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이력서> (47·48) 명란젓, 밴댕이젓

생각보다 귀한 생선

오이, 쑥갓, 가지… 소박한 우리네 밥상의 주인공이자 <식재료 이력서>의 주역들이다. 심심한 맛에 투박한 외모를 가진 이들에게 무슨 이력이 있다는 것일까. 여러 방면의 책을 집필하고 칼럼을 기고해 온 황천우 작가의 남다른 호기심으로 탄생한 작품 <식재료 이력서>엔 ‘사람들이 식품을 그저 맛으로만 먹게 하지 말고 각 식품들의 이면을 들춰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나름 의미를 주자’는 작가의 발상이 담겨있다. 작가는 이 작품으로 인해 인간이 식품과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 명란젓 ⓒpixabay

명란젓

명란젓은 명태의 알 즉 명란(明卵)을 재료로 만들어진 젓갈인바, 먼저 명태에 대해 살펴보자.

이를 위해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실려 있는 ‘명태(明太)’ 인용해본다.

함경도 명천(明川)에 사는 어부(漁父) 중에 태씨(太氏) 성을 가진 자가 있었다.

어느 날 낚시로 물고기 한 마리를 낚아 고을 관청의 주방 일을 보는 아전으로 하여금 도백(道伯)에게 드리게 했는데, 도백이 이를 매우 맛있게 여겨 물고기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하고 단지 “태 어부(太漁父)가 잡은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이에 도백이 말하기를 “명천의 태씨가 잡았으니, 명태라고 이름을 붙이면 좋겠다”고 했다.

이로부터 이 물고기가 해마다 수천석씩 잡혀 팔도에 두루 퍼지게 됐는데, 북어(北魚)라고 불렀다. 

노봉(老峯) 민정중(閔鼎重)이 말하기를 “300년 뒤에는 이 고기가 지금보다 귀해질 것”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 말이 들어맞은 셈이다.

내가 원산(元山)을 지나다가 이 물고기가 쌓여 있는 것을 봤는데, 마치 오강(五江, 지금의 한강 일대)에 쌓인 땔나무처럼 많아서 그 수효를 헤아릴 수 없었다.

상기 기록에 등장하는 노봉(老峯) 민정중(閔鼎重, 1628∼1692)은 숙종이 보위에 있을 당시 우의정과 좌의정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이를 살피면 명태란 이름의 시작은 아마도 그 무렵 아닐까 생각한다.

바로 피휘의 문제 때문이다.


피휘(避諱)란 고려 말부터 조선조까지 유행했던 일로 중국의 연호나 황제의 이름에 들어간 글자를 피하기 위해 글자가 같을 경우 뜻이 통하는 다른 글자로 대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명태는 명나라 태조를 지칭하는 명태조(明太祖)에서 한 글자도 아닌 두 글자가 중첩된다.

이를 감안하면 어느 한편으로 누군가가 청나라에 멸망한 명나라를 의도적으로 능멸하기 위해 흔하디 흔한 생선 이름을 고의로 ‘명태’라 지은 것은 아닌가 의심해본다.

이를 감안하고 명란젓에 접근해보자.

명란이란 용어는 이규경의 북어변증설(北魚辨證說, 북어를 변론하여 증명하는 글)에 등장한다.

그 중 일부다. 

그 이름은 북어인데 민간에서는 명태라 칭한다.

봄에 잡히는 북어는 춘태라 일컫고, 겨울에 잡히는 북어는 동태라 지칭한다.

동짓달에 시장에 등장하는 북어는 동명태라 부른다.

알로 만든 젓갈은 명란이라 일컫는다.
其名曰北魚。俗其稱則明太。春漁曰春太。冬捉曰冬太。以至月登諸市曰凍明太。卵?曰明卵

이를 살피면 명란은 조선 후기 들어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해본다. 

여하튼 애주가에게는 기막힌 술안주로 일반에게는 밥도둑이라 평가받는 명란젓에는 티아민 성분이 함유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티아민은 신체 에너지를 활성화해 피로회복을 도와준다고 한다.

또 명란젓에는 비타민 B1, 비타민 B2, 비타민 E가 많이 들어 있으며 뇌와 신경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작용을 하며 각종 암을 예방하며 염증을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라 한다.

애주가에게는 ‘술안주’ 일반인에게는 ‘밥도둑’
밴댕이를 대궐에 진상하는 기관도 있을 정도

이와 관련해 애주가들에게 흥밋거리를 즉 필자가 명란을 어떻게 섭취하는지 공개하겠다.

필자는 하루를 마감하며 항상 막걸리 두 병을 마신다.

