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 리뷰> 남북 핵전쟁 시뮬레이션 ‘강철비2:정상회담’

양우석 감독이 상상한 한반도 평화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남북 냉전시대의 핵전쟁을 그럴듯한 상상으로 그려낸 영화 <강철비>의 속편 <강철비2: 정상회담>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편과 같은 감독이 연출하고, 주연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하나, 전혀 다른 세계와 전혀 다른 이야기로 새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열강에 둘러싸인, 전 세계 유일한 분단국가인 남북이 평화로 가기 위해 나아갈 방향을 시뮬레이션으로 돌려본 <강철비2: 정상회담>은 그 자체로 용기다. 
 

▲ ▲ 포즈 취하는 강철비2 출연진 ⓒ고성준 기자

고 노무현 대통령의 ‘부림 사건’을 소재로 시나리오를 썼다가 우연한 계기로 영화 <변호인>으로 데뷔한 양우석 감독이 <강철비>에 이어 다시 한 번 남북관계를 정조준했다. 

북한 내부 강경파가 북한 1호를 살해하면서 발생한 쿠데타로 인해 핵전쟁까지 이어지는 내용의 <강철비>는 판타지를 기저에 두었으나 굉장히 그럴듯한 현실감으로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유일하게 남북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을 그린 것.

평화 시뮬레이션

“우연찮게 데뷔하면서 감독으로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 할 때, 세상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는 양 감독이 쓴 이야기는 평화 시나리오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 남북의 평화를 불편해하는 일본과, 일본을 뒤에서 돕는 미국의 동맹 관계 사이서 주변국 눈치만 보는 한반도의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본다. 중국과 일본이 한편이 됐을 때 한반도에 도래할 위기도 내다본다. 


1편에 이어 정우성과 곽도원이 핵심 인물을 연기한다. 1편서 정우성이 북한 측 요원, 곽도원이 남한 측 요원이었는데, 이번에는 바뀌었다. 정우성이 한국의 대통령 한경재, 곽도원이 북한 강경파 박진우로 등장하며, 북 위원장 조선사는 유연석, 미 대통령 스무트 역에는 미국 배우 앵거스 맥페이든이 나온다.

감독은 조선사의 헤어스타일만으로 김정은 북한 위원장을 암시하고, 거침없는 자기애와 막말을 쏟아내는 스무트로 트럼프를 드러낸다. 현재의 각국 1호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야기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평화협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한국 정부는 중국 자본이 일본을 돕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중국의 거대 자본의 칼끝이 한국을 향할지도 모르는 상황. 힘겹게 북한 원산서 미 대통령과 북 위원장, 한국의 대통령이 한자리에 모인다. 

스무트는 독재자라는 표현도 거침없이 써가며,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 핵 사찰 후에 비핵화 협약을 맺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구한다. 30년간 힘겹게 만든 핵을 단숨에 내주기로 한 마당에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까지 하자, 북 위원장은 협상을 결렬시킨다. 한 대통령이 가운데서 수습을 위해 쩔쩔매던 가운데, 북한 내 강경파인 박진우가 쿠데타를 일으킨다. 그리고 단번에 성공, 세 명의 1호를 핵 잠수함 내에 인질로 감금한다.

이미 일본으로부터 5억달러를 받았고, 핵을 한국에 쏘면 매년 50억달러를 중국으로부터 받기로 했다는 박진우는 중국이 원하는 방향 대신 일본에 핵을 쏠 것이라고 말한다. 3차 세계대전 발발 직전으로 치달은 가운데, 각국의 대통령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어려운 도전에 뛰어든 양우석 감독의 강단
외교에 대한 유아적 설명 ‘기발한 상상력’

1편이 판타지로 출발해 현실로 들어가는 변화구라면, 속편은 현실로 출발해 판타지로 향하는 돌직구다. 평화와 통일로 가는 길이 얼마나 험난한지, 어떤 희생이 요구되는지, 무려 20여년간 한반도 전쟁 시나리오를 관심있게 찾아본 양 감독은 그 총체를 절묘하게 담아낸다. 북한 내 남한 강경파 세력이 쿠데타를 일으켰을 때, 국내 정부는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은 감독은 영화적 상상을 가미해 만든 작품이 <강철비2:정상회담>이다. 


최근 남한과 북한, 미국, 중국, 일본의 국제정세 현주소를 매력적으로 녹여냈다. 다소 어렵고 무거울 수 있는 외교라는 개념을, 어린아이들이 싸우듯 유아적으로 표현한 상징성은 이 영화의 백미다. 어느 순간 블랙코미디 형식을 띠며, 담배와 방구를 거래하는 각 대통령의 모습은 묘한 웃음을 유발한다. 

외교라는 것이 특별한 것이 아닌 각국의 이득을 위한 협상이라는 것을 쉽게 설명한 대목은 양 감독이 얼마나 이 분야를 명확히 이해하고 있는가가 드러난다. 어느 누구도 손대지 않았던 외교적 문제를 마치 좁은 방 한 칸에서 벌어지는 상황으로, 은유하는 상상력이 기발하다.
 

▲ 강철비2:정상회담 ⓒ롯데엔터테인먼트

메시지가 뚜렷한 이 영화는 핵 잠수함 교전을 넣어 재미도 살린다. 후반부 박진우가 일본에 핵을 쏠 것을 안 일본 정부가, 대통령을 납치한 잠수함을 공격하는 대목은 오락적인 요소를 갖춘다. 군 무기에 관심이 많은 관객이라면 흥미롭게 바라볼 대목이다. 

다만 이를 풀어내는 데 있어 긴박감이 정점까지 찍지는 못한다. 잠수함을 향해 날아오는 어뢰를 막아내는 과정이 흥미롭기는 하나, 분위기로 관객을 압도하지는 않는다. 다소 투박한 편집과 음악 활용이 아쉽다. 손에 땀을 쥘만한 긴장감까지 부여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각 인물의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총구를 겨누는 대목은 세련된 선택으로 보인다. 어줍잖은 감정 연기가 없다는 것 자체만으로 총격신은 진일보한 면이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은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앵거스 맥페이든이다. 현재의 트럼프 미 대통령의 뻔뻔하면서도 천박한 이미지를 리얼하게 그려낸다. <강철비2: 정상회담>의 발견이다. 

한경재 역의 정우성은 이야기와 인물을 소개하는 인도자의 역할로 안정감을 주며, 신념이 악으로 변질된 박진우를 연기한 곽도원은 <변호인>의 그것과 같은 퍼포먼스를 보인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유연석은 완전히 새로운 얼굴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유의미한 변신이다. 북 잠수함 부함장 역의 신정근은 북 위원장을 향한 투철한 충성을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좋은 이야기 위에서 훌륭한 배우들이 보기 좋게 뛰어논다.

메시지 과잉

양 감독은 쿠키 영상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를 전한다. 주요 인물의 연설과 질문을 통해 관객에게 평화를 강요하는 느낌을 준다. 다만 이 표현이 너무 직설적이고 교훈적이라, 일부 관객들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다. 다소 아쉬운 대목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영화는 고평가를 받기 충분하다. 민감한 부분을 정확히 짚는 용기도 가상하며, 풀어내는 수준도 준수하다. 어려울 수밖에 없는 도전에 이어 의미있는 결과물까지 만들어낸 감독의 강단과 실력만큼은 박수를 받기 충분해 보인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