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배후수요 3인방

초저금리 바람을 타고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특히 배후수요가 탄탄한 지역의 수익형 상품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수익형 부동산으로 대기업, 산업단지, 원도심 인근에 위치한 수익형 상품들이 있다. 

대기업 일대에 위치한 오피스텔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인근에 자리한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등은 근로자를 비롯해 수많은 유동인구가 있어 고정 수요가 풍부하다. 때문에 대기업 인근 오피스텔은 풍부한 배후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요를 누릴 수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다.

대기업

업무시설도 인기를 보이고 있다. 업무시설은 협력업체 종사자 등 임차수요가 풍부해 공실 우려가 적다는 점에서 대기업 후광효과를 받는 대표적인 상품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삼성디지털시티 수원사업장 인근 수원시 인계동 오피스 공실률은 0.9%로, 전국 최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분양성적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해 5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금강펜테리움 IX타워’지식산업센터는 분양 시작 한달여 만에 완판됐다. 삼성전자 기흥·화성 ·수원 사업장을 비롯, LG전자 평택사업장 등 다수 대기업이 가까워 수혜 효과를 누렸다는 분석이다.

상업시설 역시 대기업 후광효과를 볼 수 있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7월 동탄2신도시에서 분양한 ‘동탄역 오슬로애비뉴’상업시설은 삼성전자와 동탄테크밸리 기업체가 다수 위치해 있어 하루 만에 159개 점포가 모두 완판됐다.


업계에서는 대기업 및 협력업체 종사자 중심의 풍부한 유동인구와 활발한 소비가 인근 상가의 매출 신장을 견인, 수익률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대기업·산업단지·원도심 인근 주목
‘후광효과’ 수요 풍부 공실 우려 적어

서울시에 따르면 LG그룹 본사와 KB증권 등 다수 금융그룹 본사가 위치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일대 상권의 경우 올해 2분기 평균 매출액(카드사용액)은 1억1456만1129원으로, 서울시 평균인 5767만914원 대비 2배 가량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유동인구 밀도 역시 1ha당 2만4298명으로, 서울 평균 1만5036명 대비 약 61.6%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역 1층 상가 임대료는 올해 3분기 기준 3.3㎡당 23만1372 원으로, 서울 평균 13만3198원 대비 73.7%(9만8174원) 높다. 수익률 역시 1.92%를 기록, 서울 평균(1.88%)과 전국 평균(1.43  %)을 웃돌고 있다.

교보생명 본사 등 다수 기업 본사가 위치해 있는 종로구청역 상권도 유사한 양상이다. 이 상권의 올해 2분기 평균 매출액은 8498만159원으로, 서울시 평균인 5767만914원 대비 47% (2730만9245원) 높은 매출액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1ha당 1만8112명의 유동인구 밀도를 비롯, 1층 임대료 (27만1403원)와 수익률(2%) 모두 서울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택 센트리마 더 퍼스트(상가·섹션 오피스)= 평택 고덕신도시 ‘센트리마 더 퍼스트’상가와 섹션 오피스가 동시에 분양중이다. 고덕국제신도시 업무지구 12-2-1, 2, 3번 필지에 2개 동으로 지어진다. 총 면적 약 606.21평의 11층 건물. 상가는 1~4층, 5~11층의 오피스텔은 총 7가지 타입의 170실이 들어선다.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삼성전자 메인 출입구 횡단보도와 직결돼 삼성의 직접수요와 신도시 배후수요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의 맨 앞에서 완벽한 지원시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불과 10초 상권으로 삼성과 협력직원들이 필요로 하는 오피스텔, 상가, 사무실 등을 지원한다.


산업단지

산업단지 인근 오피스텔 수익형 부동산도 주목받는다. 풍부한 유동인구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산업단지 인근 오피스텔은 직주근접성이란 장점을 더해 수요가 탄탄하다. 공실률이 적고 빈집이 생겨도 금세 새 임차인이 들어와 투자수익도 안정적이다. 또 산업단지 인근 오피스텔의 경우 투자금액 자체가 서울 강남, 도심지역이나 수도권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여기에 청약통장이 필요 없고, 전매제한 규제도 없어 투자 수요의 진입 장벽이 낮은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층 수요자들은 아파트보다 경제적인 부담이 덜하고 원룸에 비해 보안시스템이 잘 갖춰진 오피스텔 선호도가 높다. 장점은 분양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4월 현대건설이 경기도 안양에 선보인 ‘힐스테이트 범계역 모비우스’오피스텔은 622실 모집에 6만건 이상의 청약통장이 접수돼 평균 105.3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은 인근에 안양 벤처밸리, 안양IT단지 등의 첨단 산업단지들이 인접해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자자의 주목을 받았다.

