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근 들어 경동건설이 지은 아파트의 부실시공 주장이 하나둘씩 제기되고 있다. 이를 주장하다 옥살이를 하게 됐다는 주장도 나왔다. 부실시공을 지적하자 경동건설 측에서 누명을 씌웠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최근 경동건설의 부실시공에 대한 주장이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경동건설서 건설한 아파트에 입주한 A씨는 “내집 장만의 꿈을 안고 분양받은 생애 첫 집이 경동건설이 지은 아파트였는데 기대에 가득 찼던 첫 집의 꿈은 2년째 이어지고 있는 하자와 불량으로 악몽이 되고 말았다”고 분노했다.
“억울하다”
이어 “최근에는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줘야 할 베란다 창이 강풍으로 인해 창호 전체가 맥없이 떨어져 나가는 일이 5∼6세대에 이를 정도로 허술하게 건축됐다”며 “해당 창문들에는 평소 잦은 결로현상과 빗물이 스며드는 등 하자가 눈에 띄게 나타나 분쟁이 생기던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아파트는 계약 당시 모델하우스 설명과는 달리 다른 색상으로 외부가 도색돼있는가 하면 아파트 곳곳서 균열이나 누수, 깨짐, 보일러 미작동 등 하자들로 인해 입주 후 입주민들의 잦은 불만과 민원에도 경동건설 측은 ‘법대로 하라’고 일관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동건설은 악질이고 살인자”라며 “돈 몇 푼 아끼겠다고 안전관리를 소홀히 해 인명피해를 내고 있으니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동건설의 악행, 증거인멸, 은폐 의혹이 상세히 나오고 있다”며 “경동건설은 안전관리만 소홀뿐 아니라 저급한 재료 사용으로 부실공사의 표본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피해자 B씨는 “경동건설의 공사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공기(공사기간)와 공사 금액은 한정적인데 건축법상 불법으로 돼있는 재도급을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업체의 100% 안전과실로 사람이 죽었는데도 나몰라라 책임회피에 사고현장 수습에만 급급한 경동건설은 유족을 무시하고 고인의 죽음을 욕되게 하며 진정한 사죄조차 한 마디 없다”며 “부산 경동건설은 단순 벌금형이 아닌 강력한 처벌에 의해 처단돼야 마땅하고 더 이상 억울하고 불쌍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경동건설 관계자는 “창호가 떨어진 사고는 하자보수를 완료했다”며 “이 외에도 지속적으로 제기됐던 부분들에 대해 샘플을 채취해 확인한 결과 하자로 판단돼 하자 보수공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재도급이나 부실자재 사용 등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다만 안전사고 사망과 관련 결과는 아는 바가 없다”고 덧붙였다.
부실시공 정황 발견, 피해자 수두룩
사망사고에 ‘억울한 누명’ 피해자도…
경동건설의 부실시공을 주장하다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하고 있다는 피해자도 나왔다. C씨는 재건축 현장서 많은 부분의 부실시공 정황을 발견했다. 허가된 설계도면대로 시공하지 않았고 A씨는 조합장 자격으로 정상 시공을 요구했다.
대표적인 부실시공 내역은 ▲건축 외벽체 4층까지 대리석 설치가 허가대로 되지 않은 점 ▲내부 현관 중문 설치가 허가대로 되지 않은 점 ▲내부 거실과 안방 베란다 사이문이 설치되지 않은 점 ▲전체 전구 등이 LED 등으로 설치되지 않은 점 ▲내부 에어컨 매입 배관을 설치하지 않은 점 등이었다.
이 밖에 수십 곳에서 설계도면대로 시공되지 않고 누락이나 변경 등 부실시공된 것을 확인하고 경동건설 측에 시정을 요구했다.
그러자 회사 측에서는 C씨에 대한 회유에 나섰다. 하지만 C씨가 회유되지 않자 해임했다. 또한 서류 및 각종 증거를 조작해 업무상 횡령 및 뇌물수수로 고발해 구속시켰다.
회사 측이 주장한 횡령 및 뇌물수수가 완전히 날조된 것이라는 여러 증거자료(조합의 업무일지, 경과 사항, 회의록, 총회 자료 등)를 충분히 제출해 소명했으나 철저히 무시됐고, 뇌물을 받았다는 증언만 재판부에 받아들여졌다고 한다.
사망 사고
경동건설은 지난 1973년 설립돼 부지 조성(공단 및 택지), 교량, 도로, 항만 등 기간산업은 물론 주거용 공동주택, 교육시설, 상업시설, 공장 및 의료시설 등 다양한 공사를 수행하고 있는 시행사로 ‘경동리인아파트’가 대표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 건설사다. 지난해 10월엔 한신공영 등과 함께 사망사고 발생 6개사 중 1곳에 포함되는 등 건설현장에 대한 안전불감증에 휩싸였던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