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파만파’ 배구계 학폭 막전막후

때리고 괴롭히고 사람 좋은 척

[일요시사 취재1팀] 차철우 기자 = 칼로 협박하고, 중요 부위를 발로 찼다. 공이 아닌 사람을 때렸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꿈은 포기했다. 피해자들은 몸과 마음에 입은 상처를 평생 지울 수 없다. 
 

▲ 학폭 논란의 중심에 선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소속의 이재영·이다영 자매

연예계를 강타했던 학폭(학교 폭력) 논란은 배구계로도 크게 번졌다. 배구계는 연속된 학폭 폭로 글로 혼란에 빠졌다. 프로 배구선수 이다영·이재영 자매, 송명근, 심경섭은 학폭 가해자로 논란에 휩싸였다. SNS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피해자에게 사과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 16일 이다영·이재영 자매는 소속팀인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송명근, 심경섭은 잔여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네 선수의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스타 선수
과거에 발목

스타 배구선수 이다영의 개인 SNS에서부터 시작됐다. 불화설이 일었다. 이다영은 “괴롭히는 사람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괴롭힘을 당하는 사람은 죽고 싶다”는 말로 주어 없이 누군가를 저격했는데, 대상은 바로 전 세계적으로 추앙받는 월드스타 김연경이었다. 이후 배구 관계자들의 말을 통해 이다영과 불화를 겪고 있는 선수가 김연경이라는 게 밝혀졌다. 

논란이 식지 않을 무렵 이다영·이재영의 학폭 폭로 글이 한 커뮤니티에 게재됐다. 고교 시절 이다영, 이재영과 함께 선수생활을 했다는 피해자들은 함께 찍었던 단체 사진과 함께 피해를 구체적으로 나열했다. ‘시킨 것을 하지 않자 칼로 위협했다’ ‘운동할 때 기합을 넣지 않는다며 전체를 때렸다’ 등 피해 사례는 21가지에 달했다. 


이다영·이재영은 “과거에 있었던 일들에 대해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렇게 자필로 전한다”며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과거의 고통이 너무 컸던 탓일까. 두 사람의 사과는 피해자의 마음을 녹이지 못했다. 피해자는 허무하며, 그들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심경을 전했다. 여론은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피해자의 발언에 공감했다. 대중의 분노는 더 커졌다.

그 결과 이다영과 이재영의 소속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이들에게 남은 잔여 연봉 미지급(이다영 연봉= 6억원, 이재영 연봉= 4억원)과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국가대표 자격 박탈 징계를 내렸다. 

맞아가면서 배워야 한다?
스포츠계 만연한 손찌검

남자 선수들도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OK금융그룹 읏맨 소속 에이스 송명근과 심경섭, 배홍희(2015년 은퇴) 선수가 이번에 지목된 당사자다.

지난 13일 오전 한 커뮤니티에 학교 폭력 폭로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는 학창시절 세 선수와 같이 배구를 했다. “폭력은 세월이 흘러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피해 내용을 게시했다.

피해자는 “아직도 그날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며 “선배들은 후배들을 불러 노래를 시켰다. 노래를 하라며 욕설과 폭행을 했다. 중요 부위를 맞아 잘못됨을 느낀 피해자는 이날 저녁 응급실에 실려 가 고환 봉합 수술을 받았다. 가해자들은 폭행을 가하고도 사과는커녕 피해자의 고환이 터졌다며 놀렸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물은 순식간에 일파만파 퍼졌다. 많은 언론이 보도했고 여론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 학폭 논란이 일자 시인하고 잔여경기 출전을 포기한 송명근 선수 ⓒKOVO

논란이 일자 송명근은 곧바로 사과문을 발표했다. “자신은 학교 폭력 가해자가 맞다며 모든 사실을 인정한다. 얼마나 심각하고 위험하고 나쁜 행동이었는지 처절하게 느끼고 있다”며 가해자임을 시인했다. 

피해자는 소속팀과 송명근의 사과문을 접한 뒤 “사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양심이 있고 생각이 있다면 본인도 사과했다고 인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송명근과 심경섭은 잔여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구단에 전달했다. 배구협회로는 이다영·이재영과 마찬가지로 국가대표 자격을 박탈했다.

이어진
폭행사건

과거에도 배구계는 폭력으로 몸살을 앓았다. 무려 국가대표 선수가 훈련 도중 심한 폭행을 당한 적도 있었다. 피해자는 뛰어난 공격수로 인정받은 박철우, 가해자는 이상렬 현 KB손해보험의 감독이다. 박철우의 얼굴과 배에 피멍이 들었다. 이 감독은 2009년 국가대표 코치 시절 박철우를 폭행해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다.

이 감독은 박철우를 구타한 이유로 “요즘 젊은 선수들은 대표팀 코치를 무시한다. 이번 일도 선수가 대드는 바람에 이성을 잃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의 말은 배구계를 향한 수많은 비판의 대상이 됐다. 박철우는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했다. 결국, 이 감독은 한국배구협회로부터 무기한 자격정지를 받았다. 

언론이 잠잠해졌을 무렵 이 감독은 2년 만에 경기운영위원으로 복귀했다. 대학 배구 지도자와 해설위원을 거쳐 2020년 KB손해보험 감독이 됐다. 이 감독의 과거 발언은 운동을 하며 폭행하는 것이 당연하냐는 비판의 화살로 돌아왔다.

과거부터 배구계는 이슈가 돼야 조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이슈가 논란이 되지 않았다면 배구계는 이후로도 또 다른 이다영·이재영을 양성했을 것이다. 관행이라 불렸던 폭행은 오랜 시간 끊어지지 않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 심경섭 선수 ⓒKOVO

피해자들이 폭력의 세계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꿈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었다. 학폭 사건은 아마추어, 프로를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드리워져 있다. 

