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정의당 재기 로드맵

비 온 뒤 땅 굳을까

[일요시사 정치팀] 김정수 기자 = 빛바랜 정의당에도 봄이 올까. 다른 곳도 아니었다. 내부에서 발생한 사건들로 당의 가치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런 정의당이 재기를 꿈꾼다. 환부를 도려내고 새로 태어나겠다는 각오다.

 

▲ 당기 흔들어보이는 여영국 정의당 신임 대표

정의당이 혁신을 앞두고 있다. 대전환을 언급한 신임 당 대표의 다짐을 헤아려보면 그렇다. 이전까지 정의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였다. 보통 정당에서 비대위를 꾸리는 까닭은 선거에서 크게 지거나, 대형 사건·사고들이 터졌을 경우다. 

상처투성이

정의당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올해 초부터 당은 크게 흔들렸다. 정의당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지난 10월 당 대표에 취임한 그는 ‘뉴 정의당’을 외쳤다. 그러면서 노회찬과 심상정을 뛰어넘는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취임 3개월 만에 물러났다. 정확히 말하자면 퇴출됐다.

김 전 대표는 동료 의원을 성추행했다. 정의당은 김 전 의원을 제명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다만 후폭풍은 불가피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그래도 정의당은 다르겠지’라는 일말의 기대와 희망이 무너져서다. 특히 여성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기치로 내건 정의당이었다. 여느 때보다 뼈아픈 순간이었다.


정의당은 비대위 체제로 돌입했다. 애초 지도부 총사퇴가 언급됐다. 하지만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감안됐다. 정의당은 현 지도부를 유지하면서 비상기구를 설치하는 방향을 택했다.

비대위는 사태 수습과 해결에 방점을 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수행비서 면직 논란과 맞닥뜨렸다.

정의당은 다시금 정체성에 상처를 남겼다. 노동 존중이라는 기치에 상흔이 자리 잡은 만큼 당시 비대위는 류 의원에게 엄중 경고 조치를 취했다. 연이은 당내 논란으로 타격은 불가피했다. 그야말로 설상가상이었다. 

전직 당 대표 성추행 사건에 ‘휘청’
소속 의원 비서 면직 논란에 ‘비틀’

정의당은 4·7 재보선에 출마할 서울·부산시장 후보들을 거둬들였다. 명분이 없다는 이유였다. 정의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에 대해 ‘위력에 의한 성범죄 사건’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게다가 전직 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까지 발생한 상황이었다. 정의당으로서는 서울 등 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기 어려웠다.

당시 강은미 비대위원장은 “이번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는 박원순, 오거돈 전 시장의 성 비위로 인한 선거”라며 “정의당 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정의당은 출마할 명분과 자격을 잃었다”고 밝혔다. 
 

▲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 ⓒ고성준 기자

최근 정치권 이슈를 4·7 재보선이 흡수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은 재기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시도하고 있다.

우선 신임 당 대표를 뽑았다. 주인공은 정의당 여영국 전 의원. 여 전 의원은 단독으로 입후보해 지난 23일부터 정의당을 이끌게 됐다. 그는 찬반 투표에서는 92.8%의 찬성표를 얻어 사실상 추대 형식으로 대표직에 올랐다.

여 전 의원은 노선 대전환과 새로운 비전을 언급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이익동맹에 맞서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정의당이 재정비에 나서면서 얼마나 일어설 수 있을지에 눈길이 간다. 최근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정의당 지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5~19일 진행해 지난 2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정의당 지지율은 6.1%였다. 국민의힘(35.5%)과 더불어민주당(28.1%), 그리고 국민의당(9.0%)의 뒤를 이은 네 번째였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 수장 선출 “환태탈골 기대” 
혁신, 대전환…기지개 언제쯤?

정의당 지지율이 매번 답보 상태에 머무른 것은 아니다. 정의당에게도 나름 ‘전성기’가 있었다. 

때는 지난 2017년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통령 후보로 출마한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주역이었다. 그는 가장 토론을 잘했던 후보 1위로 꼽히는가 하면, 정의당 사전 지지율은 10%를 넘어섰다.

물론 본선 득표율은 6.17%로 주요 다섯 후보 가운데 ‘꼴찌’였다. 하지만 역대 대선 진보 정당 최고 득표였다는 점은 괄목할만했다. 또 선거비용을 모두 보전해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개표 전에 후원금 2억8000만원이 모였다는 사실은 오늘날까지 회자되고 있다.
 

▲ 노회찬 전 의원

정의당의 정당 지지율이 무려 14%를 넘었을 때도 있었다. 노 전 의원의 별세 직후 여론조사 결과였지만, 정의당을 향한 관심과 지지가 크게 높아졌을 때였다. 그 여파는 힘을 유지했다는 평가다. 정의당은 지난해 총선에서 정당 득표율 9.67%를 기록했다. 이전 총선 득표율  7.23%보다 상승한 수치였다. 비록 ‘만년 비교섭단체’이지만 정의당에도 저력이 있다는 점을 각인시킨 셈이다. 

