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야 1위’ 박영선 VS 나경원 맞짱 인터뷰

‘여풍당당’ 수도 서울 수장은 누구?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김정수 기자 = 수도 서울에 ‘여풍’이 불고 있다. 오는 4월 보궐선거에서 각 정당의 여야 최초 여성 원내사령탑 출신인 박영선 전 장관과 나경원 전 의원의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두 후보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일요시사>는 설을 맞이해 두 예비후보의 맞짱 인터뷰를 진행했다.
 

▲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나경원 여야 후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0년 만에 다시 만났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나 전 의원은 당시 한나라당 후보로, 박 전 장관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뽑혔다. 이후 박 전 장관은 당내 경선에서 박원순 전 시장에게 패배, 나 전 의원은 본선에서 패배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고인이 된 박 전 시장의 빈자리를 채우는 선거인만큼 이들의 상징성은 여러모로 커 보인다. 그래서일까. 두 후보 모두 ‘미니 대선’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저격수’로 불렸던 강인한 이미지의 박 전 장관은 “봄날 같은 서울시장”이 되겠다며 푸근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반면 나 전 의원은 연일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지적하며 “독하게 섬세하게”를 선거구호로 내세웠다. 강단 있고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서울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코로나19, 부동산 집값 급등 등 여러 난제가 산적한 서울을 살리겠다는 이들의 공약을 세밀하게 살펴봤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일문일답.

-서울시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박) 문명사적으로 보면, 코로나19 이후의 대한민국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게 된다. 오는 4월에 어디 좌표를 찍느냐에 따라 서울시의 100년 후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미래를 잘 설계하면 대한민국 서울이 뉴욕과 같은 세계 도시,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디지털 경제 수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의 표준은 21분 내에 주거·먹거리·여가·의료 등 모든 것이 자족 가능한 그린 다핵분산도시가 될 것이다. 서울을 G7국가로서의 품격과 위상을 지켜줄 글로벌 디지털 경제수도로 만들겠다.


▲(나)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단순히 서울시장을 뽑는 것을 넘어 문재인정부에 대한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 1년3개월의 임기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민생 위기를 돌파해야 하고, 부동산 대란도 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매우 강력한 리더십과 결단력, 그리고 구석구석을 꼼꼼히 챙기는 세밀함이 필요하다. 이번에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면서 “독하게 섬세하게”라는 슬로건을 세웠다.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독한 의지, 그리고 전문성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는 섬세한 실천력을 표현한 것이다. 여성이자 오랜 경험의 정치인인 제가 그런 두 가지 자질을 모두 갖추지 않았나 생각한다.

-박 후보가 제시한 ‘21분 컴팩트 도시’가 실현 불가능하다는 비판이 있다.

▲(박) 21분 컴팩트 도시의 핵심은 발상의 전환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도시 표준은 21분 내에 삶의 모든 것이 해결되고, 자족이 가능한 다핵분화도시가 될 것이다. ‘9분 도시 바르셀로나’, ‘15분 도시 파리’, ‘20분 도시 멜버른’ 등 이미 도시의 진화는 세계적으로 본격화하고 있는 추세다. 빅데이터상에서도 이미 도심의 쇠퇴가 진행 중이다. 도심 상권의 매출은 50% 감소한 반면 주거지 근처 상권의 매출은 상승하는 등 상권의 변화도 이미 시작됐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람이다. 제가 서울시장이 되는 그 순간부터 서울의 패러다임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

봄날 같은 서울시장, 부드러움 강조한 ‘박’
‘독하게 섬세하게’ 강하게 다시 돌아온 ‘나’

-나 후보가 제시한 재건축 추진 및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나) 재개발-재건축의 경우에는 용적률, 용도지구, 건폐율, 층고 제한 등 각종 규제를 풀어서 충분히 활성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하면 이른바 ‘직주공존’, 즉 집과 일자리가 함께 들어서는 융복합 도시 개발이 가능하다. 재개발-재건축 심의를 ‘원스톱’으로 간소화해서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분양가상한제 폐지나 공시가격 인상 저지 등 중요한 정치적 과제들이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은 ‘행정가’이면서 동시에 ‘정치가’여야 한다. 4선 국회의원이자 야당 원내대표로서 협상과 투쟁을 모두 해본 제가 민주당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파이팅 외치는 나경원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부동산 정책 외에) 이것만큼은 꼭 지키겠다하는 공약이 있다면?

