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말3초’ 위기론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2.10 10:20:00
  • 호수 12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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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일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 검증 부실 논란과 하위 20% 비공개 역풍, 그리고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수용 등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2말3초’에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표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는 시기다. <일요시사>는 심상찮은 당내 목소리를 쫓았다.   
 

▲ 요즘 머릿속 복잡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식 기자

“경선만 하게 해달라. 지금 (선거에)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도 전략공천을 밀어붙인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한 예비후보의 바람이다. 현재 민주당은 전략공천에 대한 우려로 시끄럽다. 예비후보자는 물론이고 총선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도 합세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략공천
2차 발표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에선 해당 지역의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이 모였다.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함이다. 당원들은 의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자신들의 손으로 뽑고 싶어 한다는 성명이었다. 이들은 만약 보수세가 강한 의정부서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의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에 문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수석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했지만, ‘세습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민주당은 제주시갑 역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지역 현역은 4선의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12일 제주 한라대 한라아트홀 대극장서 개최한 의정보고회를 열어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제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 기자회견 갖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이 지역에는 송재호 전 균형발전위원장의 전략공천설이 파다한데 그는 지난 5일에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그는 기자회견서 “제주시갑의 강 의원이 불출마라는 큰 결단을 해주셔서 갑으로 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전략공천설에 다른 후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주시 갑에 대한 전략공천 노선을 철회하고 100% 국민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요구다. 경선을 요구하는 예비후보들은 ‘기회는 평등학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를 민주당 지도부가 실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예비후보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곧 2차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15곳의 전략공천 지역들이 발표된 바 있다. 1차가 규정에 따른 결정이라면, 곧 발표될 2차는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한 ‘판단’이 영향을 미쳐 논란이 예상된다.

전략공천설에 ‘토사구팽’ 불안 확산
‘험지’는 버리는 카드? 나 몰라라

“지역별로 상황이 다른데, 전국에 동일하게 (부동산 정책을) 적용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보들에게 돌아간다.” 

험지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당정의 부동산 정책에 이같이 하소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고가의 ‘1가구 1주택’ 부동산 실수요자에게 강력한 대출규제를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15억원 주택에 대해서는 9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주택담보비율(LTV)을 40%서 20%로 축소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택거래허가제’ 검토 가능성까지 흘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수도권으로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서울 강남3구·양천, 경기 분당 지역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역 의원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가 아파트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 입장서 ‘험지’로 꼽힌다.

이에 수도권 험지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1가구 1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당 일각에선 당정청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과 의원들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앞서 당 지도부는 부동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심사를 보류한 사건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민주당 지도부가 험지 현역 의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본다.

부동산 정책
어떡하나

“인재라고 데려오는 사람들을 보면 당에 대한 기여도는 전무하다. 기존에 당에서 노력한 사람을 좀더 신경써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총선에 첫 출전하는 예비후보의 목소리다. 최근 민주당은 영입된 인재들과 관련한 논란으로 시끄럽다. 원종건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민주당이 야심차게 내놓은 2호 영입인재였다.

영입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트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이는 교제기간 동안 원씨로부터 강제적 성관계, 불법촬영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혐’ ‘가스라이팅’ 등 전 여자친구가 폭로한 글에 포함된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원씨는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논란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 자체가 당에 부담이 되기에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사자들 사이서 반박과 재반박이 오갔다.
 

▲ 회의 갖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민주당의 부실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대변인은 원씨 사태 후 “당에서 검증을 하긴 했는데, 본인 소명과 설명 중심으로 듣다 보니 상세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검증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영입인재와 관련한 논란은 원씨만이 아니었다. 5호 영입 인재인 소방관 오영환씨는 입당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라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문표절 의혹도 불거졌다. 11호 영입 인재인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가 표절로 논문이 취소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방위사업청의 군수품 조달 전문지인 <국방획득저널>은 최 교수가 게재한 논문이 국내서 이미 발표된 논문의 관련 문장을 인용·출처 표시 없이 작성했다며 논문 취소 공고를 낸 바 있다.


부실한 검증
형평성 논란

논란이 일자 최 교수는 공동연구자가 해당 논문을 단독으로 다른 학술지에 먼저 투고해 발생한 사건으로, 자신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문표절이 현 정부가 밝힌 인사배제 원칙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4번째 영입 인재인 청년창업가 조동인씨는 ‘스펙용 창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5년 기업 3곳을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다가 2년여 사이에 동시 폐업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씨는 입장문을 통해 “디바인무브는 경영이 어려워 폐업했고, 다이너모토는 진행했던 유통사업서 성과가 나지 않아 종료를 결정했다. 플래너티브는 창업교육 사업을 미텔슈탄트로 이관하기로 했다”며 폐업 사유를 설명했다.

13호 영입 인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입당 당시 했던 주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해당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 이수진 전 판사

이 대표가 밝힌 시스템 공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는 인재영입위원회(이하 영입위)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별개로 구성돼있다. 영입 인재에 대해서는 검증위가 아닌 영입위서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영입위서 하는 검증의 부실함이 드러난 것이다. 


김경협 검증위원장은 지난달 30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서 “영입인재는 일단 검증 대상서 제외돼있다. 시스템에 의한 검증은 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당규 제3장은 ‘영입위를 통해 영입했거나 최고위 의결을 거친 인사는 검증위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예비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서류심사부터 꼼꼼히 진행되는 데 반해, 영입 인재는 평판 조회와 면접 등만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형평성’에 있다. 검증 과정은 물론, 선거서도 영입인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당 곳곳서 들려온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영입인재가 전략공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신보다 새 얼굴 중용
경선 후폭풍 몰아치나?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서 하위 20%에 속한 대상자와 영입인재를 서로 경선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공식 기구서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지만, 당 지도부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영입인재 대다수가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의원들 중 불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위 20% 의원과 영입인재가 맞붙는다면 영입인재들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위 20%로 평가된 현역 의원은 경선서 총점의 2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받는 반면, 영입 인재는 정치신인으로 분류돼 10∼20%의 가산점을 얻기 때문이다. 

또 하위 20% 의원에 대해서는 정성평가(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하는 평가)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정체성(15%)·기여도(10%)·의정활동(10%)·도덕성(15%)·면접(10%) 등이 평가 항목이다. 선거판서 정성평가는 모호한 기준과 원칙으로 항상 논란을 불러왔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존 하위 20%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도 후폭풍을 낳았다. 지라시(각종 소문을 담은 정보지)가 돌면서다.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의 경선 경쟁자 중 일부는 지라시를 흑색선전 용도로 활용했다. 

이에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유권자와 언론에 문자를 보내며 진화에 나서는 등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앞서 결정한 비공개 방침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는 말이 나온다.

정성평가
독 되나

민주당의 눈은 총선을 향해 있는 가운데 당 경선은 2월 말 내지는 3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2월 말, 3월 초’에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터져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는 ‘승자독식’ 아닌가. 경선도 마찬가지다. 원래 집안싸움이 무섭다. 역대 경선만 봐도 조용히 넘어갔던 적이 없다. 아무리 (이)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면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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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