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법조인이 뛴다>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9.11.18 10:41:35
  • 호수 12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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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40세’ 일하기 딱 좋은 나이죠”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 김기윤 변호사가 내년 21대 총선에 출마한다. 5년 전 <일요시사>에 법률자문을 하면서 인연을 맺었던 김 변호사가 어느 새 정치 유망주가 됐다. 정치인 김기윤은 어떤 사람인지 <일요시사>가 심층 인터뷰했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젊은 정치인’ 김기윤 변호사

자유한국당 경기광명을 당협위원장인 김기윤 변호사와 <일요시사>의 인연은 깊다. 김 변호사는 2015년부터 단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일요시사>에 생활법률 칼럼을 기고해왔다. 몸이 두 개라도 부족한 변호사이자 정치인이다. 매주 재판 때문에 지방을 밥먹듯 오간다. 주말에는 지역구 활동에 쉴 틈이 없다. 그런데도 매주 <일요시사>에 칼럼을 보낸 김 변호사의 열정과 성심함에 놀랄 때가 많았다. 그런 그가 내년 총선 경기도 광명시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유한국당에 언제 입당했나요?
▲새누리당서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이 바뀌기 전인 2016년 12월경 입당했습니다. 당시 ‘최순실 사태’로 새누리당의 지지율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기 직전입니다. 제 나이 37세였을 때입니다. 지인 변호사들이 전부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했습니다. 새누리당이 망해야 되고, 망했다고 말하던 시기였죠. 당 내부도 매우 어수선했습니다. 당직자들이 파업하고 새누리당 당사 앞에는 매일 확성기로 “새누리당 망해라”하고 외치는 집회가 열렸습니다.

새누리당에 입당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습니까?
▲‘미쳤다’고 했습니다. 동료 변호사들이 하나같이 뜯어 말렸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했죠. 제가 서울대학교 법학과 대학원에 다녔는데, 대학원 지도 교수님이 노무현정부 시절에 장관을 지내셨습니다. 이러니 더욱 기이하게 생각한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 시절 장관까지 지내던 대학원 교수님의 제자가 망해가던 새누리당에 입당한다고 하니… ‘미쳤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죠. 

왜 37세 젊은 변호사가 왜 새누리당에 입당했나요?
▲한국은 정당정치 국가입니다. 즉, 정치는 정당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죠. 미국, 중국 심지어 북한도 정당을 통한 정치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한, 정당은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순실 사태가 터졌을 때 많은 사람이 집권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을 심각하게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대한민국 앞날이 불안했습니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썩는다’라는 명제 때문입니다. 권력 속성상 정당정치 국가서 어느 한쪽이 정치를 독점한다면 반드시 썩을 수밖에 없죠.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양대 정당서 한 당이 무너지면, 균형과 견제가 무너집니다. 정치는 상시 균형과 견제가 필요합니다. 최순실 사태를 통해 보수당이 무너지는 것을 보니 대한민국의 앞날이 불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는 없었습니까?
▲대학원 시절 지도교수님이 노무현정부 때 장관을 지냈습니다. 수업시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고, 지도교수님과 같은 교회를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많았습니다.

그런데도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은 이유가 있었나요?
▲두 가지 이유입니다. 첫 번째, 민주당은 절대 대한민국 경제를 부흥시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의 주류는 군사정권 시절에 학생운동을 한 분들입니다. 우선 그 분들의 민주화 운동에 후배로서 깊게 감사드립니다.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됐죠. 그런데 군사정권서 민주화운동을 하신 분들이 반(反)기업정서가 상당합니다. 군사정권의 돈줄이 기업이라고 보기 때문이죠.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학생 운동 경험이 있는 정치인 대부분이 민주당에 몸담고 있지요. 이분들은 여전히 반기업 정서가 강한 것 같습니다. 민주화운동은 민주화 국가건설이라는 결실로 끝내야 합니다. 이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합니다. 지금은 기업을 디딤돌로 국민을 취업시키고 경제를 성장시켜야 할 때입니다.
 

▲ 김기윤 변호사

두 번째, 동성결혼 제도화에 반대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내년 국회의원 선거서 민주당이 180석 이상을 차지하면 헌법서 동성결혼을 제도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시다시피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 동성결혼 허용하는 집회에 참석하고 민주당서 민주당 깃발을 들고 동성결혼을 찬성하는 집회에 참석하죠. 저는 동성결혼에 반대하기 때문에 민주당에 입당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2016년경 보수당인 새누리당이 위 2가지 철학을 제외한 나머지를 바꿔야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자유한국당 당 대표가 된다면 이 2가지를 빼놓고 전부 바꾸기 위해 입당했습니다. 물론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할 수도 있죠. 그렇지만 젊은 나이에 도전을 해야 되지 않을까요. 그게 애국심이 아닐까요?

