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훈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전에서 컷 탈락했다. 하지만 화려한 플레이를 펼치며 주목받았다. 김태훈은 지난달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 컨트리클럽(파71)에서 치러진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6개, 더블 보기 1개로 4타를 잃었다.
중간합계 2오버파를 쳤고, 컷오프 기준타수인 이븐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플레이었다. 김태훈은 이번 대회가 PGA 투어 본토무대 첫 출전이었다.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를 주 무대로 하는 김태훈은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이번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데뷔전에서 컷 탈락했지만, 골프팬들과 언론들은 그를 주목했다. 스폰서 초청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김태훈은 PGA 투어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하기도 했다. 첫날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김태훈은 10번 홀(파4)에서 버디, 11번 홀(파5)에서 이글 등 2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선두권으로 나섰다. 14번 홀(파3)에서 보기가 나왔지만, 16번 홀(168야드, 파3)에서 홀인원을 성공시켰다.
절반의 성공 거둔 데뷔전
깜짝 홀인원에 시선 집중
대회를 중계하던 중계진도 말을 잇지 못할 만큼 깔끔하게 굴러 떨어진 홀인원이었다. 후반 1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한때 공동 2위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2번 홀(파4)에서 더블 보기, 3번 홀(파4)에서 보기, 4번 홀(파3)에서 보기 등 3개 홀에서 순식간에 4타를 잃으며 순위는 다소 하락한 공동 1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김태훈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그가 제네시스의 남자라는 점이다. 4개월 만에 제네시스 차량을 3대나 얻었다. 지난해 10월 제네시스 챔피언십 당시 우승 부상으로 제네시스 GV80을 받은 김태훈은 한 달여 만인 11월 제네시스 대상을 수상하며 제네시스 GV70을 받았다. 이어 이번 대회 16번 홀에서 홀인원을 성공시키며 홀인원 부상으로 걸려있던 제네시스 G80을 받았다.
김태훈은 경기 종료 후 “먼저 받은 제네시스 차량 2대는 부모님께 드렸는데, 갑자기 한 대를 또 받게 됐다. 이건 어떻게 쓸 것인지 차차 생각 좀 해봐야겠다”는 행복한 고민을 전했다.
두 번째는 경기 시작 후 7번째 홀에서 나온 그의 홀인원(이글)이 1라운드에서 나온 두 번째 이글이라는 점이다. PGA 투어는 “김태훈은 10번 홀에서 약 3m 버디 퍼트에 성공하고, 11번 홀(파5)에서 그린 옆 벙커에서 샷이글에 성공해 3언더가 됐다”고 경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1번 홀에서 버디를 낚으며 공동 2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불행하게도 이후 3개 홀에서 4타를 잃으며 순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대회 우승은 맥스 호마(미국)가 차지했다. 호마는 니 피나우(미국)와 나란히 12언더파 272타를 기록, 연장 접전 끝에 투어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호마는 17번 홀(파5)에서 토니 피나우가 먼저 버디를 건져 단독 선두에 오르자, 곧바로 버디에 성공, 나란히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이들의 승부는 2차 연장 끝에 판가름 났다. 309야드 10번 홀(파4)에서 치러진 1차 연장에서 두 선수 모두 파에 머물렀다. 2번째 연장전은 179야드 14번 홀(파3)에서 이뤄졌다. 피나우의 티샷은 왼쪽 벙커에 빠져 보기를 범했고, 호마는 파를 유지, 우승을 안았다. 호마는 2019년 5월 웰스 파고 챔피언십 이후 1년 9개월 만에 2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우승을 차지한 맥스 호마는 “평생 이 코스에서 우승하길 바랐다. 결국 여기서 정상에 올라 너무 기쁘다. 대회 호스트인 타이거 우즈와 이야기를 나눌 일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샘 번즈(미국)는 3위(11언더파), 카메론 스미스(호주)는 4위(9언더파)를 했다. 세계 2위 욘 람(스페인)은 5타를 줄여 공동 5위(7언더파), 세계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2타를 잃어 공동 8위(6언더파)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