▲(박) 서울시 대전환 시리즈의 일환인 ‘소상공인 구독경제 구축’을 발표했다. 이 공약을 통해 소상공인의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수입과 고객 확보를 위해 구독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함으로써 구독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고자 한다. 가정에 우유나 요구르트를 월 단위로 정기 배달하듯이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 꽃, 세탁물 등도 월정액을 정해 구독경제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 산하 구독경제 추진단을 설치하겠다. 아울러 소상공인 매출 증대와 안정적 수입 보장을 위한 디지털 서울화폐 ‘서울사랑상품권’ 1조원 발행을 연계하겠다.

▲(나) 서울 교육 대혁명이 시급하다. 교육 불균형이 서울의 전체적인 불균형을 낳는다. 우수 학군을 찾아 이사 다니는 일이 없어야 한다. 25개구에 25개 우수 학군을 조성해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도 아이들을 얼마든지 좋은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또 하나, 요즘 학부모들의 영어 교육 부담이 크다고 한다. 어렸을 때 영어유치원에 보내야 하나 걱정들 하신다. 각 구별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설립하고, 월 2~3만원의 저렴한 비용으로도 원어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드릴 것이다.

-1년 안에 서울 집값과 공약을 다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입장은?

▲(박) 공약은 당연히 5년을 생각하고 낸 것이다. 5년 안에 서울시 대전환의 청사진이 구체화될 것을 확신한다. 먼저, 여의도를 시범지구로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컴팩트 도시 모델을 구체화할 것이다. 컴팩트 도시는 시민의 삶을 대전환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고, 미래도시의 표준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을 확신한다. 관련 구체적인 계획은 추후에 공개할 예정이다.

▲(나) 시장에 정확한 시그널을 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성공이다. “앞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시그널만으로도 사람들이 더 이상 앞다퉈 집을 사야 된다는 조바심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주택시장에는 국민 심리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와 박원순 전 시장은 “서울에서 더 이상 신축 공급은 없을 것”이라는 예상을 심어줬다. 그렇기 때문에 시장이 더 과열됐고, 특히 재건축-재개발 투기수요가 몰린 것이다. 앞으로 충분히 장기적으로 집이 지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면 누가 ‘영끌’을 해서 집을 사겠나? 공급 확대의 정확한 청사진을 제공해서 시장불안을 해소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

-서울의 코로나19 취약 계층을 위해 고려해둔 지원책이 있다면.

▲(박)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한계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들을 위한 지원책으로 G7 경제수도를 지향하는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을 해답이라고 생각한다. 공약 중 하나인 ‘스마트슈퍼’는 무인점포 운영에 필요한 보안 결제 시설 등을 갖추고 낮에는 사람이, 심야에는 무인으로 운영이 가능한 혼합형 24시간 무인점포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분들의 매출이 10~20% 상승하는 등 만족도가 아주 높은 정책이다. 스마트 상점, 스마트 공방 지원 확대, 구독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지원할 것이다.

21분 컴팩트 도시 VS 문정부 심판
공무원 성비위 엄단 '한 목소리'

▲(나) 아무래도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을 것이다. 방역수칙으로 사실상 폐업 수준의 휴업을 하고 있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영업에 지대한 타격을 입은 분들이 많다. 저는 ‘숨통 트임론’을 공약했다. 1인당 최대 5000만원까지 1%의 초저금리로 3년 거치, 5년 상환 장기 대출을 해드린다. 지금 이 정권은 재난지원금이라는 이름으로 몇 십에서 몇 백을 쥐어주는데 이것은 한 달 월세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방식으로는 장기전인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목돈을 초저리로 장기대출 해드려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것이다.

