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 밀린 3040 ‘청포족’ 선택은?

아파트 거래 규제 강화와 높은 청약가점 등으로 3040세대가 아파트 시장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최근 몇 년 새 크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를 포기한 신혼부부, 젊은 직장인들이,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누리면서 아파트 못지않은 주거환경도 공유할 수 있는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아파텔은 아파트를 대체하는 오피스텔의 약자로, 전용 40㎡를 초과하는 주거용 오피스텔을 말한다. 과거에는 오피스텔 하면 원룸이나 1.5룸(방+거실) 형태가 많았지만 최근 오피스텔은 전용 59~84㎡ 규모의 3룸과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지어져 아파트와 유사하다.

3040세대가 아파텔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오피스텔이 법률상 주택에 포함되지 않아 아파트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매수해도 주택 청약 시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아, 무주택자로서 계속 청약에 도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주거용 오피스텔은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수준인 0.5%로 인하하면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아파텔 투자가 활황인 이유다.

59~84㎡
3룸 4베이

기존 오피스텔은 최대 약점으로 거론된 건물 노후화, 학군, 공동 커뮤니티 시설, 브랜드 가치 미비 등도 대형 건설사들이 핵심 입지에 메인 브랜드를 적용한 오피스텔을 공급하면서 약화되는 추세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전용면적 40㎡를 초과하는 오피스텔 매매 가격지수는 105.53으로 전달 대비 0.08% 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오피스텔 청약 열기가 뜨거운 가운데 당첨자 10명 중 3명이 30대인 것으로 조사됐다. 40대와 별 차이가 없다. 경쟁률 상승과 낮은 가점 등으로 ‘청포족(청약포기족)’이 된 젊은층이 비교적 당첨 확률이 높은 주거용 오피스텔로 눈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30대가 아파트보다 주거환경이나 투자가치가 낮은 오피스텔로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용 59㎡ 단일면적으로 나온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오피스텔 당첨자 가운데 30.9%는 30대가 차지했다. 40대(31.6%)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이다. 전용 84㎡ 중심으로 구성된 대전 ‘힐스테이트도안’오피스텔 역시 30대가 33%를 차지, 40대(35%)에 이어 두 번째로 계약자 수가 많았다. 

오피스텔은 모든 공급물량을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선정한다. 오피스텔은 주로 중장년층의 투자대상이었다. 임대를 놓고 월세를 받는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적 상품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30대의 오피스텔 열기는 이례적이다.

시장에서는 이들 오피스텔이 주거형, 이른바 아파텔로 청약 전선에서 밀린 젊은층들이 아파트 대신 선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피스텔은 아파트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다. 청약도 어렵고, 기존 주택은 대출도 쉽지 않다 보니 주거용 오피스텔에도 30대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전문업체의 설문조사 결과 3040세대의 절반 이상이 대출 규제로 아파트를 매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이 현상은 최근 분양하는 신규 주거용 오피스텔 청약경쟁률만 봐도 증명이 가능하다.

아파트 진입 쉽지 않은 30~40대
주택 포기하고 아파텔로 눈 돌리나

현대엔지니어링이 최근 공급한 주거형 오피스텔 ‘청량리 더퍼스트’는 평균경쟁률 14.14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15억원 이상인 전용 84㎡OE(2실)와 전용 84㎡OF(2실) 기타 경쟁률은 각각 97대 1, 312대 1로 집계됐다. 이 단지는 전용 40㎡ 초과 타입 비중이 88.27%다.

현대엔지니어링이 대전에서 분양한 주거용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도안’도 평균경쟁률 223대 1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분양했다. 이 단지는 전용 63~84㎡의 중대형 아파텔로, 입주민들을 위한 특화설계와 주거용 AI 시스템, 드레스룸, 팬트리 등을 갖춰 아파트와 동일한 품질을 갖췄다.


아파텔 인기가 늘면서 거래량도 증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자료를 보면 올해(1~4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작년 동기 4만5297건 대비 약 17.16% 증가했다.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의 경우 같은 기간 증가율이 약 18.21%(3만1969건→3만7789건)로 거래량이 더 늘어났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준금리 하락 추세가 당분간 이어지고, 아파트 위주의 규제도 추가될 가능성이 높아 투룸 이상의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에 반사이익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근 아파텔은 아파트 단지들에 둘러싸여 우수한 인프라를 활용하기 편하고, 특화설계·커뮤니티 등이 동일하게 설계돼 주거용으로도 손색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 상품성이 높아지는 데다 대출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해, 투자수요뿐만 아니라 내 집 마련을 계획하는 젊은 수요자들이 아파텔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수도권에 분양(예정) 중인 아파텔.
 

▲용산 더힐 센트럴파크뷰= ㈜원일개발이 서울 용산구 문배동 8-5번지 일원에 선보일 ‘용산  더힐 센트럴파크뷰’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지하 4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1.53~33.65㎡, 총 133실로 구성된다. 

남영역(1호선)과 삼각지역(4·6호선), 효창공원앞역(6호선·경의중앙선)을 도보로 2~10분이면 이용할 수 있다. 차량을 이용할 경우 한강대로, 마포대교, 올림픽대교, 원효대교를 통해 도심 및 수도권 어디든 빠르게 진·출입이 가능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지녔다. 

