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2팀] 김정수·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서부지방검찰청에 피고발인으로 고발돼 마포경찰서에 수사 지휘를 내린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17일 <’85만원 의혹‘ 노웅래 의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기사를 통해 노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신고돼 경찰에서 수사를 하고 있는 사실을 보도했던 바 있다.
지난 1월1일 서울 마포구 소재 한 횟집서 ‘더불어민주당 마포갑 지역위원회 신년 하례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인원은 100여명으로 마포갑 지역 정치권 관계자들이 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을 비롯해 전·현직 마포구청장, 시의원, 구의원, 민주당 당원, 노 의원 후원회 대표와 보좌진 등이었다. 점심 식사는 오전 11시경부터 시작됐다.
식사 장소
경찰 출동
식사비용은 모두 85만원이었다. 한 하례식 참석자는 지난 16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일어나서 ‘이 자리는 제가 계산하겠습니다’라고 외쳤다. 참석자들이 박수를 쳤다”고 주장했다. 당시 하례식에는 마포갑 내 새마을금고 이사장 두 명이 동석했다. 이 중 A씨가 식비 전액을 카드로 결제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지난 17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식사비 전액을 카드로 계산한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 회비를 걷었는데 나중에 결제 비용을 회비로 보전 받았다”고 밝혔다. A씨는 ‘이 자리는 제가 계산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 “그런 얘기는 하지 않았고, 통상적인 건배사를 했다”고 해명했다.
하례식 당일 서울 마포 경찰서에 신고가 접수됐다. 마포경찰서는 현장을 찾아 CCTV 등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마포경찰서는 하례식이 있고 열흘 뒤, A씨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이날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마포 지역 선거법 관련 신고가 접수돼 현재 수사 진행 중”이라며 “그 이외의 것은 말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마포갑 지역위원회 하례식…경찰 수사 중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식비 전액 결제 왜?
지역 관계자는 “이번 주에도 참석 인원들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가 예정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며 “문제가 될지 몰랐는데 경찰에서 제3자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공직선거법 제115조(제3자의 기부행위 제한)는 ‘누구든지 선거와 관련해 후보자(후보자가 되려는 사람을 포함)를 위해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측은 이날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어느 법에 저촉된다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포괄적으로 봤을 때 결제한 비용을 보전 받았다고 하더라도 기부행위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해당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서울서부지방검찰청으로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1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노 의원이 피고발인으로 고발된 게 맞다.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마포경찰서에 수사지휘를 내렸다”고 말했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고발장에 따르면 피고발인은 ‘노 의원 외 100’으로 적시됐다. 고발장에는 ‘피고발인 노 의원은 1월1일 마포구 소재 식당에서 시의원, 구의원, 고문, 각 동 청년회장 및 여성회장 등 100여명을 초청해 신년 시무식을 거행하면서 회와 주류 등 식사를 제공했다’며 ‘당일 참석자 모두 회비 또는 식대를 지급하거나 모금하지 않고, A씨가 카드로 모든 식대를 지급했다’고 명시됐다.
“1만원씩 회비…
뭐가 문제인가”
고발장에는 노 의원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 노 의원이 A씨를 통해 하례식 참석자들에게 기부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고발장에는 ‘노 의원은 자신이 주최한 행사에서 제3자인 A씨가 계산을 하려고 하더라도 이를 만류했어야 하는데, 이를 알면서도 계산하도록 한 것은 제3자로 하여금 지역구 주민에게 식사 및 주류를 대접하는 것으로 명백한 위법’이라고 적혀있었다.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제한)는 ‘국회의원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또는 당해 선거구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노 의원은 하례식 참석자 가운데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해당 지역구 현역 국회의원으로 사실상 총선 후보자와 다름없었다.
노 의원 측은 지난 17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같은 주장을 반박한 바 있다. 노 의원 측 관계자는 “마포갑 지역위원회 신년 하례식은 매년 치러진 당내 통상적 행사”라며 “지역구민을 대상으로 한 행사가 아니라 권리당원을 대상으로 한 행사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신년 하례식은 지역위원회 운영위원장이 개최했다”고 덧붙였다.
검 “피고발인 노웅래, 마포서 수사지휘”
노 “카드 결제와 관계없다…일방적 음해”
관계자는 “참석자가 많다 보니 A씨가 일괄적으로 계산했고, 1만원씩 걷은 회비로 비용을 보전했다”며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이어 “하례식 당일 경찰이 현장을 조사해 사실 확인을 하고 갔다. 정말 문제가 있었다면 수사기관이나 선관위서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점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며 “의도가 다분한 고발”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노 의원은 같은 날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원으로서 (행사에)참여한 것이고 행사는 운영위원장이 개최한 것”이라며 “회비를 1만원씩 걷어서 냈다. (이사장) 카드 결제에 문제가 있더라도 나는 카드 결제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 누군가 나를 음해하려고 (신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대해서는 “용어와 말의 방식 차이”라며 “참고인 조사를 받는 수준이고, 지금까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면 사건 자체가 안 된다는 뜻”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기사에서 제기된 의혹에서는) 의심이나 혐의의 개연성을 찾아보기 어렵다”며 “나에게는 도의적, 윤리적 책임이 없다”고 덧붙였다.
고발장은 지난 1월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등에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조직국은 지난 1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공관위서 노 의원이 검찰에 고발된 건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 “비공개”라고 답했다.
마포갑
공천 확정
노 의원은 하례식 후 한 달여 뒤인 지난달 14일, 마포갑 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노 의원은 경선서 김빈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 행정관에게 승리했다. 노 의원은 지난 5일 민주당으로부터 마포갑 지역 공천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