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부동산 공약 보니…

2020년 경자년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과 내수시장 침체로 다수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다수 요인을 종합해 볼 때 아주 어둡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자년 부동산 시장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부동산 관련 공약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게 때문이다. 각 정당별 부동산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시장
선거 영향은?

먼저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의 핵심은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통한 주택 10만호 공급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금융 지원을 통해 청년·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세부 공급 내용은 ▲수도권 3기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내 청년벤처타운, 신혼부부 특화단지 연계 청년·신혼부부 주택 5만호 공급 ▲광역 및 지역 거점 구도심 내 혁신지구 도시재생 사업 및 첨단복합 창업단지 조성 연계 4만호 공급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 및 국공유지에 행복주택 및 신혼희망타운 연계 청년·신혼주택 1만호 공급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는 경기 남양주 왕숙, 경기 고양 창릉, 경기 하남 교산, 경기 부천 대장, 인천 계양이다. 택지개발지구는 경기 시흥 거모·하중, 경기 과천, 경기 안산 장상, 경기 용인이다.


이와 함께 금융 부담 완화 방안도 마련했다. 일반 수익공유형 모기지보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상환 기간을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2022년까지 청년·신혼부부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과 맞춤형 금융지원 대상을 각각 100만 가구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의 총선 공약은 시장 위주의 규제 완화 정책이 주를 이룬다. 현 정권이 묶어놓은 규제를 풀고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다.

완화, 폐지, 재검토, 공급…
4·15 총선 각종 대책 발표

세부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시가격 인상 저지 ▲고가 주택 기준 상향조정을 통한 세금 폭탄 제거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등이 이번 공약에 담겼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의 경우 공공임대 비율 확대나 각종 부담금 부과 등 기존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아닌, 단지 내 공원 녹지 및 도로 등의 시설들을 설계하거나 인허가 간소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해서 내집마련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화 방안도 언급했다. 이들을 위해 청년주택을 특화 및 확대하는 정책을 편다는 내용이다. 기존 임대·원룸·아파트·단독주택형뿐만 아니라 학세권·역세권·숲세권 등 취향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요자들은 신도시나 택지보다는 원도심 재생 사업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도심의 높은 주택가격에 떠밀려 신도시·택지지구 등 외곽으로 떠났던 이주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도시 외곽지역 역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며 출퇴근 시간 증가, 교통체증, 주택 가격 상승이 일어난 탓이다.


부동산 개발정책도 원도심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내세우며 원도심 기능 회복을 강조해왔다. 실제 서울을 비롯해 인천시와 대전, 부산, 수원 등 지자체에서도 원도심 재생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청년·신혼 
안정화 방안

1인 경제를 뜻하는 ‘일코노미’ 현상도 올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9.3%(584만5894가구)로 지난 2000년 225만5298만명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오는 2035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35.2%(795만여 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세 집 가운데 한 집은 1인가구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일코노미 문화를 잘 드러내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올해에는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을 꼽을 수 있다. 

물건 선점
수익 기대

1인 창업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섹션 오피스도 주목받고 있다. 섹션오피스는 면적이 큰 오피스와 달리 모듈형으로 설계돼,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만 분양 받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요한 만큼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보니 분양가가 저렴하고, 1인 기업 증가로 찾는 사람도 많아 환금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도 올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0%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출로 발생하는 이자보다 월세가 높아지면서 좋은 입지의 물건을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은 자본금으로 높고 안정적인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섹션 오피스 등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인 역시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에 풍부한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지는 점, 기존 인프라가 풍부한 원도심 재개발 등이 경자년 부동산시장의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자년에 주목받는 수익형 상품.
 

▲여의도 포레디움(오피스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107번지 외 4필지에 단층형과 복층형 원룸으로 공급되는 ‘여의도 포레디움’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4994.01㎡, 지하 1층~지상 18층, 1개 동으로 총 4가지 타입, 전용면적 20 ~22㎡에 실사용면적 20~33㎡(복층서비스면적 감안시) 중소형 주거상품으로 구성된다. 총 153실로 2~9층은 복층형 72실, 10~18층은 81실로 공급된다. 전용률은 약 66~67%선이고 총 주차대수는 79대다. 

슬라이딩도어 설치, 침실공간 분리, 빌트인 가구배치 등 수납공간 확보로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실외기 및 보일러실 별도 공간설치로 수납공간이 추가 확보된다. 시행사는 포레디움, 시공은 태산종합건설, 자금관리는 아시아신탁㈜이 각각 맡았다. 계약금 10%,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준공은 2021년 12월 예정.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생활숙박시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 -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된다. 일부 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주차대수는 159대, 전용면적 20.02~ 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한다. 4층에 테라스를 갖춘 생활숙박시설이 제공된다. 


내부시설로는 커뮤니티공간인 지상 24층 휴식공간 정원(바베큐장), 호텔급 럭셔리 설계가 적용된다. 지하 1층 코인세탁실, 북카페, 지상 4층 휘트니스센터, 개별창고도 제공된다.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있다. 실투자금 4000만원대로 투자가 가능하다.
 

외곽 이주민 다시 도심으로? 
원도심 재생사업 집중 추진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생활숙박시설)= 인천내항 개발, 수인선(2020년 개통 예정) 등 미래가치를 품은 인천 중구 신흥동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레지던스가 분양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환골탈태 예정인 인천 원도심에 자리해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천내항 개발지 일원과 맞닿아 있어 개발사업 진행되면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덕은지구 드림코어테라스(섹션 오피스)= 전체면적 대비 1.3%의 상업지 비율로 상가의 희소성이 높은 덕은지구에 상업시설 ‘덕은지구 드림코어테라스’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13층 규모로 1층에는 F&B, 1층과 2층을 연계하는 업종·일반음식점·은행·세탁소·약국·편의점 등 실생활 편의 중심의 업종을 권장하고 있다. 2층에는 전문식당가·증권 및 보험회사 등의 업종을 권장하고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은?

3층은 레스토랑·씨푸드뷔페 ·코인노래방·스몰 펍·PC카페·이자카야 등 엔조이 라이프 업종, 4~6층은 뷰티·치과·소아과·한의원·피부과·내과·안과 등 메디컬 업종, 7층은 권투·주짓수·체육관·에어로빅센터·필라테스 센터 등 헬스케어 업종을 권장한다. 8~12층은 섹션오피스로 소형, 중형, 대형 오피스 구성이 가능하다. 스튜디오형과 오피스형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13층에는 스카이라운지로 모던바, 패밀리 레스토랑 등 업종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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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