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전국의 1일생활권’을 가능하게 한 KTX 열차가 잦은 속도제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문정복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부, 호남, 수서 고속철도가 시속 200km 이하로 서행하는 구간이 총 15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속성, 신속성이 생명인 KTX 열차는 보통 300~350km까지 달릴 수 있는데 200km 이하로 주행하는 구간이 많을 경우 이 두 가지 가치가 심각히 훼손될 수도 있는 셈이다.
코레일 측은 잦은 속도 이유에 대해 “폭설이나 폭염, 선로침수, 강풍 등 기상이변이 증가하면서 ‘고속철도 운전취급 세칙’을 제정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속도제한 및 운행제한 조치를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요원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9월 태풍 하이선으로 동대구~부산 및 마산~진주간 일반선 KTX의 운행이 중단된 바 있고 지난해 8월엔 천안아산역의 인근 선로가 폭염으로 변형돼 고속열차 운행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당시 코레일 측은 선로의 온도를 낮추기 위해 소방관서의 협조를 얻어 선로에 소방수를 살포했으며, 선로변형을 막기 위한 차열성 페인트는 전체 1226.7Km 구간 중 27%에 불과한 331.9Km에만 도포된 것으로 확인됐다.
선로의 적정온도 유지하는 자동살수장치는 총 613.3Km 중 17.6Km만 설치돼 2.8%의 설치율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폭설과 한파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는 레일온도 관리 히팅장치가 설치된 구간은 전무했다.
문 의원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선제적 대비가 절실하다”며 “코레일은 이상기후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프로세스를 마련하고, 이에 따른 후속조치로 승객들의 편의와 안전을 제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