-오늘날 서울의 가장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


▲(박) 서울시민의 수준은 한참 올라가 있는데, 주거 형태는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서울은 6·25전쟁 이후 재건됐지만 서울시민과의 공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1980년대에 지어진 아파트 주거형태는 1, 2차 산업혁명 시대 삶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현재는 3,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인구수는 줄지만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수는 늘어나는 대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를 반영한 공급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 도시가 멈췄다. 시민의 삶과 사고는 10년간 엄청나게 변화했는데, 서울시는 그 자리에 머물러버렸다. 도시 인프라는 너무나 노후화됐고, 그 사이 양질의 일자리가 주변 경기도와 해외로 많이 빠져나갔다. 정체된 서울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주택·교통·교육·환경·문화 인프라를 전면 교체해야 한다. 이른바 ‘건강한 서울’이다. 도시가 건강해야 그 안에서 삶을 영위하는 시민들도 건강할 수 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박원순 성추행 사건으로 발생했는데, 생각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면?

▲(박) 우리 여성들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한다는 것 자체가 고통이자 외로움이다. 이들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첫 여성시장이 되고자 한다. 성인지감수성 향상과 성폭력 근절을 위해 기존 제도를 정비·보완하겠다.

또 피해 발생을 예방하고, 피해자가 시와 제도를 신뢰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특히 지위고하의 예외 없이 위력에 의한 성비위에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하겠다.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 리더를 키우는 일에 매진해 ‘가능성의 서울’을 만들겠다.
 

▲ ▲▲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더불어민주당)

▲(나) 광역단체장이 ‘절대권력화’된 것에 가장 큰 원인이 있다. 시도지사의 성추행을 주변에서 견제하고 감시하지 못했다. 폐쇄적인 시정·도정 운영에서 비롯된 결과다. 서울 시민과 가장 가까운 곳, 가장 투명한 곳에서 일할 것이다. 일단 6층 시장실을 쓰지 않겠다.


대신 서울시 성폭력 대책 담당 부서실로 사용하겠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을 영원히 잊지 않고,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의미다. 또한 ‘시정업무 실명제(사적 연락, 부당한 업무지시 방지)’와 ‘원스트라이크제(무관용 엄단)’를 도입할 계획이다.

-세 번째 서울시장에 도전한다. 왜 ‘박영선’이어야 하는가? 

▲(박) 대학에서 도시지리학을 전공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민주당 도시재생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시민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따뜻한 도시에 대해 고민했다. 2011년, 2018년 서울시장 경선 당시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과 ‘수소경제’를 제시했다. 오늘날 두 정책은 모두 실시되고 있다. 제시한 서울의 정책적 방향이 시대의 요구와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나에게는 서울에 대한 고민의 깊이와 넓이에서 축적한 힘이 있다. ‘서울시 대전환, 21분 도시 서울’로 서울을 대전환시켜 세계의 표준도시로 만들 것이다.

-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재도전이다. 왜 ‘나경원’이어야 하는가?

▲(나)경험, 연륜, 네트워크다. 나경원은 준비된 서울시장 후보다. 지난 4선 국회의원, 야당 원내대표를 지내며 국정의 맥을 충분히 익혔다. 저를 당장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와 기업인도 다수 있다.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은 곧바로 새롭게 출발할 것이다. 그리고 나경원만이 정권교체의 밀알이 될 수 있다. 문재인정권의 오만과 무능을 이번 보궐선거로 막지 못하면 대한민국은 정말 위태로워질 수 있다. 불의에 맞서 물러서지 않은 정치인인 제가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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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