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후에도…시장은 안갯속

최대 명절인 추석이 코로나19 여파로 조용히 지나갔지만 이후 부동산 시장이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로선 가능한 부동산 대책을 모두 쏟아내고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고 있지만, 시장은 계속 극심한 눈치보기만 이어가고 있는 안갯속 정국이다. 
 

▲ GTX 노선도 ⓒ뉴시스

정부는 집값이 불안해지면 언제든 더욱 강력한 추가 대책을 낼 수 있다는 방침이라 지속적으로 규제를 끌고 갈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매수세는 위축된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그 자리를 확실한 개발호재를 갖춘 지역 수익형 부동산이 메울 전망이다. 여기에 초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최근 급물살을 타고 있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황금노선을 따라 수익형 부동산이 들썩이고 있다. GTX A노선의 경우 2018년 말 착공에 들어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B·C노선의 경우 각각 2022년, 2021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2027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GTX노선들이 착공과 개통의 급물살을 타면서 수혜지역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GTX는 서울 주요지역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유동 인구가 늘어나 수익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배후수요가 관건인 수익형 부동산은 교통 환경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상품이라 GTX 개통 수혜단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는데, 더욱이 아파트에 비해 정부 규제의 영향도 적어 투자처로 적합하다는 평이다. 

실제 GTX 수혜 지역에서 분양에 나선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이 높은 관심을 샀다. 일례로 지난 6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청약을 받은 ‘힐스테이트 의정부역’오피스텔은 60실 모집에 8702건이 접수되며 145.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계약 당일 전 실이 완판됐다. 의정부역은 GTX-C노선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가능한 대책 모두 쏟아냈다”
혼란 속 극심한 눈치보기만


대림산업이 인천광역시 부평구 부평동 일원에 공급한 1208실의 대단지 오피스텔 ‘e편한세상 시티 부평역’은 9019건의 청약이 접수되며 7.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평역도 GTX-B노선 수혜지역으로 개통 시 트리플 역세권이 된다.

GTX B·C노선이 교차하는 청량리역 일대에 공급된 상가도 높은 관심세를 보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 5월 서울시 동대문구 전농동 일원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청량리 더퍼스트’상업시설은 반나절 만에 완판 됐다. 현대건설이 미주상가B동 개발을 통해 공급한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단지 내 상가 ‘힐스 에비뉴 청량리역’도 조기 완판됐다.

GTX는 해당지역 수익형 부동산시장의 대형 호재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GTX 각 노선이 모두 개통되고 인구 유입과 상권 형성 등 주변 여건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까지는 10년 내외의 시간이 필요하다. 2~3년 정도면 들어서는 재건축 아파트와 달리 긴 시간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하는 만큼 이 점을 수익형 부동산 투자를 고려할 때 반드시 유념해야 하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GTX 개통의 파괴력이 큰 이유는 지역과 지역을 빠르게 연결해주기 때문”이라며 “GTX는 기존 전철보다 2~3배 빠른 쾌속망으로 수익형 부동산은 발표나 착공 시점보다는 개통 시점에 상승 가능성이 가장 높기 때문에 빠른 선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착공 시작
A노선

2023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 중인 A노선은 파주 운정~일산 킨텍스~삼성역~동탄으로 이어지는 83.1km 길이의 구간으로 GTX사업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노선이다. 오는 2023년 개통을 목표로 지난해 착공식이 열린 바 있다. 파주 운정~서울역, 동탄역~삼성역 구간을 현재 지하철로 이동할 시 1시간20분가량 소요되는 반면 GTX가 개통되면 20분 내외에 이동 가능하다.
 

▲용산 더힐센트럴파크뷰(오피스텔)= ㈜원일개발이 서울 용산구 문배동 8-5번지 일원의 ‘용산 더힐센트럴파크뷰’1.5룸 및 투룸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1.53~33.65㎡ 규모, 총 133실의 오피스텔로 구성된다.


지하철 남영역(1호선)과 삼각지역(4·6호선), 효창공원앞역(6호선·경의중앙선)을 도보로 2~10분이면 이용할 수 있어 아주 편리하다. 현재는 1호선 남영역과 도보 4분 거리지만 향후 용산민족공원과 용산 캠프킴 부지가 개발되면 당 현장 앞으로 새로운 출구가 생길 예정이다. 차량을 이용하면 한강대로, 마포대교, 올림픽대교, 원효대교를 통해 도심 및 수도권 어디든 빠르게 진·출입이 가능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지녔다. 

