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회원권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수혜에 따라 이전과는 사뭇 다른 변혁기를 맞이했다. 다발적인 악재가 누적돼 있던 시장을 바라보던 부정적인 시각들이 다소 긍정적으로 전환되면서 실로 오랜만에 급등세를 이끌어 내, 단순한 상승장 이상의 의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근래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따뜻한 겨울의 도래와 함께 골프장들의 영업일수가 늘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회원권수요가 점진적으로 증가하던 차였다. 그리고 금융위기 이후 부실골프장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상당수의 골프장들이 대중제(퍼블릭)로 전환됐다.
긍정적 신호
수요는 증가하는데 회원권 개체수가 감소했으니, 상승 흐름을 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던 배경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 무엇보다 역설적인 것은 이 모든 시너지를 결정적으로 결합시킨 호재는 애당초 악재로 지목됐던 코로나19였다.
비록, 코로나19 발생 초기에는 골프산업에 대한 불안감도 생성됐었지만 그나마 골프가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부합하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업황이 급속도로 개선됐다. 특히, 전면 폐지된 해외골프투어 수요가 국내로 몰리면서 그야말로 부킹전쟁이 빚어졌고 주요 선호시간대 부킹확보를 위한 회원권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또한 자금 시장의 흐름과도 맞물려 한동안 잊혀졌던 투자수요가 시장으로 유입됐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를 0.5%까지 낮춰 책정했고, 정부의 확대재정으로 유동자금까지 급증했다. 이러한 점들도 적극적인 회원권 투자수요를 일정부분 유발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골프장 특수와 회원권 시세의 급등에 따른 부작용도 뒤따랐다. 골프장들은 그린피는 물론이고 캐디피, 카트비용까지 대대적인 인상에 나섰다. 세금면제 혜택이 있는 대중제 골프장들의 그린피는 회원제 골프장 못지않은 수준까지 올라갔다. 이에 따라 골퍼들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코로나19는 악재 아닌 호재
시장에 유입된 대규모 자금
게다가 일부 회원제 골프장들은 기존의 회원권 혜택을 대폭 축소하거나 운영에 불리한 회원권에 대해 반납을 종용하면서 회원들의 빈축을 샀다.
급기야 문화체육관광부와 골프장의 직접적인 관리자인 지자체에서는 대중제골프장에서 편법으로 모집한 회원권에 대한 시정명령을 내렸다. 체육시설법상 규정을 개정할 것으로 예고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지 않을까, 업계는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특수는 회원권 시장에도 많은 과제를 남겼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어느 때보다 확대됐다.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종합 회원권지수(ACEPI)는 2011년 8월12일 999.4P로 1000P를 이탈한 이후 9년 만인 2020년 8월11일 1007.3P로 상승했고 한동안 불가능할 듯 보였던 1000P고지를 다시 넘어섰다.
그린·캐디·카트 줄줄이 인상
대중제골프장 편법운영 막아야
자료를 취합한 지난해 12월7일 기준으로 지수는 1024.1P를 기록했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8년 3월18일 1715.3P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금융위기 여파로 1023.8P로 내려간 2011년 6월17일 이후 시점으로 보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후에는 정부 관계 기관의 조치들에 따라 그린피를 비롯한 사용요금에 대해 현실적인 대안이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시장은 대중제골프장들의 편법운영에 대해 어떠한 행정지침이 적용될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만약 퍼블릭 골프장들의 각종 유사회원 모집에 대해 반환 및 회수 조치가 내려지면 결국 수요는 회원제 골프장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회원권 시세는 상승할 수 있지만 회원제 골프장이 급감한 상황에서 수급조건은 더욱 열악해질 수도 있어, 한동안 시장에서 상당한 혼선을 빚을 수도 있다.
반대급부
시기적으로는 12월과 1월 기업들의 연말 회계주기를 앞두고 법인 사업체들의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 4/4분기 약보합으로 시세가 주춤하나, 연말 전후로 시세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여전히 실물경기가 불안한 가운데 전반적인 자산시장과 연동해서 움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면밀한 계획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