꿈을 위해 뛰던 선수들이 운동을 포기한 뒤에야 규정은 신설된다. 스포츠협회와 연맹, 국회는 선수들을 잃고 난 뒤에 징계나 규정을 신설했다. 현재 스포츠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력을 관리하겠다는 새 장치만 생겼을 뿐, 학폭과 관련한 통합 규정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비단 이는 단순한 배구계의 문제만은 아니다.

감독이 선수에
선배가 후배에

일각에선 종목별로 서로 다른 협회, 연맹의 규정을 통합된 규정으로 관리·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 언론에까지 보도됐을 만큼, 배구계 학폭 논란은 크고 거세다. 영국 신문 <데일리 메일>은 “한국은 스포츠 강국이지만, 스포츠계에선 여전히 신체적·언어적 폭력이 만연하다”고 보도했다.

배구계를 포함해 스포츠 강국으로서의 망신이 크다. 여론은 “무기한이면 결국에는 돌아온다는 것 아니냐”는 반응과 “강력한 선례를 남겨 재발을 방지해야 한다”며 한국배구연맹(KOVO)의 결정에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학폭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도 많다. 

지난 16일 리얼미터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오마이뉴스> 의뢰) 학폭 선수 국가대표 자격 박탈 관련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7명이 ‘일벌백계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여론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많은 비판을 쏟아냈다.
 

▲ 이다영·이재영 선수의 자필 사과문 ⓒSNS

신무철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총장은 “관련 규정은 신설 직후 효력을 가지게 된다. 가해 사실이 밝혀진 선수들에겐 관련 징계를 내리기 어렵다. 이미 4명의 선수는 중징계를 받았다”고 적용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내년부터 적용되는 신설 조항은, 학교 폭력에 연루된 선수는 프로입문 전 신인 드래프트 참여에 제한을 두겠다는 내용이다. 아마추어, 선수의 폭력 이력을 확인해 학폭과 관련한 서약서를 받는다. 만약 서약서 내용이 허위사실로 확인될 경우 영구제명 등 중징계를 내릴 수 있는 조항이다.

“일벌백계 필요” 수 차례 지적
 시간 지나도 바뀌지 않는 현실


문재인 대통령은 배구계 학폭 논란이 커지자 지난 17일, 황희 신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임명식에서 “체육 분야는 국민에게 많은 자긍심을 심어줬으나, 그늘에선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왔다”며 재발방지 및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불거진 프로 스포츠 선수 학폭 사건과 관련해 학폭이나 (성)폭력 등 인권침해로 징계를 받은 적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대표 선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선수 스스로 폭력은 당연하다고 느끼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898명의 응답자는 신체폭력을 경험한 뒤 느낀 감정을 묻는 질문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폭력을 필요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는 게 확인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선수 스스로도 인지하고 악의 고리를 끊어 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변화는 없었다.

지난해 8월 통과해 2차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 19일부터 시행됐다. 국민체육진흥법은 스포츠윤리센터 권한 및 기능 강화와 훈련시설 영상정보처리기기(CCTV) 설치, 실업팀 표준계약서 도입 등을 포함한 내용이다. 혼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강력한 처벌로
 재발 방지해야”

제도와 선수 자체의 의식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학교 폭력은 한 인간의 영혼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피해자들은 아직도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호소한다. 배구계로 번진 학폭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새로운 규정과 징계로 배구계의 오래된 악습 및 관행을 끊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가 주목된다. 


<ckcjfd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어느 야구선수의 고백
“학교 폭력은 일상”

비단 배구계뿐만 아니다. 스포츠계는 종목을 막론하고 광범위하게 폭력이 만연했다. 고등학교 시절 야구선수로 활동했던 A씨는 <일요시사>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 폭력은 일상다반사”라며 운동부의 현실을 털어놓았다. 얼차려와 폭력은 생활의 일부였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우나에서 얼차려를 받고 씻기 전 양말을 벗기라고 시켰다. 나는 야구부에 1년 늦게 들어갔다. 선배와 동갑이었는데 선배라는 이유로 선배들이 자신의 빨래와 청소를 시켰다. 처음에는 ‘더 잘하라고 그런 거겠지’ ‘운동은 원래 맞으면서 하는 거니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해자들 역시 한때는 피해자였다. 보상심리가 작용했다. “나도 당했으니까 너도 당해봐라”라는 심리다.

관리자들은 폭력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않고 있었다. 오히려 감싸 안는 태도를 보였다. 

“누군가 용기를 내 피해자를 도와주려 하면 죄인 취급을 받았다. 문제가 되면 가해자까지 다 같이 불러놓고 조사했다. 학교 폭력이 발생하면 학교는 무조건 덮으려 한다. 감독은 입을 닫았다. 세상에 알려지면 운동부는 해체수순을 밟는다.”

그런 이유로 A씨는 “용기를 내고 싶어도 나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봐 무섭고 두려워 참았다. 하고 싶은 것은 운동뿐이었는데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선수들이 이루고 싶은 목표와 운동에만 집중했으면 한다. 나는 운동을 포기했지만 현재 운동을 하고 있고 앞으로 운동을 해 나갈 선수들은 폭력 속에서 운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의 피해를 방지하려면 강력한 처벌과 규정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을 관리하는 어른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잘못된 관행과 악행을 선수들 역시 스스로 끊으려 하지 않으면 스포츠계의 학교 폭력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선수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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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