신임 당 대표가 새로운 정의당 시대를 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직 당 대표는 정의당의 상징과 다름없는 심상정·노회찬을 뛰어넘겠다고 공언했지만, 스스로 당을 무너뜨렸다. 한때 ‘해체론’까지 언급됐던 정의당이다.

여 전 의원은 정의당만의 노선을 정립하고, 그들만의 목소리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정체성 회복에도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히…

혁신의 시간을 보낼 정의당에 대한 평가는 언제쯤 이뤄질 수 있을까.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대선을 점친다. 대선 결과는 정의당의 변화에 대한 공감대가 얼마나 작용했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될 수 있어서다. 그 전까지 특별한 선거 일정이 없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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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사분오열’ 의료계 내분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뚝심인가, 고집인가?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뜻이 확고해도 너무 확고하다. 겉으로는 유연한 대처를 언급하면서 ‘2000명’이라는 수치는 굽히지 않을 기세다. 강 대 강 대치에 나섰던 의료계는 우왕좌왕하는 모양새다. 의료계 내부의 의견을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일요시사>와 인터뷰한 지방의대 A 교수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밀어붙이는 윤석열정부의 강경 기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정규군은 수뇌부만 처리하면 와해되기 쉽다. 하지만 현재 의료계는 게릴라 방식으로 대응 중이다. 주동자를 찾기 어렵고 실제 주동자도 없다. 전공의, 의대생 모두 조직의 통제하에 움직이는 게 아니라 본능에 따라 행동하고 있다. 윤정부 입장에서는 협상 대상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괄 협상에 따른 일괄 타결은 어렵다고 본다.” 2월 이후 평행선만 실제 의료계는 대학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 등 여러 단체가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의대 정원 확대 반대’를 큰 틀로 하되 대응 방식이나 세부적인 요구사항은 각각 다른 상황이다. A 교수의 말대로 의료계는 현재 단일협의체가 없다. 협상테이블이 마련된다 해도 앞에 대표로 나설 사람이 없는 셈이다. 과거 의정갈등이 일어났을 때 주로 의협이 나서서 의료계 입장을 전달하고 대응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각개전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정부는 의협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표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월 말 의협 대신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구성해 의대 정원 확대 등에 대해 대화하자고 의료계에 요청했다. 의협이 전체 의사들의 대표성을 띠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당시 주수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의협 회원엔 전공의·봉직의 등 모든 직역이 포함돼있고 모든 직역이 배출한 대의원 총회 의결을 거쳐 만들어진 조직이 비대위”라며 “정부가 의협의 대표성을 부정하는 이유는 내부 분열을 조장하기 위함”이라고 반발했다. 의협은 의료법에 근거해 모든 의사가 가입하는 법정 단체지만 개원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 의정갈등 국면서 가장 선봉에 선 단체는 전공의가 모인 대전협이 꼽힌다. 전공의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병원을 떠나는 등 집단 강경 투쟁에 나서면서 의정갈등에 불이 붙었다. 의대생은 집단 휴학으로 힘을 실었다. 유급 마지노선에 이른 대학들이 수업을 재개했지만 의대생은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집단사직에 나선 전공의가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서 의대생의 복귀 가능성 역시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대통령실 1년 유예안 일축하면서도 ‘2000명 정원’ 논의 가능성 제시해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학칙에 따른 형식적인 신청 요건을 지킨 의대생의 휴학 신청은 누적 1만242명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 대비 54.5% 규모에 이른다.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는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대학 사이에선 이달 중순이 지나면 여름방학까지 총동원해도 유급을 막을 수 없다. 의대는 특정 수업서 3분의 1 또는 4분의 1 이상을 결석하면 낙제(F) 처리되고 F가 하나라도 나올 경우 유급이 되도록 학칙을 세워둔 곳이 많다. 전공의의 집단사직으로 병원 업무가 마비되고 일부 의료진에 업무가 과중되는 이른바 ‘의료대란’이 벌어졌다. 여기에 의대생의 집단 휴학은 의사 수급 부족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료현장에 구멍이 생기면서 의사를 찾지 못해 환자가 사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건도 일어났다. 문제는 정부의 태도다.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 의대 입학 정원을 5058명으로 현행보다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요지부동 상태다. 정부는 2035년까지 1만명의 의사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06년 이후 19년 동안 동결됐던 의대 정원 확대를 예고한 것이다. 당시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발표 당시 의료계와 소통한 결과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10월26일 ‘의대정원 확대 추진계획’을 발표한 이후 40개 대학으로부터 증원 수요와 교육역량에 대한 자료를 받았고 현장점검을 포함한 검증을 마쳤다고 밝혔다. 의료계를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특히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강조했다. 언론사 여론조사 등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에 대해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이상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을 의미있게 언급했다. “흔들림 없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에 국민의 응원을 지지대로 삼은 것이다. 