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호재, 3번 기회가 있다

경자년에도 개통호재 갖춘 역세권 부동산의 인기는 굳건할 전망이다. 부동산시장에서 철도 신규노선이 조성된다는 소식만큼 수혜지역 가격이나 시세에 민감한 변수도 없다. 철도사업은 비용 부담이 크고 조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개통이 임박한 지역은 더 주목받게 된다. 
 

올해도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4개의 신규노선이 개통을 앞두고 있어 인근 부동산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9월 김포골드라인이 개통하면서 김포 부동산시장은 크게 들썩였다. 운양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한강신도시 운양푸르지오’는 지난해 8월 전용 84㎡ 아파트가 5억1000만원(4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풍무역 인근 ‘풍무 센트럴 푸르지오’ 전용 84㎡는 지난해 1월 5억원(32층) 수준에서 10월엔 5억5000만원(19층)에 거래됐다.

수도권서 
4개 신규

검단신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도 지난해 6월 2607가구까지 쌓였던 미분양 물량이 10월 기준 18가구까지 줄었다. 국토교통부가 서울 5호선 연장선 건설사업과 인천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 연장사업을 언급하면서 검단신도시 활성화에 호재로 작용했다. 

올해 가장 빠르게 개통하는 신규 노선은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선이다. 현재 종착역 상일동에서 하남까지 연장하는 사업으로 1단계(상일동~하남풍산)와 2단계(하남시청~하남검단산)로 각각 4월과 12월 개통이 목표다. 

이 노선의 최대 수혜지역은 하남 미사강변 신도시가 꼽힌다. 개통이 임박하면서 역 주변 아파트 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다. 신설 예정 미사역 인근에 위치한 ‘미사강변 골든 센트로’ 전용 59㎡ 아파트는 지난해 10월 6억8500만원(6층)에 거래됐다. 5월만 해도 5억7000만원(10층)에 거래됐던 아파트다.


8월에는 인천과 수원역을 잇는 수인선이 전면 개통될 예정이다. 이로써 수원에서 안산을 거쳐 시흥, 인천 미추홀구, 송도까지 복선화된 전철을 통해 단시간에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수원역의 경우 수인선이 개통되면 1호선, 분당선과 함께 3개 노선의 환승역이 된다. 향후 GTX-C노선도 예정되어 있다. 최대수혜 지역으로 인천 원도심과 수원역 일대가 있다. 수인선이 완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인천 원도심은 도시재생사업 및 항만개발에 교통호재까지 더해 수도권 풍부한 임대수요는 물론 관광수요도 더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자년에도 역세권 인기 여전
속속 신규노선 조성 소식 들려

인근 팔달구 재개발 지구도 꼽힌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팔달 6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은 조합원 입주권 프리미엄이 지난해 9월 2억원 안팎에서 최근엔 2억5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오는 10월에는 인천 부평구 부평구청역까지 운행 중인 서울지하철 7호선이 부평구 서쪽을 넘어 인천 서구 초입인 석남동까지 연장되는 노선이 개통된다. 

석남역은 인천지하철 2호선과 환승이 가능해 인천서구 시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개선된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 분양에 나선 ‘루원시티’ 일대가 수혜단지로 부각되며 분양열기를 보이고 있다. 최근 전매제한이 풀린 ‘루원시티 SK리더스뷰’에는 프리미엄이 최소 5000만원에서 최고 1억원까지 붙었다.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잇는 청라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천지하철 1호선 송도연장 노선은 오는 12월 개통 예정이다. 종착역인 국제업무지구역에서 연장해 송도랜드마크시티역을 신설하는 구간이다. 송도국제도시가 북쪽 랜드마크시티 개발로 올해 하반기부터 입주를 시작해 2023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내년 랜드마크시티역이 개통되면 송도 랜드마크시티 주민들의 교통 불편 해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GTX 및 KTX, 신안산선 등과 같은 광역노선도 장거리 이동이 수월해 일대 부동산이 관심을 끌 전망이다. 

