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1위’ 박영선 VS 나경원 맞짱 인터뷰

‘여풍당당’ 수도 서울 수장은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수도 서울에 ‘여풍’이 불고 있다.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각 정당의 여야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 출신인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후보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일요시사>는 설을 맞이해 두 예비후보의 맞짱 인터뷰를 진행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나경원 여야 후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뽑혔다. 이후 박 전 장관은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 나 전 의원은 본선에서 패배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고인이 된 박 전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인만큼 이들의 상징성은 여러모로 커 보인다. 그래서일까. 두 후보 모두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저격수’로 불렸던 강인한 이미지의 박 전 장관은 “봄날 같은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푸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연일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독하게 섬세하게”를 선거구호로 내세웠다. 강단 있고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서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코로나19, 부동산 집값 급등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한 서울을 살리겠다는 이들의 공약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박) 문명사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의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 오는 4월에 어디 좌표를 찍느냐에 따라 서울시의 100년 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미래를 잘 설계하면 대한민국 서울이 뉴욕과 같은 세계 도시,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표준은 21분 내에 주거·먹거리·여가·의료 등 모든 것이 자족 가능한 그린 다핵분산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을 G7국가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지켜줄 글로벌 디지털 경제수도로 만들겠다.

▲(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것을 넘어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1년3개월의 임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위기를 돌파해야 하고, 부동산 대란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 그리고 구석구석을 꼼꼼히 챙기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독한 의지, 그리고 전문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섬세한 실천력을 표현한 것이다. 여성이자 오랜 경험의 정치인인 제가 그런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추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 후보가 제시한 ‘21분 컴팩트 도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박) 21분 컴팩트 도시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 표준은 21분 내에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자족이 가능한 다핵분화도시가 될 것이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 ‘15분 도시 파리’, ‘20분 도시 멜버른’ 등 이미 도시의 진화는 세계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상에서도 이미 도심의 쇠퇴가 진행 중이다. 도심 상권의 매출은 50% 감소한 반면 주거지 근처 상권의 매출은 상승하는 등 상권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그 순간부터 서울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봄날 같은 서울시장, 부드러움 강조한 ‘박’
‘독하게 섬세하게’ 강하게 다시 돌아온 ‘나’

-나 후보가 제시한 재건축 추진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나) 재개발-재건축의 경우에는 용적률, 용도지구, 건폐율, 층고 제한 등 각종 규제를 풀어서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이른바 ‘직주공존’, 즉 집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는 융복합 도시 개발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간소화해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공시가격 인상 저지 등 중요한 정치적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여야 한다. 4선 국회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로서 협상과 투쟁을 모두 해본 제가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파이팅 외치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부동산 정책 외에) 이것만큼은 꼭 지키겠다하는 공약이 있다면?

▲(박) 서울시 대전환 시리즈의 일환인 ‘소상공인 구독경제 구축’을 발표했다. 이 공약을 통해 소상공인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과 고객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가정에 우유나 요구르트를 월 단위로 정기 배달하듯이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꽃, 세탁물 등도 월정액을 정해 구독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산하 구독경제 추진단을 설치하겠다. 아울러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안정적 수입 보장을 위한 디지털 서울화폐 ‘서울사랑상품권’ 1조원 발행을 연계하겠다.

▲(나) 서울 교육 대혁명이 시급하다. 교육 불균형이 서울의 전체적인 불균형을 낳는다. 우수 학군을 찾아 이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25개구에 25개 우수 학군을 조성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도 아이들을 얼마든지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또 하나, 요즘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 부담이 크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들 하신다. 각 구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월 2~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도 원어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1년 안에 서울 집값과 공약을 다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입장은?