요구 다른 의사단체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는 더 강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민께 드리는 말씀’ 대국민담화서 “역대 정부들이 9번 싸워 9번 모두 졌고 의사들의 직역 카르텔은 더욱 공고해졌다”며 “이제는 결코 그런 실패를 반복할 여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00명이라는 숫자는 정부가 꼼꼼하게 계산해 산출한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며 “이를 결정하기까지 의사단체를 비롯한 의료계와 충분하고 광범위한 논의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를 들어 그 배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책연구소 등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연구된 의사 인력 수급 체계를 검토했다. 수요 측면서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조의 변화, 만성질환의 증가와 같은 질병구조의 변화, 소득 증가에 따른 의료수요 변화까지 반영했다”며 “어떤 방법론이더라도 지금부터 10년 후인 2035년에는 자연 증감분을 고려하고도 최소 1만명 이상의 의사가 부족하다는 결론은 동일하다”고 말했다. 의대 정원 확대 시기에 대해서도 정부는 가차없는 태도를 보인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의협이 제안한 의대 증원 1년 유예안에 대해 “정부는 그간 검토한 바 없고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박민수 복지부 차관이 “내부 검토는 하겠고 현재로서 수용 여부를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내놓은 답변서 더 강경해진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1년 유예안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만약 의료계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 그리고 통일된 의견으로 제시한다면 논의할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며 “열린 마음으로 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팔짱 낀 정부 공은 의료계로 일각에서는 정부는 초지일관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현재로선 ‘2000명’이 정부와 의료계 간 대화의 장벽이 되고 있다. 정부는 2000명이라는 수치를 꿋꿋하게 고수하고 의료계는 2000명 백지화가 대화의 선결 조건이라는 뜻을 굽히지 않는 중이다. 정부든 의료계든 어느 한쪽이라도 구부려야 맞닿는 법인데 평행선만 그리는 모양새다. 이 와중에 의료계는 내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의료계에 요구하는 ‘통일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새 회장을 선출한 의협이 그 중심에 있는 상황이다. ‘강성’으로 꼽히는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과 의협 비대위가 엇박자를 내고 있고 대전협의 박단 비대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갈등 조짐을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의협은 비대위원장과 차기 회장이 공존하는 상태다. 의협은 지난달 26일, 임 당선인을 차기 회장으로 선출했다. 임 당선인은 결선투표서 65%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고 임기는 다음 달 1일부터다. 임 당선인의 등장으로 의협의 대정부 투쟁 수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임 당선인은 의대 정원 증원 철회를 비롯해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파면을 요구하는 등 다른 의사단체에 비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마찰음이 나온 건 ‘단일대오’를 구성하는 과정에서였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7일, 기자회견서 전의교협, 대전협, 의대협 등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이번주 안에 열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이 이런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의협 비대위, 차기 회장·전공의 회장 갈등 삐걱거리는 단일대오에 대화 공전 가능성도 의협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의협 비대위와 대의원회에 공문을 보내 임 당선인이 김택우 현 비대위원장 대신 의협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한 지붕 두 가족’ 상황의 의협 창구를 단일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전협 박 위원장도 의협 비대위와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박 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 전의교협 김창수 회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지만 합동 브리핑 진행에 합의한 적은 없다”고 적었다. 합동 기자회견은 일단 취소된 상태다. 박 위원장과 임 당선인의 갈등도 관심사다. 임 당선인은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비공개 만남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협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의미 있다’고 평가했지만 임 당선인은 SNS에 ‘내부의 적’을 운운하며 박 위원장을 강도 높게 비난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박 위원장은 이 같은 보도 내용을 게시글에 공유하며 ‘유감’이라고 적었다. 전의교협은 의대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전의교협은 전국 40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로 구성된 단체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합류하면서 의료계 단일대오 구성이 빨라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통일된 의견을 내놓을 단일협의체 구성 속도에 따라 의정갈등의 타결 가능성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의협 비대위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구성하려던 시도가 임 당선인과 박 위원장의 행보로 삐걱거리면서 의료계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협상테이블이 마련돼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가 이뤄진다 해도 합의까지 가는 데는 하 세월이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만만찮다. 입장차가 그만큼 첨예하다는 뜻이다. 타결까지 첩첩산중 일각에서는 정부와 의료계 모두 환자에 대한 배려는 뒷전에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이후 두 달 넘게 갈등이 계속되면서 환자들은 불편을 겪고 있고 일부 의료진은 업무 과중으로 그로기 상태에 빠졌다. 전공의가 떠난 병원은 매일 막대한 손해를 입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10번째 갈등이 어떤 결론으로 끝나느냐에 따라 의료계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