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골프 고인물들의 승전보

‘구관이 명관’ 노련미 물씬

남자 골프계의 최정상에 위치한 선수들이 연이어 우승을 신고했다. 세계랭킹 1위는 유감없는 실력을 발휘했고, 필드의 악동은 온갖 구설과는 별개로 실력만큼은 진퉁이었다. 통산 15번째 승리를 장식한 노장의 투혼도 눈부셨다.

폴 케이시, 통산 15번째 승리 쾌거
‘악동’리드, 5타차 여유 있는 승리

남자 골프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이 유러피언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존슨은 지난달 7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로열 그린스 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사우디아라비아 인터내셔널 최종 4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 3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남다른 실력

최종합계 15언더파 265타를 기록한 존슨은 저스틴 로즈(영국)와 토니 피나우(미국)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를 차지했다. 우승상금은 58만3330달러(한화 약 6억5000만원).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선 존슨은 빅토르 페레즈(프랑스), 쇠렌 키옐센(덴마크)과 함께 챔피언조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4번 홀(파5)과 13번 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굳건히 지킨 존슨은 16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잠시 주춤했지만, 17번 홀(파4)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2타 차 우승을 거뒀다.


같은 기간에 열린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을 마다하고 사우디아라비아행을 택한 것이 존슨의 ‘신의 한 수’가 됐다. 존슨이 이번 대회에 출전한 데는 주최 측이 제시한 엄청난 초청료도 한 이유로 꼽힌다. 존슨은 지난해 11월 마스터스 이후 3개월 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번 우승으로 존슨은 유러피언 투어 통산 9승째를 수확했다.

우승 후 존슨은 “퍼트가 떨어지지 않아 힘든 하루였다”며 “13번홀 퍼트 성공으로 안정된 경기를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폴 케이시(영국)는 유럽 무대 통산 15승에 성공했다. 케이시는 지난 1월31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미리트골프장(파72·7364야드)에서 막을 내린 유러피언 투어 ‘오메가 두바이데저트 클래식(총상금 325만달러)’ 최종일에 2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7언더파 271타로 2위에 4타 차 우승을 일궈냈다.

이번 우승은 지난 2019년 9월 포르셰 유러피언 오픈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우승 상금은 54만1660달러.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며 1타 차 단독 선두로 올라선 케이시는 최종라운드에서도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최종라운드는 까다로운 코스 세팅으로 인해 오버파를 기록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하지만 케이시는 3번 홀(파5)과 4번 홀(파3)에서 연속 버디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이후 6번 홀(파4)과 8번 홀(파4)에서 보기가 기록됐지만, 11번 홀(파3)과 13번 홀(파5) 버디로 만회했다.

PGA·유러피언 투어 최상단 점유
더스틴 존슨 랭킹 1위 위엄 재확인

후반 15번 홀(파3)에서 다시 보기를 기록했다. 하지만 1타 차 2위로 출발한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가 7번 홀(파3)부터 10번 홀(파5)까지 4개 홀 연속 보기로 무너지면서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다.


브랜던 스톤(남아공)이 이븐파를 작성해 2위(13언더파 275타)로 대회를 마감했고, 전날 2위였던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는 2타를 잃어 3위(12언더파 276타)로 밀렸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6위(9언더파 279타), 토미 플릿우드와 리 웨스트우드, 매슈 피츠패트릭 공동 17위(7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패트릭 리드(미국)는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9승을 신고했다. 리드는 지난달 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남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로 4언더파 68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기록한 리드는 공동 2위 그룹을 5타 차로 따돌리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우승 상금은 135만 달러.

리드는 지난해 2월에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이후 통산 9승을 달성했다. 리드는 이번 우승으로 2018년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 이후 2019년 노던 트러스트, 2020년 WGC 멕시코 챔피언십에 이어 최근 4년 연속 1승씩을 신고했다.

이날 리드는 5번 홀까지 존 람, 빅토르 호블란과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리드는 6번 홀(파5)에서 약 14m 이글 퍼팅을 홀에 떨구며 단독 선두로 나섰다. 7번 홀에서도 한 타를 더 줄인 리드는 13번 홀까지 호블란에 1타를 앞섰다.

승부는 후반에 막판 결정났다. 리드를 추격하던 호블란이 14  ·15·17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내며 무너졌다. 이로 인해 리드는 4타 차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3라운드까지 리드와 공동 선두였던 카를로스 오르티스도 이날 6타를 잃고 무너졌다.

리드의 이번 우승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리드가 전날 3라운드에서 규정 위반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10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이 왼쪽 러프로 향했는데 리드는 공이 바운드 없이 땅에 박혔다고 판단해 해당 지점에 표시한 뒤 공을 들어 올렸다. 이후 경기 위원이 도착했고, 경기 위원은 리드에게 무벌타 드롭을 허용했다.

완숙의 경지

이 홀에서 리드는 파를 기록하며 타수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리드가 공을 들어 올리기 전에 먼저 경기 위원을 불러 판정을 받았어야 했다며 리드가 규정 위반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로리 매킬로이도 3라운드 18번 홀에서 리드와 비슷한 장면을 연출했고, 대회 조직위원회에서는 ‘문제가 없었다’고 판정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임성재가 최종합계 3언더파 285타로 공동 32위에 자리했다. ‘맏형’최경주는 최종합계 4오버파 292타 공동 69위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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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