서초동 사무실 두고 매일 광명으로 
한 달에 주민 200명씩 만나 법률상담

경제에 관한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충북 보은서 태어났고 가난한 집안서 자랐습니다. 어렸을 때, 집이 너무 가난해 어머니께서 제가 못 먹어 영양실조도 걸린 적이 있다고 할 정도였죠. 3형제 중 둘째입니다. 어렸을 때 바로 위에 누나가 있었는데 돈이 없어서 백혈병을 치료하지 못해 기도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 경북 영주에 있는 한 기도원에 묘가 있지요. 그래서 3형제 중 제가 둘째가 됐습니다. 가난 앞에서는 ‘가족의 죽음도 뜬눈으로 볼 수밖에 없구나’라는 걸 어렸을 때 알았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 등록금이 없어서 대출도 받았고, 빌려서 낸 적도 있고요. 어머니는 밤새 병원서 치매환자를 간병하며 생계를 유지하는 동안 저는 서울서 사법고시 준비를 했습니다. 고시 공부를 하면서 식당 설거지, 새벽마다 전봇대에 전단지 붙이기, 독서실 청소 등 안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저는 일하면서 공부했는데, 29세에 사법시험을 합격했지요. 

대한민국은 잘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도록 하는 게 정치인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이 '이제는 대한민국이 잘 살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합니다. 저는 교만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은 경제적으로 더 풍유해져 가난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려는 좋은 인재들을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좋은 인재가 대한민국을 위해서 일할 기회가 더 생기지 않을까요? 
 

우리나라에 기업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국민 일자리가 늘어나고, 그 벌어들인 수입으로 자녀를 교육할 수 있습니다. 국가도 세금을 많이 거둬야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지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경제문제로 자살한 가족이 있었는데, 한국이 경제적으로 잘 돼 그런 가정이 없기를 바랍니다.

‘광명 동네 변호사’라는 별명이 있던데요?
▲제가 변호사라서 그런지 광명시민들에게서 법률상담이 많이 들어옵니다. 한 달에 200명 정도 찾아 오십니다. 하루 평균 6∼7명의 광명주민을 전화나 직접 만납니다. 광명시에 있는 모든 법률문제가 다 들어올 정도죠. 어떤 가게가 월세를 못 내고 있고, 누가 싸웠고, 누가 경찰서 조사 받았는지 등… 서초동에 변호사 사무실이 있음에도, 지금은 광명 동네 변호사가 됐습니다. 

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납니까?
▲편의점 아시죠. 편의점 앞 테이블서 캔커피 한 잔 하면서 상담도 하고, 노인복지관에 가서 어르신들께 인사 드리면 “변호사 아들 왔다”고 하면서 복지관서 상담도 해드립니다. 제가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인데, 공장 접견실에 가서도 상담을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제가 전국서 상담을 가장 많이 하는 변호사일 겁니다. 주민들을 찾아다니면서 상담하다 보니, 광명서 안 가본 커피전문점이 없습니다. 또 광명시 네이버 맘카페서도 활동합니다. 젊은 엄마들과 자주 만나서 상담을 해드립니다. 젊은 엄마들도 이런저런 사연이 많지요. 아동 학대부터 이혼 상담, 소액이지만 돈 빌려 주고서 못 받은 것, 부모님께서 빚을 많이 지고 돌아가셨을 때 처리방법 등을 상담했죠. 

가장 인상 깊었던 법률상담이 있었나요?
▲두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지난해 말에 금강정사 모임에 갔습니다. 모임의 한 분께서 저에게 아들 문제로 상담을 받고 싶다고 찾아오셨습니다. 아들이 가품 중고시계를 10만원에 팔다가 현장서 체포당했다는 것입니다. 아들은 평소 가품 시계를 중고매장서 구입한 후 1년 정도 차다가 다시 같은 가격으로 판매하다가 걸린 것이었습니다. 상업적으로 한 것도 아니고, 흔히들 학생들이 중고시계를 산 후 차다가 다시 팔다가 걸렸죠.

불법인 것을 몰랐던 것이죠. 그런데 아버지께서 무혐의로 할 수 없는지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무혐의는 불가능하고 처벌을 받지 않는 ‘기소유예’ 방법을 강구해 보자고 했죠.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인데, 그 학생이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석사도 받고, 박사과정도 수료하고 군 생활을 서울대학교서 하고 있더라고요.

너무 성실해서 교수님과 같이 논문도 쓰고 많은 연구로 수상도 받은 학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한 번은 제게 묻더군요. “저의 꿈이 교수인데, 중고시계를 구입한 후 1년 동안 다시 팔다가 걸렸는데, 벌금형을 받으면 전과자가 되는 것이냐?”고요. 그 학생이 29세였는데, 젊은 나이에 저작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으면 교수의 꿈을 가진 그가 절망할 것 같더군요.
 

▲ 광명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 접견실서 충청향우회 소속 직원에게 법률 상담 중인 김기윤 변호사

그래서 기소유예를 받도록 정말 열심히 도와줬고 한 달 후 연락이 왔어요. 기소유예를 받았다고요.

앞으로 그 학생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공과분야에서 많은 헌신해 주기를 바랍니다.