▲(박) 공약은 당연히 5년을 생각하고 낸 것이다. 5년 안에 서울시 대전환의 청사진이 구체화될 것을 확신한다. 먼저, 여의도를 시범지구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컴팩트 도시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다. 컴팩트 도시는 시민의 삶을 대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도시의 표준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을 확신한다.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나)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다. “앞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이상 앞다퉈 집을 사야 된다는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주택시장에는 국민 심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은 “서울에서 더 이상 신축 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심어줬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더 과열됐고, 특히 재건축-재개발 투기수요가 몰린 것이다. 앞으로 충분히 장기적으로 집이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누가 ‘영끌’을 해서 집을 사겠나? 공급 확대의 정확한 청사진을 제공해서 시장불안을 해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서울의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위해 고려해둔 지원책이 있다면.

▲(박)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으로 G7 경제수도를 지향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공약 중 하나인 ‘스마트슈퍼’는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보안 결제 시설 등을 갖추고 낮에는 사람이,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혼합형 24시간 무인점포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의 매출이 10~20% 상승하는 등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정책이다. 스마트 상점, 스마트 공방 지원 확대, 구독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VS 문정부 심판
공무원 성비위 엄단 '한 목소리'

▲(나) 아무래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방역수칙으로 사실상 폐업 수준의 휴업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영업에 지대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많다. 저는 ‘숨통 트임론’을 공약했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1%의 초저금리로 3년 거치, 5년 상환 장기 대출을 해드린다. 지금 이 정권은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몇 십에서 몇 백을 쥐어주는데 이것은 한 달 월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장기전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대출 해드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다.

-오늘날 서울의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박) 서울시민의 수준은 한참 올라가 있는데, 주거 형태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6·25전쟁 이후 재건됐지만 서울시민과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주거형태는 1, 2차 산업혁명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3,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구수는 줄지만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는 늘어나는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도시가 멈췄다. 시민의 삶과 사고는 10년간 엄청나게 변화했는데, 서울시는 그 자리에 머물러버렸다. 도시 인프라는 너무나 노후화됐고, 그 사이 양질의 일자리가 주변 경기도와 해외로 많이 빠져나갔다. 정체된 서울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택·교통·교육·환경·문화 인프라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 이른바 ‘건강한 서울’이다. 도시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도 건강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는데, 생각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면?

▲(박) 우리 여성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외로움이다. 이들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첫 여성시장이 되고자 한다. 성인지감수성 향상과 성폭력 근절을 위해 기존 제도를 정비·보완하겠다.

또 피해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자가 시와 제도를 신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특히 지위고하의 예외 없이 위력에 의한 성비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키우는 일에 매진해 ‘가능성의 서울’을 만들겠다.
 

▲ ▲▲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

▲(나) 광역단체장이 ‘절대권력화’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시도지사의 성추행을 주변에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했다. 폐쇄적인 시정·도정 운영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울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 가장 투명한 곳에서 일할 것이다. 일단 6층 시장실을 쓰지 않겠다.

대신 서울시 성폭력 대책 담당 부서실로 사용하겠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영원히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다. 또한 ‘시정업무 실명제(사적 연락, 부당한 업무지시 방지)’와 ‘원스트라이크제(무관용 엄단)’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왜 ‘박영선’이어야 하는가? 

▲(박) 대학에서 도시지리학을 전공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민주당 도시재생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시민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따뜻한 도시에 대해 고민했다. 2011년, 2018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과 ‘수소경제’를 제시했다. 오늘날 두 정책은 모두 실시되고 있다. 제시한 서울의 정책적 방향이 시대의 요구와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나에게는 서울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넓이에서 축적한 힘이 있다. ‘서울시 대전환, 21분 도시 서울’로 서울을 대전환시켜 세계의 표준도시로 만들 것이다.

-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재도전이다. 왜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나)경험, 연륜, 네트워크다. 나경원은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다. 지난 4선 국회의원, 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국정의 맥을 충분히 익혔다. 저를 당장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와 기업인도 다수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은 곧바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나경원만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수 있다.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무능을 이번 보궐선거로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위태로워질 수 있다. 불의에 맞서 물러서지 않은 정치인인 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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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