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재개를 앞두고 있다. 대신 일정 축소가 불가피해지면서 메이저대회는 모두 무산됐다. 한국 선수들은 대회 출전 시기를 놓고 고심 중이다.
LPGA 투어는 “오는 31일 개막하는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으로 2020시즌 일정을 재개한다”라고 지난달 16일 발표했다. LPGA 투어는 올해 2월 호주오픈을 끝으로 코로나19 때문에 넉 달째 대회를 열지 못하고 있다가 약 5개월 만에 투어 일정이 재개되는 셈이다.
LPGA 투어는 재개 후 2개 대회를 미국 오하이오주에서 연다. 이후 2주간은 영국 대회 일정으로 돼 있으며,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는 다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일정을 소화한다. 드라이브온 챔피언십 다음으로는 8월6일부터 나흘간 마라톤 클래식이 열리고, 이후 무대를 영국으로 옮겨 스코틀랜드오픈과 브리티시오픈이 2주 연속 펼쳐진다. 다만 두 개의 영국 대회는 코로나19로 인한 선수들의 출·입국 절차가 간소화돼야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 전망이다.
현재 일정으로는 마라톤 클래식이 8월9일에 끝나고 스코틀랜드오픈이 13일, 브리티시오픈은 20일 개막이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 2주를 다 채워야 한다면 마라톤 클래식에 출전한 선수들은 영국 대회에 나갈 수 없게 된다.
투어 재개가 확정됐지만 메이저대회는 모두 무산됐다. LPGA 투어는 지난달 9일 “코로나19 영향으로 국경을 오가는 여행의 제한과 정부의 자가격리 권고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8월6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개막 예정이던 에비앙 챔피언십을 취소했다”며 “이 대회는 2021년 일정으로 옮겨졌다”고 발표했다.
LPGA 투어는 1년에 메이저대회 5개를 개최하는데 올해엔 메이저대회가 한 번도 열리지 못했다. 4월로 예정됐던 ANA 인스퍼레이션이 9월로 순연됐고, 6월에 열 계획이던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은 10월로 미뤄졌다. 또 브리티시 여자오픈이 8월로 예정됐고 US오픈은 12월로 연기됐다.
투어 재개…출입국 심사 난항
박인비·고진영 8월 이후 복귀
마이크 완 LPGA 커미셔너는 “메이저대회를 열지 못하게 된 점은 아쉽지만 최고의 여성 골퍼들을 선보인 에비앙의 역사를 2021년 다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선수들은 대회 출전 시기를 놓고 고심 중이다. 일단 ‘골프 여제’ 박인비(32)와 현재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5)은 투어 일정 재개를 알리는 신설 대회 드라이브온 챔피언십에 불참할 가능성이 크다. 두 선수의 후원사인 제주삼다수가 타이틀스폰서를 맡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가 LPGA 투어 드라이브온 챔피언십과 같은 기간에 제주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고진영의 매니지먼트 회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과 박인비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브라보앤뉴는 나란히 “이후 8월 일정은 LPGA 투어 영국 대회 개최 여부 등에 따라 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성현(27)과 유소연(30), 이정은(24) 등도 LPGA 투어 복귀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여자 골프 관계자는 “LPGA 투어가 선수들의 입국 시 자가격리 기간을 축소할 수 있도록 관계 당국과 협의 중”이라며 “LPGA 투어의 재개 일정이 어젯밤에 발표된 데다 자가격리 기간과 영국 대회 개최 여부 등의 변수가 정리돼야 선수들도 정확한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