실수요자 
선호도↑

반경 3km 이내에 용산구청·서부지방법원·삼성서울병원 등 다수의 공공기관과 대형병원을 비롯해 서강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등 종합대학이 산재해 배후수요가 든든하다. 용산아이파크몰·이마트·신라면세점·롯데하이마트·용산전자상가·CGV·전쟁기념관·국립중앙박물관·남산도서관 등 쇼핑 및 문화시설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천정형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인덕션, 스타일러, 전자레인지등이 미리 비치돼 주거만족도를 높여준다. 테라스야외 휴게실 겸 바비큐장이 별도로 개설돼 입주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높은 경쟁률  
성공적 분양

주변에는 대규모 개발호재가 상존한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 하이드파크보다 더 유명한 명품공원으로 등장할 용산민족공원(2027년 완공 예정)을 조성 중이다. 이 중 리모델링이 끝난 일부 건물을 포함해 녹지 4만㎡를 개방할 예정이다. 용산역~서울역 지하화,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용산역과 신사역간 신분당선(2027년 완공 예정)연장,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2026년 개통 예정)·B노선(2029년 개통 예정)신설 등 굵직한 사업들도 한창 진행 중이다.

선착순으로 원하는 동호수 지정이 가능하다. 계약금 10% 준비 후 계약 시 중도금 50%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저금리 속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태이고, 아파트 대체상품이자 소액투자가 가능해, 실수요자나 주택임대업자들의 방문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피할 수 있고, 교통요지에 풍부한 임대수요와 개발호재가 많아 적잖은 시세차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신내역 시티프라디움= 시티건설이 서울 양원지구에 선보인 ‘신내역 시티프라디움’오피스텔을 선착순 분양한다. 최고 경쟁률 24.89대 1로 청약이 마감될 만큼 인기몰이를 했는데, 현재 일부 잔여 세대에 한해 선착순 분양을 진행 중이다. 주거단지 총 1438세대와 스트리트형 상업시설로 구성된다. 이 중 1차 분양분은 주거용 오피스텔 지하 4층~지상 25층 8개동, 전용 40~84㎡ 총 943실 규모다.


생활 인프라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는 공공택지지구에 위치해 있다. 오랜 기간 그린벨트로 지정됐던 지역인 만큼 친자연적인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개통한 지하철 6호선 신내역과 경의중앙선 양원역이 도보권에 있어 더블 역세권을 자랑한다. 

입지 장점 외에 눈길을 끄는 특징은 주상복합용지 단지 내 구성이다. 건축법상 오피스텔로 분류되지만, 아파트 평면처럼 구성한 아파텔로 주거단지와 스트리트형 상업시설로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초·중·고 모든 학군이 도보권에 자리하며, 대형쇼핑시설과 의료시설 등 다양한 생활 인프라를 쉽게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추후 분양 예정인 스트리트몰의 복합상가도 분양에 들어갈 예정으로, 원스톱 주상복합시설이다. 입주는 2023년 11월 예정.

아파트+오피스텔
당첨 확률 높아

▲주안역 미추홀 더리브= 이테크건설은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도화동에서 주거단지인 ‘주안역 미추홀 더리브’를 선보인다. 지하 5층~지상 27층, 아파트 3개동과 오피스텔 1개동으로 총 5개동 665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오피스텔은 320실로 구성되며 전용면적별 호실수 76㎡ 106실, 78㎡A 53실, 78㎡B 53실, 83㎡ 108실 아파텔로 구성된다. 

인천 도심을 연결하는 인천 2호선 주안역과 시민공원역 인근에 위치해 교통편의성이 높다. 단지 인근 GTX-B 노선 인천시청역이 들어설 예정으로, 향후 교통여건은 더욱 편리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제2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도로망도 우수해 서울 및 수도권 곳곳으로의 이동편의성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수인선, 인천2호선, 7호선 연장 및 인천 원도심 재생사업 등 개발호재도 품고 있다. 


단지 인근에 CGV, 인천사랑병원 등 중심상업지 편의시설과 시민공원역 복합쇼핑몰(예정)이 자리하고 있다. 주안체육공원 등 쾌적한 자연환경도 돋보인다. 안전한 교육환경도 주목할 만하다. 도화초, 석암초, 인천고 등 여러 학교가 단지 반경 1㎞ 반경 내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복합단지내 오피스텔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힐스테이트 의정부역’오피스텔은 60실 모집에 8702건이 몰려 평균 145.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아파트 172세대와 함께 조성되는 이 오피스텔은 맞통풍이 가능한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돼 소형 아파트 대체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 비슷한 시기 평균 30.21대 1의 경쟁률로 청약 마감한 ‘화서역 푸르지오 브리시엘’오피스텔 역시 아파트 665세대와 함께 조성되며,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됐다. 

규제 덜하고
차익도 기대

분양 관계자는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쏟아지면서 아파트 대비 규제는 덜하고, 입지나 상품은 비슷한 복합 단지내 오피스텔에 수요가 몰리고 있다”면서 “복합단지 내 오피스텔의 경우 아파트와 한 단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 가치에 비례해서 오피스텔의 가치 상승도 기대할 수 있어 당분간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