한 금액은 272억8200만원이다. 영업손실이 8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세 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 로열티로 나간 것이다. 만약 로열티가 아니었다면 영업적자에서 벗어날 수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인지도를 고려했을 때 코리아세븐이 굳이 세븐일레븐 간판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경쟁사인 CU의 경우 2012년 일본의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며 독자노선을 택했지만 브랜드와 상관없이 편의점 업계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간판 교체에 막대한 돈이 든 것도 아니었다. CU는 당시 브랜드 교체와 관련해 500억원에서 600억원정도의 비용을 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점포 수도 밀려
가맹점주 불안

세븐일레븐의 추락에 가맹점주들도 위축된 상황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한 가맹점주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실적이 적자로 돌아서면서 세븐일레븐의 경쟁력이 떨어지게 될까 봐 걱정된다”며 “실적이 좋아야 본사와 적극 상생도 이어나갈 수 있는데 본사의 경영난이 가맹점주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가맹점주는 “본사와 공동체로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실적은 실망스런 결과”라고 답했다.

실제 지난해 코리아세븐은 신용등급 악재까지 맞았었다. 지난해 연말 나이스신용평가가 코리아세븐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가맹점 확대 등에 따른 투자 지속으로 인한 차입금 부담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신용등급을 하향했다.

세븐일레븐은 ‘점포 경쟁’에서도 이렇다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의 점포 수는 1만5000개에 육박하면서 접전을 벌였다. 점포 수를 놓고 보면 CU는 지난 한해만 1046개를 순증해 1만4923개, GS25는 770개 늘려 1만4688개를 기록했다.

반면 세븐일레븐이 지난해 1년간 순증한 점포 수는 485개에 불과하다. 전체 점포 규모는 1만501개다. 선두권과는 4000개 이상 차이가 난다.

편의점 사업은 주로 프랜차이즈로 운영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 실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사업구조상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주는 일정한 비율로 수익을 나눠 갖는다. 가맹점 수가 많을수록 본사 이익도 커지는 구조다.

최경호 리더십 
도마 위 올라


이 같은 점포 규모 경쟁에서 밀린 세븐일레븐이 앞으로 선두업체와의 격차를 좁히기는 쉽지 않다. 현재 편의점 업계의 근접출점 제한으로 신규 점포를 내는 것도 사실상 막힌 상황이다.  

그나마 출점 전략을 세울 수 있는 것은 재계약을 앞둔 가맹점이다. 올해 재계약을 앞둔 4000여개점을 상대로 유치전을 벌이는 것이 둔화된 성장세를 끌어올릴 대안으로 인식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점이 문제였다.

실제 현금 흐름 창출은 줄었지만 최근 운전자금 증가와 함께 가맹점을 늘리는 데 필요한 투자금 확대로 자금 부담이 커졌다. 지난해 말 단기차임금은 전년보다 9배나 급증한 1조2795억원에 달한다. 차입금이 늘면서 덩달아 부채비율도 2019년 309%에서 작년 316%로 나빠졌다.

후발주자인 이마트24의 무서운 성장세도 코리아세븐에게는 부담이다. 이마트24는 지난해 3분기 점포 수가 5000개를 돌파하면서 분기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연간 매출액도 전년 대비 20.1% 신장한 1조626억원을 기록하며 ‘1조원 벽’도 허물었다. 현재 6000개점을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점포 확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GS25와 CU도 ‘업계 1위’를 놓고 출점 경쟁을 벌이며 공격적 확장에 나설 가능성도 커 세븐일레븐의 ‘넘버 3’ 입지가 위협을 받고 있다.


올해도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최근 코리아세븐은 수년간의 매출 성장에도 회사의 이익 규모는 정체되거나 감소했다”며 “편의점 경쟁심화에 따른 가맹점 지원부담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1·2위와 벌어지고 
후발주자 쫓아오고

계속되는 실적 악화에 최경호 대표의 자질론까지 대두되는 모양새다.

코리아세븐은 2019년 연말 정기인사에서 당시 최경호 전무를 코리아세븐 대표로 선임하며 6년 만에 수장을 교체했다. 최 대표는 지난 1992년 코리아세븐에 입사해 28년간 상품과 영업 등 핵심 보직에 몸담았던 만큼 회사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갈 수 있는 적임자이기도 했다.

최 대표는 취임 초기부터 프리미엄 점포 ‘푸드드림’과 ‘회 주문 접수 서비스’ 등 플랫폼 다각화로 실적개선을 위해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됐다.

롯데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코리아세븐의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두고 있고, 올해 회사채 정기평가를 앞둔 만큼 수익성과 재무구조 개선은 최 대표의 필수적인 과제로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초기 일부 편의점 업계가 근거리 생활권 소비 확산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사태가 장기화에 따라 점점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경쟁사 대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세븐일레븐의 경우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구체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계 지적에
다변화 고집