주변에 대규모 교통호재도 있다.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용산역과 신사역간 신분당선(2027년 완공 예정)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2026년 개통예정)·B노선(2029년 개통예정) 신설 등 굵직한 사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라 미래가치 상승 전망이 밝다. 계약금 10% 준비 후 계약 시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예타 통과
B노선

GTX-B노선의 예비타당성 통과 이후 인천 송도와 경기도 남양주 등 수혜지역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서울로의 출퇴근 환경을 바탕으로 임대수요 역시 크게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

실제로, GTX-B노선은 인천 송도부터 서울 용산과 서울역을 거쳐 남양주 마석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개통 시 인천에서 서울 도심권으로의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는 현재 82분에서 개통 후 27분으로 약 한 시간 가량이 단축된다. 특히 인천 원도심의 경우 20분대로 서울 도심까지 출퇴근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슈퍼 호재’ GTX 수혜 지역은?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주목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서울 용산구 원효로 3가 277-8번지 외 5필지 일대에 주거복합 단지인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3964㎡, 지하 2층~지상 20층 규모, 총 80세대, 오피스텔 25실(지상 5~9층), 도시형 생활주택 55세대(지상 10~20층)로 구성되며 지상 2~4층까지 상가로 이뤄진다. 총 5개 타입, 계약면적 37.29~55.04㎡이며, 분양가는 대략 3억 후반대(부가세 포함)에서 5억 중반(부가세 포함)으로 책정됐다.

용산 글로벌 리버파크가 들어서는 입지는 용산역(1호선·경의중앙선), 신용산역(4호선), 효창공원역(6호선)을 어디든지 이용할 수 있는 위치해 있다. 여의도, 서울시청, 광화문 상권과도 밀접해 있다. 주변 지하철(1호선, 4호선, 5호선, 6호선, 경의중앙선)을 이용해 도심 및 외곽지역에 접근하기 쉽고, 강변북로, 내부순환로를 이용하기도 용이하다. 마포대교, 원효대로, 한강대로를 이용한 도심 지역 접근이 수월하다. 한강변을 끼고 원효대교, 한강철교, 한강대교, 동작대교, 반포대교, 한남대교 등 7개의 다리가 용산을 지난다. 입주는 2022년 5월 예정. 

속도 붙은
C노선

양주 덕정~의정부~과천~금정~수원을 지나는 C노선은 작년 말 예비타당성검사를 통과했고 올 6월에 기본계획을 수립, 2024년 완공될 예정이다. 의정부와 수원에서 삼성역까지 기존에 1시간 넘게 걸리던 거리가 10~20분대로 획기적으로 단축될 전망이다.
 

▲이안 테라디움 방학역(오피스텔)= 대우산업개발이 도봉구 방학동에서 ‘이안 테라디움 방학역’을 분양 중이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 707 외 1필지에 지하 2층~지상 13층, 총 299실 규모로 조성된다.

지하철 1호선 방학역을 도보 20여m, 15초 거리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으로 서울과 수도권 일대를 자유롭게 누빌 수 있다. 특히 1호선 라인인 광운대, 인덕대, 외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들과 지하철공사, 코레일, 국세청, 종로 일대 업무지구 등을 5~30분대로 가깝게 오갈 수 있어 통학 및 직주근접 수요가 매우 풍부할 전망이다.


4호선 창동역·쌍문역, 7호선 수락산역·마들역도 멀지 않다. 이 밖에 서울시내 전역으로 향하는 버스정류장이 도보 약 30초 거리에 위치해 있으며, 차량 이용 시에는 동부간선도로 진입이 용이하다.

이안 테라디움 방학역의 교통 프리미엄은 입주 이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지난 2017년 개통된 서울 경전철 우이신설선과 방학역 간 3.5㎞ 구간을 연장하는 내용의 우이신설선 연장선(예정) 사업이 추진되고 있어 ‘더블역세권’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다. 

노선 일대에 부동산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GTX 프리미엄도 예고돼있다. 덕정에서 의정부, 창동, 광운대, 청량리, 삼성, 양재, 과천, 금정을 지나 수원으로 향하는 약 75km 구간의 GTX-C노선 창동역을 지하철 1정거장 거리로 가깝게 오갈 수 있다. 해당 노선이 개통되면 방학역에서 출발해 삼성역에 닿는 총 소요시간이 10분대로 크게 단축돼 ‘강남생활권’ 편입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준공은 2021년 5월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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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