물론 술 기운을 빌어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글쓰기에서 해방되어 잠을 자기 위해서다.


그 안주로 자주 등장하는 식품이 명란과 돼지 불고기인데, 이 두 가지를 함께 깻잎에 싸서 먹는다.

그런 경우 명란의 쌉싸름한 맛과 돼지 불고기가 어우러져 환상의 맛을 풍겨낸다.

또 다음날 새벽 책상에 앉는 그 순간에 전혀 숙취를 느끼지 않고 다음 글을 이어간다. 

 

▲ 밴댕이젓 ⓒ이마트

 

밴댕이젓

밴댕이 하면 생선인 밴댕이보다 먼저 ‘밴댕이 소갈딱지’라는 말이 떠오른다.

소갈딱지는 소갈머리와 같은 말로 마음이나 속 생각을 낮잡아 부르는 표현이다.

아울러 밴댕이 소갈딱지는 아주 속이 좁은 사람을 두고 밴댕이라고 하는데, 이보다 더 좁아서 밴댕이속의 아주 작은 부스러기 같은 마음 씀씀이를 뜻한다.

이 같은 부정적 사고 때문인지 필자 역시 밴댕이를 그저 젓갈용으로만 이용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지냈는데 소설가로 변신한 직후 가족들과 강화도를 방문해 구수하기 이를 데 없는 밴댕이 회와 구이를 즐기고는 밴댕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시작했다.

이 대목에서 이응희 작품 감상해보자.

蘇魚(소어)
밴댕이

月近端陽節(월근단양절)  
절기가 단오절에 가까워지면 漁船滿海湄(어선만해미)  
어선이 바닷가에 가득하네 蘇魚塡市口(소어전시구) 
밴댕이가 어시장 메우니銀雪布村岐(은설포촌기) 
은색 눈 촌락에 깔리네味絶包?食(미절포거식) 
상추 싸먹으면 맛 기막히고甘多麥飯時(감다맥반시)  
보리밥에 먹어도 맛 좋네 田家無此物(전가무차물) 
시골 집에 이 물건 없으면鮮味少能知(선미소능지) 
생선 맛 알 사람 적으리 

상기 제목에 등장하는 蘇魚(소어)를 밴댕이라 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일까.

조선조 실학자인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그 실마리 찾아본다.

사신을 따라 중국에 들어가는 이는 반드시 칭호 하나씩을 가지는 법이다.

그래서 역관을 종사(從事)라 하고, 군관을 비장(裨將)이라 하며, 놀 양으로 가는 나와 같은 이는 반당(伴當)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말에 소어(蘇魚)를 반당(盤當)이라 하니 대개 반(盤)과 반(伴)의 음이 같은 까닭이다.

이를 살피면 반당(盤當)이 시간이 흘러 밴댕이로 자리매김하지 않았나 추측할 수 있다.

그런데 박지원의 글을 빌면 박지원도 필자처럼 밴댕이를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은 듯 보인다.

그저 밴댕이를 하찮은 생선 정도로 여긴 듯하다.

이에 대한 반전을 위해 승정원 일기 인조 15년(1637) 1월21일 기록 살펴본다. 

동부승지인 이경중이 “밴댕이(蘇魚)가 남아 있는 것이 있는데, 그 수효가 많지 않아서 한 마리씩 밖에는 나누어 줄 수 없습니다. 우선 나누어 주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하니, 상이 이르기를 “우선 보류했다가 요미(料米)를 줄여야 할 때에 주도록 하라. 온빈(溫嬪) 및 왕자(王子)와 왕손(王孫)이 모두 반찬이 없다고 괴로워하니, 또한 나누어 보내도록 하라.”

상기 글에 등장하는 온빈은 온빈 한씨(溫嬪韓氏, 1581~1664)로 조선 제14대 임금인 선조의 후궁이다.

내용을 살피면 밴댕이를 상당히 귀히 여긴 듯하다.

또 이익도 경기도 안산(安山)에 소어소(蘇魚所)가 존재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소어소는 밴댕이를 잡아 대궐에 진상하는 일을 담당한 기관이다.

결국 이를 살피면 밴댕이가 그렇고 그런 생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밴댕이를 젓갈로 만들었을까.

그 시작은 알 수 없으나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를 살피면 ‘鮑魚及蘇魚?卵片’이란 글이 등장한다.

이 글에 등장하는 蘇魚?(소어해)가 밴댕이젓으로 이순신 장군은 어머니께 전복과 밴댕이젓 그리고 어란을 보냈다고 한다.   
 

<계속>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