사업구조 개편 없이 실적 반등을 이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코리아세븐은 여전히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수익창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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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불법 계엄이 국회서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군 수뇌부들을 연달아 재판에 넘기는 과정서 2차 계엄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 구속 기소된 일부 장성들이 지휘관들에게 복귀가 아닌 대기 명령을 내린 게 핵심이다. 정보사도 빠지지 않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계엄에 개입된 정보사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주도면밀히 움직였다. 검찰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합된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수사 한 달여 만에 군 수뇌부를 줄기소 처리했다. 검찰은 내란 수괴(우두머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다. 군 수뇌부들의 공소장에는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의 역할이 적나라하게 적시돼있었다. 정보사 역할 적나라 적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이들의 공소장엔 윤 대통령이 150회 이상 등장하고, 기소된 당사자보다도 훨씬 많이 언급된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윤 대통령 공소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봤다. 또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뒀고, 계엄 당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각 사령관들을 포함한 군 관계자들을 조사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비화폰(군 보안폰)으로 직접 전화하면서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다 끄집어내라”고 독촉하는 등 국회 봉쇄를 직접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먼저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출석 통보를 한 것은 검찰이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에게 1차 출석 요청을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불출석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출석 통보를 한 이후 수사권 논란이 커지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자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 경찰은 지난달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직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을 만들고,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본을 꾸려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계엄 전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을 갖고 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계엄의 배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1차 수사도 마무리한 상태다. 특수단이 최근까지 입건한 피의자는 대통령실 및 당정 관계자 25명과 군 관계자 19명, 경찰 5명 등 총 49명에 달한다. 검, 한 달 만에 군 핵심 수뇌부 기소 짙은 플랜 B 논의 정황 “지휘부 대기” 그러나 정작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 사건을 맡은 공수처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7일까지 공수처가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문 전 사령관 1명뿐이다. 공수처는 검찰이 이미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던 윤 대통령에게 추가로 3차례나 더 출석을 통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지난 3일 집행 5시간반 만에 철수하며 “수사력과 수사 의지가 모두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려다가 국수본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자 철회하기도 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과 함께 이첩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도 제자리걸음 수준인 건 마찬가지다. 현 형사소송법과 공수처법 등을 따져보면 검찰은 기소권이 있으나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공수처도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입건해 윤 대통령을 수사 중이다. 현행법상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 경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고 체포영장 집행 등에 협력 중이다. 특히 공수처는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을 체포하더라도 기소하려면 검찰에 다시 넘겨야 한다. 애초부터 검찰과 공수처,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대검은 공수처에 합동수사를 3차례 제안했지만,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사건 이첩 강행 규정을 들며 거부했고, 결국 검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이첩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번, 3번 계엄 선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음을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은 계엄 직후부터 제기돼왔다. 국회서 계엄 해제요구안이 통과된 지 3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상계엄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정점 수사 지지부진 박 총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다고 박 총장이 국회서 증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이라도 해서 국회를 접수하라’는 투로 이야기했고, 그래서 7공수여단과 13공수여단이 새벽 3시 반 복귀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대기 상태를 유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달 4일 오후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이 장관 등이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서 모임을 한 것을 두고도 2차 계엄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의혹이 있는 부분은 수사할 예정이고 일부 수사 중이다. 꼭 입증해야 하는 건 실행 행위가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육군본부에 있던 참모진들을 계엄사령부로 출동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2차 계엄 의혹의 중요한 근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총장은 지난달 4일 새벽 3시3분 참모진들에게 계엄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모이도록 지시했다. 당시 지시를 내린 시각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체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의결 후 즉각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지 않고, 계엄 다음날 오전 1시16분~1시47분경 합동참모본부 지하에 위치한 결심지원실에 모여 관련 논의를 계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2시13분에 박 총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병력 재차 투입 여부를 물었고 박 총장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된 이후 계엄사령부 구성 및 소집을 위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내 별동대 꾸리려 시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 군내 자신이 지휘하는 별동대를 꾸리려 했다. 경찰은 수사 2단이 부정선거 의혹을 확신하는 노 전 사령관 등이 선관위 장악을 위해 구상한 조직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지난해 11월1일과 3일 햄버거집서 두 차례 만나 수사 2단 설치를 논의했다. 수사 2단은 계엄 발령 이후 구성되는 합동수사본부와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구체적 임무는 선관위 서버 확보였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 2단과 관련된 일반명령 문건과 이에 근거해 작성된 인사 발령 공문을 확보했다. 수사 2단은 3개의 부로 나뉘는데,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총 60여명이 인사 발령 명단에 포함됐다.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정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임무는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국무회의 의결 전 군 간부 ‘계엄사 이동’ 지시 노, 해제되자 분노 “‘강행해’ 언성 높이기도”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준비 과정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는 증거는 계속 나오고 있다. 그는 계엄 직전, 김 전 장관과 국방부 공관서 단둘이 만나 계엄을 논의했다. 또 문 전 사령관과 김 대령, 정 대령 등과 함께한 자리서 선관위 장악에 북파공작부대(HID) 대원 등을 ‘체포조’로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김 전 대령 등과 2차 햄버거 회동을 열었다. 제2기갑여단은 장갑차와 전차 등을 운용하는 부대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서 노 전 사령관 지시로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노 전 사령관 등이 계엄 당시 탱크부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의 계엄 논의가 그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 대령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중순쯤 “노 전 사령관이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존재는 경찰이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을 분석하던 중 드러났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의 잦은 통화 기록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결국 ‘계엄 비선 기획’의 실마리를 잡았다. 노 전 사령관은 1989년 김 전 장관이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 작전과장(소령)일 때 같은 부대서 대위로 근무했다. 20여년 전 김 전 장관이 박홍렬 전 육군참모총장의 비서실장이었을 당시 노 전 사령관은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이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대북 관련 첩보를 제공하면서 수시로 통화하는 인연을 키웠다. 노 전 사령관이 박근혜정부 시절 경호실 군사관리관을 할 때, 경호실장이 박 전 총장이었고,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 업무와 밀접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다. 김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국방부 장관이 된 이후 인사와 작전에까지 그의 입김이 미쳤다는 게 복수의 정보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공작조 15명 보고도 지시 정보사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안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노 전 사령관도 타 사령관들과 마찬가지로 부하들을 대기시켰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군 소식통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의해 계엄이 해제되자 노 전 사령관이 크게 분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관위 직원들을 겁박한 이후 다른 장소로 옮기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강행하라’면서 언성을 높였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