이러한 쾌속 교통망은 장거리 지역과 지역 간을 빠르게 연결시켜 파급효과가 더욱 커지게 된다. 이로 인해 쾌속 교통망 호재를 갖춘 수익형 부동산들이 우수한 청약 성적을 거둔 사례는 쉽게 찾을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 분양한 ‘브라이튼 여의도’는 26.46대 1의 높은 평균경쟁률로 1순위를 마감하고, 추가 계약을 진행한 첫날 전 실이 완판 됐다. 이 오피스텔은 여의도역(지하철 5·9호선)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1호선인 신길역도 한 정거장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우수한 교통망으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추가적인 교통호재도 있다. GTX 노선도 들어선다. 여의도를 관통하는 GTX-B 노선은 인천 송도~부평~부천시~여의도~서울역~남양주 마석을 잇는 광역급행철도다. 올해 8월 착공 예정인 신안산선도 호재다. 안산·시흥 지역과 서울 여의도를 최단 거리로 연결한다. 여기에 경전철 서부선도 오는 2022년 착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파급효과 큰
쾌속 교통망

2018년 11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서 분양한 ‘힐스테이트 판교역’ 오피스텔도 멀티역세권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오피스텔은 경강선과 신분당선을 지나는 판교역까지 도보로 5분이면 이동이 가능한 초역세권 단지로 우수한 입지가 부각되며 평균 424.35대 1의 1순위 경쟁률로 마감했다.

실제 판교역 일대에는 추가 교통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먼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이 현재 삼평동 일대에서 공사 중이다. GTX-A 노선은 현재 삼성~동탄 구간 (공사 중), 파주~삼성 구간(지난 6월 착공)인 상태다. 향후 경기도청은 계획대로 노선이 개통되도록 공정관리를 요청하는 등 수도권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매수 문의↑
대기자까지

그외 성남1·2호선(트램) 사업도 예정됐다. 성남1호선은 판교역~성남산업단지, 성남2호선은 판교차량기지~판교지구, 정자역을 잇는 사업이다. 예상 사업비만 5920억원에 달한다. 

8호선 판교연장 사업도 진행 중이다. 모란차량기지부터 판교역까지 잇는 사업으로 향후 판교역 일대의 삼평동, 판교동, 백현동의 교통 여건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판교역 일대에서 진행되는 교통 호재가 모두 완료되면 판교역은 향후 6개 노선이 교차하는 요충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연신내 부동산 관계자는 “GTX-A 노선 예비타당성 발표가 이뤄진 후 조금씩 늘던 매수 문의는 착공 이후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난 상황”이라며 “더 높은 가치상승이 기대되는 만큼, 매도자들은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어 매수 대기자가 생길 정도인데 연신내 시장 주변이 이렇게 뜨거운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변 상권활성
임대수요 확충

역세권의 가치는 투자처를 고를 때 고려되는 여러 가지 입지조건 중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 하나다. 업계 관계자들은 역이 개통된 노선 주변보다는 개통을 앞둔 노선 주변을 더 주목해서 봐야한다고 말한다. 기 개통된 역세권에는 이미 주거지역과 상권이 형성된 경우가 많다 보니 진입하기가 쉽지 않고, 개발 당시나 착공 시점 기대감에 따른 가격이 다 반영되어 있지만, 앞으로 개통될 단지는 개통하면서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한 번 더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되는 역세권에 더욱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교통호재는 3번에 걸쳐 상승하게 되는데 아파트의 경우 발표 때 이미 투자가치가 시세에 반영되는 반면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개통 때 가장 가치가 많이 상승하게 된다”며 “교통망의 개선은 상권 활성화 및 임대수요의 확충으로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에 활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신설노선 호재를 지닌 역세권 수익형 단지.
 

▲인하 한양아이클래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 중이다. 수인선 숭의역 1번출구와 도보 2분 거리(100m)며, 숭의역을 중심으로 국철 1호선 도원역과 약 1km 거리다. 신포역, 인하대역, 동인천역, 제물포역 등 지하철 이용이 용이하다.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인천시내 전역은 물론 서울까지 이동이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자랑한다.
 


▲미사강변 SK V1 center= 업무시설인 지식산업센터 ‘미사강변 SK V1 center’가 지식산업센터 및 지원상가를 분양 중이다. 미사지구 핵심입지에 위치해 서울 접근성이 편리하다. 인근엔 지하철 5호선 미사역이 예정돼 있다. 9호선도 2025년까지 개통될 예정이다. 향후 진행될 광역급행버스,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도 서울 접근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여의도 해링턴타워 196=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175번지 일대 (구)경원극장자리에 ‘여의도 해링턴타워 196’주거용 오피스텔이 분양한다. 1호선 영등포역, 5호선 신길역 및 영등포시장역 3개역을 품은 트리플 역세권의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영등포 중에서도 핵심입지에 건축되는 브랜드 오피스텔이다. 

입지조건 중 
가장 큰 영향

영등포구는 수도권 서남부의 최대거점도시로서 정치, 금융, 언론의 복합 기능 지역이며 도심과 외곽지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잘 알려져 있다. 서울 주요 업무 권역 40분내 진입이 가능하다. 일명 지하철 10호선이라 불리는 신안산선(2024년 완공 예정) 개통도 예정돼 있어 추후 교통여건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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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