완벽한 지원시설 역할
생활인프라 잘 갖춰져

같은해 10월 경기도 수원에서 분양한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오피스텔도 평균 64.82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로 전 타입이 조기 마감됐다. 수원 제3산업단지, 삼성전자 수원디지털시티 등이 인접해 배후수요가 풍부한 것이 흥행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주변 교통이나 생활인프라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매매가 상승 및 뛰어난 환금성을 기대할 수 있다. 업무단지와 인접한 오피스텔의 가격 상승률이 뚜렷하다. 서울 강서구 마곡산업단지와 인접한 ‘마곡나루역보타닉푸르지오시티’(2017년 2월 입주) 전용면적 38.33㎡은 지난해 12월 3억3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분양가(2억4437만원) 대비 9063만원 상승한 가격이다. 같은달 주요 업무지구로 꼽히는 영등포구 소재 ‘당산역 효성 해링턴타워(2015년 11월 입주) 전용면적 28.74㎡는 분양가(1억1487만원)에 9013만원의 웃돈이 붙은 2억500만원에 거래됐다.
 

▲수원역 리슈빌DS(오피스텔)= 분양에 나설 예정인 ‘수원역 리슈빌DS’는 역세권 입지로 교통이 편리하면서도 대규모 개발 호재로 높은 성장잠재력까지 품고 있어 실거주자 및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동성건설이 시공하는 ‘수원역 리슈빌DS’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17-8번지에 위치한다. 이스턴·웨스턴의 2개동으로 조성된다. 이스턴은 전용 23~60㎡ 오피스텔 179실, 상가 19실 규모다. 웨스턴은 전용 24~37㎡ 오피스텔 240실, 상가 24실로 구성된다.

단지 인근에 도이치 오토월드(2020년)와 SK V1 모터스(2020년)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중고차 유통산업 특화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성균관대학교와 탑동지구 연구개발단지, 델타플렉스(옛 수원산단)를 연결하는 인공지능 중심의 산·학·연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예정이다. 또 수원 군 공항 이전부지에는 첨단산업과 고품격 생활문화가 결합된 525만㎡ 규모의 스마트폴리스도 조성을 앞두고 있다. 

배후수요도 풍부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유동인구가 많은 롯데몰·롯데백화점·롯데마트·AK플라자·KCC몰(2020년 오픈 예정) 등 5개 대형 쇼핑몰이 단지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이 곳의 상주직원들의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원도심

수익형 부동산도 옥석 가리기에 들어가면서 가장 뚜렷하게 구분되는 것은 바로 원도심과 신도시다. 최근에는 원도심을 향한 가치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신도시의 경우 체계적이고 쾌적한 인프라가 형성되며 향후 개발호재에 힘입어 미래가치가 높다는 점이 장점이다. 그러나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는 데다 기본적인 생활 인프라 구축까지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하는 만큼 지역이 자리잡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구도심은 이미 오래 전부터 형성되어 있는 교통, 교육, 편의시설, 공원 등 인프라 시설을 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여기에 이미 시장 상황에 대한 분석이 완료된 만큼 투자 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을 가진다. 지역 안정화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도시보다 이미 안정적으로 자리잡은 원도심이 투자자들에게 높은 선호도를 받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근 지역 내 원도심 수익형 부동산 상품의 경우 프리미엄(웃돈)이 붙어 거래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다.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생활숙박시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한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된다. 일부 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전용면적 20.02~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한다. 4층에 테라스를 갖춘 생활숙박시설이 제공된다.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과 관광객까지 수용하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장·단기 숙박을 통한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사업지 주변에 숭의운동장 도시개발사업과 여의주택재개발사업, 용마루지구 도시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근으로는 연면적 6만6805㎡에 달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가 201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조성 공사가 진행중이다.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향후 각종 쇼핑·레저시설이 결합돼 있는 복합관광 휴양단지인 ‘인천항 골든하버’가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준공 시 연간 약 3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확보될 예정으로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의 임대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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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