두 번째, 광명엔 실적이 우수한 새마을금고가 있습니다. 임원 중 한 분이 상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작년에 아들이 불의로 죽었는데,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면서요. 그분께서 말하기를 아들이 죽었을 때, 수천만원의 빚을 남기고 죽었는데 당시 상속을 포기를 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새내기 정치인으로 총선 출사표 던져
대한민국 보수 견제·균형·재건 목표 

왜냐고 물어보니 아들에게 돈을 빌려준 친구들도 아들과 친분이 있기 때문에 죽은 아들을 대신해서 갚아주는 것이 아비로서 할 일이라고 하면서 수천만원을 전부 갚아줬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1년 만에 법원서 서류 한 뭉치가 왔다고 하더군요. 너무 아픈 심정이었고 법률문제라서 상담을 받고 싶어 연락을 주셨습니다. 

아들에게 빚을 갚으라고 하는 서류가 아니고 아들이 지인에게 200만원을 빌려줬는데 그 지인이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회생신청을 해서 관련서류가 온 것이었습니다. 

모두 다 설명해드렸습니다. 그 임원분께서 부인이 법원서 서류를 받고 정신이 멍한 상태서 쓰러져 어깨뼈가 뿌려졌다는 거예요. 제가 그 말을 듣고 임원분께 부인에게 바로 전화해 저를 연결해달라고 했습니다. 임원분의 부인과 통화하면서 처음부터 다시 설명해드렸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남편을 통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법률전문가인 제가 직접 설명해드려야 부인이 안심될 거라는 생각에 직접 통화한 것입니다.

제가 통화하는 중 임원분께서 사람들 있는 카페서 제 팔을 잡고 우시는 거예요. 정말 고맙다고요. 저의 작은 지식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어 정말 감사했습니다.

학교에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광문초등학교와 하안북중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관련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외 철산중학교에서는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에서는 교권보호위원 등을 맡고 있죠. 지난 4월부터 일직동에 있는 빛가온초등학교 앞에서 교통봉사를 하는데, 학부모님께서 제 이야기를 학교에 많이 했나 봐요. 
 

매일 아침마다 빛가온초등학교 어머니들을 만나는데 “일 년에 두 번 나와서 하는 것도 힘든데, 매일 꾸준히 나와서 교통봉사를 해 주셔서 정말 성실하시고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러다 보니 얼마 전 빛가온초등학교서 학교폭력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됐습니다. 학교서 많은 활동을 하다 보니 학부모와 친분도 생기고, 법률문제에 관해 상담도 해드리고 있습니다.

장애인복지회서 자문변호사로 활동하며, 장애인들과 소통하면서 어려운 문제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있습니다. 광명시 충청향우회에선 자문변호사로 임명돼 충청향우회 회원들께도 어려운 법률문제를 해결해드리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정치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았나요?
▲저는 미취학 아동 셋을 둔 다둥이 아빠입니다. 첫째 딸 7세, 둘째 딸 4세, 막내 아들 3세입니다. 다른 집 같으면 아버지가 퇴근하고 육아나 집안일을 돕겠지만 형편상 그렇게 하지 못해 늘 아내한테 미안합니다. 더욱이 장인, 장모님이 올해 건강이 안 좋아지셔서 사위로서 자주 찾아봬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식구들이 불평 없이 마음으로 지지해주고 응원해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집 대소사에 관한 결정은 모두 아내가 하도록 전폭적으로 믿고 맡깁니다. 그래야 가정이 화목합니다. (웃음)  

제가 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다 보니 일찍 일어나 출근합니다. 오전, 오후에는 변호사 업무를 보고 시간을 쪼개어 밤에 광명시민들에게 법률상담을 하고 들어옵니다. 그러면 매일 밤 10시, 11시 넘어 퇴근합니다. 가끔 밤 아홉 시 정도 일찍 퇴근할 때면 아이들이 볼멘 목소리로 아빠를 외치며 매달릴 때 가슴이 뭉클합니다.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오래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30분이라도 땀나게 놀아줍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엄마와 있다가도 아빠가 오면 아빠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명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일하기 좋은 나이, 40세 변호사입니다. 젊지만 가난을 알고, 변호사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나 함께 울고 웃었습니다. 성숙한 40세의 젊은이가 광명서 정치를 하려고 합니다. 많이 지켜봐 주십시오.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할 것이며, 정직과 청렴을 잃지 않도록 많은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cmp@ilyosisa.co.kr> 

 

[김기윤 변호사는?]

▲1980년생, 충북 보은 출생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충북대학교 법학과 학사
▲사법시험 51회 합격
▲변호사
▲현) 경기 광명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수석대변인
▲현) 빛가온초등학교·하안북중학교 학교폭력위원, 철산중학교 운영위원, 광문고등학교 교권보호위원
▲현) 광명시 충청향우연합회 자문변호사, 기아자동차 충청향우회 고문변호사
▲현) 경기도 장애인복지회 광명시지부 자문변호사
▲전) 한국여성유권자 서울연맹 정책자문위원
▲전) 자유한국당 중앙선거대책위 조직본부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별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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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